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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이서 집 짓고 삽니다만 - 함께 사는 우리, 가족이 될 수 있을까? ㅣ 요즘문고 1
우엉, 부추, 돌김 지음 / 900KM / 2020년 7월
평점 :
학교 선후배와 부부의 인연이 있으며, 저녁 밥상의 반찬에서 닉네임을
만든 세 분의 저자가 공동명의로 땅을 사고 공동주택을 지어 함께 살아가는 과정을 이 책에 담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생기는 특별한 공동체에 대한 에피소드, 그리고 갈등, 고민, 화해 등에 대하여 각 저자들이 들려주는 인간적인 이야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도시에서 혼자 살기와 수 많은 이사의 경험 때문에 같이 살기를 선택한 부추를 연결고리 하여 우엉, 돌김은 모험이라기보다는 새로운 시작에 대한 기대감이 더 큰 것 같았습니다. 책에서는
총 네 개의 시점으로 구분하여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세 저자의 각자 시점, 함께 살 시점, 집을 지을 시점 그리고 슬기로운 동반 생활을 고민할
시점입니다.
저자들과 같이 사이 좋은 3인의 이야기나 시골에 집을 짓는 과정 보다
함께 살기로 결심한 이야기, 그리고 실제 살아가는 이야기가 특별하게 다가왔습니다. 어찌 보면 신혼부부가 사는 집에 함께 살아가는 우엉이 특이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된 수 많은 걱정, 조언 그리고 참견이라는 형태의 다양한
질문에 대해서도 풀어 놓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우엉의 실제 가족이나 부추의 가족들의 반응도 각 자의
입장에서 나올 법한 예상 보다는 개방적인 사고를 가졌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찌 되었던, 이 세 분의 생활의 시작은 부추의 강한 내공이 핵심이라 생각합니다.
함께 살아가면서 매일 즐거운 일만 있으면 좋겠지만, 평범한 가족들끼리도
다툼이나 서운함이 자연스럽게 생기게 됩니다. 그래서, 무슨
일이 있어도 7년간 함께 살기로 했던 맹세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운함이
생겼을 때 극복한 이야기가 궁금하였습니다. 특히, 부추님의
극뽁 이야기! 이미 각자의 감정 표현법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원인을 찾기는 쉽고, 그렇기에 해결방안도 쉽게 찾을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불만을 침묵으로 표현하는 우엉, 역시 비슷하게 한 발 물러나서 상황을
정리하려는 돌김, 이와는 반대로 갈등을 바로 그 자리에서 해결하려는 부추 스타일로 보아 그 동안 크고
작은 충돌이 상상이 됩니다. 또, 의외로 설거지 보다 요리를
선택하고 채식을 좋아하고, 가만있지 못하고 부지런한 유전자도 가지고 있는 부추님의 생활 모습은 활력소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세 저자의 이야기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데 정답이 아닐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오답도 아닙니다. 관념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특별한 이야기일 수도 있고 재미있는 이야기였을 수도 있습니다. 부부와 또 한 명의 여자가 한 가족처럼 살아가는 이야기를 통해, 지금까지
가족끼리 한 집안에 살아야 한다는 무의식을 가지고 있었던 저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새로운 가족으로
인해 좀 더 드라마틱하고 다양한 삶을 살 수 있다면, 더 좋겠다는 생각도 해 보았던 시간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