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의 바르다는 것의 핵심은 ··· 사려 깊음이다. 사려 깊은 사람은 다른 사람들을 위한 자리를 마련하고 그들이 그곳에서 번성하도록 돕는다. 다시 말해 사려 깊은 사람은 환대를 실천한다. - P213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성장을 도움으로써 성장한다. 다른 사람들이 번성하도록 도울 때만 번성한다. 우리는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되었기 때문이다. 하나님 안에야말로 환대를 기쁘게 주고 받는 일이 가득하다. 요한복음은 성부께서 성자 안에 계시고 성자는 성부 안에 계시면서 서로를 사랑하시고 영화롭게 하신다고 말한다. 각 위격은 끊임없는 접근과 받아들임을 통해 존재의 중심에서 다른 위격들을 품으신다. 환대는 삼위일체 하나님의 생명에서 시작되고 피조물들에게 아름답게 퍼져 나간다. - P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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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적‘이라는 단어는 하나님의 백성이 그분의 구속적 선교에 참여하는 것을 성경의 중심 주제로 보는 성경 해석 방식에 대해, 세상을 위해 존재하는 교회의 진정한 본질에 대해, 교회를 그 사명에 합당하게 준비시키기 위해 필요한 신학에 대해 다시금 일깨우는 표지이자 임시 골조로서 유용한 면이 있다. - P11

선교는 만물을 자신과 화해시키기 위해 자기 아들을 보내신 아버지의 사랑에 근원을 둔다. 아들은 그분의 교회가 하나 되고 그분의 선교에 참여하도록 힘을 주기 위해 성령을 보내셨다. 예수님은 그분의 선교를 계속 이어 가도록 교회를 보내시며, 바로 이 보내심이 선교의 본질 자체를 규정한다. - P26

이스라엘의 고유한 정체성은 그들을 부르는 두 호칭 "제사장 나라"와 "거룩한 백성"에서 드러난다. 제사장 나라로서, 이스라엘은 구별된 백성이 됨으로 주변 민족에게 하나님의 거룩한 임재와 축복을 전달하고 체현해야 한다. 거룩한 백성으로서, "그들은 자신들이 어떤 존재이며 어떤 존재가 되어 가고 있는지와 관련해 다른 모든 사람과 구별된 백성이 되어야 한다." - P37

이제 새롭게 모인 이스라엘은 이야기의 중심에 있는 하나님의 가장 강력한 두 행위에 참여한다. 즉, 자신의 죽음 안에서, 예수님은 옛 시대의 죄와 악을 정복하시고, 그 승리를 공유하도록 자신의 백성을 초대하신다. 그리고 자신의 부활 안에서, 예수님은 장차 올 시대의 빗장을 여시고, 성령을 보내 자신의 백성이 새로운 생명을 누릴 수 있게 하신다. - P41

하나님의 백성은 하나님의 택하심과 언약이 갖는 목적이 그들과 맺는 관계로 정의되며, 이는 그들이 세상을 위해 그리고 세상을 향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들이 존재하는 궁극적 목적은 땅 위의 모든 민족이 복을 받는 것이다. -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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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의 신학 수업
강영안 지음 / 복있는사람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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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으로서 철학을 한다는 것이 왠지 어울리지 않은 것 같습니다. '신학'은 하나님의 계시를 최우선으로 합니다. '철학'은 합리적 사고와 철저한 존재론적 질문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이렇듯 신학과 철학은 정반대의 모습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주어진 계시 안에서 그리스도인들은 철저하게 비판적일 필요가 있습니다. 자신에게 회의적인 자세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에게 형성된 것들을 내려놓고 집요하게 우리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진리가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요구할 때, 우리는 우리를 드러내고 살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철학'과 '신학'은 다르지만 같습니다. 어디로부터 시작하는지는 다르지만, 끊임없이 질문함에 있어 비슷합니다. 하나님과 우리의 관계, 신앙과 이성의 관계, 세상과 우리의 관계에 대해 묻고 또 물어야 합니다. 반복된 질문으로 인해 우리가 찾는 그 무엇은 보다 더 섬세해지고 정교해집니다. 더 따뜻하고 넓어집니다.



철학과 신학의 관계에 대해 고민하며, 신앙을 철학적으로 풀어내기 위해 노력하는 강영안 교수. 저자는 오랫동안 동서양의 철학자들과 그들의 사상에 대한 연구를 해왔습니다. 더불어 꾸준히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철학적으로 모색하는 글을 써왔습니다.



이 책 『철학자의 신학 수업』은 조금 더 직접적으로 신학과 철학의 대화를 모색합니다. 저자는 체스터턴과 파스칼, 아우구스티누스, 에라스무스, 함석헌 등의 다양한 철학자를 통해 '하나님과 인간, 이성과 신앙, 세상과 그리스도인'이라는 신학적 질문에 대답하고자 합니다.



이 책을 써 내려가는 저자의 글쓰기는 독특합니다. 그동안 우리가 알아왔던 명제가 실제로는 잘못 알려졌음을 밝힙니다. 예를 들어 "불합리하기 때문에 나는 믿는다"라는 말이 테르툴리아누스의 말이라고 대부분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자는 여러 텍스트를 면밀하게 살핀 뒤에 그러한 주장은 테르툴리아누스의 말이 아니라고 밝힙니다.



저자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갑니다. 오랫동안 잘못 알려졌던 명제의 근원을 살펴서 교정함과 동시에 그 명제의 깊은 뜻을 헤아려 봅니다. 또한 그 문장을 주장했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진의에 주목합니다. 독자들은 그릇된 명제를 알게 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전후 문맥을 통해 더욱 풍성한 가르침을 얻게 됩니다.



더불어 이 책은 매우 실제적이고 구체적입니다. 이 책은 2021년 3월에 출간된 책입니다. 한참 코로나 팬데믹 상황 가운데 한국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우왕좌왕하는 때였습니다. 저자는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어떻게 비판적으로 질문을 던지며, 일상에서 중심을 잡고 살아야 할지를 구체적으로 가르쳐 줍니다.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과 교회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행동해야 할지를 비판적으로 되물어봅니다. 철학자의 시선에서 객관적이고 냉철하게 현상을 분석합니다. 하지만 누구보다도 따뜻하게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에게 제안합니다.



여전히 이 책은 유효합니다. 아직도 거짓 뉴스는 확대 재생산됩니다. 지금도 자신들의 사고와 세계관에 갇혀 편을 짓고, 상대방을 공격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우리는 묻고 또 물어야 합니다. 주어진 진리에 우리를 드러내고, 과감하게 우리를 내려놓고, 우리를 나누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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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의 정경은 교회의 권위 있는 사람들의 공식 선언의 결과가 아니라 오랫동안 천천히 진행되어 마침내 의견 일치에 도달한 과정의 결실이다. - P32

우리가 신약의 정경에 관해 논하면서 흔히 간과하는 사실은, 정경 형성의 오랜 과정에서 결정적 요소로 작용한 것은 어떤 책이 예배의 언어와 실천에 도움이 될 수 있겠느냐는 문제였다는 것이다. - P32

이 네 개의 복음서는 다양한 이야기와 세부 내용 면에서는 서로 달랐지만 교리의 여러 핵심 사항은 일치하였다. 곧 하나님은 존재하는 만물의 창조자시며 그렇기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선하다. 하나님은 오직 한분이며 당신의 피조물과 사랑의 관계를 맺으신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의 성서 속에서 말씀하셨고 지금도 말씀하신다. 이 하나님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사람의 몸을 입으셨으며, 예수 그리스도는 죽으시고 부활하심으로써 회복된 새 창조 세계의 시작이 되셨다. 그리고 이 새 창조 세계는 예수께서 다시 오심으로 완성될 것이다. - P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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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와 로마 문화는 모든 일에 ‘이유, 근거를 제시(설명)함‘을 최고의 덕목으로 삼던 문화였습니다. ··· ‘믿음‘은 설명이 요구되었습니다. 예수가 왜 ‘주‘이신지, 첫 그리스도인들이 전하는 예수의 복음이 왜 허황된 신화가 아닌지를 설명하고 이유를 제시하는 것은 지적 요구를 넘어 윤리적 요구였습니다. 예수를 전하는 사람들은 지적으로 신뢰할 만해야 했고, 거짓을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정직한 사람임을 말과 삶으로 보여줌으로 근거와 이유를 제시해야 했습니다. - P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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