한국 국민의 두가지 선택
김성만 지음 / 상지피엔아이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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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2006년 후반기에 탄도미사일의 발사, 지하 핵실험의 실시 등 무력시위를 한 바 있다. 이 사건으로서 남 북한간의 군사력 균형은 완전히 붕괴되었다. 쉽게 말해서 북한의 군사력이 대한민국보다 훨씬 우위라는 얘기이다. 국가 안보에 관한 한 주한 미군의 지원이 없다면 국가의 생존도 장담할 형편이 못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많은 국민들의 생각은 이와 다르다. 즉, 북한의 경제 파탄을 들먹이며 곧 김정일 체제가 붕괴되므로 평화적인 한반도의 통일이 가능하다는 감상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

 

이 책은 국가 안보를 지탱해온 중대한 기구인 한미연합사의 해체를 결정한 노무현 정부의 잘못된 판단을 지적하고 있다. 참여 정부는 언론 매체를 통해 "자주국방"의 확립이 국가의 자존심을 찾는 것이기에 전시작전권을 한국으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한 일이라고 그간 홍보했었다. 그래서, 나도 전시작전권의 전환을 잘하는 일로 평가했었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선 참여 정부의 중대한 실책임을 이해하게 되었다.

 

한미연합사는 전쟁 발발시 연합작전을 수행키 위한 순수한 군사지휘기구로서, 한미 군사동맹의 상징이기에 전쟁을 억제하는 순기능을 갖고 있다. 한국군에 대한 작전통제권 문제는 한국동란 초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승만 대통령이 전황이 크게 불리하자 주한 미대사를 통해 유엔군사령관 맥아더 장군에게 한국군에 대한 지휘권을 이양하겠다는 서한을 보내자, 맥아더 장군은 유엔사가 지휘권이 아닌 작전지휘권을 수임하겠다는 취지의 답신을 했던 것이다. 제 2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군이 승리한 핵심 배경은 "지휘 통일" 이었기에 이런 논의가 있었던 것이다. 이후 1960년대 후반부터 북한의 계속된 도발, 자유 월남의 공산화, 북한의 무력남침설 등에 따른 국민의 동요를 극복코자 박정희 정부 시절인 1978년에 연합지휘를 목적으로 한미연합사가 창설되었다.

 

참여정부의 인수위 외교통일안보분과위원이었던 전 통일부 장관 이종석은 "전작권을 가져와야 정상국가로 가는 길이라는 게 노무현 당선자의 뜻이었으며 인수위에서 개념은 서 있었다" 고 밝혔다. 그래서, 노 대통령은 2003년 8월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우리 국군은 능히 나라를 지킬 만한 규모를 갖추고 있으나 아직 독자적인 작전수행능력과 권한을 갖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10년 내에 우리 군이 자주국방의 역량을 갖출 수 있는 토대를 마련코자 한다" 고 밝혔다. 한미연합사의 지휘체계에 따르면, 한국군은 한국정부가 작전권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의 잘못된 지식이 엉뚱한 판단을 불러왔고, 심지어는 미국에 대한 즉흥적인 반감으로 전작권 전환 합의를 졸속으로 처리하고 말았다. 2007년 2월 23일 한미 국방장관회담에서 2012년 4월 17일 한미연합사를 해체하고, 미군과 한국군간 새로운 지휘관계로 전환한다고 합의하고 말았다. 북한은 2006년 7월 탄도미사일 발사, 10월엔 핵실험을 하는 등 국가안보의 위기상황하에서 왜 이런 무모한 결정을 했는지 의심스럽다. 마이클 그린 전 백악관 국가안정보장회의 아시아담당 선임국장은 2006년 8월 17일 주미 한국대사관 초청 강연회에서 북한의 3대 요구사항이 전작권 전환, 국가보안법 폐지, 서해 북방한계선 재설정임을 강조하면서 한국의 전작권 전환 논의가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제공할 수도 있음을 강력히 경고했다.

 

북한의 무력위협,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중국의 이어도 영유권 주장 등 한국이 직면한 안보위협은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수준이다. 공교롭게도 북한의 김정일은 전작권이 전환되는 2012 년까지 강성대국 진입과 연방제 통일을 완성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김정일의 건강 악화로 향후 10년 사이에 급변사태가 발생할 가능성도 매우 높아 이미 미국은 이에 대비한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도 있었다. 한미연합사가 해체되면 일본과 중국간의 영토 분쟁 가능성도 점점 고조될 것이 분명하여 한국은 사면초가에 직면할 수도 있을 것이다.

 

지난 10여 년 동안 한미관계는 많이 손상되었다. 만약에 미국과 북한이 핵문제 해결을 위해 평화협정을 체결할 경우, 유엔사 해체와 주한 미군 완전철수가 이루어 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한국 국민이 선택해야할 안보 정책은 그래서 두 가지 뿐이다. 하나는 이미 참여정부가 추진한대로 연합사를 해체하고 자주국방으로 달려가야 할 것이다. 이런 정책을 펼치려면 천문학적인 국방 예산이 투입되어야만 전쟁을 억제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없듯이 이리되면 경제 회복은 당분간 불가능한 일이다. 다른 하나는 한미연합사 해체를 중단 또는 연기하는 것이다. 다분히 이는 미국의 정책에 따라 가부가 결정날 것이다. 현 정부는 한미연합사 해체에 대한 재검토를 국민에게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국민의 반미 정서, 감상적인 남북통일론, 그리고 해이한 안보의식에 의한 전쟁불감증 등이 정부의 강력한 추진에 발목을 잡고 있지는 않는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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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성에 관한 11가지 생각
황준욱.유승호.김윤태 엮음 / 고려대학교출판부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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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10월,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다나카 고이치, 그는 시마즈 제작소의 엔지니어로 근무하는 샐러리맨이어서 세인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이제 까지 노벨상 수상자는 전부 박사 학위자였지만 그는 학사 학위뿐이었고 또한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직장인이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주목을 끄는 것은 노벨상 수상이 된 특허에 대하여 회사로부터 겨우 1만 1천 엔밖에 받지 못했지만 그는 조금도 불만이 없다. 오히려, 그는 자신이 너무나도 좋아하는 화학 실험의 성과로 회사로부터 금전적인 보상까지 받았음을 자랑했다. 여기에서 우리는 창의적인 능력을 높이고 창의적인 활동을 하려면 자신이 좋아해서 몰두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함을 알 수 있다.

 

11 명의 재기발랄한 필자들이 창의성에 대한 자신만의 생각을 이 책에서 각각 소개하고 있다. 이들은 사회학, 영상문화학 , 경영학 분야의 교수, 연구소의 연구위원, KBS 미디어 PD, 화가, 대학원생 등 여러 직업의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세상의 단조로움에 싫증이 났거나, 세상을 이끌어 가는 변화의 이면에 무엇이 작용하는지 궁금하다거나, 또는 세상을 좀 더 재미있게 살아보고픈 의욕을 가진 사람들에게 매우 유익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신한다.

 

창의성을 꽃피우는 모티프가 무엇일까? 누구는 그것이 사랑과 열정이라고 주장하고, 누구는 하찮은 것 또는 당연한 것에서 창의성이 시작된다고 하고 , 또 어떤 이는 남과 다르기 위해서 열심히 하는 것에서 창의력이 발현된다고 주장한다. 또한 창의성은 상반된 모순을 동시에 가진 야누스같은 존재임을 주장하고, 어떤 이는 익숙함과 새로움이 만나서 발생하는 화학적 반응이 창의성이라고 하고, 창의성은 불완전한 상태에서 완전함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진주 같은 존재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사랑하는 이가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알고 나면 맛있는 음식점을 찾기위해 인터넷을 뒤지고, 그것도 부족하면 요리법을 배워 직접 요리를 해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듯 관심과 관찰은 사랑하는 대상을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는 원동력이 된다. 만유인력 법칙을 발견한 아이작 뉴턴도 떨어지는 사과에 관심을 갖고 지속적인 관찰을 하였기에 새로운 이론을 도출할 수 있었던 것이다. 사랑과 열정이 바로 창의성의 동기였던 것이다.

 

뉴욕 빈민가 태생의 하워드 슐츠는 평범한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 매장에서 맛본 원두커피에 반해서 다니던 대기업의 부사장직을 포기하고 스타벅스의 마케팅 책임자로 합류했다. 5년 후인 1987년, 그는 스타벅스를 인수하여 회장겸 CEO로 활동하며 전세계로 매장을 넓혀 나갔다. "사람들이 커피 한 잔과 더불어 편하게 토론하고 재즈를 들으며 쉴 수 있는 오아시스를 창조하겠다" 는 그의 낭만적인 꿈은 결국 이루어 졌다. 또한, 강원도 화천군은 매년 1월 초부터 약 한 달간 "산천어 축제"를 연다. 추위로 버려졌던 땅과 호수를 한겨울 최대의 축제장으로 변모시킨 것이다. 스타벅스와 화천군 모두 섬세함이라는 새로운 관점을 적용하여 최대의 약점을 최대의 강점으로 변화시킨 창의성의 결과였다.

 

한편, 다중 지능을 주창한 교육심리학자 하워드 가드너는 "어떤 한 분야에서 인내와 끈기를 가지고 10 년의 노력을 쌓으면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다" 는 "10 년의 법칙" 을 제기했다. 사람의 창의성도 마찬가지이다. 꾸준히 한 분야를 집중하는 사람이 결국은 성공한다.

 

인간의 창의성은 이미 존재하고 있는 이질적 요소를 연관시키고 통합하여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가치를 생성하는 것이다.

21 세기 특징 중의 하나가 바로 퓨전이다. 창의적인 사람은 패러독스적 관점에 입각하여 "야누스적 사고" 를 한다. 야누스적 사고란 "두 개 이상의 대표적 개념, 아이디어, 이미지를 동시에 이해하고 이용할 수 있는 능력" 이다. 야누스는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문의 수호신이다. 따라서, 문을 지키기 위해 들어오는 쪽과 나가는 쪽을 동시에 볼 수 있는 두 개의 얼굴을 가졌던 것이다. 그래서, 이중적인 사람 또는 표리부동한 사람에 빗대어 부정어로 이를 사용하고 있다. [몰입의 즐거움]의 저자 칙센트 미하이도 창의적인 사람들의 대표적인 성향으로 서로 반대되는 특성을 동시에 갖고 있음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 책은 포용력과 창의성, 섬세함과 창의성, 패러독스와 창의성, 고마움의 창출과 창의성, 만남으로서의 창의성, 다르게 보기와 창의성, 소통과 창의성, 몰입과 창의성, 사회적 조건과 창의성, 창조적 문화와 창의성, 그리고 불완전함과 창의성 등 창의성에 대한 11 가지 생각을 소개하고 있다. 다른 분야에 종사하는 11 명의 저자와 함께 창의성의 세계를 이리 저리 헤집고 다니면서 많은 것을 배운 유익한 여행이었다.

 

새로운 것을 생각해 내는 특성을 창의성이라 정의한다. 인간에게 창의성이 없다면 세상은 지금과는 매우 다른 곳이 되었을 것이다. 유전학적으로는 인간과 침팬지의 유전자 구조는 98 퍼센트 일치한다고 한다. 하지만, 인간을 침팬지와 다르게 만드는 것은 순전히 개인의 창의성이 학습을 통해 인식되고, 얻어지고, 전달된 결과이다. 창의성이야말로 인간을 가장 인간답게 만드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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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 스킬 - 부드럽게 이겨라
페기 클라우스 지음, 박범수 옮김 / 해냄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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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일하는 일터에서 개인용 컴퓨터를 대부분 사용한다. 이 컴퓨터가 잘 작동하려면 품질이 좋은 제품이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고품질의 컴퓨터 본체라 할지라도 업무수행을 위해서는 뛰어난 프로그램이 있어야 할 것이다. 여기서 컴퓨터 본체를 하드웨어라고 한다면, 프로그램은 소프트웨어인 것이다.

 

저자 페기 클라우스는 [포춘]이 선정한 500대 기업의 핵심인재들을 컨설팅하는 미국의 대표적인 컨설턴트이다. 현재 하버드대학 케네디 스쿨에서 여성 리더십을 강연하고 있으며, 펜실베니아대학 와튼 스쿨에서 경영자를 위한 MBA 프로그램을 강의하는 등 세계적인 비즈니스 스쿨에서 인재들을 교육하고 있다.

 

그동안 기업에서 중요시되었던 마케팅, 회계, 경영 등 업무 전반에 필요한 전문 기술을 "하드 스킬" 이라고 한다면, 최근엔 자기 관리, 팀워크, 협상력, 커뮤니케이션, 리더십, 대인 관계 등을 "소프트 스킬" 로 분류하면서 이를 점차 중시하는 분위기이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을 비롯한 세계적인 톱 클래스 비즈니스 스쿨에서도 학생들의 소프트 스킬을 향상시키기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시대에 걸맞는 인재 양성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현실이다.

 

미국 최고의 여성 비즈니스 코치인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현장감이 생생한 풍부한 사례들을 중심으로 소프트 스킬 53 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책 표제에 언급된 것처럼, 일을 열심히 하는 데도 성공에는 한발 뒤쳐지는 헛똑똑이 직장인들에게 진짜 성공 기술이 무엇인지 그 진수를 보여준다. 따라서, 탁월한 업무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기대한 성공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직장인이 있다면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긴급 처방법을 조속히 익혀 성공을 향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소프트 스킬을 대부분 "정서적 지능" 으로 치부한다. 틀린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정서적 지능" 도 소프트 스킬의 한부분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스킬로는 개인적 행동, 사회적 행동, 의사소통 행위, 그리고 자가 관리 등을 꼽을 수 있다. 굳이 그 가치를 따진다면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것이 나은 것" 정도로 말할 수 있겠다. 최근엔 소프트 스킬의 중요도와 가치에 대하여 활발한 연구를 전개하고 있다. 스탠포드 국제 연구소와 카네기 멜론 재단이 실시한 연구에 의하면, 장기적인 면에서 직장에서의 성공이 "정서적 지능" 에 달렸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75 퍼센트나 되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업들이 직원 훈련 프로그램엔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고 있지만 소프트 스킬을 향상시키기 위한 프로그램에는 전혀 대비가 없는 실정이다. 이제 기업의 활동이 글로벌화되었고, 고객의 니즈가 다양화된 현상을 고려한다면 그 어느 때보다 소프트 스킬이 절실히 요구되는 것이다.

 

자기 관리 문제를 깊게 파고 들어 자신에 대한 평가, 의사 결정, 위험 감수, 삶의 목표 등에 관한 주제를 통해 소프트 스킬을 탐색하고, 업무 수행에 중요한 소프트 스킬을 배우고, 기본적인 의사소통 자질의 중요성을 파악하면서, 좋은 인상을 주는 것에서부터 심각한 갈등의 해결 기술에 이르기까지를 통해 교훈을 얻고, 직장마다 존재하는 불문율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배우게 된다. 또한, 자기 PR에 중요한 스킬도 배우고, 직장 내 갈등 요인의 쟁점 사항에 대응하는 요령도 익히고, 마지막으로 리더십의 이면에 감추어진 중요한 스킬들을 알게 된다.

 

자기 관리, 업무 처리, 의사소통의 기술, 평가에 대처하기, 사내 정치, 개인 브랜드 관리, 다양성 수용하기, 그리고 리더십의 여덟 가지 주제어에 대하여 알기 쉽게 설명해 주고 있다. 아쉬움이라면 예시한 케이스가 미국 또는 여성의 경우가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이었다. 저자는 "부드럽게 이겨라" 고 맺음말을 하면서 소프트 스킬을 익히는데 우리의 끈기가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도 하룻밤 사이에 요술을 부릴 수는 없을 것이다. 배우고 또 익혀서 내 것으로 만든다면 그 보상은 엄청날 것이다. 직장인 모두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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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화로 말해요 - 농인 아내, 청인 남편이 살아가는 이야기
가메이 노부타카.아키야마 나미 지음, 서혜영 옮김 / 삼인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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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개봉한 영화 [블랙]은 보지도 듣지도 못하는 고집불통 소녀와 어느 선생님간의 감동적인 휴먼 스토리가 전개된다. 영화속의 소녀는 헬렌 켈러, 선생은 설리번 선생의 역할을 연기한 것인데, 영화에선 남자 선생님으로 그려져 있다.

헬렌 켈러(1880 - 1968년)는 시각, 청각 장애자이다.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 났지만, 생후 19 개월 쯤 고열의 중병을 앓고서 시각과 청각을 잃었지만 앤 설리번이라는 훌륭한 여선생님을 만난 뒤 학업에 정진하여 16 살에 대학교에 입학했고, 대학 졸업후 독일어 등 5 개의 언어를 구사하며 사회 진보 운동에 참여한 인물이다. 미국 역사상 최초로 장애인으로서 학사 학위를 취득하면서 전세계의 많은 장애인들에게 희망의 상징으로 각인되어 있다.

 

이 책은 30대 후반의 농인 아내와 청인 남편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37 살의 아키야마 나미씨는 농인인데, 컴퓨터를 끼고 살며 아트 플라워가 특기이다. 남편 가메이 노부다카씨는 38 살의 정상인이며 요리하는 것이 취미이다. 둘 사이에 아내는 고양이, 남편은 거북이라는 호칭이 재미난다. 이 부부의 일상적인 이야기 속엔 장애인이기에 겪게 되는 불편과 사회적인 냉대 그리고 법제도의 미비 등이 소개된다. 일본인 부부의 이야기를 통해 한국의 현실을 한번 생각하도록 해주었다.

 

 

귀가 들리는 사람, 청인은 목소리에 의한 청각언어를 사용하는데, 이를 "음성언어"라고 한다. 반면 귀가 들리지 않는 사람은 손과 얼굴 표정에 의한 시각적 언어인 "수화"를 사용한다. 귀가 들리지 않아 수화로 얘기하는 사람을 농인이라고 한다. 한편, 농인이 입술의 움직임과 얼굴 표정으로 상대의 말을 이해하고 발성연습을 통해 언어를 습득하는 교육법을 구화라고 하는데 미국에서는 "농인 자신이 원하지 않을 때에는 절대로 구화를 요구하지 마십시요"라고 법제화되어 있다.

 

고대 그리스의 문헌에도 농인들이 수화로 이야기하는 모습이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수화는 시대와 나라의 경계를 떠나 농인과 함께 있었던 듯하다. 수화는 역사를 지닌 소수 언어이다. 수화는 세계 각지의 농인 집단 속에서 자연스레 성립되어 세대에서 세대로 전해져 온 언어이다. 따라서, 수많은 언어가 탄생되었고 세계엔 적어도 112 종류의 수화언어가 있다고 한다.

 

구화법 교육은 농인을 음성언어 쪽으로 끌어들이려는 의도였다. 그러나, 전 세계 농인 단체의 맹렬한 반대로 인해 현재 여러 나라에서 수화를 교육 언어로 인정하는 분위기이다. 따라서, 대학과 관공서 등 공공기관이 수화 통역 서비스를 의무적으로 제공토록 법제화하고, 농인의 수화를 권리로 인정하고 보호해야할 필요가 있다.

 

말은 소통의 수단이자, 감정의 표현 방법이다. 통계에 따르면, 청인과의 대화가 불편하기 때문에 농인의 90%는 농인끼리 결혼한다고 한다. 또한, 농인은 장애로 겪는 고통때문에 청인의 악의나 편견에 무서울 정도로 민감한 행동을 보인다. 여행사에 투어 신청을 해도 거절당하기 쉽고 "여행사에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각서를 제출해야 가능할 정도로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것이 농인들의 현실이다.

 

정상인인 청인들은 농인에게 목소리로 말을 걸어서도 안될 것이며, 농인들간의 수화를 빤히 구경해서도 안될 것이다. 농인들의 오랜 권리 투쟁 끝에 몇몇 나라는 헌법에 수화를 국가의 공용어로 인정하고 있다. 청인들의 농인에 대한 뿌리 깊은 편견을 이젠 버려야 할 때다. 출생, 습관, 세계관이 다른 두 사람이 집에서 말할 때 "두 사람 사이의 공통어는 수화" 라는 사실이 가슴에 오래 동안 남을 듯하다. 한국의 사회도 농인의 입장을 고려한 제반 제도가 하루 빨리 정착되기 바라면서 헬렌 켈러의 명언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고개 숙이지 마십시요. 세상을 똑바로 바라보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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