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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큼 가까이 - 제7회 창비장편소설상 수상작
정세랑 지음 / 창비 / 201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인생의 가장 내밀한 진실을 비빔국수를 통해 배운 영화계에서 미술일을 하는 주인공인 나. 일할때 자료수집을 위해 산 DSLR 로 사진보다는
동영상을 찍으며 가족과 고등학교 동창들의 일상을 담는다. 가족들의 영상은 즐겁다. 특별한 의미없이 찍기 시작한 동영상이지만 한명 또는 여러명의
동창들을 만나 영상에 담을때마다 절망과 무력감, 비관적 전망으로 힘들게 했던 죽을것 같은 경험이 였던 세기말의 고등학교 2학년 학창시절을
회상하며, 동창들의 과거가 현재를 보여준다. 지금이야 재개발로 인해 아파트들이 들어섰지만 소설의 배경이 된 1990년대 말엔 조용하고 한적한
시골마을이였던 파주. 같은 학교를 다니는 6명의 친구들 나,송이, 수미.민웅이,찬겸이, 주연이는 매일 같은 버스를 타고 등교를 한다.
언제나 해골 티셔츠를 입고 다니며 가장 좋아 했던 건 해골 스타킹이였던 비빔국수집 딸인 나, 언제나 큰 사고를 치는 사고뭉치로 얼굴은 빼고
어떤 옷이든 소화할 만큼 몸매가 좋앗던 패셔니스타인 송이, 우리 중에서 공부를 가장 잘했지만 멋이라곤 없고 유난히 피부가 분홍빛을 띠어서 새끼
돼지라고 불렸던 찬겸이, 동생과 함께 양계장 하는 외가에 얹혀 살며 눈칫밥을 먹고살지만 언제나 낙천적인 쭈꾸미 별명을 가진 수미, 초등학교
졸업할 때 이미 어른 얼굴을 가진 일찍 어른이 된 학교 최고의 인기남인 과수원집 아들 민웅, 인도에 살다가 파주로 이사와 전학 온 주연, 그리고
버스는 함께 타고 다니지 않지만 주연이의 한살 많은 오빠로 나의 첫사랑인 영화광 주완이. 이들의 학창 시절의 고민과 사랑 그리고 우정 이야기가
풋풋하게 펼쳐진다.
"뭐가 될줄 알았는데 젤 안 된 놈은 나지" 민웅이의 말처럼 뭐가 되도 될줄 알았던 친구들의 과거 생각지 못했던 길을 가는
친구들의 현재 모습을 보여준다.
"나 언젠가 이 순간을 그리워 하게 될 거야" -P.257
재작년
부터인가? 1990년대를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 드라마, 음악을 비롯해 많은 것들이 감성을 자극하며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 소설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책을 읽는 내내 십대 학창시절의 추억을 떠오르게 만들며 가슴이 따듯해지는 [이만큼 가까이]다.
과연 그 시절 친구들은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