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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길이 닿는 순간 당신에게 일어나는 일 - 촉각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의 과학
마르틴 그룬발트 지음, 강영옥 옮김 / 자음과모음 / 2019년 2월
평점 :
절판
우선 이 책의 저자는 심리학, 산업 심리학, 생물학 및 철학을 전공하였으며, 인간의 촉각 작용 방식이 사고, 감각, 행동에 끼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전문가입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에너지를 시각이 사용하고 정보를 얻기 때문에 오감 중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촉각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보는 것과 달리 무엇인가를 확인하고 즉각적으로 구분할 수 있는 것은 촉각 덕분이라고 합니다. 또한, 맹아나 농아로 태어난 경우에는 일단 생명에는 지장이 없으며, 다른 감각이 상대적으로 더 발달하여 결핍된 감각을 보완해 준다고 합니다. 하지만, 촉각이 없다면 사람은 자신이 생존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했을 것이라고 합니다. 촉각 체계의 기능 중에 하나가 몸의 존재를 의식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지금
우리 몸의 존재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도 생각을 통해서가 아니라 느낌을 통해서 아는 것이라고 합니다.
책은 총 7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촉각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아는 것을 시작으로 스킨십, 자극, 느낌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며, 촉각이 없는 경우, 햅틱 디자인과 뉴로마케팅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으며, 미래의 연구
과제들도 다루고 있습니다.
많은 이야기들 중에서 가짜 통증에 대해 언급한 부분을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환상
통증으로도 불리는데, 사고나 어떠한 이유 때문에 신체의 일부 혹은 사지를 절단한 후 절단 부위가 회복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환자들이 통증을 계속 느낀다고 합니다. 그 비율도 최대 80%라고
하며, 가려움증, 따가움,
화끈거림, 짓눌림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고 합니다. 이미
절단되고 없는 부위가 마치 있는 것처럼 움직이고 만지며 온각까지도 느낀다고 하니 신기합니다. 여러 이론이
있지만, 치료와 연관되는 설명으로는 부족하다고 하면, 단지
뉴런 영역에서 일어나는 체계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정도라고 합니다. 서서히 사지를 잃었거나 선천적으로
사지 없이 태어난 신생아에게는 환상 통증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하니, 이런 부분이 더욱 깊이 연구되어
절단의 고통도 힘든 분들에게 또 다른 고통이라도 덜어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른 사람과 악수나 포옹을 하는 것, 연인간에 스킨십은 단순한 촉감을
넘어서 긍정적인 감정을 일으키고, 이는 상당기간 지속되면서 심리적 안정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저자가 언급하듯이 생물학적 관점에서 감각 체계 중 가장 방대하고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현재 전세계에 촉각과 관련된 연구를 하는 학자가 100여명이 안
되다는 것은 안타깝게 느껴지며, 이런 내용을 대중화 시키기 위해 책을 출간한 저자에게 고마움을 느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