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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를 품은 달 1
정은궐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11년 10월
평점 :
이 작가분은 철저하게 신비주의 전략을 고수한다고 한다. 필명도 은빛 궁궐을 뜻하는 '은궐'로 알고 있고. 또한 소설을 적게 쓰는 것으로도 유명할 것이다-왜냐하면 여태까지 나온 거라곤 오직 첫출간작인 해를 품은 달과 두번째 작인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 뿐이니까. 뭐 성균관의 후속작인 규장각도 있긴 한데 이것까지 쳐도 3편에 6권뿐이니......
아무튼 성균관의 대폭발적 인기를 바탕으로 절판된 첫작품도 다시 나온 모양이다. 가격과 포장만 싹 바꿔서. 처음에는 읽지 않으려 했으나 개인적으로 국내 로맨스 소설 중 최고라 평가하는 성균관 유생 작가의 작품이다보니(게다가 이것마저 드라마로 만든다고) 결국 사보게 되었다.
주인공은 조선의 국왕 이훤. 그는 10대 중반의 세자시절 얼굴도 못보고 단지 연서로 교환하던 허연우라는 낭자와 사랑을 키웠으나(참고로 허연우는 그의 스승인 허염의 친여동생이기도 함) 돌연 그녀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마음의 문을 닫는다. 적어도 여자에 한해서는. 헌데 온양행궁에서 신비스런 미모의 무녀를 만나고 그녀에게 月이라는 이름을 지어주며 다시 한번 한 여자를 향한 마음을 가지게 된다.
이 월이란 여성은 짐작 충분히 가시고도 남겠으나 허연우 그녀. 대체 어떤 사연으로 세자빈 간택까지 되었던 그녀가 무녀로까지 몰락했는가?
이 소설은 주 커플인 이훤과 허연우-그리고 허염과 민화공주(=즉 이훤의 누이)로 진행된다. 참고로 이 공주란 철딱서니는 정말 재수없는 여자의 전형이라 보는 내내 정말 짜증이 났다. 철딱서니 없는 것도 정도껏이지 아무렴 그렇게 생각이 없을까! 또한 2권에서 당연히 밝혀주겠으나,분명 현재로써는 허염 집안이 멀쩡하고 부마까지 되었는데 왜 유독 허연우만 사회적으로 죽고 이름도 감춘채 하필 조선시대 최악의 천민인 무녀로 살아가야 하는지 이유를 알수가 없다.
또한 아무래도 첫작이라 그런지 전개가 좀 평범하다는 느낌이다. 전형적인 로맨스 소설 그 자체의. 뭐 첫작품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성균관 유생들에서 발전한 점을 높이 평가해드려야 겠지만. (그런데 규장각은 세련되어지긴 했어도 재미는 또 떨어지니......)
아무튼 로맨스 소설 팬분들이라면 무난하게 읽어볼만한 소설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