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반도체 벨트 토지를 사라
이일구 지음 / 원앤원북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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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는 타이밍이다. 지금처럼 애매한 시기에는 현금을 들고 저울질을 하면 된다. 모두가 부동산 투자는 안 된다고 손사래를 칠 때, 경매 물건이 넘쳐날 때, 이자율이 높아서 이자 내기도 어렵다고 할 때, 그때 현장에서 소리 없이 움직여야 한다. 그 기회가 지금 오고 있다. - ‘서문’ 중에서


(사진, 책표지)


책의 저자 이일구는 금융권에서 10년간 IT 개발을 하며 치밀히고 꼼꼼하게 상황을 분석하고 판단하는 방법을 배웠다. 이후 18년간 부동산 투자경매컨설팅중개를 했다. 현재는 경기도 안성에서 부동산 중개 일을 하고 있다. 이곳이 K-반도체 벨트의 한 축으로 유망한 지역이라는 확신이 섰기 때문이다.


책은 총 6개 장으로 구성되었는데, 돈 벌려면 반도체 벨트 주변 땅을 사야 한다, 초보 투자자를 위한 성공 방정식, 부동산공법으로 본 성공 방정식, 수익률 높이는 토지 투자의 기술, 현장에서 배운 토지 투자 노하우, 절대 실패하지 않는 토지 활용법 순順으로 이야기를 펼친다.


서울세종 고속도로 개통의 영향


서울세종 고속도로 1단계인 서울~안성 구간은 마침내 2025년 1월 1일 개통되었다. 나라의 중심축을 횡橫으로 가르는 이 거대한 건설 사업의 착공으로 인해 단계별로 주변 토지 시장에 훈풍이 불어왔다.


지난 수년간 고속도로가 지나가는 도시는 늘 이슈가 되었다. 경기 광주, 용인, 안성, 천안, 세종 등지의 고속도로가 그러하다. 인터체인지IC가 생기는 주변으로 도시와 상업시설, 물류단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는 이미 공공연한 진리인 셈이다. 이에 투자자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돈이 될 땅을 찾고 있다. 금맥을 캐기 위해서 말이다.


반도체 벨트 투자 타이밍


인프라 개발 상황 ~ 인프라가 완비되면 가치가 상승함

성장 전망~ 성장 예상되면 공장 지역 부동산 가치 증가

규제 및 정책 확인~ 정부 지원책이나 세제 혜택은 메리트

시장 상황 점검~ 호재로 인해 가격 급등할 수 있음

자신의 금융 상황~ 금리 인하시 진입하는 게 유효함


(사진, K-반도체 벨트 구축 지역과 분야)


물 없이는 반도체도 없다


투자를 하면서 간과하는 게 많다. 반도체 공장은 아무데나 지을 수 없다. 공장을 짓기 위해선 정치적·경제적·환경적 지형을 검토하고, 주민·인구 등 여러 관점에서 많은 부분이 조정되어야 한다. 전기사용 문제나 공업용수 배수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막대한 자금과 인프라, 주민 동의가 필요하다.


평택 삼성전자 공장에 전기를 공급하는 문제도 그렇다. 삼성전자는 2023년 10여 년 만에 고덕~서안성 송전선로를 준공했다. 주민 반대로 갈등을 겪은 지 10년 만으로, 당초 계획보다 2년 늦은 ‘지각 준공’이지만 평택 삼성전자 공장은 전력난難 우려가 불식拂拭되었다.


농업보호구역 토지투자


농업진흥구역과 농업보호구역의 차이를 제대로 알지 못해서 일단 ‘보호’와 ‘보전’이 들어가면 무언가 하자나 문제가 있는 것으로 오인한다. 이 부분을 정확히 구분하고 들어가야 손해를 줄이고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사실 땅을 전문으로 하는 나조차 과거에는 농업보호구역은 되도록 피하려고 했다.


농업보호구역에 건축 가능한 건축물

농업보호구역에서 허용되는 행위

관광농원사업으로 설치하는 시설(면적, 2만 평방미터 미만)

주말농원사업으로 설치하는 시설( 면적, 3천 평방미터 미만)

1천 평만미터 미만의 단독주택, 슈퍼마켓, 의원, 기원, 휴게음식점, 테니스장, 금융업소, 중개사무소, 게임장, 사진관, 학원


토지의 가치는 입지가 좌우한다. 입지 다음이 용도지역이고, 건축 가능 여부다. 보통 농업보호구역은 경치가 좋다. 저수지 근처에 주로 위치해 있어서 주변에 카페나 음식점 등이 많다. 그런데 안성시 보개면 동평리는 그런 지역이 아니다. 근처 고삼저수지는 낚시꾼만 찾아오는 한적한 곳이다.


토지 매도의 5가지 기술


적정가격 설정~ 시장조사를 통해 가격 설정

토지이 매력적 특징~ 강점을 부각시켜 매수자 관심을

홍보 및 마케팅 전략~ 잠재적 매수자에게

현장 방문 및 프레젠테이션~ 매수자 방문시 대비

협상 및 계약~ 협상에서 유리한 조건, 원활한 계약 진행


땅의 가치를 알아야 한다


1천 원, 1만 원짜리 제품을 구입할 때도 우리는 상당히 많은 고민을 한다. 다른 상점을 돌아다니면서 더 싸지는 않나 의심을 한다. 그런데 수천만 원, 수억 원 하는 부동산을 살 때는 별 고민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피땀 흘려 모은 20년의 값어치를 날릴 수 있는 일이다.


우리는 가격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그 땅의 효용가치를 생각하고, 비싼지 싼지를 생각하고, 팔 것을 생각하고, 보유하고 있는 동안 임대 가치를 생각해야 한다. 예를 들어 임대료가 연간 5천만 원인 상가라면 6% 수익률을 잡아 5천만 원 나누기 수익률(0.06)을 산출하면 약 8억 3,333만 원이 된다. 이처럼 예상수익률만 알면 건물의 가치를 가늠할 수 있다.


묘지가 있는 토지


(사진, 묘지가 있던 땅B의 분할)


묘지가 있다고 나쁜 땅이라 단정 지을 수는 없다. 묘지를 이장하거나 땅을 분할하면 된다. 묘지를 이장하기 어려우면 분할을 해서 등기를 하고 나중에 이장을 해도 된다. 후손들이 매매 당시에는 이장을 못하는 불가피한 사정이 있을 수 있다. 그러면 분할을 하고 나중에 이장할 여건이 되면 이장을 하면 된다.


법인을 만드는 이유


법인을 만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자금 조달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법인 형태로 전환하면 금융기관에서의 신뢰도가 높아져 자금 조달이 용이해지고, 다양한 투자 유치가 가능하다. 또 법인 형태의 농업 사업체는 개인에 비해 정부의 각종 보조금과 지원금, 세제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위험 분산의 역할도 있다. 법인을 설립하면 개인 자산과 사업 자산을 분리할 수 있어 사업에 실패하더라도 개인 자산을 보호할 수 있다.


농업회사법인이 유리한 이유

전문성과 기술력~ 농업 관련 전문지식과 기술 보유

규모의 경제~ 대규모 농업

정부 지원 및 혜택~ 보조금, 세제혜택, 농업 관련 정책 지원

리스크 관리~ 농지 투자에 따르는 위험 최소화

시장 접근성~ 네트워크와 마케팅 채널을 통해 효과적 시장 출시


투자 타이밍이 중요하다


타이밍이 잘못되면 악성매물로 장기간 고생할 수 있는 것이 토지 투자의 단점이다. 마음 고생도 고생이지만 매도되지 않아 기회비용이 매몰되는 케이스가 된다. 뭐든 처음부터 대박나는 게 어디 있겠는가. 실패는 바로 성공으로 가는 디딤돌인 것을. 토지 투자에 관심을 가진 분들에게 책의 일독을 권한다.


#재테크 #토지투자 #K반도체벨트토지를사라 #이일구 #원앤원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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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지금, 어디에 - 하루하루 버티고 살아가는 당신에게 전하는 인생길 찾기를 위한 마음공부 정리 노트
지인 지음 / 바른북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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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나는 나를 돌아볼 수밖에 없었다. 거센 폭풍우 안에 놓인 한 그루 나무처럼 뿌리째 흔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 왜, 여기 이런 상황에 뚝 떨어진 거지? 과연 내가 잘 살고 있는 걸까?’ 우리는 길을 찾으려면 현 위치를 알아야 한다. 그래서 나는 내 현 위치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 '현 위치 중에서


(사진, 책표지)


책의 저자는 지인이다. 원래 이름은 지혜와 사랑이라는 의미의 지인智仁이지만 같은 소리인 지인知人, 즉 아는 사람이나 친구란 의미도 좋아한다. 지인이란 중의적重義的 의미로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전하고 싶어한다.


그녀는 35년간 한국에서 평범한 삶을 살고, 6년 정도 해외에 살면서 삶이 통째로 흔들린 경험을 했다. 이후 더 깊고 넓게 뿌리내린 지인으로 다시 자신의 삶을 여행하는 중이다. 이렇게 공부한 것들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기 위해 유튜브 ‘나와 우리를 위한 시간, NOW’를 운영하고 있다.


책은 하루하루 버티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저자의 인생길 찾기를 위한 마음 공부 정리 노트로 총 3개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현 위치’ 파트에선 잠깐 멈춤과 습관에 대해 이야기하고, ‘경로’ 파트에선 관계를 다루며, 끝으로 ‘목적지’ 파트에선 믿음과 나의 길 찾기에 대해 의견을 제시한다.

잠깐멈춤


저자는 행복에 대한 정의를 ‘순간순간의 기분 좋음’이라고 말한다. 물론 이는 자신만의 정의라서 모두가 이를 수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 행복이란 무색무취無色無臭의 눈에 보이지 않는 그 무엇이기에 사람마다 이를 판단하는 기준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인생이란 긴 여정에서 우리들은 단맛과 쓴맛을 다 맛보게 된다. 늘 단맛만 볼 수도 없고 또 항상 쓴맛만 볼 수도 없을 것이다. 쓴맛과 단맛이 번갈아 오는 이유가 우리들의 삶은 어느 한 곳에 머물어 있지 않고 게속 변화하고 있음을 입증하는 셈이다. 이에 저자는 추운 겨울이 있으면 따듯한 봄날이 어느새 다가오듯이 마치 새옹지마처럼 나쁘다고 생각한 일이 다음엔 좋은 일이 되기도 하기에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태도를 견지한다고 한다. 긍정이란 그럴 수도 있다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바쁘게 지내는 게 좋은 것이라고 믿고 살아오던 저자는 익숙하던 세상에서 잠시 떨어져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는 시간이 필요함을 느꼈다. 그래서 명상을 위한 산책을 즐긴다고 한다. 이런 시간조차 허용되지 않는다면 하루에 딱 한 번이라도 의도적으로 잠깐 멈춤을 실천하라고 제안한다. 과거 신문에 실렸던 기사가 떠오른다. 한강 고수부지에서 멍 때리기 대회가 있었다. 가장 오랫동안 멍 때리는 사람이 우승했다. 그렇다. 멍 때리기는 일상에서 벗어나 무념무상 상태에 들어간 명상인 셈이다.


습관


우리들 대부분은 매일 같은 생각을 하고 미슷한 감정을 느끼며 반복저긴 행동을 하며 살아간다. 이처럼 매일 똑같이 반복하면 그 삶은 달라질 수 없다. 저자는 책 한 권을 소개한다. 미국 신경과 의사인 조 디스펜자의 <브레이킹 당신이라는 습관을 깨라>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나=습관’이다. 이 책은 삶을 변화시킨다는 것은 내가 지금 갖고 있지 않은 습관을 만들어 가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사진, 조 디스펜자의 책)


아침에 눈 뜨자마자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거나 들여다보는 사람이라면 스마트폰 대신에 창 밖의 하늘이나 자연을 바라보는 행동으로 바귀면서 새로운 습관이 생길 것이다. 습관이란 없어지는 게 아니라 바뀌는 것이다.


책이나 영화, 미디어를 통해 우리들은 매일 두려움을 전달받는다. 그래서 난 저녁엔 공포 드라마나 영화를 절대 시청하지 않는다. 꿈자리에서도 불길한 뭔가를 만날 수도 있기에 말이다. 우리들의 삶에 무차별적으로 투하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내 삶을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가는 데 유용한 정보를 골라내는 연습이 필요하다. 내 삶에서 두려움과 걱정을 줄이고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지내기 위해선 부정적인 생각이 많은 사람들이나 그런 미디어의 영향을 줄여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경로


(사진, 내비게이션의 경로 재탐색)


내비게이션은 길을 가다가 실시긴으로 상황을 업데이트하여 경로를 재탐색해 주곤 한다. 우리 삶에도 그런 방법이 있지 않을까?


양자역학엔 한침 논의가 진행 중인 양자지우개라는 개념도 있다. 이것은 결과가 원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현재의 내가, 과거의 기억에 대한 관점을 바꿈으로써 나의 현재를 바꿀 수 있다. 내가 나와 다른 사람의 과거를 찾아가 서로의 마음과 입장을 이해하는 것과 같이 과거에 대한 ‘안 좋았던’ 기억을 현재 수정하여 그 기억을 ‘그럴 수도 있는’ 것으로 바꾸는 게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럴 수도 있다는 말은 좋다, 싫다가 아닌 긍정의 자세이다.


알록달록한 선글라스를 끼고 1시간 동언 영화를 보던 사람이 1시간 지난 후에야, “아, 선글라스 벗고 다시 봐야겠다.” 하고 선글라스를 벗고 다시 영화를 처음부터 보는 것이다. 상황은 똑같아도 당연히 다르게 보인다. 네빌 고다드는 자신의 책(아래 사진)에서 이를 교정이라는 단어로 이야기했다.


(사진, ‘세상은 당신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목적지


나는 물 흐르듯 사는 게 좋은 것이라 생각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몰라서 그저 주어진 대로 살아가려고 했고, 그럭저럭 잘 살아왔다. 그런데 지금 도착해 있는 곳이 내가 진짜 원하던 삶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물의 최종 목적지는 결국 바다라고 생각해 왔는데, 그 모든 물방울들이 정말 바다로 가고 싶었을까?


하지만 바다에 도착한 물은 또다시 고래의 몸속으로, 하늘의 구름으로, 나무의 줄기로, 우리의 식탁으로, 어디든 새로운 여행을 떠난다. 손으로 얕은 물길을 막아보면 물은 저항하지 않고 손 주변을 감싸고 돌아서 흐른다.


삶은 우리를 지치게 빙빙 돌리는 것 같지만 물처럼 저항하지 않고 늘 새로운 여행을 떠난다면, 결국에는 원하는 그곳에 다다르게 될 것이다. 그리고 또 새로운 여행을 떠나겠지.


믿음


삶을 변화시키기 위한 방법은 딱 하나밖에 없다. ‘내가 바뀌는 것’. 바뀐다는 의미는 상대방에게 전적으로 맞추라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삶이란 결국 ‘믿음’에 관한 것이다. 내가 살아가기에 편안하고 좋은, 내게 맞는 믿음을 심어놓으면 된다.


자기 자신을 안다는 것은 습관과 관계에 관한 것이다. 믿음을 기반으로 한 나의 습관과 그 믿음에 따라 내가 타인과 관계를 어떻게 맺고 있는지 아는 것이 나를 아는 것이다.


목적지를 찾아 떠나는 인생길 여정


이 책의 내용은 저자가 잘 살아가고픈 마음에 유튜브 영상과 책을 통해 공부하고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리한 생각들이다. 진정한 자신만의 인생길을 찾기 위한 모든 판단과 선택은 결국 자신에게 달려 있다. ‘나의 현 위치는 어디?’를 화두로 삼아 가려고 하는 목적지를 찾고 또 찾아야 한다.


#자기계발 #우리지금어디에 #지인 #인생길찾기 #마음공부정리 #바른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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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전쟁 시나리오
최윤식 지음 / 리더스북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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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시작될 수 있는 전쟁의 양상을 살펴보는 데 중점을 두었다. 대표적으로, 대만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미중 군사 충돌이 한반도 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다. 백두산의 폭발이 한반도 전쟁의 도화선이 되는 미래도 있다. 북한이 한국의 핵발전소를 기습적으로 공격하고 대규모 사이버 공격으로 전력망과 금융 시스템을 마비시키면 이에 한국이 군사적 반격을 하면서 전면전이 시작되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 ‘들어가는 글’ 중에서


(사진, 책표지)


책의 저자 최윤식은 미래 전망 및 트렌드 예측 분야에서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펴낸 미래학자다. 현재 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 소장으로 강의와 저술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휴스턴대학교에서 미래학 석사 학위를, 피니스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겨영학 박사 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삼성전자 DMC연구소 자문교수, 전경련 최고과정 주임교수 등을 역임했다.


책은 총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1장에선 현재 한반도가 직면한 전쟁 위험을 분석하며, 전쟁불감증이 얼마나 위험한지와 왜 북한이 향후 6~18개월 사이에 극단적 행동에 나살지를 설명한다. 2장에선 충격적인 전쟁 발발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이어서 3장에선 실제 전쟁이 벌어졌을 때의 전개 양상을 다루며 북한이 우르카리나 전쟁에서 배운 새로운 전쟁 수행 방식과 AI와 드론을 활용한 비대칭 전력, 하마스식 전략의 업그레이드 버전 등을 제시한다. 마지막 4장에선 전쟁의 다양한 결말 시나리오를 분석한다. https://blog.naver.com/wj booking


북한이 공개한 3일 전쟁 시나리오


21세기 현실은 결코 평화 시대가 아니다. 세계 각지에서 굵직한 전쟁들이 발생하고 있고 미국, 중국, 러시아, 유럽 등이 직간접으로 한 발 들여놓아 제3차 세계대전이라는 공멸共滅의 러시안룰렛 게임이 시작되었다.


2013년 북한은 ‘3일 전쟁의 시나리오’라는 북한판 작전계획을 공개한 적이 있다. 이에 따르면 북한 인민군의 특수부대가 남한의 정부기관, 핵심 기간시설, 군의 연대급 이상 지휘부와 주요 시설 등을 선제공격해 대한민국 군의 지휘 체계를 마비시키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후 전략적으로 미국 대사관을 습격해 직원들을 인질로 삼고, 이어서 북한군 선봉부태 1, 2, 5군단이 ‘통일대전 신남침로’를 따라 남하하면서 3일 만에 전쟁을 끝낸다는 작전이다. (아래 사진 참조) 신新남침로는 서해 기습상륙로와 중부권의 문산·광덕산 루트로서 수도권을 3면에서 공격할 수 있다.


이같은 북한의 새로운 남침 루트는 그동안 무인정찰기 등으로 수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제1, 2, 5군단은 남한의 전후방에서 총알받이용으로 한국군과 주한미군의 화력을 파악한 후 한국의 화력이 집중된 곳에 지대공 단거리 미사일을 쏟아붓고, 미국의 태평양 함대나 본토에서 추가 병력이 파견되기 전에 나머지 군단들이 남하해 남한 전체를 점령, 전쟁을 끝낸다는 시나리오다.


(사진, 통일대전 신남침로)


해외의 북한 전문가나 관료들은 김정은이 언제든지 물리적 군사 행동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다. 2024년 10월 20일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1만~1만 5,000여 명에 이르는 특수부대 병력도 파병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보고했다. 세계는 북한의 파병으로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초조함을 드러냈지만 한국만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지만 아후 북한은 실제로 파병을 단행했다.


미국은 한반도 전쟁을 막을 힘이 있을까?


미국은 한반도 전쟁을 억제할 능력이 있을까? 누구도 여기에 의문을 품지 않지만 현실은 다르다. 2025년 1월 잠정 휴전 상태에 들어간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경우, 미국은 1년 넘는 기간 동안 확전이 되지 않기만 바라며 쩔쩔맸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전쟁도 4년 차에 접어들었지만 미국이 한 일이라고는 우크라이나에 군수물자를 댄 것뿐이다. 심지어 포탄조차 부족해서 우리나라에 손을 벌려야 했다.


(사진, 61쪽)


전쟁이 일어나는 역사적 패턴


미국이 대만을 두고 중국과 전쟁을 벌이게 되면 또 다른 전쟁을 동시에 수행하기는 어렵다. 게다가 대만해협은 국제 무역의 중요한 경로로, 이 지역에서의 갈등은 전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 세계 경제가 위기에 빠지면 미국의 동맹국들도 갈등하며 대만 전쟁의 승패 여부나 한반도에서의 국지전 발발 억제보다 자국의 경제 상황을 더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 이런 상황은 북한이 남침을 감행할 전략적 기회를 제공한다.(83쪽)


역사적 패턴 3가지

외부 억압~ 경제제재, 외교적 고립, 군사적 압박 등

전략적 기회의 틈새~ 국제 정세의 유리함과 상대방의 약점 포착

내부 문제~경제적 불안, 정치적 갈등, 사회적 불평등


일반적인 국가라면 경제가 어려워지고 정권에 대한 불만이 커지면 군사력 강화를 포기하고 경제 회복에 집중하지만 북한은 그렇지 않다. 경제가 아무리 어려워도 군사력 강화를 포기하지 않는다. 오히려 군사력 강화를 통해 체제 안전과 내부 결속을 유지하려는 비상식적 방법을 선택한다.


북한의 이런 태도와 전략은 미국의 대북제재가 심해져서 북한 내부의 경제적 어려움이 심해질수록 더 강력해질 가능성이 있다. 뜻하지 않은 잘못된 선택으로 진쟁가지 불사할 가능성이 만들어진다. 아주 짧은 기간에 벌이는 국지전 정도만 가능하다.


김정은이 한반도에서 전쟁을 일으킬 가능성이 가장 큰 요인은 ‘전략적 기회의 틈새가 발생하는 상황’이다. 지정학적 변화나 군사동맹의 재편성 등은 특정 국가가 무력 충돌을 감행하게 만드는계기가 될 수 있다. 이런 변화는 구제 사회의 억제력이 약화되거나 주요 강대국들의 주의가 분산될 때 발생한 가능성이 크다. 대만 문제로 인해 미국이 중국과 전쟁을 벌인다면 또 다른 전쟁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겠는가?


(사진, 궁서설묘窮鼠囓猫)

북한의 업그레이드된 하마스식 전략


김정은이 국지전을 시도한다면 ‘업그레이드된 하마스식 전략’ 구사도 가능하다. 2023ㄴ년 10월 17일 합동참모본부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공격을 시작한 상황을 분석하고, 북한과 하마스가 북한산 무기 거래, 전술 교리, 훈련 등 직간잡작으로 연계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이 대남 기습 공격을 감행항 경우 하마스 공격법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았다.


전문가들은 서해 5도 중 가장 위험성이 높은 곳으로 우도와 연평도를 꼽는다. 우도에는 민간인이 전혀 없고 연평도에는 해병대가 소규모만 주둔 중이어서 전투를 빨리 끝낼 수 있고 확전의 위험성이 가장 낮다.


(사진, 북한의 업그레이드된 하마스식 전략)


전쟁을 통한 통일은 위험한 시나리오


전쟁을 통한 급작스러운 통일은 결코 바람직한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오히려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 급작스러운 통일을 이루게 된다면 매우 위험하고 복잡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전쟁의 결말 시나리오

1. 전쟁을 통한 강제적이고 급작스러운 통일

2. 휴전

3. 북한에 사회주의 집단지도체제 입성


위 시나리오 중 1번의 사례는 1975년 베트남의 통일이다. 미군 철수 후 베트남의 전력이 크게 약화된 반면 북베트남은 소련과 중국으로부터 지속적인 군사 지원을 받아 크게 향상되었으며 베트남 남북 간의 힌이 균형이 급격하게 한쪽으로 기울어지며 발생한 현상이다.


북베트남은 전쟁에서 승리했지만 심각한 후유증을 겪었다. 막대한 인명 피해가 발생했고, 이후의 대규모 숙청 등 사회적 혼란이 초래되어 100만 명이 넘는 보트피플이 발생했다. 경제적 어려움과 사회적 혼란이 이어진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통일 이후 사회적 혼란은 아라비아반도 남서부에 위치한 예멘의 사례에서도 입증된다. 1990년 합의 통일을 했음에도 1994년에 내전이 발발했다. 결과적으로 인구와 경제력에서 우위에 있던 북예멘의 승리로 귀결되었으나 2015년 다시 내전이 발발했고, 부족과 종파 간의 갈등은 현재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이런 역사적 사례들을 한반도의 상황에 적용해보면 전쟁을 통한 통일이 얼마나 위험한 시나리오인지 분명히 알 수 있다. 현재 한반도는 베트남이나 예멘의 사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한 상황에 놓여 있다.


전쟁의 방식으로 급작스럽고 강제적인 통일이 일어나면 남한도 심각한 전쟁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규모 난민 문제, 보복과 숙청의 위험, 천문학적인 사회통합 비용 등 심각한 문제들이 발생할 것이 뻔하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 급작스러운 통일을 이루게 된다면 매우 위험하고 복잡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새로운 한반도 미래 시나리오


언젠가 통일 한반도 시대는 올 것이다. 김정은 정권의 4대 세습 성공 가능성이 점점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통일이 되더라도 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고비들이 많이 발생할 것이다. 국지전 또는 전면전 같은 전쟁 가능성도 그중 하나다. - ‘나가는글’ 중에서


“절대 일어나지 않을 전쟁은 없다.”


#사회정치 #안보 #한반도전쟁시나리오 #전쟁시나리오 #한국전쟁 #최윤식 #미래학자 #리더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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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하는 경복궁 - 경복궁에 푹 빠진 사람의 시선
박찬희 지음, 이의렬.이가명 사진 / 빨간소금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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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지난 몇 년간 경복궁에 빠진 한 사람의 경험에서 출발합니다. 일부러 경복궁에 관한 세세하고 촘촘한 지식을 담지 않았습니다. 대신 경복궁을 보는 방법과 걷기에 집중하고 공간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처음 경복궁을 가거나, 다른 눈으로 보고 싶거나, 천천히 거닐고 싶은 사람을 염두에 두고 그를 썼습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사진, 책표지)


책의 저자 박찬희는 대학에서 역사를, 대학원에서 한국미술사를 전공하고 박물관에서 일했다. 박물관에서 문화유산을 만나고 사람들과 박물관에 관해 이야기 나누는 걸 좋아하며, 역사 현장을 찾을 때는 어느 때보다 눈이 반짝거린다고 한다. 현재 박찬희박물관연구소 소장이다.


총 8개 영역으로 구성된 책은 광화문 광장, 광화문에서 영제교까지, 근정전과 사정전, 강녕전에서 차경전까지, 경회루와 궐내각사, 향원정과 건청궁, 궁궐의 변화가 보이는 곳, 나만의 방식으로 경복궁 보기 등의 순으로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광화문광장


경복궁 여행은 어디에서 시작하면 좋을까? 대부분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으로 가는데, 저자는 이보다 이순신 장군 동상 앞이 제격이라고 말한다. 그 이유는 광화문광장과 세종대로 주위로 큰 발딩이 빽빽하게 늘어서 있는데, 조선시대에 이곳은 육조(이·호·예·형·병·공조)를 비롯한 중요 관청이 늘어선 거리이자 광장이었다. 육조거리까지 봐야 경복궁을 제대로 보는 셈이기 때문이다.

(사진, 육조 거리)


이순신 장군 동상 바로 앞이 세종대로 사거리로 광장처럼 굉장히 넓다. 조선 사람들은 이 사거리를 볼 수 없었다. 그 시절엔 이곳에 시청 방향으로 가는 길 대신에 ‘황토현’이란 낮은 언덕이 있었고 삼거리였다고 한다. 언덕을 그대로 둔 이유는 경복궁 안으로 나쁜 기운이 들어오지 않도록 막는 장치, 즉 방파제였던 셈이다.


현재는 모두 복개覆蓋되어 있어 보이지 않지만, 원래는 경복궁 동쪽으로 삼청동천(중학천), 서쪽으로 백운동천이 흘렀는데 이 개천들 사이에 경복궁이 자리잡았던 것이다. 옛 선인들은 궁궐을 세울 때 물줄기와 더불어 산을 중요하게 여겼다고 한다.


이순신 장군 동상에서 시작, 왼편으로 천천히 걸으며 조선으로 타임 슬립하자면 처음 만나는 세종문화회관은 1961년에 건립된 서울시민회관이 1972년 말 텔레비전 생방송 도중 대형 화재가 발생해 새로 확장 신축한 것으로 조선 때는 형조와 공조가 있었던 자리였다.


사헌부 터를 지나면 광화문에 성큼 다가온다. 잠시 대한민국역사박물관 8층 옥상정원에 오르면 경복궁의 규모를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다. 광화문 뒤에 놓인 흥례문, 근정문, 근정전을 찾은 뒤 그 중심을 따라 가상의 선을 그으면 엄격한 좌우 대칭이 만들어진다. 이게 바로 경복궁 만의 특징이다. 근정전 뒤의 사정전, 강녕전, 교태전까지 좌우 대칭이 이어진다.


(사진, 경복궁 전도)


경복궁 왼쪽 끝에 국립고궁박물관이 보인다. 조선 때는 이 일대에 여러 관청이 있었다. ‘궐내각사’라고 불렀다. 일제강점기에 모두 헐리고 달랑 한 채만 남았다. 경복궁 좌우로 마을이 보이는데, 오른쪽이 바로 ‘북촌’

이다. 한옥이 많은데, 이는 주로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것이다. 경복궁 왼쪽은 서촌이다. 현재는 빌라가 많이 들어서 있는데, 옛날엔 조선을 대표하는 실세 권력 가문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미 술에 취하고 덕에 배불렀나이다. 군자는 만 년 동안 큰 복을 받으시리라.” - <시경詩經> 중에서


이 귀절에 나오는 큰 복이 바로 경복景福이다. 궁궐의 이름을 지을 때 이성계의 핵심 참모였던 정도전이 이 시에서 차용한 것으로 알려진다. 정도전은 ‘왕이 나라를 잘 다스려 살맛 나는 세상’을 기원했으리라. 하지만 이름대로 조선은 살기 좋은 시대는 아니었다. 일제강점기엔 경복궁의 건물 대부분이 사라지고 1926년 완공된 조선총독부 건물이 경복궁을 막고 있었다.


(사진, 조선총독부 청사)


광복 50주년을 맞아 당시 김영삼 대통령은 민족정기 회복을 내세워 중앙청(조선총독부 청사)건물을 1995년 8월 15일에 철거를 시작했다. 이듬해 완전히 철거되었으며, 지금까지 궁궐 건물들이 계속 복원되고 있다. 식민 지배의 아픈 역사도 후손들에게 길이 전해져야 하므로 철거된 조선총독부 건물도 보존해야 한다는 학계의 의견이 많다.


영제교永濟橋


광화문을 통과해 경복궁 뜰을 가로질러 제일 먼저 흥례문興禮門을 만난다. 이 문을 지나 영제교를 걷게 되는데, 책의 저자는 천천히 걸으면 눈에 들어오는 게 많아도 이를 추천한다. 그 이유는 여러 동물상을 볼 수 았어서다. 다리 양 기둥에 여의주를 움켜쥔 용龍이 있고 물길을 바라보는 4마리의 서수상瑞獸像이 보인다.


흔히 ‘천록天鹿(祿)’이라고 하는데, 갑옷처럼 튼튼한 껍질과 부리부리한 눈을 지녔으며 뿔까지 달려 언제라도 싸울 태세를 갖추고 있다. 중국 역사서 <후한서後漢書>에 이같은 상상의 동물이 실려있다고 한다. 서쪽 개울의 북쪽 동물은 혀를 내밀고 있는 모습이 마치 메롱하는 듯해, ‘메롱해치’란 별명이 붙어 있다.


(사진, 메롱해치)


영제교 아래에 흐르는 물을 금천禁川이라 하는데, 이는 궁궐 안으로 나쁜 기운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려는 풍수 사상이 반영되었으며, 이 물길을 지키는 네 마리의 상서로운 동물 또한 사악한 기운을 막겠다는 의도가 담긴 듯하다.


책은 이제 근정전(중요한 국가 의례가 이뤄지는 곳), 사정전(왕이 일상적으로 일하는 곳), 강녕전(왕이 일상업무를 마치고 퇴근해서 쉬는 사적인 공간), 교태전(왕비가 거주하는 곳), 자경전(대비가 살던 곳) 등 본격적인 정전政殿 소개와 함께 경회루(왕의 공식 잔치 장소)와 궐내각사(내의원, 홍문관, 승정원 등 궐 안에 있는 관청), 향원정(왕과 왕비가 노니는 사적 공간)과 건청궁(흥선대원군의 정치에서 벗어난 고종이 직접 정치할 나이가 되자 지은 궁)으로 이어지면서 책을 끝맺는다.


계절마다 다른 모습을 감상하자


경복궁은 매우 넓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그 모습과 자태가 달리 다가온다. 비가 오는 날이나 눈이 내리는 날은 더욱 더 그러하다. 봄의 경복궁은 연둣빛으로 물들기 시작하고, 여름은 궁궐 처마 끝의 빗소리가 마치 음악처럼 들리며, 가을엔 나뭇잎이 단풍으로 갈아입고 파란 하늘과 멋지게 어울려 사진 촬영 명소가 되고, 눈내린 겨울은 온통 하얗게 변하는 경복궁은 사계절마다 즐길 거리가 다양하다.


#역사 #경복궁 #유혹하는경복궁 #박찬희 #빨간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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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암 강세황, 서호 김홍도 연구
유천형 지음 / 지식과감성#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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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암이 안산에 거주할 때 어린 단원 김홍도는 그를 스승 삼아 화가의 자질을 길렀으니 두 거장의 만남은 필연적이지 않은가? 이들은 18세기 영·정조 르네상스를 꽃피운 일등 공신으로 미술사의 한 페이지를 화려하게 장식하였다. 표암은 당시 ‘예림의 총수摠帥’로 조선 화단을 장악했으니 그를 만나러 이곳을 드나들었던 문인 화가들의 분주한 발자국을 짐작할 수 있다. 고려 문종이 심은 예술의 씨앗이 배테되어 최경을 거쳐 표암과 단원에 이르러 만개한 것이다. - ‘발간사’ 중에서



책의 저자 유천형은 문화원장 시절 과거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은 경험을 토대로 18세기 안산과 관련한 회화사의 일부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고자 18세기 두 거장의 발아지發芽地를 확실히 밝히고자 한다.


두 거장의 발자취를 세우는 것은 이들의 문화사적 업적이 너무나 크고 또 안산의 품격과 관련되기 때문에 안산이 단순히 자연환경만이 아니라 역사 문화가 살아 숨쉬는 격조 높은 도시임을 천명하려는 의도가 담긴 셈이다.


청문당淸聞堂과 경성당竟成堂


안산 청문당은 안산시 상록구 부곡동에 위치한 경기도 문화재자료 제94호로 지정된 곳으로 조선 시대부터 부곡동은 진주 유씨 세거지世居地였다. 즉 16대손인 유시행柳時行(1566~1606년)의 아들이 선조의 부마가 되자 선조가 내린 사패지인 이곳에 자리 잡았다. 당시 일만 권의 서적이 소장된 조선 시대 만권당 중 하나였다.


조선 시대 4대 만권당

서울 월사月沙 이정구의 고택

진천鎭川 이인엽, 이하곤 부자의 고택

안산 부곡(개멸마을) 유명천의 청문당

안산 정재골 유명현의 경성당


(사진, 청문당 전경)


4백여 년 전에 축조된 이 집은 당초 5천여 평 대지 위에 현정玄亭, 하당荷堂, 희한당熙閑堂, 만권당萬卷堂 등의 부속 건물과 괴석원怪石園 등 빼어난 정원을 자랑하고 있었다. 당시 이 집을 설경으로 한 표암 강세황의 산수도인 <자싱편도池上篇圖>가 유씨 가문과 진주 강씨 본댁에 각각 1점씩 전해지고 있다.


경성당은 처음엔 유명천, 유명현 형제가 공부하던 서실書室로 안산 부곡동(정재골)에 있었다. 현재 부곡동(개멸마을)에 있는 경성당은 그 후 유원성이 차명한 것이다. 이인좌의 난으로 인해 유명현이 남해의 외딴 섬에서 유배 중 죽고 이후 유씨 가문은 정재골(현, 정재초교 근처)로 낙향했던 것이다.


퇴당 유명천은 낙향 후 안산 부곡(개멸마을)에서 개인 서재를 청문당이라고 명명하고, 정재 유명현도 안산부곡(정재골)에서 경성당이라 이름했다. 표암 강세황의 증언에 따르면 청문당과 경성당은 각기 조선의 4대 만권당의 하나로 수많은 도서를 수장하고 있었다.


표암 강세황의 예술


강세황(1713~1791년)은 조선 후기 때 대표적인 문인화가이자 평론가이다. 문인 사대부로서 그림뿐만 아니라 시와 글씨에도 능하여 소위 시詩·서書·화畵의 삼절로 명성이 높았다. 타고난 예술적 재능 못지않게 탐구 정신 또한 투철해 만년까지 꾸준히 노력하는 자세를 견지했다.


그가 활동하던 조선 후기 화단(1700~1850년 경)은 디양한 화법의 전개와 새로운 회화관의 탄생이 이루어지던 시기로 남종문인화南宗文人畵와 진경산수화眞景山水畵, 풍속화와 도석인물화道釋人物畵 등이 유행했으며, 점차 서양화법도 수용되고 있었다.


자신만의 독자적인 예술 세계를 만들어 내었으며, 나아가 당시의 한국적인 회화 발전에도 크게 공헌햇다. 뿐만 아니라 김홍도, 신위 등의 스승이 되어그들에게 그림을 가르쳐 주고 영향을 끼쳐 그들이 대가로 성장케 한 업적 또한 크다.


(사진, 표암유고에 실린 시詩)


마지막 두 구절의 ‘밤나무 솔 시냇가엔 소나무가 우거져 있고 옹기 촌 입구엔 시냇물 졸졸 흐르네’란 표현은 당시 강세황이 거주하던 산향재山響齋 앞을 흐르던 실개천과 그 개천을 따라 내려가면 우측에 조성되어 있던 소나무 숲을 지칭한 것이다.


김홍도의 생애와 화경


단원 김홍도(1745~1806년)는 안견, 장승업과 함께 ‘조선 3대 화가’로 지칭된다. 그럼에도 일반인들은 단지 ‘풍속화風俗畵의 대가’ 정도로 알려져 있는 듯하다. 하지만 그는 전통 회화 모든 영역에 두루 뛰어난 큰 화가였다.


유럽 르네상스 시대의 유명 화가에 비교되는 천재 화가로 평가될 수 있을 정도이며, 겸재 정선(1676~1759년)과 더불어 김홍도는 조선의 화선畵仙으로 병칭된다. 그의 위대성과 걸맞게 장르별, 작품별, 회화사적 의의 맟 영향, 인물 됨됨이와 삶 등 다방면에 걸쳐 국내외의 여러 박사학위 논문을 비롯해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다.


사회 각계각층 남녀노소가 등장하는 익살스럽고 삶이 깃든 풍속화, 마냥 푸근하게 느껴지는 우리 산천을 화폭에 옮긴 진경산수화, 그리고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까치, 강아지 등의 동물과 꽃을 소재로 다룬 영모화나 화조화에 이르기까지 한국인의 정서를 누구보다 진솔하게 표현하고 있다.


김홍도의 가계도를 살펴보면 그의 선대가 역관, 서리 등으로 중인 집안 출신이며, 그림과는 전혀 무관했음을 알 수 있다. 표암 강세황의 <표암고>중 ‘단원기’에 따르면 어린 시절 김홍도가 표암의 집을 자주 드나들었으며, 그림에 재능을 보여 칭찬과 함께 그림 그리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1788년 정조의 어명에 따라 금강산을 그렸으며, 동행한 강세황은 76세의 고령 탓에 끝까지 함께하지 못해 그동안 그린 작품을 보여 달라고 한 기록이 강세황의 <표암유고> ‘유금강산기遊金剛山記’에 나와 있는 걸로 보아 <해동명산도첩海東名山圖帖>은 이때 제작된 초본으로 짐작된다.


서호西湖는 김홍도가 30대까지 많이 쓰던 사능士能 이전의 호이다. 서호는 한자문화권에선 꽤나 빈번히 사용된 명칭이다. 안산의 서호는 점섬 앞바다 일대를 지칭한다. 대개 호을 지을 때 자신 또는 자신의 주변 환경과 밀접한 경우가 많다. 어린 시절 김홍도가 인산에 거주했음이 확인되므로 서호는 점섬 앞바다인 서호에서 따온 것이 분명해 보인다.



(사진, 서호 지도)


김홍도의 스승인 강세황이 <표암유고>에서 중년 이후 노년까지 절친한 친구였던 이수봉을 위해 지었던 ‘제화천이의숙문祭花川李儀叔文’에도 “서호西湖에서 술을 가지고 다니던 일이 곧 꿈속 일과 같다”라는 글이 있다. 표암은 중장년기에 안산에서 거주했으므로 서호는 바로 안산의 점섬 앞바다임을 알 수 있다.


안산의 문화사적 가치


안산은 강세황이 30세에서 60대에 들어 벼슬길에 나아가기까지 머물었던 지역으로, 그의 문화사적 업적을 남기는데 중요한 토양이었다. 강세황 외에도 조선 후기 문화사에 많은 업적을 남긴 문인들의 삶도 청문당과 경성당이 직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역사 #조선회화사 #표암강세황서호김홍도연구 #유천형 #지식과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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