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착같은 장미들
이우연 지음 / arte(아르테)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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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다이러저러한 일들로 꽤 힘든 시기를 보내는 중이라 가볍게 소설이나 한 권 읽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도전했는데 이건 예상과는 너무 다른 전개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그저 글자만 눈에 담았다머릿속은 텅비어놓은 채 말이다.

서울대학교 미학과 심리학과를 졸업한 이우연이라는 작가의 이력부터 남달랐는데 작가의 말에 실린 내용은 처음부터 나를 어지럽히기에 충분했다이건가 싶으면 저거고 저건가 싶으면 이거인그래서 무엇을 말하는지 처음부터 혼란스러운 상태에 빠져들었다.

그래도 힘을 내 읽기 시작했는데 22개의 단락이 저마다 각자의 이야기를 너무나 강하게 뿜어낸다너무 강한 이야기들이 너무 강하게 드러나다 보니 22개의 이야기가 제각기 허공 속에 떠다니는 느낌이다. 22개의 이야기들이 어떻게 이어지는지 도대체 감을 잡을 수가 없다.

책을 덮으면서는 더욱 헷갈린다지금 뭘 읽은 건지 한참을 생각했지만 자욱한 안개 속에서 무언가를 잡으려고 손을 내밀지만 결코 잡히지 않는 희뿌연 안개만이 가득한 새벽 아침에 홀로 서있는 기분이다작가가 원하는 건 독자의 이런 혼란스러움인 걸까?

책 말미에 실린 김종회 평론가의 글을 읽고 잠깐이나마 제정신이 돌아온다원래 그런 의도로 쓴 거구나다르지만 결코 다르지 않은그래서 우리라고 부를 수 있는 이들의 이야기여전히 희미하지만 그래도 무언가의 형상을 본 듯한 느낌에 혼란스럽지만 다시 한 번 소설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그렇게 다시 책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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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의 영성 게리 토마스의 일상영성 4
게리 토마스 지음, 윤종석 옮김 / 도서출판CUP(씨유피)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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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처럼 기독교에 대한 세상의 시선이 차가웠던 적이 있을까세상 사람들의 시선이 이렇게까지 차가워진 이유가 무엇일까기독교에 대한 세상의 시각을 바꾸기 위해서 기독교인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인적사항 종교란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독교라고 적었다교회를 다니면서 신앙생활을 하든지 안하든지 상관없이 대부분의 사라들이 그렇게 했다자신의 종료를 기독교라고 적은 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기독교가 가진 긍정적인 이미지가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준 것이 아닐까 싶다.

오늘날 자신의 종교가 기독교라고 적은 이들은 예전과 비교해 정말 많이 줄었다고 한다앞에서 말한 것과 대조해 본다면 결국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예전보다 훨씬 강해졌다는 의미이다아니기독교라기보다는 기독교인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해졌다는 것이다.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가장 큰 이유는 기독교인과 세상 사람들이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말 그대로 둘 사이를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기독교인의 모습이 세상적이기 때문이다그렇다는 건 지금의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독교인들이 세상과는 구별된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다시 말하면거룩한 삶을 살아야한다는 것이다.

게리 토마스의 <거룩의 영성>은 그런 점에서 모두가 꼭 읽어야할 책이다저자는 매일 매일의 삶 속에서 기독교인들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쉽고 명확하게 설명한다특히, Part02의 눈머리손과 발마음이라는 단원에서 하나님의 마음으로 살아가야 할 우리의 모습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모태신앙으로 살아온 내게 저자의 일갈은 삶을 돌아보고 다시 참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삶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했다또한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서두에 말한 아시시의 프란시스처럼 삶 속에서 어떻게 살아야하는지를 돌아보게 했다.

각 단원 말미에 실린 ‘Keynote’와 토의와 묵상을 위한 질문은 각 단원의 핵심을 파악하고 이를 공동체에서 함께 나눌 수 있는 질문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다양한 모임에서 활용하면 좋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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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이유를 찾아 살아간다
아사이 료 지음, 곽세라 옮김 / 비에이블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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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이 료의 소설 <죽을 이유를 찾아 살아간다>를 읽은 이유는 간단하다제목에서 풍기는 느낌이 너무 묘해서이다죽음과 삶을 서로 절묘하게 대비시켜 무언가를 그려낸 듯한 느낌의 제목이라 흘낏 스쳐본 것만으로도 무언가 알 수 없는 기묘한 세계로 빠져드는 기분이 들었다.

 

예전에는 일본 작가의 작품들을 꽤 많이 읽었지만 요즘 신세대(MZ세댈)라고 불리는 작가들의 작품은 전혀 읽은 적이 없어서 아사이 료라는 작가의 이름도 낯설 수밖에 없었는데 나름 젊은 친구들에게는 인지도가 높은 편이었다. 나에게는 그의 소설이 처음이라 어떤 내용을, 어떤 식으로 풀어내고 있을지 무척 궁금했다.

 

간호사인 유리코는 친구 다카노리의 전학으로 충격을 받은 동생 쇼타를 그녀가 근무하는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도모야의 친구 유스케에게 소개한다유스케는 쇼타에게 언젠가 좋은 친구를 다시 만나게 될 거라고 위로해준다.

 

쇼타에게 위로를 말을 건넨 유스케와 그의 보살핌을 받는 도모야는 어떤 관계의 친구인 걸까소설은 두 사람의 만남에서부터 병원에서 도모야를 보살피는 유스케의 현재 모습까지 그들이 지나온 시간들을 그려나가기 시작한다.

 

전혀 다른 성격의 두 사람은 서로에게 가장 좋은 친구로 지냈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다르다는 것은 서로의 다른 모양새를 맞춰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가기 위한 과정소설 속 표현을 빌리자면 서로를 이어주는 결속이다이런 다름에 대한 인식이 있어야 함께 살아가는 사회 혹은 관계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극한의 대립으로 치달은 대통령 선거가 끝난 이 시기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일지 이 소설에서 답을 찾아볼 수 있다누군가와의 대립이 서로에게 상처가 되지 않도록 조금씩만 마음을 추스를 수 있다면 우리는 분명 오늘과는 다른 내일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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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a 2022-04-23 2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게 번역이 됐군요! ㅎㅎㅎ 표지가 일본어판보다 더 예쁘군요. 일본 출판사 몇주년 기념 프로젝트로 나온 시리즈 중에 아사이 료랑 이사카 고타로 책 이 좋아서 사두기만 하고 읽다 말았는데 읽어보고 싶어져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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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뮈와 함께 프란츠 파농 읽기
박홍규 지음 / 틈새의시간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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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이란 누군가 혹은 무엇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으로만 생각했는데 틈새의 시간에서 나온 박홍규님의 <카뮈와 함께 프란츠 파농 읽기>를 읽으면서 긍정적 편견도 존재한다는 걸 새삼 다시 깨닫게 되었다.

 

알베르 카뮈라고 하면 세상에는 어떠한 불변의 정의나 법칙이 없다고 하는 부조리 사상을 보여준 작가로 많은 이들이 좋아하는 인물이다. 나 역시 그렇다. <이방인>, <페스트>, <최초의 인간> 등의 작품을 읽으면서 인간과 세상의 또 다른 한 면을 찾아보곤 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그런 까뮈를 부정적인 시각에서 바라본다.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로 위대한 작품들을 남긴 그를 어떤 점에서 그렇게 신랄하게 비판하는 건지, 처음에는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 아니, 마음속으로 받아들이기 힘들었다는 편히 더 옳지 않을까 싶다. 그러다 일제강점기를 거친 우리 민족과 비교한 여러 이야기들 읽어나가면서 왜 저자가 까뮈를 비판할 수밖에 없었는지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다.

 

물론 저자의 의도는 까뮈라는 인물에 한정된 것은 아니다. 까뮈와 파농을 함께 보여주면서 비서양을 바라보는 서양의 시각이 어떠한지, 서양의 제국주의가 가진 의미가 무엇인지를 독자들에게 설명하려는 것이다.

 

알제리의 역사도 이번에 처음으로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까뮈의 작품으로 알제리에 대해서는 들어보았지만 사실 그렇게 큰 관심을 두고 그들의 역사를 돌아보지는 않았다. 그들의 아픔이 우리와 어떻게 닮아있는지, 어떻게 다른지 알게 되니 작품 속에서 본 그들과는 다른 모습들이 눈에 들어온다. 서양인, 프랑스인의 시각이 아닌 또 다른 이의 시각에서 바라본 그들의 모습 말이다.

 

까뮈와 파농, 위대한 인물들을 통해 바라본 또 다른 이야기들이라 생각보다 깊이 빠져들었다. 세상을 보는 나의 시선을 다시 한 번 돌아보는 계기이기도 하였고, 누군가에게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그것을 생각해본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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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교회를 넘어 필요교회로 - 함께 고민하고 싶은 일과 쉼 이야기
이연우 지음 / 도서출판CUP(씨유피)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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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사람들이 교회를 바라보는 시선은 차갑다차갑다 못해 냉소적이다사람들이 교회를 냉소적으로 바라보는 이유는 무엇일까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의 하나는 세상을 닮아가는 교회의 모습 때문이 아닐까 싶다.

 

교회의 선한 영향력이 사회를 변화시켜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사회의 악한 영향력이 교회를 뒤흔드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이연우 목사님의 <피로교회를 넘어 필요교회로>에서는 경쟁 사회처럼 신앙생활을 무한경쟁으로 만드는 사다리 신앙으로 교회가 서서히 병들어가고 있고소통이 아닌 불통의 모습으로교회를 찾는 이들이 위로가 아닌 피로를 느끼게 된다는 걸 보여준다.

 

저자는 일과 쉼의 이야기를 하면서 온전한 일이 무엇인지교회 안에서 쉼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멈춤은 무엇이고 언제 이루어져야 하는지를 설명한다예배와 기도와 소모임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잔잔하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선포한다.

 

망가져서 좋고사랑스럽고존경스럽고 안심이 되는 공간이 교회 공동체가 될 수는 없을까?

 

저자의 이 물음이 계속해서 마음 한견을 뒤흔든다세상 모든 것에서 원하는 완벽한 이의 모습이 아니라 어딘가 조금 부족하지만어딘가 조금 아프지만어딘가 조금 부서졌지만 주님의 교회는 그런 모습을 보이는 이들을 보듬어 안은 채 그들의 소중함을 회복하고그들과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온전한 쉼을 이루는 곳이다.

 

꿈과 희망이 사라져가는 이 세대에 교회인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온전한 일과 쉼을 누려야 한다하나님의 선하심을 세상에 드러내고 사랑으로 모두와 함께 쉼을 누리는 참된 필요교회그곳이 바로 우리가 꿈꾸며 기대하는 새 하늘과 새 땅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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