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결국 타인의 중재 없이 자신의 의존성, 콤플렉스, 공포를 직면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가 짊어져야 할 몫을 타인 탓으로 돌리는 일을 그만두고 자신의 육체적, 감정적, 정신적 안녕을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
성장하여 스스로 책임질 것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삶은 무자비하다.
그중에서 가장 큰 충격을 꼽자면 아마도 ‘자아의 우월함‘이라는 환상이 깨지는 일일 것이다. 한때 자아의 목표를 아무리 성공적으로 달성했다 해도 언제까지나 그럴 수는 없다. 자아의 붕괴는 자신이 삶을 통제하지 못함을 뜻한다.
중간항로에서 겪는 가장 강력한 충격 중 하나는 우리가 암묵적으로 우주와 맺었던 계약, 다시 말해 우리가 옳게 행동하고 선의를 지니면 모든 일이 제대로 풀릴 거라는 생각이 무너지는 것이다. 우리는 우주와 상호의존 관계에 있으며, 자신의 몫을 다하면 우주 또한 이에 응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생 전반부에서 가장 중요한 목표는 자아 정체성을 형성하는 것이다... 자아 정체성을 제대로 만들지 못한 채 인생 후반기로 접어든 개인은 성숙해지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