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부의 대절벽 - 피할 수 없는 거대한 붕괴가 시작된다
해리 덴트 지음, 안종희 옮김 / 청림출판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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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피할 수 없는 거대한 붕괴가 시작된다.

 

2019년이라면 얼마 남지도 않았는데 거대한 붕괴가 시작된다니, 이게 무슨 말인가 싶었다. 특히나 우리나라는 북핵 위기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는 등 불황의 모습보다는 호황의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 시점이라 더욱 궁금해졌다. 과연 저자가 말하는 부의 대절벽이 무엇인지, 그런 결론을 내린 근거는 무엇인지? 모든 것이 궁금했다.

 

저자 해리 덴트는 전작 <2018년 인구 절벽이 온다>에서 ‘인구 절벽’이라는 개념을 새롭게 제시했는데 이 책에서도 이를 바탕으로 경제 변화를 예측하고 있다. 경제 주기라는 것이 결국은 인구의 증감에 따라 변화가 생긴다는 것이다.

 

저자는 다양한 지표를 사용해 경제가 점점 하강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다양한 주기를 통해 버블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한 후 버블을 보지 못하는 이유가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거나 예측하지 못하는 인간의 본성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앞으로의 경제 흐름을 무엇을 보고 예측해야 할까? 저자는 다양한 지표를 제시하는데 아주 흥미로웠던 것 중 하나는 남성, 여성의 오르가슴과 버블을 비교해서 설명한 부분이다. 조금 황당한 느낌도 들었지만 저자의 설명을 읽다보면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한다.

 

저자는 버블을 확인하는 방법을 설명한 금융 버블의 역사와 버블 붕괴를 예측하는 법, 제2의 대공황에 대해 설명한 후 이런 대폭락에 대비해서 어떤 투자 전략이 올바른지를 설명하면서 책을 마무리한다.

 

저자의 주장이 모두 옳은지 혹은 그렇지 않은지는 알 수 없다. 그렇지만 미래를 예측하는데 다양한 지수와 의견들을 수렴해 자신만의 대비책을 만들어야 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유용한 내용들이다. 특히 5부에서 주식, 사업, 부동산 등 각 분야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알려주고 있어서 각 분야에 관심 있는 분들은 마지막 5장을 집중해서 분석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인구와 관련해 예전에 읽은 책들은 서로 정반대의 주장을 내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오늘 대한민국의 모습을 보면 인구 감소는 우리가 직면한 현실임에는 분명하다. 이런 추세를 바탕으로 미래를 준비해야만 한다. 그 어떤 상황도 미리 대비하고 있는 자에게는 위험이 아니라 기회가 될 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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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비 - 2017년 제13회 세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정미경 지음 / 나무옆의자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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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렸을 때만 하더라도 동네에서 굿을 하는 모습을 종종 보았다. 굿은 동네 축제라고 할 수는 없지만 동네 사람들이 모두 모이는 공통의 일 같은 느낌이 강했다. 함께 모여 굿하는 이를 위해 마음을 쏟는 모습은 내가 믿는 신앙과는 다르지만 그 마음이 무엇인지는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굿, 무당이라는 말이 낯설게 느껴지는 오늘날 제13회 세계문학상 우수상으로 선정된 정미경 작가의 <큰비>는 잊어버린 무언가를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다. 아주 어렸을 때 굿을 하는 모습을 몇 번 본 것이 전부라 소설에서 묘사한 장면들이 쉽게 눈에 들어오지는 않지만 어렴풋이 옛날 보았던 모습이 떠오르면서 묘한 추억에 빠져들기도 하였다.

 

새로운 세상을 열기 위해 한양으로 향한 원형을 통해 그려낸 <큰비>는 단순히 무녀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 속에 억눌렸던 여성들의 모습이, 또한 세상을 바꾸고자 했던 민초들의 모습이 오롯이 담겨있다.

 

소설의 배경은 조선 숙종 때 경기도 양주의 무당들이 도성에 입성하여 미륵의 세상을 맞이하려 했다는 역모 사건을 토대로 하고 있다. 용녀인 원향의 이야기는 작가의 상상력에 의한 것이지만 그 배경에는 실제 역사가 자리 잡고 있다는 말이다.

 

그들은 왜 역모를 꿈꿨을까? 그들은 왜 큰비가 온 후에야 모든 일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했을까? 원형과 여환은 왜 동상이몽의 관계가 될 수밖에 없었을까? 소설을 읽는 내내 궁금증이 가시지 않았다.

 

신앙적인 면은 차치하더라도 원형이 만난 하랑의 이야기는 모든 이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복수는 너의 방편이 아니다. 원망과 분노가 너를 지배하도록 두어서는 아니 된다. (p.240)

 

오늘을 사는 많은 사람들이 분노에 가득 차 있다고 한다. 그런 분노가 사회를 향해 혹은 다른 이들을 향해 폭발하면서 점점 더 세상은 흉흉해진다. 하랑의 말은 오늘날의 우리에게 그러지 말라고 말하는 듯하다. 복수는, 원망은, 분노는 우리의 것이 아니라고 하면서 말이다.

 

오늘도 누군가는 새로운 세상을 꿈꾸고 있을 것이다. 그 세상이 원망과 분노의 세상이 아니라 베옷을 짜는 노동과 보살핌의 세상이길 진심으로 바라 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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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인드 허 아이즈
사라 핀보로 지음, 김지원 옮김 / 북폴리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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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생활이라는 게 어떤 걸까? 결혼식을 올리고 두 사람이 부부라는 이름으로 한 공간을 사용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는 결혼생활을 설명할 수 없다. 그 속에는 서로에 대한 사랑, 신뢰, 존중 등이 모두 함께 해야 진정한 결혼생활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데이비드와 아델은 그런 점에서 이미 부부라고 말하기 어렵다. 이들 부부는 남들의 눈에 가장 이상적인 부부의 모습으로 비쳐지지만 루이즈의 눈을 통해 들여다본 그들의 생활은 결코 정상적인 부부의 모습은 아니다. 이들에게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이들 부부에게 일어난 일은 루이즈와 아델의 시선을 교차하여 보여주면서 하나씩 드러나기 시작한다. 물론 루이즈와 이들 부부가 서로를 알게 된 과정이 평범하지만은 않다. 바에서 만난 데이비드는 루이즈의 새로운 직장 상사이고, 우연히 길에서 부딪친 아델은 데이비드의 아내이다.

 

루이즈는 두 사람과 점점 더 깊은 관계를 이어간다. 한 사람과는 불륜의 관계로, 한 사람과는 친구라는 관계로. 이해하기 힘든 이런 관계가 이어지는 동안 루이즈는 데이비드와 아델이 결코 평범하지 않은 부부라는 것을 깨닫고 그들의 결혼생활 깊숙이 관여하기 시작하는데.

 

아델과 루이즈의 감정과 심리 상태를 번갈아 교차하면서 보여주는 방식은 어떻게 보면 이제는 너무 흔한 방법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결말을 보면서 이 소설에 가장 적절한 방식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기대했던 결말은 아니었다. 어쩌면 조금 황당하기도 했다. 심리 스릴러라는 장르의 특성상 과학적 요소가 더욱 클 것이라는 지레짐작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생각했던 결말은 아니지만 나름 독특한 소재로 작가만의 방식을 구축하는 것이라는 판단에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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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기쁨
에릭 엠마뉴엘 슈미트 지음, 류재화 옮김 / 열림원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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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이 키스하는 듯한 모습의 책표지가 너무 강렬해서 이 소설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검은 기쁨>이라는 책 제목도 상당히 흥미로웠다. 이 단편집의 작가는 에릭 엠마뉴엘 슈미트인데, 생소한 이름이지만 그는 소설가이자 극작가로, 또한 영화제작이자 에세이스트로 다방면에서 활동하는 인물이다.

 

이 단편집에는 ‘생 소를랭의 이상한 여인’, ‘귀한’, ‘검은 기쁨’, ‘엘리제의 사랑’이라는 4편의 단편이 실려 있고, 그 뒤에 작가 일기, 발문, 옮긴이의 말이 수록되어 있다. 작가 일기에 실린 글을 보면서 4편의 단편집에 담긴 작가의 의도를 조금 더 깊이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도움을 받았다.

 

4편의 단편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 어쩌면 작가가 전하는 내용이 너무나 분명해서 오히려 헷갈리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과연 작가의 의중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혹시 무언가 이중적인 의미를 두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런 궁금증은 앞서 말했듯이 작가의 말을 참고하면 확실하게 알 수 있다.

 

책 표지의 이미지는 <검은 기쁨>의 주인공인 크리스와 악셀의 마지막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다. 이 작품은 가인과 아벨이라는 성경의 이야기에 빗대어 두 사람의 뒤엉킨 인생을 묘사한 소설이다. 한 순간의 사고로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되는 크리스와 악셀. 그런 그들은 어쩌면 서로 닮은 쌍둥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의 깊은 곳에 품고 있던 상대방의 모습을 사건을 통해 드러나면서 말이다.

 

발문을 쓴 한은형 작가의 말처럼 에릭 엠마뉴엘 슈미트는 긍정과 부정의 가능성이 우리 모두에게 열려 있다고 말한다. 그 중 무엇을 선택할지는 오롯이 자신의 몫이라고 말하면서. 그렇다면 지금의 나는 어떤 문을 열고 나아가고 있을까? 긍정의 문? 부정의 문? 쉿, 그건 나만의 비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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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크백 마운틴 에프 모던 클래식
애니 프루 지음, 전하림 옮김 / F(에프)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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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크백 마운틴>. 이안 감독의 영화로 먼저 알게 된 <브로크백 마운틴>의 원작을 읽었다. 원작이 있다는 것을 몰랐다가 이번에 우연치 않게 알게 되어 읽었는데 이 책에는 ‘브로크백 마운틴’을 포함해 총 11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원작 소설을 쓴 이는 애니 프루이다. 그는 펜 포크너 상, 퓰리처 상 등을 수상한 미국 문학의 살아있는 거장이다. 그가 쓴 와이오밍에 대한 단편들이 바로 이 책에서 만나게 된 11편의 작품들이었다. 11편의 작품 중 ‘가죽 벗긴 소’는 존 업다이크가 금세기 최고의 단편소설로 뽑은 작품이다.

 

2페이지에 불과한 작품도 있고 제법 상당한 분량의 작품도 있지만 11편의 작품들이 모두 나름대로의 재미와 깊은 인상을 주었다. 그래도 역시 가장 궁금한 작품은 영화로 먼저 만나본 ‘브로크백 마운틴’이었다.

 

와이오밍의 대자연을 배경으로 잭과 에니스라는 두 인물을 조명한 작품인 ‘브로크백 마운틴’은 사실 개인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내용이다. 개인 대 개인, 사람 대 사람 간의 사랑이라고 말하며 이를 아름답게 말하는 이들이 대부분이지만 내 신앙 안에서 이는 분명히 잘못된 것이다. 영화를 보았을 때도 원작 소설을 볼 때도 여전히 불편할 수밖에 없었다.

 

마초 냄새가 물씬 풍기는 에니스와 잭. 브로크백 마운틴에서 양떼를 치던 그들의 모습은 거친 남성들의 전형적인 모습이지만 그들이 그곳을 떠나 각자의 생활 속에서도 서로를 잊지 못하고 그리워하는 모습은 그들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르다. 거친 남성의 모습과 섬세한 모습이 공존하는 것은 이 소설을 쓴 작가 애니 프루가 남성이 아니라 여성이었기에 가능했던 것은 아닐까 싶다.

 

궁금해졌다. 와이오밍이라는 지역이 어떤지. 서울이라는 대도시에서만 살아온 내게는 그런 대자연이 주는 광활함, 웅장함, 두려움 등을 제대로 느껴본 적이 없어서 더욱 궁금해졌다. 그런 대자연 앞에서 인간은 과연 무엇을 생각하고, 어떻게 자연을 대할지.

 

‘지옥에선 모두 한 잔의 물을 구할 뿐’, ‘가죽 벗긴 소’ 등도 강렬한 인상을 남긴 작품들이다. 2페이지 분량의 ‘다음 주유소까지 앞으로 90km'도 짧지만 기묘한 느낌을 준 작품이고. 오랜만에 깊은 생각에 잠겨 곱씹고 또 곱씹으면서 읽은 소설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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