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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 교토의 오래된 가게 이야기 - 세월을 이기고 수백 년간 사랑받는 노포의 비밀
무라야마 도시오 지음, 이자영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3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저자는 일본인이면서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관심이 많은 분입니다. 한국에
직접와서 한국어를 공부할 만큼 한국과 인연이 있다고 합니다.
이 책의 배경이 되는 교토는 한국의 경주와 비슷한 도시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경주가
신라의 수도로 천년 가까이 번성한 도시이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문화재가 있는 도시입니다. 교토도 일본에서 천년 가까이 수도로서 번성을 누렸고, 수 많은 문화재가
도시에 널려 있다고 합니다. 두 도시는 전체가 문화재로 불릴 만큼 보존되어 있어서 현대 도시에 비해
옛 모습을 많이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경주는 평범한
도시 인구를 가진 반면, 교토는 150만 이상의 인구가 살고
있는 큰 도시라고 합니다. 또한, 경주가 관광도시로만 유명하지만, 교토는 관광지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유명한 일본전산, 교세라, 닌텐도과 같은 전자부품업체가 있는 첨단도시이기도 합니다.
이 책에서는 오랜 역사를 가진 도시인 만큼 3대 이상의 대를 이어온
열 개의 노포에 대한 역사와 경쟁력을 입체적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관점에서 노포는 대부분 음식점을
연상하지만, 이 책에서는 음식점은 세 군데이고, 나머지 일곱
군데는 소매업, 숙박업, 공예 공방, 서점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열 개의 각 챕터에는 각 노포에 대한 종교, 외국 문화 수용, 근대화의 고난 등 긴 역사에 대한 내용과 함께 숨겨진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이
중에서 현재는 한국에서도 사양산업이 되어 많이 바뀌고 있는 목욕탕과 도장 가게에 대한 내용이 옛 생각도 나면서 일본 노포의 특징을 알 수 있었습니다.
1년 내내 15도 정도의
좋은 지하수가 나오는 니시키에 자리잡은 3층짜리 목조 상가가 3대째
내려오는 니시키유 목욕탕입니다. 이 곳에서도 옛날에는 지금의 편의점 만큼이나 많았지만, 지금은 반경 1.5킬로 이내에는 다른 목욕탕이 하나도 없다고 합니다. 이 곳이 유지되는 이유는 유명해서 관광객과 외국인이 자주 방문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한국처럼 동네 사람들로 유지는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아마
이 곳에서 DJ 쇼, 만담회, 패션쇼, 마술, 보사노바, 프렌치 재즈 등 다양한 이벤트를 하기 때문에 유명해지지 않았나 생각도 듭니다.
도장 가게를 운영하는 노포의 경우도 서명이 사인이나 공인인증서와 같이 도장이 필요 없는 시대가 되면서 사양산업이
되었는데, 대를 이어서 명맥을 유지하고 싶어도, 재료나 도장
칼을 제공하는 곳이 점점 없어져서 어쩔 수 없이 운영이 힘들어질까 걱정하는 모습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한국과 비슷한 일본의 오래된 노포의 모습을 보았고, 우리와의 차이점도
발견할 수 있었던 흥미로운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