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양이 겪는 모욕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온 것이지만, 모욕을 당하는 수치심은 내면화된다.
고통받을 수 있는 가능성은 모든 인간의 공통분모이다. 수치심에 대한 이런 취약함은 주어진 사실로 그대로 받아들이는 수밖에는 달리 도리가 없다.
사실 자기 안의 수치심을 대면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어려운 일인데, 수치심을 좀더 명확하게 이해한다면, 그것을 바라보는 일도 수월해질 것이다.
남들 앞에서 부끄러울 일이 있다고 해도, 정말 어려운 일은 남들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자기 안의 수치심을 들여다보고 그 감정을 모른 척하지 않는 것이다.
수치심은 강렬하고도 고통스러운 감정일 수 있다. 다른 모든 고통과 마찬가지로, 수치심 또한 그 원인이 무엇이며 어떻게 작용하는지 이해하면 그 피해를 최소화하고, 거기서 해방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