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는 법, 말하는 법 - 교양인을 위한 대화와 설득의 기술
모티머 J. 애들러 지음, 박다솜 옮김 / 유유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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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너'와 연결되기 위한 '나'의 노력은 오늘도 계속됩니다. 그러한 소통은 쓰기와 말하기를 통해, 다른 한편으로는 읽기와 듣기를 통해 가능합니다. 비언어적 요소들도 중요하게 작용할 때가 있지만, 결국 우리는 언어를 통해 서로의 감정과 생각을 주고받습니다.


소통의 네 가지 방법은 두 쌍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쓰기와 읽기, 말하기와 듣기입니다. 서로는 상호보완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쓰지 않으면 읽을 수 없고, 말하지 않으면 들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 모든 능력은 타고나겠지만, 효과적인 교육을 통해 일정한 수준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대중을 위한 인문학 교양 보급에 힘쓴 철학자인 모티머 애들러(Mortimer J. Adler). 그가 생각하는 대중의 교양은 이러한 의사소통 기술이었습니다. 그리하여 그는 독서법의 고전인 『독서의 기술』을 통해 대부분의 학교와 대학교에서 가르쳐 주지 않는 기초 수준 이상의 읽기 기술을 지도하고자 했습니다.


쓰기 교육이 어느 정도 이루어지는 것에 비해, 말하기와 듣기에 대한 학습과정은 거의 없습니다. 쓰기와 읽기의 기술에 비해 말하기와 듣기의 기술은 습득하기가 더욱 어렵습니다. 또한 저자의 평가에 따르면, 읽기와 쓰기의 수준이 매우 낮으며, 그보다도 말하기 수준이 못하며, 듣기 수준은 형편없다고 주장합니다.


이 책 『듣는 법, 말하는 법』이 『독서의 기술』 이후 40년이 되어서야 출간된 것은 그만큼 듣기와 말하는 기술을 가르치는 것이 어렵기도 하며, 더 이상 지체되어서는 안되겠다는 사회적인 필요에 의해서입니다. 저자는 말하기와 듣기를 세 가지 분류로 나눕니다. 즉, 일방적 말하기, 일방적 듣기, 대화입니다.


일방적 말하기는 설득 혹은 가르치는 말 하기로 광고나 강연, 강의, 설교 등에서 사용될 수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수사법이 가장 필요한 영역이죠. 저자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을 사용합니다. 설득의 핵심 요소는 에토스와 파토스, 로고스인 것이죠. 이를 통해 각각의 요소가 어떻게 설득하는 효과를 낳는지를 설명합니다.


듣기는 그 중요성에 비해 과소평가받습니다. 그저 조용히 있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하지만 듣기는 매우 적극적 행동입니다. 저자는 효과적인 듣기의 원칙은 효과적인 읽기의 원칙과 본질적으로 똑같다고 강조합니다. 청자나 독자는 표현되는 단어 이면의 의도와 정신에 닿으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책에서는 마지막 부분이 결론이자 핵심이죠. 이 책에서의 마지막 장은 양방향 대화입니다. 즉, 소통인 것이죠. 저자는 대화가 효율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이유를 명확하지 않은 단어 사용으로 봅니다. 누군가가 사용하는 단어가 우리의 정의와 다를 때 생기는 오해가 매우 많이 발생합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교양 교육이 필수적이라고 저자는 강조합니다. 그가 오랫동안 인문학 교양 교육에 매진했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일정 수준의 교육을 통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 단어의 의미에 대해 동일한 수준의 이해를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한 사회의 대화와 소통의 수준을 극적으로 높이게 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화자나 청자 모두 대화에 집중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보통 자신에게 어떤 유익이 있을 때에만 대화에 열심을 다하는 경향을 저자는 지적합니다. 마음을 나누고 서로의 생각을 이해하려면, 단어 사용에 있어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나의 의도가 상대방에게 닿을 수 있는 언어를 구사해야 합니다.


서로가 원하는 목적을 이루기 위한 대화는 참으로 어렵습니다. 그런 점에서 '나'만을 위한 대화가 아니라 '너'를 품는 소통으로 발전했으면 합니다. 이 책은 그런 점에서 아주 실제적이며 구체적인 대안과 방법들을 제시해 줍니다. 이 책에서의 가르침을 조금씩만 적용해 본다면, 서로를 끌어안는 대화를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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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는 말하기와 묵묵한 듣기의 경우처럼 말하기와 듣기의 사회적 측면이 항상 실패한다면 화자와 청자 사이에 공동체가 형성되기는 어렵다. 활기차고 번성하는 인간 공동체를 이루려면 말하기와 듣기의 사회적 측면이 잘 발휘되어야 한다. - P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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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청, 영혼의 치료제
애덤 S. 맥휴 지음, 윤종석 옮김 / 도서출판CUP(씨유피)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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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뒤흔드는 기막힌 일 앞에 한숨과 눈물만 늘어납니다. 마음을 다잡고 일상을 살아보려 노력하지만, 또 다른 말 앞에 번번이 무너질 때가 많습니다. 붙들고 있으면 무너지는 것은 우리이기에 놓아주려 애써봅니다. 마음이 쪼그라들어 여유가 없는 것 같아 조금만 더 천천히 가보려 합니다.


이런 작은 신음도 들으시는 분이 계십니다. 너무도 힘겨워 하나님 앞에서도 머뭇머뭇거린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뒤바뀌는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 하나님을 원망할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우리의 상황과 고통을 잘 알고 계시며, '위로'를 선물하십니다. "성령이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우리를 위하여 친히 간구하시느니라(롬 8:27)"


그렇습니다. '위로'는 '경청'에서 시작됩니다. 들으시는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듣고 계셨습니다. 울부짖음, 몸부림, 한숨까지도 들으십니다. 성경의 하나님은 경청하신 하나님이며, 구속의 드라마는 '들음'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하나님이 그들의 고통 소리를 들으시고(출 2:24)"


애덤 S. 맥휴 (Adam S. Mchugh)는 『경청, 영혼의 치료제』(도서출판 CUP)에서 경청에 대한 다양하고도 새로운 관점을 제시합니다. 성경의 말씀이 중심이 되면서도, 상담의 경험들이 풍부하게 담겨있습니다. '들어줌'의 행위가 어떻게 '환대'와 '위로'가 되는지를 꼼꼼하게 살핍니다.


'경청'은 능동적 행위입니다. '들음'은 결코 수동적이지 않습니다. 마음을 내어주어야 가능한 일이기에 집중된 상태, 나의 에너지를 쏟는 순간이 됩니다. '경청'은 '나'를 열어 '너'에게 향하는 시간이며, 공간입니다. 그 순간 '너'의 고통은 '나'의 아픔이 되며, '너'의 슬픔은 '나'의 눈물이 됩니다.


하나님은 경청하시는 분입니다. 저자는 성경에서의 하나님은 우리를 듣는 분이심을 강조합니다. 하나님의 들으심으로 인해 구속사가 시작됩니다. 하나님께서 들으셨다는 말에는 행하셨다는 의미가 암시되어 있습니다. 하나님의 들으심은 곧 행하심입니다. 하나님은 들으시되 하염없이 들으십니다.


인격적이신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목소리를 들으시고, 그 가운데 가장 적절한 메시지를 말씀하십니다. 소통하시기를 원하십니다. 하지만 우리는 듣지 않으려 합니다.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거부합니다. 오히려 우리의 삶은 온갖 소음으로 가득합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어야만 합니다. 나의 필요 이전에 아버지의 음성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말씀하소서, 듣겠나이다"라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기도는 우리를 겸허하게 합니다. 우리를 순종으로 이끕니다. 하나님의 말씀 앞에 우리를 열어둡니다.


저자는 하나님의 말씀을 경청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합니다. 그중에 하나는 성경 읽기를 통한 기도입니다.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은 이미 성경에 뚜렷하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시편이나 복음서를 통해 조용히 주님의 음성을 묵상할 수 있습니다. 그 이야기에 풍덩 빠질 수 있습니다.


또한 온 만물에는 하나님의 흔적이 묻어나 있습니다. 하나님의 영광은 피조 세계에 가득합니다. 우리가 믿음의 눈으로 듣고 본다면 일상 곳곳에서 하나님을 들을 수 있습니다. 조금만 더 여유 있게 주변을 둘러보세요. 우리가 듣는 음악, 서로의 대화, 바람 소리와 찬란한 태양 말이죠.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사람이 이웃을 들을 수 있습니다. 드디어 '너'에게 마음을 열 수 있습니다. 때로 우리는 들으면서도 훈수를 더하고 싶은 충동에 빠집니다. 아니면 내가 더 큰 고통 가운데 있다며 한 수 더 뜨는 방식으로 듣기도 합니다. 교묘하게 말을 돌리기도 하고요.


하지만 마음 다한 경청은 '너'로부터 시작합니다. 나의 기준이 아니라 너의 기준으로 시작해야 합니다. 매우 더디지만 상대의 진심을 듣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그의 의도를 파악해 보세요. 지금 그가 처한 상황에서 어떤 부분이 제일 시급한지, 힘겨운지를 들어야 합니다.


아무래도 말하기를 즐겨 합니다. 말해야만 하는 시간도 다른 사람들에 비해 많습니다. 그 말에 영향력이 있으려면 그것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들어야 합니다. '너'가 사라진 말들은 허황됩니다. '너'의 상황과 마음이 없는 언어는 공허합니다. 조금 더 들어야겠습니다. 진심을 다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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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청은 곧 환대라는 것이다. 경청할 때 우리는 문을 열고 손님을 안으로 들인다. 나의 공간 속으로 타인을 맞이한다. 자신을 여는 것이다. 경청은 초대이며, 그 초대된 곳에서 사람들은 약점까지 내보이며 친해질 수 있다. 제대로 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우리도 모른다. 누가 무엇을 가지고 들어올지 모른다. 우리는 뜻밖의 상황에 마음을 열고, 낯선 이를 받아들이며, 예기치 못한 일을 듣는다. 변화에 자신을 여는 것이다. - P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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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일기 - 나를 만나다
곽그림(그리움) 지음, 웨스트윤 그림 / 모모북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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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타인에 대한 배려와 공감이 적은 사람이 단상에서 쏟아내는 말은 너무도 힘겹습니다. 공감과 배려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자신보다도 다른 사람을 위해 살아왔다고 말합니다. 타인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일임에도 자신은 사랑과 섬김의 인생이었다고 거듭 이야기합니다.


자신에 대한 객관화가 되지 못하는 사람들의 이중성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상대방에게 씻을 수 없는 크나큰 상처를 남겼음에도 자신은 억울하다 생각합니다. 미안함과 고마움은 전혀 없습니다. 이들이 가하는 계속된 폭력으로 주변의 사람들은 몸과 마음이 병들어 갑니다.


자신을 아는 것은 여러모로 중요합니다. 자신과 타인 모두에게 있어서 말입니다.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합니다. 누군가의 비판이 있다면 겸허하게 받아들입니다. 그것을 바로잡기 위해 새로운 대안을 모색합니다.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이나 침묵하는 사람이나, 피해를 입으면서도 참고 반응하지 못하는 사람이나 그 원인을 깊숙하게 추적해 보면 자존감의 결여, 자기 객관화의 부족함이 있습니다. '나'를 진실하게 직면해야만 '나'를 사랑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시각으로 자신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말로는 쉽지만 실제적인 어려움이 있습니다. 자신을 만난다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이 책 『마음 일기』의 저자인 곽그림(그리움)은 그동안의 상담과 코칭의 경험을 눌러 담았습니다. 아주 쉽고도 구체적으로 자신을 만날 수 있는 도구로 이 책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간단하고 명쾌하게 이론을 소개한 뒤 그것을 직접 자신에게 적용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이 책에 바로 기록하고, 그림을 그리며, 질문에 대해 답을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아 자신의 진정한 모습이 무엇인지를 추적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합니다.


이러한 형식으로 이 책은 '나에게 관심 가지기', '나 살펴보기', '나 다독이기', '나 안아 주기', '나 키우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순서를 따라가다 보면, 아주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자신의 자존감을 키우고,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만들어줍니다.


어른 아이가 참으로 많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자신이 철없는 사람인지도 모른 채 자신의 위치와 힘을 함부로 사용합니다. 처음부터 우리는 우리 자신을 알았어야 하고, 자신을 아끼고 돌보아야 했습니다. 모두가 정직하게 자신을 돌아보았다면 보다 더 풍성하고도 만족스러운 관계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이 리뷰는 모모북스(@momo_books__)으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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