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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의 연금술사 20
아라카와 히로무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8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에드와 알이 가는 길은 그야말로 가시밭길이다 .여태까지도 그랬지만 그들은 산산히 부서진 몸을 가지고 간다 . 그나마 알은 몸도 없다 . 텅 빈 쇳덩이 속에 혼만 넣고 다닌다 . 이들 형제가 걷는 길은 단순한 만화 속 여정이라기엔 가슴이 찢기는 아픔을 보여준다 . 우리는 우리 몸 속에 무엇을 넣고 다니는가?
이슈발전쟁에서 그 수많은 목숨과 등가교환한 '현자의 돌' 을 필요로 하는 존재들은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가 ? 나는 이 만화를 읽을 때마다 섬찟하다 .도대체 인간의 혼魂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니라고 여길 정도의 존재들은 대체 무엇에 가치를 두고 사는가 ? 여기 나오는 사악한 존재들 목표는 세계를 지배하는 것이다 . 사랑도 모르고 지식의 아름다움도 모르며 고통받는 존재에 대한 연민도 모르는 <것>들이 대체 세상을 지배해서 뭣에 쓰자는 것일까 ? 우리 평범한 인간들이 세상을 얻고 싶어하는 건 단순한 이치다 . 좀 못난 인간들 사이에서 뽐내고 싶다는 거, 바라보기 힘든 , 빛나는 이성에게(혹은 성적 존재인 동성에게 )사랑을 얻고 남보다 더 좋은 집에서 살고 더 맛있는 거 먹고 남보다 더 많은 경험(단 럭셔리하고 진기한 경험이겠지)을 하는 거로 한정될 뿐이다 .
호엔하임의 진짜 정체란 것도 다 허상이다 . 그는 이미 에드형제의 피로 연결된 아비가 아니다 . 그들은 모두 혼의 가족일 뿐 우리 인간들이 끈끈하게 여기는 혈연이 주는 아쉬움과 안타까움, 나누고싶은 연민같은 건 이미 없다 . 그들에게 동료는 있을지언정 그것조차도 누가 동료이고 누가 배신자인지 모른다 .어느 순간에 그들은 호문쿨루스가 되며 호문클루스들에게는 인정도 경우도 사정이란 것도 다 쓸모 없는 가치일 뿐이다 . 아, 그렇다면 그들은 도대체 무엇때문에 존재하는 것인가 ?
우리는 흔히 인간은 생명을 존중하고 평화를 사랑한다고 생각한다 . 하지만 인간은 자신의 생명과 자신이 누릴 평화만을 사랑하는 건 아닐까 ?세상에 끝없이 일어나는 살육과 전쟁을 보면 인간은 지극히 이기적이며 파괴적인 품성을 지녔으며 타인에 대해 잔인한 열망망을 가진 것은 아닌지 바로, 인간인,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나는 진짜 생명을 존중하고 평화를 사랑하는가 ? 음식형태로 존재하는 <고기>에 대해 단 한번이라도 연민을 가진 적이 있으며 이웃나라에서 벌어지는 전쟁과 살육에 대해 반성하고 진실로 아파한 적이 있는가 ? 그 전쟁을 막기 위해 진심으로 뭔가를 행동한 적이 있는가 ? 아니, 하다못해 이라크 파병반대를 위해 몸으로 실천한 적이 있는가 ? 없다 .
불로불사가 뭐길래 <현자의 돌>을 얻으려고 광분하는 이 책에 나오는 존재들은 그리도 살육과 파괴를 일삼는지 모르겠다 여기다가도 , 지금 여기 이세상에 사는 인간들도 호문쿨루스가 아니면서도 호문쿨루스 혹은 키메라들과 조금도 다를 바없는 잔인한 행태를 일삼는다는 데 생각이 미치면 무척이나 절망적이다 . 불로불사하는 호문쿨루스들이나 불로불사 럭셔리하게 영생하고 싶은 인간들이나 인간이나 호문쿨루스냐 하는 기호만 다를 뿐 다 <괴물>이다 . 그렇다면 아라카와 히로무는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걸까 ?이 강철의 연금술사가 얻고자 하는 세상은 <엄마>가 다시 살아나 단란한 가족으로 사랑하고 토닥거리고 울고 웃으며 사는 세상인가 ? 그런 세상을 유한하게 사는 게 꿈인가 ? 그 꿈은 이루러지면 좋은가 ? 지금 그 비슷하게 사는 인간들은 또 왜 이렇게 괴로워하는가? 물욕때문에 ?
만화 20여 권 읽으면서 정말 많은 연상을 했다 .
결국 호문쿨루스들은 다 멸망하고 연금술은 사라지고
일하고 밥먹고 사랑하고 토라지면서 살아가는 인간세상다운 세상이 진짜 펼쳐질 것인가 ?
그러면 인간은 행복할 것인가 ?
21 편을 기다리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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