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죄인되었을 때에 - 시편 51편 묵상
이규현 지음 / 두란노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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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는 그리스도인에게서 기도를 빼앗아 갑니다. 하나님과 단절하게 만듭니다. 기도는 방법이 아니라 관계이기 때문입니다.

 

다윗은 죄를 범한 후 기도를 하지 않으면서 하나님과의 관계가 끊어진 모습을 보인다. 이런 모습은 다윗에게서만 찾아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바로 지금 이 순간의 내 모습에서 발견한다. 죄에 빠져 기도가 사라지고 하나님과의 관계가 끊어진 채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바로 내 모습에서 말이다.

 

지금 다니고 있는 교회에서 성경공부를 했을 때 가장 기억에 남았던 말씀 중 하나가 회개에 관한 것이었다. 그 때 성경공부를 진행했던 강도사님은 회개를 돌아서는 것이라고 설명하셨다. 죄에서 완전히 돌아서서 하나님께로 나아가는 것.

 

그렇다. 회개란 돌아서는 것이다. 그것도 완전히 돌아서는 것이다. 180도로 돌아서서 또 다시 죄를 돌아보지 않는 것이다. 나단을 통해 자신의 죄를 깨달은 다윗처럼 말이다. 자신의 죄를 회개한 다윗은 하나님의 은혜, 긍휼을 사모하고 갈망한다.

 

저자의 설명처럼 회개는 나 혼자 고백한다고 이루어지지 않는다. 하나님이 받아주셔야 한다. 하나님은 다윗처럼 자신의 죄와 수치를 인정하고 하나님 앞에 무릎 꿇는 자의 회개를 받아주시고 그를 회복시키신다.

 

오늘을 사는 나는 어떤가? 하나님의 은혜와 긍휼을 바라지 않은 채 그저 입술로만 회개하고 있지는 않은가? 죄에서 완전히 돌아서서 하나님만 바라보며 나아가는가? 그렇지 못한 내 모습을 또 다시 고백하고 회개할 수밖에 없다.

 

그래도 참 감사하다. 다윗이 자신의 죄를 볼 수 있었던 것이 하나님의 은혜인 것처럼 나 역시 나의 죄를 들여다볼 수 있는 하나님의 은혜를 받을 수 있으니 말이다. 또한 회개할수록 회개할 것이 많아지는 것이 은혜라는 말에 다시 감사하고 또 감사할 뿐이다.

 

회개한 후 다윗이 정한 마음을 언급한 것처럼 마음을 돌보는 신앙생활을 해야 한다. 하나님이 우리를 만드셨을 때 주신 마음을 회복해야 한다. 그런 후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을 온전히 감당해야 한다. 하나님의 은혜를 나누는 복음 전파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

 

다윗처럼 하나님의 은혜로 온전한 회개와 복음을 통한 완전한 회복, 또한 내게 주어진 사명을 기쁘게 감당할 수 있기를 기도하고 또 기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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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는 조선을 버렸다 - 정답이 없는 시대 홍종우와 김옥균이 꿈꾼 다른 나라
정명섭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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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을 뒤집어엎고 새로운 나라를 꿈꿨던 김옥균과 그를 암살하고 조선에서, 또한 대한제국에서 신하로서 살아간 홍종우. 너무나 다른 듯이 보이는 두 사람이지만 어느 순간 그 둘이 그렇게 다르지 않다는 느낌에 사로잡힌 건 비단 나만은 아닐 것이다. 어쩌면 이 책의 저자가 말하고자 했던 바도 그것이 아닐까 싶다.

 

김옥균이야 삼일천하로 끝나고 말았지만 역사의 한 획을 그은 갑신정변으로 유명한 인물이라서 모르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을 테지만 그를 암살한 홍종우는 아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지 않을지도 모른다. 궁금해서 주변에 물어보았더니 열에 5-6명은 홍종우가 누구인지 잘 몰랐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저자의 중심도 홍종우에 쏠려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책의 앞부분에서는 김옥균과 홍종우를 다루는 비중이 거의 비슷했지만 책의 중반 이후에서는 김옥균을 암살한 이후의 홍종우를 다루는 데 할애하여 홍종우라는 인물에 중점을 두고 설명하고 있음을 알아볼 수 있다.

 

저자가 그렇게까지 홍종우라는 인물에 많은 지면을 할애한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홍종우라는 인물 역시 나라의 앞날을 깊이 고민한 그 시대의 선각자임을 알려주고 싶은 마음 때문에 그랬던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김옥균에 대한 평가도 엇갈리지만 홍종우에 대한 평가도 상당히 애매모호하다. 자신의 영달을 위해 김옥균을 살해했다는 평가도 있고, 정치적 신념을 위해 그를 살해했다는 설도 있다. 어느 것이 진실인지는 그에 대한 자료가 많지 않기에 분명하게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얼마 남지 않은 그에 관한 자료를 토대로 판단한다면 단순히 자신의 영위를 위한 행동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김옥균을 암살한 이후 홍종우는 조선 왕실에서 고종의 측근으로 활동했음은 분명해 보인다. 이는 그가 바라던 세상이 김옥균과는 달리 조선 왕실을 기반으로 한 개혁이었음을 알려주는 증표이다. 우리나라 최초로 프랑스 유학까지 하고 우리 문학을 프랑스에 소개한 인물이었던 홍종우이기에 어쩌면 우리의 생각과 너무 다른 모습일지도 모르지만 분명 그는 김옥균과는 달리 조선과 왕에 대한 충성이 여전히 남아있었던 듯하다.

 

그들이 꿈꿨던 세상은 달랐을지 모르지만 그들이 원한 개혁이라는 시대적 흐름은 그렇게 다르지 않았을지 모른다. 죽고 죽이는 관계가 될 수밖에 없었던 운명이었지만 그 속에 담긴 나라와 백성을 생각하는 마음에서 끝없이 고민하고 행동했던 동지의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세상을 꿈꿨던 그들처럼 이 시대를 사는 누군가도 역시 새로운 세상을 꿈꾸고 있을지 모른다. 김옥균과 홍종우의 꿈이 조선 시대에 새로운 불씨를 던졌듯이 누군가의 꿈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바꿀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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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스캔들 - 한 편의 드라마 같은 예술가들의 삶과 사랑
박은몽 지음 / 책이있는풍경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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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란 그 누구에게나 똑같이 작용하는가 보다. 가난한 자나 부자나, 똑똑한 사람이나 그렇지 못한 사람이나, 유명한 사람이나 평범한 보통 사람이나 모두에게 똑같이 기쁨과 행복을 주기도 하고 슬픔과 아픔을 주기도 한다.

 

<인문학 스캔들>은 시대를 앞선 예술가, 철학가, 시인 등의 사랑 이야기를 들려준다. 너무나 유명한 조르주 상드와 쇼팽, 사르트르와 보부아르의 사랑 이야기에서부터 잘 알지 못했던 한나 아렌트와 하이데거, 실비아 플라스와 테드 휴즈 등의 이야기까지 사랑의 면면들을 보여주는 유명인들의 이야기가 이 책을 읽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다양한 이들의 이야기 중에서 가장 눈길을 끈 이야기는 시인 유치환과 시조시인 이영도에 관한 것이었다. 저자가 이들의 사랑을 지칭한 착한 불륜이라는 말이 딱 그들에게 어울린다. 분명 불륜의 관계이지만 마냥 그들에게 지탄의 눈길만 보내기에는 그들의 사랑이 안타까운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것 또한 사실이기에 그렇다.

 

5000통에 달하는 편지에 담긴 사랑과 그리움. 대단하다는 말밖에 나오질 않는다. 시대가 달라 편지가 두 사람을 이어주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고 시인이기에 글 쓰는 일이 익숙할 수밖에 없다고 하더라도 5000통이라는 편지는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거의 매일 같이 편지를 썼다는 것인데 이렇게까지 할 수 있는 사랑이 과연 얼마나 될까?

 

사랑은 평범한 사람도 시인으로 만든다고 한다. 사랑에 빠지면 모든 것이 아름답게 보이니 정말 그런 것 같다. 문학, 미술, 철학 등의 분야에서 명작을 남긴 이들에게도 사랑이 미친 영향은 상당한 듯하다. 그것이 사랑의 아픔 때문이든, 사랑의 기쁨 때문이든 간에.

 

사랑, 참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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져주는 대화 - 대화의 승부에서 이기면 승리감을 얻지만, 져주면 사람을 얻는다
박성재 지음 / 책이있는마을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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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겨도 찝찝한 경우가 있다. 정정당당한 시합을 하지 못한 경우가 그렇다. 이겼지만 자신이 잘못한 것이 있으니 개운할 리가 없다. 이와는 달리 정정당당한 마음과 태도로 임했지만 개운치 않은 경우도 있다. 대화에서 그런 경우를 자주 만나게 된다. 특히 술을 마시면서 대화를 나누다 다툼으로 이어져 객관적으로는 이겼는데 무언가 묵직한 게 가슴에 남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돌이켜보면 대화에서 이기고 사람과의 관계는 잃어버린 경우가 상당히 많았다. 내 생각이 옳다는 마음에 대놓고 쏘아대는 바람에 상대방과의 관계가 서먹해지고 심지어는 관계 단절이라는 극단의 상황에 이른 경우도 있다. 이런 내게 <져주는 대화>가 얼마나 귀중한 조언을 들려주었는지...

 

대화의 승부에서 이기면 승리감을 얻지만, 져주면 사람을 얻는다.

 

대화는 승부가 아니다. 서로 간의 생각을 나누고, 계획을 나누고, 마음을 나누는 방법이다. 그런 대화를 하나의 승부로 보는 것 자체가 문제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인간의 마음이란 게 그렇지 않아서 대화를 하다 생각이 갈라지는 지점에서 결국 핏대를 높이며 싸우게 된다.

 

저자는 이런 상황에서 도움이 될 만한 져주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15초의 법칙과 30초의 법칙은 대화를 할 때 꼭 명심해야 할 방법이다. 물론 쉽지는 않다. 15초간 화를 다스리며 참는다는 게 어떤 때는 불가능해보이기도 한다.

 

또한 아무리 화가 나고 극단적인 표현을 삼가라는 조언도 잊지 말아야 한다. 말 한 마디가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는 수없이 경험했다. 특히 상대방을 무시하는 듯한 발언은 항상 최악의 상황을 불러일으킨다.

 

대화의 목적은 소통이다. 소통을 위해서는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과 태도와 방법이 필요하다. 이 책은 대화의 본질에서부터 실생활에서 필요한 대화 방법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하면서 지고도 이길 수 있는 방법,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지혜로운 방법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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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각사 (무선) 웅진지식하우스 일문학선집 시리즈 3
미시마 유키오 지음, 허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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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소설은 독자의 마음에 한없이 퍼지는 울림을 일으킨다. 소설 <금각사>가 내게는 그런 책이었다. 일본 작가의 작품을 자주 읽는 편이 아니기에 미시마 유키오라는 작가에 대해서 거의 알지 못한 채 읽기 시작한 책이지만 소설 속 한 문장 한 문장이 너무 매력적이라 그 속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미시마 유키오는 탐미 문학의 대가이자 노벨문학상 후보로 세 차례나 거론된 작가로 그의 작품 <금각사>는 1950년에 일어난 실제 방화 사건을 토대로 한 소설로 작가의 내면이 반영된 고백 소설 혹은 성장 소설로 분류되기도 하고 탐미주의의 정수를 보여주는 소설이라고도 한다.

 

금각 혹은 우이코로 대변되는 미와 추남이자 말더듬이인 주인공 미조구치가 대변하는 추의 대립적인 모습이 그려지는 내용이 쉽지 않다. 솔직히 어렵다. 미와 추의 기준도 확실하지 않고, 미를 추구하는 인간의 본능적인 마음이 한편으로는 이해가 되지만 또 한편으로는 과연 절대적인 미라는 것이 존재할 수 있을까, 그것보다는 결국 스스로를 추하다고 생각하는 마음이 역으로 드러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내면과 외부 세계의 불일치로 인한 절망으로 인한 자기 파괴의 모습도 상당히 충격적이다. 악함이 어떻게 드러날 수 있는지도 역시 그랬다. 이런 충격은 나 역시 그러하기 때문일 것이다. 결코 악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그런 존재이기에 말이다.

 

한 번 읽는 것으로 이 소설을 충분히 이해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탐미주의, 미와 추, 예술, 인간의 악함 등이 한데 어우러진 소설이기에 한 페이지를 넘기면서도 수없는 생각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이 소설이 매력이 바로 거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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