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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언제나 바보 늙은이였던 건 아니야
알렉상드르 페라가 지음, 이안 옮김 / 열림원 / 2016년 6월
평점 :
절판
시대의 흐름인것인가? 최근 들어 노인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소설들이 꽤 보이고 있다. 노인이 주인공이라, 인생의 끝자락 삶을 마무리하는
노인을 내세워 조금은 무거운 이야기를 통해 우리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소설은 아닐까하는 생각을 가질 수 있지만, 최근에 나온 소설들은 전혀
그렇지 않다. 노년의 쓸쓸함, 가버린 시간의 아쉬움을 이야기 하며 우리를 우울함 속으로 빠져들게 하지 않고, 오히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엉뚱하고 유쾌한 이야기로 노인을 바라보는 시각을 180도 바꾸게 하며, 책읽기에 빠져들게 만들고 있다.
100세 시대, 누구라도 뒷방 늙은이가 되어 삶을 마무리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70대, 80대 청춘이라는 말처럼 활기차게 노년을 보내고
싶은 게 모두의 마음일 것이다. 나 역시도 언젠가는 노인이 될것이다. 그러나 어정쩡한 노인은 되기 싫다. 아침마다 출근길 집앞 골목을
지나갈때면 골목 길 중간쯤 놓여진 의자들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을 구경하는 것인지, 아니면 멍하니 시간을 때우고 있는 것인지 알수없는 노인
몇분을 자주 본다. 그분들을 보고 지나칠 때면 다짐을 하곤 한다. 나는 나이가 들어도 저러지는 말아야지, 갈곳 많고, 볼곳 많은 세상. 좀 더
즐겁게 노년을 맞이할 것이라는 다짐.
그런 다짐을 더욱 하게 끔 만드는 게 바로 최근 노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바로 이런 소설들이다. 창문을 넘어 도망친 노인에 이어, 은행을
털겠다고 나선 할머니에 이어, 이번에 만난 소설은 [내가 언제나 바보 늙은이였던 건 아니야]다.
통제불능 사고뭉치의 노인 레옹 파네크, 과거의 화려함을 감추며 조용히 좀 살고 싶었지만 그렇지 못한다. 그가 가는 곳은 언제나 사고가
따른다. 어느날 평범한 사람이라면 전혀 그렇지 않을 텐데, 레옹은 하필 재수 없게도 커피머신으로 인해 살고 있는 아파트가 불이 나고 거기에 더해
어깨 탈구와 골반 골절로 인해 8주간 재활치료를 받기위해 요양원으로 가게 된 사고뭉치 의 통제불가 노인 레옹 파네크와 요양원에서 따분함을
친구삼아 지내는 사람들을 꼬드겨 모두를 깜짝놀라게 만들 대단한 계획을 세우게 된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이야기는 마지막까지 키득키득 거리게
만들며 책읽는 즐거움을 주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