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상처의 인문학 - 삶을 위로하는 가장 인간적인 문학 사용법
김욱 지음 / 다온북스 / 2017년 3월
평점 :
상처 없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누구나 살면서 크고 작은 상처를 입는다. 그 상처에 아파하면서 힘들게 하루하루를 보내는 이들도 적지 않다. 고통에 겨운 신음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끊임없이 들리는 시대이기에 그 상처가 더욱 쓰리게 느껴진다.
<상처의 인문학>은 이런 삶의 쓰라린 상처를 입은 이들에게 들려주는 여든일곱 노작가의 삶에 대한 단상들을 실은 책이다. 저자 김욱은 서울신문, 경향신문 등 30년 넘게 기자생활을 한 후 10년간 칼럼니스트로 왕성한 활동을 하였다.
저자는 다양한 문학 작품들을 통해서 얻은 위로와 삶의 지혜를 들려주면서 상처가 아픈 기억만은 아니라고 말한다. 오히려 독자들이 각자의 상처를 돌아보면서 앞으로 나아갈 힘과 용기를 얻으라고 말한다.
각 장의 제목들만으로도 위로를 받는 느낌이 든다. ‘상처의 흔적이 날마다 나를 새롭게 한다’, ‘악몽 때문에 꿈까지 포기할 수는 없다’, ‘상처 입은 자만이 다른 사람을 치유할 수 있다’,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힘이 있다면 세상은 지루하지 않다’, ‘우리에겐 잘못된 선택을 내릴 수 있는 권리가 있다’. 각 제목만으로도 무언가가 나를 깨끗하게 씻겨주며 따뜻하게 보듬어 안아주는 느낌을 받으면서 상처 입은 마음과 영혼이 다시 힘차게 뛰어오르는 듯한 기분에 사로잡힌다.
각각의 이야기와 연결된 문학 작품들을 곱씹으며 지금까지 살아온 나날들을 돌아본다. 분노, 절망, 거짓, 우울과 같은 부정적인 모습도, 믿음, 최선의 노력, 생명의 지속, 희망과 같은 긍정적인 모습도 모두 상처를 아물게 하는 치료약임을 깨닫게 된다.
가장 기억에 남은 한 문장만 소개하고 글을 마칠까 한다. 우리 모두가 그러질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나는 목격자일 뿐, 그것이 공범을 뜻하지는 않는다는 자기변명은 매우 편리한 수단이 된다.
[중략]
그러므로 침묵과 외면은 단순한 목격이 아니다. 엄연한 협력이다. (p.1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