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는 왜 죽었을까? - 오심과 권력, 그리고 인간을 심판한 법의 역사
김웅 지음 / 지베르니 / 202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개인적인 리뷰입니다.

살면서 법의 문제에 직접적으로 맞닥뜨리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렇게 많지는 않을 것이다. 여러 법 중에서도 형사소송법이 다루는 사안에 휘말리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훨씬 적은 사람들만이 이 법에 의해 판결을 받을 것이다. 그러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형사소송법에 관해 무지하고 때로는 관심조차 가지지 않는다.

하지만 법은 약자를 위한 것이다. 즉, 나와는 관계없다고 한 쪽으로 치워놓을 것이 아니라 바로 내 앞에 놓고 생각해야할 분야이다. 《검사내전》을 쓴 김웅 변호사의 《소크라테스는 왜 죽었을까》를 읽어보면 그 이유를 더욱 분명하게 알 수 있다.

《검사내전》을 읽어보지 않아서 작가에 대해 잘 몰라서 책머리의 작가 소개를 살펴보니 검사로서 요직을 두루 거친 후 국회의원, 이후에 변호사로서 활동하고 있는 분이었다. 입법, 사법에 두루 밝은 분이어서 그가 말하는 법 이야기가 꽤 흥미진진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법조인이라 글이 딱딱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과는 달리 이 책은 마치 소설을 읽는 듯 술술 잘 읽힌다. 법과 관련된 다양한 사건, 판결 등을 이야기로 풀어내는데 알고 있는 것과 다른 내용들도 꽤 많아서 더욱 흥미로웠다. 또한 시대의 흐름에 따라 법의 어떻게 이어져왔는지를 풀어내고 있기에 법과 역사를 한꺼번에 공부하는 효과도 누릴 수 있어서 더욱 좋았다.

법이라는 잣대는 외부 환경에 휘둘리지 말아야하는데 법의 역사를 살펴보면 그렇지 않았던 경우도 상당히 많았다. 소크라테스의 경우도 그랬다. 소크라테스는 무죄였는데 유죄로 결국 사약을 받았다. 물론 현재의 법체계와는 다른 시대였기에 그랬을지도 모르지만 현재라고 오심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 오심이 권력의 비호 아래 이루어졌을지도 모르고.

사람의 운명을 바꾸는 법의 적용은 엄격해야 한다. 한 사람이라도 억울한 사람을 만들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나라의 법은 정말 그렇게 적용되고 있을까. 그러기를 간절히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호루라기에 너무 큰돈을 쓰지 마라 - 후회 없는 인생을 위한 프랭클린의 생활 철학
벤자민 프랭클린 지음, 이혜진 옮김 / 여린풀 / 202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개인적인 리뷰입니다.

책 제목이 눈길을 끌었다. 《호루라기에 너무 큰돈을 쓰지 마라》는 제목이 무언가 실용적인 느낌도 주고, 일견에는 자린고비 냄새도 나서 도대체 이런 제목에 어울리는 사람이 누구일까 궁금해서 살펴보았더니 벤저민 프랭클린이었다. 당연히 이름이랑 기본적인 이력은 알지만 그의 책을 읽거나 그의 생각을 살펴본 적은 없었기에 한 번 읽어보기로 했다.

여는 글부터가 맘에 쏙 들었다. 프랭클린의 기도라는 제목을 달고 있었는데 프랭클린의 기도책에 수록된 내용의 일부를 재편집한 것이라고 한다. 3페이지 정도에 걸친 이 기도문에 프랭클린이 말하고 싶은 모든 내용이 담겨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짧지만 강한 인상의 글이다. 놓치지 말고 꼭 음미해보시기를 바란다.

여는 글 이후에는 11개의 주제로 각 주제에 맞는 짧은 글들이 몇 편씩 실려 있는데, 회상, 덕, 인간의 한계, 부, 올바른 생각, 건강, 행복, 진실과 정직, 인간관계, 신앙, 나이 듦이라는 주제들은 얼핏 보기에도 인생에서 고민하는 모든 내용들을 포함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최근의 관심사인 건강에 관한 글을 먼저 읽었다(순서대로 읽어도 좋지만 자신의 관심 분야를 따로 읽어도 큰 지장이 없기에 굳이 글의 순서에 연연할 필요는 없다). 젋을 때는 크게 와 닿지 않던 건강이 요즘처럼 절실하게 다가온 적이 없었기에 한 글자도 놓치지 않고 읽으려고 했다. 식습관, 운동의 이로움은 누구에게서나 들을 수 있는 내용이지만 수영의 쓸모에 관한 글 첫머리에서부터는 내게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나는 수영을 배우기에 나이가 너무 많다는 당신의 의견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어쩜 내가 하는 말을 들었다는 듯이 이런 글이 첫 머리를 차지하고 있었을까. 수영을 배워보라는 권유를 여러 번 받았는데 그 때마다 이제는 나이가 많아서 뭔가 새로운 걸 하기에는 좀 그렇다는 식으로 대답을 하곤 했었기에 이 말이 너무 강하게 다가왔다. 그래 늦다는 건 그저 내 생각일 뿐이야....

건강에 관한 그의 글 뿐 아니라 이후에 읽은 각 주제의 이야기들은 어느 정도 나이가 든 내게도 놓치지 말아야 할 지혜로운 말이었다. 그런 그의 생각을 읽으면서 현명한 생활 철학자라는 표현이 왜 그에게 어울리는지 분명하게 알 수 있었다.

살다보면 끊임없이 밀려오는 파도들을 만나게 된다. 그 파도에 맞서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그 파도를 피하거나 혹은 그 파도를 타고 넘어설 수 있는 지혜가 있어야 한다. 이 책에서 그런 지혜를 만나보기를 바란다. 누구에게서나 들을 수 있는 그저 그런 조언이 아니라 삶의 모든 순간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그런 지혜에 마주치게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를 아프게 한 말들이 모두 진실은 아니었다 세계철학전집 2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지음, 이근오 엮음 / 모티브 / 202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개인적인 리뷰입니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을 읽으면서 수많은 고민과 생각에 빠졌던 적이 있다. 로마 제국의 황제이자 스토아 학파의 철학자인 그가 남긴 명상록은 살아가는 시대와 관계없이 모든 이들에게 삶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과연 나는 어떤 존재인지, 지금 살아가는 모습은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지 돌아보게 만들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다양한 상황과 사람들을 만들면서 젊었을 때의 생각이 하나씩 둘씩 깎여나갔다. 그 어느 때부터 세상과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부드러워졌을 때 다시 한 번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남긴 말들을 돌아볼 기회가 생겼다. 이근오님 엮은 《나를 아프게 한 말들이 모두 진실은 아니었다》라는 책을 통해서이다.

다섯 개의 챕터로 이루어진 이 책에서 다시 만난 아우렐리우스는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시선에 휘둘리지 않은 채 자신을 올바르게 돌아보는 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일깨워준다. 생각해보면 내 지난날들의 모습이 바로 그랬다. 누군가의 생각에 쉽게 흔들리고 말 한 마디에 상처받은 채 그 속에 매몰되어 빠져나오지 못해 수많은 어둠 속에서 헤매고 다니곤 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그때의 내 모습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조금씩 깨달았다. 남은 결코 나를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것. 아니 어쩌면 나를 제대로 알고 싶어 하지도 않는다는 것을 말이다.

지난날 어른들이 하시던 말씀처럼 삶은 정말 생각보다 빨리 지나간다. 누군가의 말에 휘둘리며 살 시간이 없다. 온전히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의 생각대로 살기에도 짧은 시간이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누군가가 아닌 바로 내가 삶을 이끌어가는 주체임을 잊지 말고 모두가 매순간 행복하게 살기를 바란다. 책 표지에 적힌 글처럼 그렇게 말이다.

You are what you think.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첫 주식은 피터 린치처럼 - 종목 선택부터 매매까지, 월가의 전설에게 배우다
차보 그림, 류지현 옮김, 가코이 슌스케 감수 / 현익출판 / 202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개인적인 리뷰입니다.

주식의 대가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은 워런 버핏이다. 주식을 시작하면서부터 수많은 사람들에게서 듣기도 했고 수많은 매체나 카페에서 그의 주식 매매법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물론 그가 말하는 방식대로 매매하지는 않는다. 뭔가 결이 다른 느낌이라 그냥 그의 매매법이 좋구나 정도로 마무리할 뿐이다.

버핏 외에 주식의 대가로 들었던 또 다른 인물은 피터 린치였다.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이라는 책은 주식에 문외한이었던 시절부터 주변에서 주식 추천 도서로 많이 알려주기도 해서 책을 사서 읽긴 했는데 그 당시에는 크게 감흥을 받지는 못했다. 왜 그럴까 생각해봤는데 실제적인 도움이 된다는 느낌을 받지 못해서 그런 듯했다.

주식을 시작한 지 어느덧 4-5년 정도가 흐르니 스캘핑이나 단타보다는 조금은 편하게 매매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다른 매매법을 찾다가 《첫 주식은 피터 린치처럼》이라는 책이 눈에 들어왔다. 가코이 슌스케라는 츠바메투자고문 합동회사 대표이자 주식투자 어드바이저가 감수하고 차보라는 분의 그림으로 피터 린치의 매매법을 설명한 책인데 일단 이 책이 마음에 든 첫 번째 이유는 중간 중간 만화의 형식을 사용해 어렵지도 지루하지도 않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첫 주식이라고 제목을 붙인 것처럼 수많은 주식 초보들이 쉽게 접하고 이해할 수 있게 만든 책이 아닌가 싶다.

피터 린치의 주식 인생을 만화와 다양한 설명과 함께 들여다보면서 대가라고 불리는 인물들이 남다른 모습에 새삼 놀랄 수밖에 없었다. 눈앞의 수익에 급급해서 숲을 바라보지 못하는 내 경우에는 특히 그랬다. 실생활이나 실적회복주와 같은 종목을 찾아 텐배거를 노리는 매매는 전혀 하지 않았기에 더욱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주식에 완벽한 정답은 없겠지만 이 책을 보면서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매매를 해야 할지 깊이 고민하였다. 확실하게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지만 딸아이를 위한 계좌는 피터 린치의 매매법으로 조금 더 길게 보면서 매매하기로 결정했다. 부족한 부분이 많아 피터 린치처럼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또 다른 가능성을 바라본 것만으로도 일단은 무척 만족스럽다. 매매의 결실도 크게 맺는다면 더욱 좋겠다는 마음이 솔직한 심정이지만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흔에 읽는 비트겐슈타인 - 20세기 천재 철학자의 인생 수업 마흔에 읽는 서양 고전
임재성 지음 / 유노북스 / 202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개인적인 리뷰입니다.

마흔이라는 나이를 어느새 훌쩍 넘겨버렸지만 여전히 마음은 청년이라는 친구의 말이 가슴을 울리는 건 나 역시 그렇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젊음을 유지하고 싶은 걸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젊다는 건 무언가를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시간과 능력과 용기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나이가 들어서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 길지 않지만 그래도 여전히 내게 주어진 시간, 그리고 최고는 아니지만 최선을 다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여전히 젊은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비트겐슈타인이 바로 그런 인물이다. 자신이 세운 개념을 스스로 부수고 그 자리에 새로운 사상을 세운 비트겐슈타인이 그런 인물이 아니라면 누가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신해철을 비롯해 전 세게 명사들이 철학 혁신가로 찬양한 비트겐슈타인이 마흔의 시간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전하는 생각이 담긴 《마흔에 읽는 비트겐슈타인》은 자신의 삶을 철저하게 다시 돌아보는 나이인 마흔의 사람들에게, 그리고 자신의 본질적인 모습을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던지는 지혜의 말들이 가득 담겨있다.

이 책에서는 비트겐슈타인의 내면, 언어, 사유, 통찰, 삶의 의미로 나누어 그의 생각을 보여주는데 한 마디 한 마디가 잠들었던 마음과 영혼을 깨우는 강렬한 빛과 같은 느낌으로 다가오는데 첫 마디부터가 무척 강렬하다.

인생의 본질은 나다 – 자기 자신

누구나 다 아는 말이고, 누구나 다 그렇게 생각하지만, 누구나 다 그렇게 살지는 못하는 한 마디가 인생의 본질은 나라는 말이 아닐까? 비트겐슈타인은 마흔이야말로 자신의 생각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가야할 새로운 출발선이라고 말한다. 누구에게도 휘둘리지 않는 오롯이 자기만의 세상을 만들어나가야 하는 그런 시기라고 말하면서 말이다.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넘기기가 쉽지 않았다. 그의 말이 너무 가슴 깊이 들어오면서 쿡쿡 찌르는데 아프기도 하고 잠들었던 무언가가 다시 깨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하고 그랬다. 여하튼 비트겐슈타인의 말처럼 이제 다시 기지개를 켜고 일어서야겠다. 내 힘과 생각으로 다시 하루를 보내기 위해서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