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글이 된다면 - 닫힌 글문을 여는 도구를 찾아서
캐시 렌첸브링크 지음, 박은진 옮김 / 머스트리드북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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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매일 글을 쓰는 일이 벅찰 때가 있다. 심리적 압박감에 시달리고, 아무 지침도 없이 글을 쓴다는 것이 너무 버겁다. 이럴 때를 대비해 나는 프롬프트로 사용할 잘문을 몇 가지 생각해두었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 이 같은 질문에 규칙적으로 답하는 일이 감정 온도를 재고 마음을 힘들게 하는 것을 알내는 데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 '감정 목록 작성하기' 중에서




뭐가 슬픈 거야?

뭐가 두려운 거야?

왜 화가 난 거야?

왜 질투하는 거야?

뭐가 고마워?

무엇을 손꼽아 기다리는 거야?


이런 감정을 묻는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자기 자신과 진정한 관계를 맺어나갈 수 있다. 이 기법은 감정을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무엇이 살아 숨 쉬고 또 참된 것인지 세밀히 살피며, 자기 경험을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 목표다.


자신에게 다정하기


칼로 딱딱한 굴껍질을 까는 사람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사실 위험한 작업일 수도 있다. 날이 예리하고 끝이 뾰족한 칼로 굴 껍데기 틈새를 비틀어 입을 벌리게 하려면 칼을 민첩하고 힘 있게 놀려야 한다. 까딱하면 손을 베이기 쉽다.


글쓰기는 굴 까는 칼로 가장 연한 속살을 에는 듯한 고통이 따른다. 우리는 과거를 들추며 밑바닥까지 훑어 흙탕물을 일으킨다. 한편으로는 그만두고 싶은 마음도 들고, 다른 한편으로는 단호한 의지로 가슴속에 파묻어둔 것을 끄집어낸다면 결국 자신에게 좋은 일이라는 생각도 든다.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이 모든 것을 낱낱이 파헤치는 일은 잔인하고 공격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그런 감정을 어떻게 누그러뜨릴까? 정답은 여기에 있다. 우리가 이 일에 마음을 쏟고 의미를 부여한 만큼 자기 연민과 자기 돌봄의 비중도 높여야 한다. 무슨 일이든 좋아하는 일을 하며 자기 자신을 돌보아야 한다.


나의 도구상자


글을 쓸 때 휴대전화를 사용해 시간을 재는 일은 자칫 주의가 산만해질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책의 저자는 모래 색깔이 제각각 다른 에그 타이머 세트를 휴대한다고 한다. 글쓰기 연습용으로는 5분짜리 타이머와 15분짜리 타이머를 사용한다.


그러나 설정해둔 시간이 다 되어도 글쓰기를 절대 멈추지 않는다. 타이머는 단지 시작을 위한 도구에 불과할 뿐이다.


자기 목소리 내기


목소리는 입에서 나오는 소리다. 책에서의 목소리란 작가의 개성과 존재감의 특성을 뜻한다. 목소리는 단순하면서도 심오하다. 글을 쓰는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은 자기답게 목소리를 내는 데 집중하는 것이다. 물론 이는 말처럼 쉽지 않다.


자기다운 목소리를 내겠다는 생각으로 솔직하게 문장을 완성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자신이 어떻게 비추어질지, 타인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등 전전긍긍하며 불안해 할 필요 없다. 진흙탕에 피는 연꽃처럼 오롯이 자신의 글로 담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고치기보단 일단 쓰기


포커 게임을 할 때엔 자신의 손과 결혼해선 안 된다는 말이 있다. 마찬가지다. 글을 쓸 때 우리는 글의 특정 부분과 결혼해선 안 된다. 이는 판단력을 잃을 수 있음을 경계하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두 가지 자아 개념을 생각해 보자. 작가적 자아는 상상력이 풍부하고 장난기가 넘치는 반면에 편집자적 자아는 작가가 한 일에 사사건건 걸고넘어지기를 좋아한다. 즉 “말도 안 되는 소리야”, “문법이 엉망이야”, “전혀 독창적인 생각이 아닌데” 등과 같은 테클을 건다.


문제는 우리가 지레 겁먹고는 편집자의 사고방식으로 너무 빠르게 옮겨간다는 것이다. 편집자적 자아가 필요하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명확하지 않은 것을 견뎌내고, 머릿속에서 맴도는 온갖 생각들 사이의 틈을 용인하는 일이다.


이상적인 독자 상상하기


당신이 꿈꾸는 독자는 누구인가? 그들은 당신 이야기에 관심을 보이고 참여하며 더 많은 것을 듣고 싶어 한다. 또한 당신을 있는 그대로 좋아한다. 당신이 더 깊이 파고들고 더 솔직한 글을 쓰길 바라지, 스스로 부족하다고 책망하는 것을 바라진 않는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최고의 당신 모습이 아니라 가장 당신다운 모습이다.


그들은 당신을 아끼고 격려한다. 당신이 글쓰기 구덩이에서 더럽고 지저분하며 심지어 피투성이가 될 때도 그들은 여전히 당신 편이다. 당신이 구덩이에서 올라오면 응원해줄 것이다. 그들은 당신의 글을 기다리고 있다. 당신이 마음에 품어볼 만한 이상적인 독자의 모습이다.


글쓰기 방해로부터 공간 지키기


버지니아 울프는 "작가에게는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1세기 작가에게는 물리적 공간보다 정신적 공간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주의력이 흩어지고 산만해지는 그런 환경은 글쓰기 작업에 암적인 존재이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 인터넷, 특히 소셜미디어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는 일이다. 노트북에서는 소셜미디어를 열어보지 않고, 휴대전화는 대부분 꺼둔 채 떨어진 곳에 두고 앱 알림도 꺼둔다.


아파트에 거주할 때는 장애물로 삼을 만한 게 없어 이 규율을 지키기가 훨씬 더 어렵다. 그래서 소설가 킷 드 발은 특정 시간 동안 저절로 잠기는 상자에 휴대전화를 넣어둔다고 한다. 만약 좁은 공간에 산다면 그런 상자를 하나 장만하면 좋을 것이다.


작가들에게


글쓰기나 글쓰기로 성공하는 것을 행복의 조건으로 삼아선 안 된다. 책을 쓰기 전에도, 책을 쓰는 동안에도, 아무도 책을 내고 싶어 하지 않아도, 누군가 책을 내더라도, 많은 사람이 책이 훌륭하고 삶을 바꿀 만하다고 칭찬해도, 책이 지루하고 형편없다고 비판해도 우리는 가치 있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글쓰는 행위 그 자체만을 위해 글을 써보자.




글쓰기, 세상에서 가장 입문하기 쉬운 일


글쓰기는 노력이 민들어낸 산물이다. 하지만 그 진입 장벽이 낮아서 세상에서 가장 입문하기 쉬운 분야이다. 왜냐하면 필요한 장비가 거의 없어서 아무 곳에서도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마치 운동화만 있으면 어디서든 달리기를 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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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방탄생활 - 너와 나, 우리 모두가 후회 없이 행복하게
팀 누나즈 지음 / 가디언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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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2-08-08 0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또 서평 등록이 안되네요.ㅠㅠ
 
우리술 익스프레스 - 와인, 위스키, 사케 못지않은 K-술의 매력
탁재형 지음 / EBS BOOKS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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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까지 내 SNS 프로필에 적혀 있던 타이틀은 ‘제법 성공한 술꾼’이었다. 술에 대해 체계적으로 공부한 사람도 아니고, 그 제조 과정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있는 사람도 아닌, 그저 술을 사랑하고 술을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에 불과하다. 그런 주제에 나라의 큰일에 쓰일 술을 추천하고, 좋은 술이 자웅을 겨루는 자리에서 그 술을 심사하고, 마셔본 술 이야기가 담긴 책으로 여러 사람의 군침을 돌게 만든다면 그것이 ‘성공한 술꾼’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런 애주가의 오지랖으로, 이 글을 썼다. - '시작하는 글' 중에서




우리술의 탄생


알코올 향을 통해 잘 익은 과일을 발견하는 방법에 능숙해진 우리 조상들은 과즙을 함빡 머금은 프루츠 칵테일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이런 과정에서 과일을 담아두었던 그릇 아래에 고여 있는 미심쩍은 액체를 발견하게 되었다. 세심하게 관찰해보니 매혹적인 향을 풍기는 걸 알게된 후 이를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됐을 것이다.


일단 이 매력적인 향이 거부감은 크지 않았을 것이다. 무리 중에서 모험심이 강한 사람이 아마도 그 액체에 최초로 손을 댔을 것이 분명하다. 그 사람은 점차 그 오묘한 맛과 향에 빠져 연거푸 손 바가지로 액체를 들이켰을 것이다. 이후 얼굴이 홍조색으로 바뀌면서 점점 말이 많아지고, 웃음이 헤퍼지고, 기분이 엄청 좋아짐을 느끼다가 결국엔 잠에 푹 빠져들어 코를 골았을 것이다.


우리술은 대부분 '곡주穀酒'이다. 뽀얗고 걸쭉한 탁주濁酒, 우아한 향의 맑은 액체인 청주淸酒, 뜨거운 불기운을 담은 소주燒酒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우리술의 구분이 이게 전부는 아니다.


안동소주


예로부터 안동은 소주의 고향이었다. 몽골군이 한반도를 유린하던 시절, 이들이 병참기지로 삼았던 개성, 안동, 제주 등지에서는 증류주 문화가 꽃을 피웠다. 안동은 대대로 사대부의 고장이었다. 집집마다 제사를 비롯해 손님을 치를 일이 많아서 소주는 반드시 있어야 할 존재였다.


소주를 빚는 방법, 즉 제조법은 가문마다 달랐다. 이를 '가양주家釀酒', 즉 집에서 담근 술이란 의미다. 술을 잘 빚기로는 역시 아낙네의 솜씨를 따를 수가 없었다. 안동소주는 안동 반남 박씨 가문의 가양주인데, 현재 '명인안동소주'의 대표를 맡고 있는 박찬관 대표의 할머니도 그런 분 중 한 분이다.


문배술


들큼하고 씁쓸한 희석식 소주가 우리가 오랫동안 마셔오던 것인줄만 알고 지내던 시절에도 문배술의 이름 석 자 정도는 애주가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을 정도로 유명했다. 축구라는 경기를 떠올리면 분데스리가에서 맹활약을 떨쳤던 차범근 이름 석자 정도는 모두 아는 것처럼 말이다. 


이처럼 문배술이라는 이름은 그 자체로 자부심이었다. 심지어 그 이름에 담긴 뜻이 무엇인지, 술에 담긴 향은 무엇인지 제대로 알지 못했을 때도 그러했다.


'문배'가 '야생 배'의 일종임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을 듯하다. 그렇다고 문배술이 배로 만든 과실주로 착각하기 쉽겠지만 사실은 곡물인 '수수'와 '조'로 만든 '증류식 소주'이다. 전혀 배가 들어가지 않았지만 문배술에선 상큼한 배의 향기가 풍겨 나온다.


문배술의 고향은 평양이다. 겨울이 길고 땅이 척박해서 논농사가 어려운 북한땅에선 쌀보다 흔한 밭농사 작물인 수수와 조로 술을 담는 지극히 현실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문배술의 전통을 잇고 있는 이승용 문배주양조원 실장의 고조모인 박씨 부인이 집안 대소사에 내놓던 소주가 바로 '문배술'이다.


국가무형문화재 '문배주'보유자인 이기춘 명인이 자란 환경은 '누룩 뜨는 냄새와 술 익는 냄새' 속이었지만, 직장은 술과 문관한 대한항공에 입사해 17년간 경영조정실, 회장 비서실 등에서 근무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직장에서 퇴근한 후 아버지 이경찬 선생의 뜻에 따라 새벽까지 꾸지람을 들으며 문배술을 내리는 기술의 전수가 이어졌다고 한다.


한산 소곡주


소곡주는 "무왕이 신하들과 함께 소곡주를 마셨다"라고 <삼국사기>에 기록되어 있다. 소곡주는 누룩을 적게 쓰고 저온장기발효를 거쳐 만든 술이다. 그런데, 일본에서 원군을 이끌고 귀국한 왕자 풍이 이끈 백제부흥운동이 실패하자 망국의 슬픔을 달래고자 당시 주류성에서 여인들이 흰 소복을 입고 술을 빚았는데, 이 술이 소곡주라는 백제역사와 관련된 얘기도 있다.


한산 소곡주는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쌀로 빚은 술이라서 사장될 위기가 있었다. 1979년, 고 김영신 할머니가 충청남도 무형문화재로 지정, 소곡주를 인정받았지만 집에서 술을 빚는 것은 법으로 금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산면에서 워낙 소곡주가 유명했기에 잔칫집에 불려다니며 할머니는 술을 빚어주었다고 전한다.


소곡주를 만드는 과정은 맵쌀을 갈아 먼저 백설기를 만드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이 덕을 잘게 부순 뒤 누룩즙을 섞어 삼사일간 발효시켜 밑술을 만들고, 여기에 찹쌀로 고두밥을 지어 덧술을 한다. 이때 메주콩과 말린 구절초를 함께 넣어준다. 메주콩은 술이 쉽게 쉬는 걸 막기 위함이고, 구절초는 특유의 향과 함께 발효시의 잡균을 방지할 목적이다.


우리술에 지역성을 담다


중소 규모의 전통주 양조장들이 생존을 위해, 혹은 전통주의 복원이라는 장인의 열정을 바탕으로 프리미엄급의 우리술을 재창조해 냈다면, 대형 양조장들의 경우엔 시장 점유율의 회복과 확장을 위해 대중의 니즈에 부합하는 새로운 술을 만들어내는 접근을 시도했다. 이런 업체들의 경우엔 매출 규모가 크고 수입 원료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전통주 면허를 받지 못하고 일반주류제조면허로 영업을 하는 곳들이 대부분이다.


이에 반해 젊은 양조자들이 우리술 관련 창업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돈이 된다’는 확신 때문이다. 2017년의 온라인 쇼핑몰 판매 허용이 가장 직접적인 계기였다. 다른 종류의 술들이 모임의 감소와 건강 중시 풍조 속에서 고전을 거듭하고 있을 때, 택배를 통해 문 앞으로 배송되는 시스템과 유통 마진을 뺀 '가격 경쟁력'에 기인한다. 이는 코로나가 만들어 낸 또 하나의 트렌드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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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빈틈을 채워주는 교양 콘서트
김도균.이용주 지음 / 믹스커피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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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2-08-01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또 서평등록이 인 되네요.ㅠㅠ
 
나를 내려놓으니 내가 좋아졌다
네모토 히로유키 지음, 최화연 옮김 / 밀리언서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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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어느 정도 자신감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자기긍정감이 의외로 낮다는 것을 그때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당시의 생활 방식이나 업무 방식은 ‘나답게 행복하게 사는 법’과는 한참 거리가 먼 것이었지요. - '머리말' 중에서




우리는 하루의 절반을 내 일상을 보여주는 데 쓰고, 나머지 절반은 타인의 일상을 들여다보면서 보낸다. 그렇게 해서 SNS의 발달은 자연스럽게 내 안에 타인 중심주의를 심어놓는다. ‘내가 오늘 이렇게 살았다’보다 ‘남들은 오늘 이렇게 살았구나’라는 생각을 더 많이 하는 것이다.


책은 '나를 온전히 받아들이기', '내 마음 들여다보기', 내 마음 가는 대로 행동하기', '나를 사랑하게 되는 순간' 등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 네모토 히로유키는 1972년 생으로 2000년부터 전문상담사로서 1만 5천 건이 넘는 심리 상담을 진행했다. 상담사와 작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중심으로 연간 100건 이상의 강연을 열고 있다.


'행복한 것'과 '행복한 편인 것'


누군가 나에게 '행복하냐?'고 물어본다면 '네'하고 즉답할 수 있을까? 질문을 받고 멈칫거리며 곰곰히 생각해본다. 이런 말을 하면 괜찮을지 여부를 말이다. 그래서 '행복한 편이다'라고 말한다. 행복하면 행복한 것이지, 행복한 편은 뭔가? 왜 그럴까? 이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서다. 이렇게 말하면 욕 먹을 게 아닐지 그만큼 자신이 없는 것이다. 행복은 '나의 기준'이지 '남의 기준'이 아닌데도 말이다. 이에 관해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행복하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으려면 쾌적한 집에 살면서 가족이 화목하고 직장에서 인정받으며 경제적으로 자유롭고 친구도 많아야 한다. 그러니 지금 나는 전혀 행복하지 않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또한 ‘행복’의 기준을 무의식적으로 높게 설정하면 행복해도 된다는 허가를 스스로에게 내릴 수 없습니다.(27쪽)


성실함은 왜 힘들게 할까?


성실한 사람일수록 대충 살아가는 사람들에 비해 인간관계로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직장에서도 창의력이 필요하거나 임기응변으로 대처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많다. 책임감도 강해 서 고민을 혼자 끌어안기 쉬운 데다 뭐든 너무 완벽하게 하려다 스스로를 옥죄는 상황을 자초한다.


지금의 나를 받아들여라


‘파랑새 증후군’이라는 말이 있다. 모리스 마테를링크의 동화 <파랑새〉의 주인공처럼 미래의 행복만을 꿈꾸면서 현재의 일에는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현상을 가르키는 말이다. 즉 현재의 내 모습을 수용하지 못하고 자신의 가치를 깨닫지 못하는 등 현시점에서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지금 내게 없는 무언가(파랑새)를 찾아 헤맨다.


오늘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라


오늘의 최고는 어제의 최고와 다를 수 있다. 오늘 하루도 오전과 오후가 다르기도 한다. 아침형 인간은 오전에 컨디션이 좋고 아침 활동을 힘들어하는 사람은 저녁이 될수록 컨디션이 좋아진다. 그렇다. 미루지 말라.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한다’는 정신으로 집중하라.


매력과 장점 찾기


자신의 매력과 장점을 찾는 과정 자체가 '가치가 없다는 생각'을 치유하는 시간이 된다. 그러므로 가능한 한 시간을 많이 들여 이 과제를 수행해보자. ‘나의 매력은 무엇일까?’라고 생각해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이런 생각이 습관처럼 익숙해질 것이다.


비교 대신 행복하다고 착각하라


심리상담가인 저자는 현대인들이 과거 시대에 비해 매우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즐기는 듯 보이는데도 전혀 행복감을 느끼지 못하고 쉽게 지치는 이유를 밝힌다. 바로 끊임없는 비교와 지나치게 높은 기준 때문이라고 말한다.


도대체 '잘사는 것의 기준, 성공의 기준, 부자의 기준' 등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사실상 정해진 것이 없기 때문에 사람들은 끊임없이 높은 기준을 바라보며 달려간다. 물론 꿈과 이상을 좇으며 더 높은 목표를 향해 열심히 노력하는 것, 늘 다음 목표를 추구하는 것은 훌륭한 태도이다.


그러나 현재의 자신을 인정하지 못하고 자신을 너무 엄격하게 대하면서 스스로를 괴롭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스스로에게 엄격한 사람이 되기 보다는 바보처럼 자신이 행복하다고 착각하는 것이 행복한 사람이다.


방하착放下着


불가에선 '방하착'이란 말이 있다. 마음속에 한 생각도 지니지 말고 텅 빈 허공처럼 유지하라는 가르침이다. 텅 빈 마음, 즉 마음의 실재를 일컫는다. 더 이상 버릴 것이 없을 만큼 완전히 내려놓는 것을 말하는데, 이러한 경지에 이르면 인간의 고통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비로소 책 제목에 가까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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