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빵 굽는 시간·가족의 기원 - 제1회 문학동네신인작가상 수상작 문학동네 한국문학 전집 33
조경란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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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이 게시물은 서평단 모집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조경란은 1996년 "식빵 굽는 시간"으로 문학동네작가상을 수상하며 데뷔한 이후, 한국 문학의 중요한 작가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의 작품은 일상적인 소재를 통해 인간의 복잡한 내면과 관계를 탐구하며, 서정적이면서도 강렬한 감성을 담아냅니다. 작가는 가족의 붕괴와 독립을 이야기하며, 홀로서기와 내면의 성장에 대한 화두를 던집니다. ‘지도 없는 삶’을 걸어가야 하는 우리에게, 스스로 삶의 의미를 찾으라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식빵 굽는 시간 / 가족의 기원"은  족의 해체와 자아 탐구를 중심으로, 우리의 내면을 비추는 두 개의 거울과도 같습니다.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맞닥뜨리는 상실, 고독, 그리고 독립의 여정을 섬세하게 그려낸 두 작품은 따로 또 같이 읽히며, 인물들이 겪는 감정의 진폭을 독자에게 고스란히 전달합니다. 두 장편소설을 통해 느껴지는 조경란 작가의 섬세한 필치와 서사는 따스하면서도 차가운 현실로 이끕니다.

📌“식빵은 모든 빵의 기초다.”

주인공 ‘여진’은 빵을 굽는 과정을 통해 내면의 상처를 치유하려 하지만, 그녀를 둘러싼 현실은 황량하기만 합니다. 빵을 구울 때 퍼지는 따뜻한 향기가 오히려 가족을 잃은 여진의 고독을 더 깊이 부각합니다. 그녀가 잃은 가족과 사랑 속에서도 홀로서기를 시작하며 가장 기본적인 삶의 원칙을 다시 배우는 과정이 담겨 있습니다. 식빵은 그녀의 상처를 치유하고, 고독을 마주하며 성숙해가는 과정의 은유입니다. 식빵의 구워지는 시간을 통해 그녀는 내면의 불안을 부풀리고, 결국 새로운 자신을 마주하게 됩니다.

작품 전반에 깔린 죽음과 상실의 이야기는 쓸쓸하지만, 그 속에서 새롭게 피어나는 삶의 가능성도 엿볼 수 있습니다. 특히 작중 어머니와의 관계는 더욱 심금을 울립니다. 어머니의 죽음을 떠나감으로 받아들이는 여진의 모습은  "죽음이 아닌 떠남"이라는 새로운 해석을 제시하며, 상실을 넘어서 삶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합니다. 

📌“이제, 혼자가 되어서. 사람들은 모두 걸어가야 한다. 지도라곤 없는 자신만의 삶으로”

가족이라는 관계가 단순히 물리적 공간을 공유한다고 해서 완성되지 않는다는 점을 날카롭게 짚어낸 이 소설의 핵심 문장입니다. '가족의 기원'에서는 ‘정원’의 시선을 통해 가족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그 울타리에서 벗어나는 과정에서 어떤 대가를 치르게 되는지를 들여다봅니다. 경제적 몰락과 가족 간의 갈등이 얽힌 가운데, 정원이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여정은 누구나 삶의 방향을 잃고 외로움을 느낄 수 있지만, 그것을 자신만의 지도 없이 헤쳐나가는 과정이야말로 성숙의 본질임을 보여줍니다.

정원이 머무는 공간들—‘호수장 삼백육호’, ‘한신연립주택 이백팔호’—은 그녀의 떠도는 삶을 상징합니다. 하지만 그녀가 새로운 날짜들로 채워질 달력을 들고 있는 장면에서는 그녀가 혼자서도 자신만의 삶을 꾸려나갈 수 있음을 희망적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서른 살이면 결코 작은 나이가 아니다”

두 소설은 서른이라는 나이를 중요한 전환점으로 다룹니다. 여진과 정원 모두 서른을 앞두고 자기 삶의 방향성을 모색하며, 이는 보편적인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특히 서른을 맞이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막연한 불안과 성장의 기쁨은 삶의 복잡함을 대변합니다.  

조경란 작가의 문장은 담백하면서도 섬세합니다. 군더더기 없이 매끄럽게 흘러가는 문장은 독자를 몰입하게 만들며, 등장인물들의 감정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합니다. 빵 냄새와 같은 따뜻한 이미지와 가족의 몰락과 같은 차가운 현실이 대비를 이루며 작품에 깊이를 더합니다.

📌“한집에 기거하고 한방에서 같이 잠잔다고 해서 모두 가족이라 부를 수는 없다”

또한 가족이라는 제도에 대해 비판적이면서도 애정 어린 시선을 동시에 던집니다. '가족의 기원'에서 정원의 말처럼, “한집에 기거하고 한방에서 같이 잠잔다고 해서 모두 가족이라 부를 수는 없다”는 선언은 가족의 의미를 재정의하게 합니다. 우리는 누구와의 관계를 가족으로 정의할 수 있는가? 작가는 그 질문을 던지며 독자가 스스로 답을 찾도록 이끌고 있습니다.

두 소설은 모두 상실에서 시작해 독립으로 나아가는 여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식빵 굽는 시간'의 여진은 자신을 기다리며 상실을 견뎌내고, '가족의 기원'의 정원은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독립을 준비합니다. 이들은 모두 불안정한 서른의 문턱에서 스스로의 삶을 설계하며, 지도 없는 삶의 길을 걸어갑니다.

조경란은 삶의 결핍을 담담히 응시하며, 그 결핍 속에서 성장하는 인물들을 통해 독자들에게 위로와 깨달음을 줍니다. 두 작품을 읽고 나면, 자신만의 삶의 여정을 그려보게 됩니다. 또한 누구나 홀로서기의 순간을 맞닥뜨려야 한다는 사실은 두렵지만, 동시에 자신만의 삶을 살아갈 용기를 줍니다. 이처럼 가족의 의미를 탐구하고, 독립을 향한 여정을 그려낸 이 두 소설은 우리의 내면 깊은 곳을 어루만지며, 각자의 삶의 방향을 돌아보게 합니다.

'식빵 굽는 시간'과 '가족의 기원'은 조경란 작가의 초기작이지만, 이미 성숙한 필치와 깊이 있는 통찰을 보여줍니다. 가족이라는 관계의 의미와 한계를 탐구하고, 상실과 독립 속에서도 삶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이야기는 오늘날 많은 독자들에게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됩니다.

이 작품들은 자신만의 삶의 지도를 그리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조용한 격려가 되어줍니다. 부풀어 오른 식빵처럼, 이 책을 읽고 나면 내면이 따뜻하게 채워지는 느낌을 받을 것입니다. 자신만의 삶의 방향을 묻는 중요한 물음표가 되어줄 이 소설을 특히 상실의 아픔을 겪고 있는 사람들, 서른이라는 불안정한 시기를 앞둔 젊은 독자들, 그리고 가족과 자아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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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언스
곤도 후미에 지음, 남소현 옮김 / 북플라자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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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도서서평 입니다.


곤도 후미에는 심리와 인간관계의 복잡성을 탐구하는 서스펜스 소설로 독자들을 사로잡는 일본 작가입니다. 이 작품은 그의 탁월한 심리묘사와 사회적 통찰력을 보여주는 대표작으로,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와 강렬한 캐릭터들로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신도시는 주로 70~80년대 일본에서 급격히 개발된 지역으로, 같은 단지 내 주민들끼리 강한 커뮤니티를 형성합니다. 이는 이 소설 속 사건과 등장인물들의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는 배경이 됩니다.

곤도 후미에는 인간관계의 영향을 의미하는 ‘인플루언스’를 중심으로, 한 사람의 선택이 다른 사람의 인생에 어떤 연쇄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지를 탐구합니다. 특히, 사회적 악에 무방비로 노출된 소녀들이 생존을 위해 내리는 극단적 선택을 통해, 현대 사회의 책임과 윤리를 묻습니다.

"인플루언스"는 20년에 걸친 세 여자의 복잡한 관계와 세 건의 살인 사건을 통해 현대 사회의 어두운 면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심리 서스펜스 소설입니다. 이 책은 사건이 인물들에게 남긴 상처와 그들의 내면을 섬세히 조명하며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어릴 적 단짝은 보물이나 다름없다. 마치 애인과도 같은 친밀함과 독점욕. 친구를 잃는 것보다 더 슬픈 일은 없었다."

주인공 유리, 사토코, 마호는 사회적 악에 무방비로 노출된 소녀들입니다. 유리는 초등학교 시절 친구 사토코가 할아버지에게 학대당하는 것을 알았지만 돕지 못했고, 그 죄책감은 그녀의 삶 전반에 걸쳐 깊은 영향을 미칩니다. 유리는 중학생 시절 마호를 괴한으로부터 구하려다 사람을 죽이게 되면서, 또 한 번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됩니다.

세 여자의 삶은 누군가의 잘못된 행동에 의해 크게 흔들리고, 이는 또 다른 비극으로 이어집니다. 작가는 이러한 악순환을 통해 폭력과 학대가 개인에게 얼마나 깊은 상처를 남기는지를 보여줍니다.

📌"어른의 눈으로 보면 그런 생각을 가지는 것도, 그런 죄책감을 가지는 것도, 그런 분노와 미움의 감정을 품는 것도… 치기 어린 행동으로만 보이지만"

특히, 유리가 중학생 시절 저지른 살인 사건은 그녀가 선택의 여지가 없는 극단적인 상황에 처했음을 강조합니다. 그녀의 행동은 '서투르고 치기 어린 행동'으로만 치부할 수는 없습니다. 그것은 어린 소녀가 자신의 주변을 둘러싼 악에 맞설 수밖에 없었던 필사의 저항이었습니다.

📌"결국 인간이 누군가의 인생을 바꾼다는 건 불가능해."

세 여자의 운명을 바라보는 작가의 냉정한 시선을 반영합니다. 각자의 선택이 결국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며 비극의 수레바퀴를 굴리는 과정은 불가항력적으로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유리의 죄책감, 마호의 외로움, 그리고 사토코의 고통은 피해자와 가해자로 나눌 수 없는 복잡한 인간 본성을 드러냅니다. 작가는 독자에게 '과연 내가 이들의 상황이었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감정적 몰입을 유도합니다.


작품은 관계의 영향력과 그로 인한 책임이라는 주제를 집요하게 파고듭니다. 유리가 끊임없이 자신을 되돌아보며 죄책감과 분노를 느끼는 과정은 '우리가 타인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에 대한 경종을 울립니다. 우정이 때로는 구원이 될 수도 있지만, 잘못된 선택과 맞물리면 또 다른 비극의 씨앗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또한 성범죄, 학교 폭력, 가정 내 학대라는 소재는 현실에서 빈번히 일어나는 문제들로, 작가는 이러한 문제들이 한 인간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세밀하게 탐구하며 피해자가 어리기 때문에 더 큰 비극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해결책이 요구되는 문제임을 일깨운다.


"인플루언스"는 어둡고 무거운 주제를 다루지만, 그 묘사는 매우 현실적이며 진지했습니다. 누구나 상처를 받지만, 그 상처가 어떻게 우리를 형성하고 삶을 변화시키는지 탐구하고 싶다면 이 소설을 읽어보길 권합니다. 한편으론 그 어두운 면에서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고, 다른 한편으론 이런 현실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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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펀치
김황길 지음 / 책과강연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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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도서서평 입니다.


김황길 작가는 연극영화과를 졸업하고 배우로 활동하다 복싱에 입문한 후 단기간에 아시아 챔피언까지 오른 이색 경력을 가진 운동 선수입니다. 복싱에서 은퇴한 후에도 그는 지도자로서, 또 끊임없이 도전하는 삶을 통해 "챔피언의 심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복싱은 철저히 개인의 노력과 기술에 의해 승부가 결정되는 스포츠입니다. 이곳에서는 학벌, 인맥, 재력 같은 외부 조건이 아닌 순수한 노력과 실력이 판가름납니다. 김황길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인생에서 두려움을 극복하고 꿈을 향해 직진하는 용기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그는 "No Sweat, No Sweet"라는 복싱의 철학을 통해 실패와 좌절을 넘어서는 힘을 전하고자 합니다.


📌"스물여섯에 나는 복싱 선수가 되었다"

그의 스토리는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진리를 체현합니다. 스물여섯이라는 나이에 복싱에 정식 입문해 단 2년 5개월 만에 아시아 챔피언에 오른 그의 경력은 상식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여겨집니다.

이 책은 나이나 환경이 아닌, 노력과 열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하며 "왜 지금 시작하지 않는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그의 도전은 단지 재능이 아니라, 자신이 가진 것을 모두 쏟아부으며 만들어낸 성과였습니다. 관장에게 "한국챔피언이 되고 싶다"고 당당히 말하며 자신의 가능성을 믿고 나아가는 모습은 용기와 희망을 줍니다.

📌"복싱은 외로운 스포츠다. 종이 울리고 링 안에 들어서는 순간 사각의 링 위에는 오직 쓰러뜨려야 할 상대와 나, 둘뿐이다."

복싱은 스포츠가 아니라 인생을 축소해 놓은 무대였습니다. 링 위에서의 승패는 노력과 끈기, 결단력의 결과입니다. 김황길은 자신의 경험을 통해 "상황을 탓하지 말고, 지금을 즐기며 노력하라"고 말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No Sweat, No Sweet(땀 없이 얻는 것은 없다)"는 메시지는 그의 정신력을 가장 잘 대변합니다.


📌"꿈을 이루지 못할 이유 같은 건 없다."

그는 현실적인 제약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을 믿으며 한계에 도전했습니다. 이는 누구에게나 적용될 수 있는 보편적인 메시지로 다가옵니다. 눈 부상으로 세계챔피언을 목전에 두고 은퇴해야 했던 김황길은 실패 앞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다시 일어섰습니다.

아쿠아슬론 대회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며 인생의 또 다른 가능성을 탐색한 그의 모습은, 꿈이 하나의 목표에 국한되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그는 챔피언이라는 타이틀을 넘어, 어떤 길에서도 스스로를 챔피언으로 만들어가는 사람이었습니다.

📌"세상에 요행은 없다. 오직 하나부터 열까지 성실하게 이겨낸 사람만이 성취라는 달콤한 열매를 얻었다."

김황길은 책 곳곳에서 성실함의 가치를 설파합니다. 요행을 바라지 않고 하나씩 쌓아 올린 땀방울이 결국 그의 챔피언 벨트가 되었다는 사실은, 성공담을 넘어 독자에게 깊은 감동을 줍니다. 그는 자신이 걸어온 길을 솔직하고 담담하게 풀어내며, 세상에서 가장 공평한 것은 노력이라고 단언합니다.

📌"꿈을 꾼다는 것, 그리고 그 꿈을 이루었을 때의 벅찬 행복의 감정은 겪어본 사람만 안다"

책은 실패 이후의 선택이야말로 인생에서 진정한 성공을 만들어낸다는 점을 강조하며, 도전의 연속성을 일깨웁니다. 복싱에서의 훈련과 경기를 통한 실질적인 경험담은 그의 메시지를 더욱 설득력 있게 만듭니다. 그는 꿈을 꾸는 데서 멈추지 말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떤 고통도 견딜 각오를 하라고 말합니다.

그의 삶은 완벽하지 않지만, 그 불완전함 속에서 자신만의 가치를 만들어냈습니다. 부상으로 챔피언의 꿈이 좌절된 후에도 그는 자신의 경험을 무기로 복싱 지도자의 길을 선택했고, "챔피언의 심장"을 후배들에게 심어주는 데 전념하고 있었습니다. 인생이라는 링 위에서 넘어지고 다시 일어서는 모든 이들에게 김황길은 "쓰러져도 포기하지 말고, 꿈을 향해 직진하라"고 강렬한 외침을 전합니다.

무언가를 포기하고 싶은 순간에 이 책을 읽는다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김황길의 메시지가 독자를 다시 일으켜 세울 것입니다. 인생의 전환점을 찾고 있는 독자라면 이 책을 통해 힘을 얻기를 권해드립니다. 김황길의 도전과 열정은 곧 우리의 미래를 변화시킬 원펀치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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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코하마 코인 세탁소 서사원 일본 소설 3
이즈미 유타카 지음, 이은미 옮김 / 서사원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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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도서서평 입니다.

이즈미 유타카는 제11회 소설현대장편 신인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은 작가로, "요코하마 코인 세탁소"를 통해 첫 번째 힐링 소설을 선보였습니다. 그는 일상적이면서도 섬세한 문체로 큰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요코하마의 풍경과 인간관계의 따뜻함을 생생히 그려내는 데 탁월한 재능을 보여줍니다.

일본 요코하마는 항구도시로 소금기가 많은 바람 탓에 세탁업이 발달한 지역입니다. 소설의 주요 무대인 세탁소는 사람들의 사연과 감정을 빨래처럼 씻어내고 정리하는 곳으로 묘사됩니다. 작가는 "요코하마 코인 세탁소"를 통해 “작은 변화와 일상이 주는 힘”을 보여줍니다. 무리한 응원이나 과도한 위로 없이, 세탁소라는 평범한 공간에서 이뤄지는 느리고 담백한 회복의 과정을 통해 독자들에게 삶의 온기를 전하고자 합니다.


📌"요코하마는 언제나 꿀꿀한 기분을 싹 날려주는 기운 넘치는 바람이 불지요."

작품은 요코하마라는 도시의 특성과 매력을 생생히 묘사하며 독자를 그곳으로 데려다 놓습니다. 차이나타운의 번잡함, 소금기 가득한 바닷바람, 오래된 건축물들까지, 요코하마의 풍경은 이야기에 생동감을 더합니다.

코인 세탁소라는 공간도 특별합니다. 빨래를 돌리는 동안 잠시 쉬어가는 공간인 이곳은, 등장인물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고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무대로 기능합니다. 이는 인물들의 내면을 정리하고 치유하는 상징적 장소로 작용합니다. 빨래라는 행위는 누구나 해야 하지만, 그 과정에서 느끼는 위안과 정리는 소설 속 인물들에게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이는 독자에게도 세탁소가 곧 치유의 공간이 될 수 있음을 암시합니다.


📌"구깃구깃해진 인생을 조금씩 펴고 싶었다. 시간이 오래 걸려도 품이 많이 들어도 괜찮으니, 손바닥을 펼쳐서 쓰다듬듯이 살살 천천히."

주인공 아카네는 번아웃 상태로 무기력한 일상을 보내다가 세탁기 고장이라는 소소한 사건을 계기로 요코하마 코인 세탁소를 찾게 됩니다. 그곳에서 점장 마나를 만나고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며, 아카네는 천천히 삶의 리듬을 되찾아 갑니다. 빨래라는 일상적 행위를 통해 인생의 구김을 조금씩 펴는 과정은 독자에게 묵직한 감동을 줍니다.

특히 점장 마나가 아카네를 비롯해 세탁소를 찾는 손님들에게 전하는 조언들은 삶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빨래는 제때, 제대로 말려야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조언은 삶의 작은 습관들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합니다.

이 작품은 마음이 괴로울 때조차 해야 하는 단순한 일들—빨래하기, 밥 먹기, 나가기—의 중요성을 조명합니다. 세탁소에서 빨래를 하며 깨끗한 옷을 건조기에 돌리는 것만으로도 삶이 조금은 나아질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는 위로의 메시지를 던지면서도 삶의 복잡한 문제를 과장되게 다루지 않아 오히려 현실감 있게 다가옵니다.


소설의 또 다른 매력은 요코하마 코인 세탁소를 찾는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입니다. 갓 자취를 시작한 대학생, 가정폭력으로 상처 입은 청소년, 반려자를 잃은 노인 등 각자의 사연을 지닌 이들이 등장합니다. 그들의 이야기는 때로는 아프고, 때로는 따스하며, 독자의 마음에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특히 워킹맘에게 "합성섬유가 섞인 옷이 관리도 수월하고 더 튼튼하다"고 조언하거나, 가출 청소년에게 새 티셔츠를 내어주는 장면은 작가의 따뜻한 시선을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이들은 아카네와 마나를 통해 위로를 받으며 조금씩 삶을 다시 살아갈 힘을 얻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을 지켜보며 독자 자신 역시 마음 깊은 곳에 묻어둔 감정을 마주하게 됩니다. 특히, 이 소설이 인물들의 이야기를 억지로 결말짓거나 과도한 희망으로 치장하지 않는 점은 신선합니다. 이는 삶이 항상 완벽하지 않으며,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전달합니다.


📌"어쩌면 지금과 같은 순간들이 바로 행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가장 큰 미덕은 조급하거나 과도하게 감정을 끌어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마나는 상처 입은 이들에게 “괜찮아질 거야”라고 위로하지 않습니다. 대신, “학교 구내식당을 가서라도 꼭 밥은 챙기라”고 말하거나, “빨래는 제대로 말려야 냄새가 나지 않는다”고 조언합니다. 이런 소박한 말들은 직설적인 위로보다 더 큰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소설은 인생의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알려주지 않습니다. 대신 일상의 단순한 행위를 통해 마음의 평온을 되찾는 과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줍니다. 이 책은 서둘러 웃지 않아도 괜찮으며, 천천히 삶을 정리하고 다시 살아갈 힘을 얻으면 된다고 조용히 응원합니다.

"요코하마 코인 세탁소"는 특별한 사건 없이도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는 책입니다. 빨래처럼 우리의 삶도 완벽하지 않지만, 서서히 펴가며 다시 살아갈 수 있다는 믿음을 줍니다.

지친 하루 끝에 책을 읽으면 마치 코인 세탁소의 의자에 앉아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따뜻한 옷을 기다리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요코하마의 바람처럼 가볍게, 그리고 따스하게.

이 책을 읽으며 당신도 구겨진 마음을 살짝 펴보고 싶다면, "요코하마 코인 세탁소"는 당신의 곁에서 그 시간을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모든 것을 완벽히 해결하려 애쓰지 않아도 된다고, 삶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다고 속삭이는 이 소설은 독자의 마음에 오래도록 남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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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애를 구하라 도넛문고 11
이담 지음 / 다른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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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도서서평 입니다.

AI 기술로 이미지를 조작해 허위 영상을 만드는 딥페이크는 최근 사이버 범죄로 큰 문제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는 청소년에게도 심각한 영향을 미칩니다. 또한 디지털 성범죄 피해는 사법적 해결로 끝나지 않으며, 심리적 후유증과 사회적 고립 속에서 생존자에게는 장기적인 치유와 지원이 필요하다.

이담 작가는 청소년들의 고민과 현실 문제를 섬세하게 그려내는 소설가로, 디지털 성범죄와 같은 현대사회의 문제를 깊이 파헤쳐 독자들에게 경각심을 주는 이야기를 전합니다. 전작 '나를 지워줘'에서 피해자의 고통을 다룬 데 이어, '최애를 구하라'에서는 그 이후의 회복과 구원의 여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디지털 성범죄의 심각성과 피해자의 고통을 알리고, 치유와 연대의 중요성을 이야기합니다. "최애를 구하라"는 피해 생존자가 스스로 치유와 성장의 길을 찾는 모습을 보여주며, 피해자에 대한 이해와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최애를 구하라"는 디지털 성범죄라는 현재적이고도 무거운 주제를 다룬 성장 소설입니다. 이 작품은 피해자들의 고통과 회복 과정을 가감 없이 그려내며,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직시하게 합니다. 또한 최애(가장 좋아하는 인물)와의 관계를 통해 상처를 극복하고 자신과 타인을 구원하는 과정을 따뜻하면서도 진솔하게 담아냅니다.

"온 세상이 하얗게 변했다. 내 영상이 다시 떠돌아다닌다고 생각하니 몸이 얼어 버릴 것 같았다."

작품은 딥페이크 성범죄 피해 생존자인 윤리온의 시점으로 진행됩니다. 리온은 과거 오디션 프로그램 참가자로 주목받았지만, 딥페이크 범죄의 희생양이 된 후 삶이 산산조각 났습니다. 그녀는 공황장애와 사회적 불안 속에서도 최애 크리에이터 진서노의 음악을 통해 위로받으며 하루하루를 버팁니다.

리온의 이야기는 디지털 성범죄가 가해자의 처벌로 끝나지 않으며, 피해자의 삶에 오랜 시간 어떤 고통과 흔적을 남기는지를 생생히 보여줍니다. 리온은 끝없는 불안과 싸우면서도 용기를 내 최애를 구하기 위한 여정을 시작합니다. 이는 누군가를 돕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구하기 위한 과정임을 작품은 강조합니다.

"그동안 나만 아프다고 징징대며 고슴도치처럼 가시를 세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품의 중요한 주제 중 하나는 상처받은 내면을 직면하고 치유하는 것입니다. 리온은 가해자뿐 아니라 자신의 내면 아이(상처받은 어린 자아)와 마주하며, 자신이 감정적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깨닫습니다. 리온이 자신의 불안을 문제 해결의 신호로 받아들이고 내면을 들여다보는 과정은, 감정을 인정하고 이해하는 것의 중요성을 일깨웁니다. 이는 상처로부터 회복하기 위한 첫걸음임을 보여줍니다.

"난 네 팬이니까. 그리고 네가 유피토에서 연주해 준 곡이 나를 위로해 줬으니까."

작품에서 진서노는 리온의 치유를 돕는 대상이자, 또 다른 피해자입니다. 진서노가 디지털 성범죄의 타깃이 되었을 때, 리온은 자신의 트라우마를 넘어서 그를 구하기로 결심합니다. 이 과정에서 리온은 친구들과의 갈등을 해결하며 연대의 힘을 깨닫고, 타인의 고통에 손을 내미는 용기를 배웁니다. 이는 피해자가 다시금 자신과 타인을 구원할 수 있는 존재로 성장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작품은 사이버 공간에서의 범죄가 청소년들에게 어떤 위험을 초래하는지 현실감 있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특히, 면식범에 의한 범죄와 피해자가 겪는 2차 가해의 문제를 고발하며, 가해자와 피해자를 둘러싼 사회의 책임을 묻는다. 딥페이크 영상은 리온의 꿈과 자존감을 송두리째 앗아갔으며, 진서노의 삶 또한 무너뜨렸습니다. 작가는 이러한 디지털 범죄가 기술적 문제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들의 정신적·사회적 삶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모든 감정은 우리에게 유익을 준단다. 왜 그 감정이 생겨났는지 부딪혀 보면 내 불안의 원인을 찾을 수 있어."

비극적인 현실을 직시하면서도, 희망과 연대의 가능성을 놓지 않습니다. 리온이 진서노를 돕는 과정을 통해, 독자는 서로를 구하는 아름다운 연대의 힘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소설은 우리가 그들에게 어떤 손길을 내밀어야 할지 고민하게 만든다. 피해자를 돕는 것은 우리의 책임임을 일깨운다. 리온의 성장과 용기는 아프지만 아름답다. 그녀의 여정을 통해 독자는 디지털 성범죄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희망을 잃지 않고 연대와 치유를 추구하는 삶의 가치를 배울 수 있다.

리온은 자신의 상처와 감정들을 이해하려 애쓰며, 내면의 진실과 마주한다. 특히 "부정적인 감정이 문제를 해결하라는 신호일 수 있다"고 말하며, 감정의 복잡함을 억누르기보다 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치유로 가는 길임을 강조합니다. 리온의 성장은 감정과 상처를 대하는 새로운 관점을 제공합니다. 피해자의 회복을 바라는 따뜻한 응원이 담긴 이 소설은, 고통 속에서도 빛을 찾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진정한 위로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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