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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해야 하는 것들에 대하여
조은 지음, 최민식 사진 / 샘터사 / 2004년 9월
평점 :
품절
최민식의 사진을 보고 울컥, 하지 않는다면 그는 세월을 헛 산 사람이다 .
누구나 사진을 찍는 세상이 되었다 . 똑딱이 카메라를 쓰는 사람들은 아주 특별하며
대개는 디지털카메라를 갖고 다니며 그도 아니라면 휴대전화 사진이 넘친다 .
휴대전화로 찍는 것들은 대개 개인적인 것들이다 .
가족과 친구를 찍고 심지어는 자기가 가장 멋지다고 생각하는 표정을 만들어
남이 찍어준 것처럼 자신의 사진을 찍기도 한다 .
그래서 열사람, 백사람의 사진이 다 비슷하다 .
하기야 어지간히 찍어놓은 얼굴은 포토샵을 통해 잡티도 없애고
길이도 늘릴 수 있으니 사진은 거짓말을 못한단 말은 다 거짓이 되어버렸다 .
그런데 최민식의 사진은 아주 특별하다 .
그가 찍은 것은 예쁘고 날씬하고 고귀한 사람들이 아니다 .
어느 쪽으로 생각해봐도 도저히 속일 수 없는,
가난이라는 짐을 친구처럼 가가이 놓고 사는 사람들,
그들의 무연한 혹은 참담한 삶을 명징하게 보여주는 육신 그리고 그 옷......
우리가 살아가는 2011년 3 얼 대한민국에서는 니트족은 있어도
굶어죽는 사람은 많지 않다. 어른이고 아이고 간에
입에 풀질도 제대로 안되는 사람들의 모습은
어지간하면 볼 수 없다는 얘기다 .
그러나 지금, 모든게 화폐로 환치되는 이 절망스런 세상에서도
사랑하고 결혼하고 아이낳고 미워하고 헤어지기도 한다 .
단순한 호르몬의 작용이라고 치부하기엔 너무나 오묘하다 .
그냥 땅에 묻히고 싶다가도 이렇게 의미하는 바가 선명한 책을 만나면
그런대로 한세상 잘 살아가야겠다는 체몀 비슷한 것에 면역이 되어버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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