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자들 천만 영화를 해부하다 평론 시리즈 1
한국미디어문화학회 지음 / 연극과인간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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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들려주는 다양한 방법들이 있다. 누군가는 글로, 누군가는 음악으로, 누군가는 그림으로 이 시대의 모습을 표현한다. 여러 방법들 중에서 누구나 쉽게 그리고 자주 찾는 미디어라고 한다면 영화를 빼놓을 수 없다. 오늘날 한국 영화 시장은 영화 관람객 수도 상당하고, 관람객의 수준도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

 

‘천만 영화를 해부하다’ 시리즈는 우리 사회에 커다란 영향을 준 한 편의 영화를 선택해 각 평론가들의 다양한 시각을 들려주면서 해당 영화에 대한 분석, 우리나라 대중문화의 현실과 실제 한국 사회의 모습을 독자가 파악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로 한국미디어문화학회에서 편찬한 책이다.

 

첫 번째 천만 영화로 선정된 작품은 바로 <내부자들>이다. 대단한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던 영화로 이 시대의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온갖 비리와 불의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였을 뿐 아니라 영화에서 꼬집은 사회의 모습과 대중의 모습이 결국 촛불 민심으로까지 이어졌다는 생각에 이 영화가 첫 작품으로 선정된 이유에 공감할 수 있었다.

 

이 책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9명의 회원들이 쓴 평론이 수록되어 있는데, 각각의 회원들은 말 그대로 각양각색의 생각들을 펼쳐놓는다. 거울 구조를 통한 기억의 투쟁을 얘기한 평론가도 있고, 미디어의 역할에 대해 말한 평론가도 있다. 영화를 본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대한민국 권력의 구조에 대한 평론도 있다. 누군가는 배우의 연기력에 대해서 언급하기도 하였다.

 

사람마다 생각과 신념 등이 다르기에 각 평론이 영화를 올바르게 평가했는지 혹은 감독이 전하고자 하는 바를 제대로 반영했는지에 대해서는 옳고 그름을 논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각 평론가의 시각에서 같이 바라보면서 영화를 보는 재미도, 사회를 날카롭게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도 가다듬을 수 있지 않나 싶다.

 

이강희가 교도소에서 누군가와 통화한 내용이 현실의 우리를 일깨워 불의에 분노하며 모든 것을 떨쳐버리고 일어나게 만들지 않았나 싶다. 대중은 쉽게 끓고 금방 식는 흙수저가 아니라는 것을.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뜨겁게 달구어지고 두드려진 강철과 같은 존재라는 것을, 지금 우리는 분명하게 느끼고 있다.

 

‘천만 영화를 해부하다’ 시리즈, 앞으로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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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의 인문학 - 삶을 위로하는 가장 인간적인 문학 사용법
김욱 지음 / 다온북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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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없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누구나 살면서 크고 작은 상처를 입는다. 그 상처에 아파하면서 힘들게 하루하루를 보내는 이들도 적지 않다. 고통에 겨운 신음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끊임없이 들리는 시대이기에 그 상처가 더욱 쓰리게 느껴진다.

 

<상처의 인문학>은 이런 삶의 쓰라린 상처를 입은 이들에게 들려주는 여든일곱 노작가의 삶에 대한 단상들을 실은 책이다. 저자 김욱은 서울신문, 경향신문 등 30년 넘게 기자생활을 한 후 10년간 칼럼니스트로 왕성한 활동을 하였다.

 

저자는 다양한 문학 작품들을 통해서 얻은 위로와 삶의 지혜를 들려주면서 상처가 아픈 기억만은 아니라고 말한다. 오히려 독자들이 각자의 상처를 돌아보면서 앞으로 나아갈 힘과 용기를 얻으라고 말한다.

 

각 장의 제목들만으로도 위로를 받는 느낌이 든다. ‘상처의 흔적이 날마다 나를 새롭게 한다’, ‘악몽 때문에 꿈까지 포기할 수는 없다’, ‘상처 입은 자만이 다른 사람을 치유할 수 있다’,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힘이 있다면 세상은 지루하지 않다’, ‘우리에겐 잘못된 선택을 내릴 수 있는 권리가 있다’. 각 제목만으로도 무언가가 나를 깨끗하게 씻겨주며 따뜻하게 보듬어 안아주는 느낌을 받으면서 상처 입은 마음과 영혼이 다시 힘차게 뛰어오르는 듯한 기분에 사로잡힌다.

 

각각의 이야기와 연결된 문학 작품들을 곱씹으며 지금까지 살아온 나날들을 돌아본다. 분노, 절망, 거짓, 우울과 같은 부정적인 모습도, 믿음, 최선의 노력, 생명의 지속, 희망과 같은 긍정적인 모습도 모두 상처를 아물게 하는 치료약임을 깨닫게 된다.

 

가장 기억에 남은 한 문장만 소개하고 글을 마칠까 한다. 우리 모두가 그러질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나는 목격자일 뿐, 그것이 공범을 뜻하지는 않는다는 자기변명은 매우 편리한 수단이 된다.

[중략]

그러므로 침묵과 외면은 단순한 목격이 아니다. 엄연한 협력이다. (p.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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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은 이와 같으니 - 성경이 말하는 천국에 관한 모든 것
칩 잉그램.랜드 위트 지음,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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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에 대한 소망은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다. 하지만 막상 천국이 어떤 곳이냐고 물어보면 제대로 된 대답을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나도 예외는 아니다. 예수님과 함께 하는 그 곳이 바로 천국이라고 생각하지만 천국의 구체적인 모습은 잘 모른다. 저자의 말처럼 막연히 영화나 책에서 묘사된 모습과 같지 않을까 추측할 뿐이다. 그렇다면 천국을 제대로 알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에 대한 답은 분명하다. 성경에서 찾으면 된다. 천국에 대한 모든 것이 성경에 담겨있다. 성경만이 진리이다.

 

저자들은 천국을 잃어버린 이 시대를 향하여 성경에서 말하는 천국이 어떠한지를 설명하고자 한다. 저자들은 우리가 천국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세 가지로 설명한다. 첫째, 천국에 관한 오해가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둘째는 우리에게 천국에 관해 생각하라는 명령이 주어졌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천국의 진리를 알면 삶의 변화를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들이 제시한 이런 이유라면 당연히 천국을 공부해야 하지 않을까?

 

성경 말씀을 통해 알게 된 천국의 모습은 내가 상상했던 그 이상이다. 아담이 살았던 에덴동산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해야 할까? 무엇보다 하나님과 매일매일 대면하면서 관계를 맺는 곳이 바로 천국이라고 하니 그 기쁨이 얼마나 클까?

 

천국을 생각하면 늘 궁금하던 부분들도 이 책을 읽으면서 어느 정도 해소되었다. 천국은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 우리의 모습과 전혀 다른 완전히 새로운 곳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런 천국에서는 이 땅에서의 모든 기억을 잊어버릴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성경을 통한 저자들의 설명을 들으면 결코 그렇지 않다. 천국에서도 여전히 분명한 의식을 지닌 채 실체로서 온전히 살아간다.

 

이 책을 통해 새롭게 깨달은 바는 이렇다. 이 땅에서의 삶이 천국에서의 삶과 이어진다는 것. 너무나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는 내용이지만 막상 이 땅에서 살아가는 동안 이를 얼마나 잊으면서 살아가는 지. 이제는 꼭 기억해야겠다. 오늘 어떤 삶을 살아가는지에 따라 천국에서의 상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이처럼 이 책에는 성경을 근거로 천국이 어떤 곳인지를 분명하게 선포한다. 그러면서 저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의 사랑하는 이들에게 이처럼 좋은 천국을 전하지 않을 거냐고, 지금 당장 전하지 않을 거냐고. 그렇다고 천국으로 가는 길이 어려운 것은 아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미 천국으로 가기 위한 모든 일을 마치셨기 때문이다. 우리는 오로지 그 분만이 나의 구원자이심을 믿고 고백하면 된다.

 

이처럼 좋고, 이처럼 쉬운 길, 사랑하는 이에게 지금 바로 전하자!!!!

 

그것이 우리가 오롯이 감당해야 할 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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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여인실록 - 시대가 만들어낸 빛과 어둠의 여인들
배성수 외 지음 / 온어롤북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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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특징 중 하나는 저자들이다. 이 책은 현직역사 교사들이 집필했다. 물론 현직역사 교사들이 집필한 책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 명의 교사가 다양한 시각에서 역사적 사실들을 제시한 경우는 거의 본 적이 없다는 점에서 분명히 다른 책들과는 구별된다. 또한 현직역사 교사 4명이 집필하다보니 각 파트마다 색깔도 다르다. 어떤 파트는 마치 수업 시간을 연상시키는 듯한 분위기로 설명하고 어떤 파트는 말 그대로 정통적인 역사 교과서적인 분위기가 풍기기도 한다.

 

이 책의 다른 특징 중 하나는 조선시대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책이라는 점이다. 조선 시대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룬 책들도 다양하게 출판되었지만 그들을 한 자리에 모아 현재의 상황과 비교하며 설명한 책은 많지 않았기에 그 의미가 남다르다.

 

저자들이 이 책을 집필한 이유는 우리가 이름은 많이 들어 익히 알고 있지만 왜 그녀들이 역사에 이름을 남겼는지는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는 점과 이 시대를 사는 우리들이 그녀들을 어떻게 평가했는지를 알리기 위해서라고 한다.

 

저자들이 다룬 인물들은 이미 알고 있는 인물들이었다. 어을우동, 신사임당, 황진이, 허난설헌, 김개시, 김만덕. 이들의 이름은 한 번쯤 들어본 정도가 아니라 관련 서적들을 상당히 많이 읽을 정도로 우리에게 익숙한 이들이다(김개시나 김만덕은 다른 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름이 많이 알려지지 않았을지 모르지만).

 

각 장의 구성은 먼저 해당 인물이 살았던 시대적 배경을 간략하게 설명한 후 인물에 대한 관심을 간략하게 소개한다. 그 후 사료 등을 근거로 객관적인 내용을 전하기도 하고 사료를 바탕으로 한 저자 나름의 추측을 전달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각 인물과 오늘날의 역사를 빗대어 설명하면서 각 장을 끝마친다.

 

책에서는 시간 순서에 따라 설명하였지만 가장 궁금한 인물인 김개시부터 읽기 시작했다. 김개시에 대한 내용이 궁금했던 이유는 오늘날의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비선실세라는 말로 온 나라를 뒤흔든 인물과 김개시가 상당부분 유사한 모습을 보였기에 저자들은 그녀를 어떻게 판단했는지 무척 궁금했다.

 

한 권의 책에서 6명이나 되는 인물을 다루다보니 아주 깊이 있는 내용이 담겨있지는 않지만 전반적인 시대 상황에 비추어 여성의 활동이 금지된 조선에서 이름을 떨친 이유를 분명하게 알 수 있게 설명한다. 또한 오늘날의 모습과 비교한 부분에서 독자 각자가 나름의 판단을 해야 할 화두를 던져 보다 폭넓은 시선을 갖출 수 있게 한다.

 

시대를 앞서간 여섯 명의 인물을 만나 이 시대를 다시 돌아본다. 우리는 지금 어떤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는지 깊이 생각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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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퍼드, 천년의 가르침 - 산다는 것은 곧 배운다는 것이다
오카다 아키토 지음, 이수형 옮김 / 올댓북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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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참 부러웠던 것 중에 하나는 오랜 역사를 지닌 학교를 졸업한 친구들의 연대의식이었다. 잘 모르는 사람끼리 만나더라도 같은 학교를 졸업했다는 이유만으로도 하나 되는 그들의 모습이 너무 좋아보였다. 그들을 하나로 만드는 건 단순히 같은 학교를 졸업했다는 이유 때문일까?

 

<옥스퍼드 천년의 가르침>을 읽고 나면 단순히 같은 학교를 졸업했다는 이유만으로 하나 되는 것이 아님을 분명하게 알 수 있다. 수많은 졸업생들을 하나로 이어주는 건 기나긴 시간 동한 그들의 의식을 형성해 가는 지혜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는 일본인 오카다 아키토이다. 낯선 이방이었던 그에게 옥스퍼드는 그들 속에 흐르는 천년의 지혜와 교육을 심어주었다. 때로는 좌절하고, 때로는 방황하고, 때로는 넘어질 수밖에 없었던 그에게 옥스퍼드는 삶을 살아가는 최고의 지혜를 선사했다고 한다.

 

OXON이라고도 불리는 옥스퍼드의 특징 중 하나는 바로 튜토리얼이라는 교육방식이다. 지도교수가 1대1 혹은 1대 2-3명의 형태로 학생들을 교육하는 튜토리얼을 통해 서로 간의 연대감을 형성하고 올바르게 학문을 추구하는 기초 소양을 쌓는다.

 

이런 교육 형태가 참 부럽다. 내가 졸업한 학교도 지도교수님이 계셔서 여러 가지로 도움을 주셨지만 옥스퍼트의 튜토리얼처럼 학문적으로 치열하게 공방전을 펼칠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없었다(대학원은 어떤 구조인지 잘 모르지만 학부에서는 그랬다). 그런 기회가 있었다면 삶을 바라보고, 학문에 대한 관심이 어떻게 달라졌을까?

 

저자는 이런 교육 방식을 통해 옥스퍼드에 흐르는 천년의 지혜를 신념, 학습, 용기, 대화, 결단, 애정, 운명이라는 7가지 항목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각 주제별로 저자가 배운 옥스퍼드의 가르침을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한 명사들의 어록과 옥스퍼드의 곳곳을 보여주는 사진과 함께 들려준다.

 

한 꼭지마다 2-3페이지의 길지 않은 내용들이지만 그 속에 담긴 깊은 지혜는 오랫동안 생각에 잠기게 한다. 수많은 지혜들이 있지만 이 모든 지혜를 관통하는 것은 책 표지에 담긴 말이 아닐까 싶다.

 

산다는 것은 곧 배운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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