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추리 퍼즐 2 - 논리적 사고 센스를 키우는 뇌풀기 퍼즐 100 공간 추리 퍼즐 Logical Puzzle Series 2
무라카미 료이치 지음, 장은정 옮김, 이나바 나오키 퍼즐 문제 구성 / 그린페이퍼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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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너무 만만하게 생각했나 보다. 어렸을 때부터 워낙 수학을 좋아해서 어지간한 문제들을 지금도 쉽게 푼다는 자만심에 공간 추리 퍼즐이라고는 하지만 간단한 사각형 문제라 생각했던 게 너무 큰 오산이었다.

 

처음에는 아주 쉽게 문제를 풀었다. 그러다 뒤로 갈수록 점점 더 어려워지기 시작하는데, 도전 정신이 점점 커져간다. 그래, 이 문제들 내가 다 풀어버리리라. 한 문제, 한 문제를 풀어나가는 재미가 솔솔하다.

 

저자는 이 책에 수록된 문제들이 초등학생들도 쉽게 풀 수 있는 것이기에 복잡한 계산을 사용해 풀려고 하면 오히려 더 풀리지 않는다고 말한다.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복잡한 계산법이 아니라 해답을 찾기 위한 포인트를 찾아내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 책은 단순한 문제풀이가 아니라 논리력과 사고력을 키워주는 문제들로 이루어졌다.

 

문제를 풀기 전에 규칙과 문제 풀이 방법을 한 번 훑어보는 게 상당한 도움이 된다. 앞서 말했듯이 초등학생들도 풀 수 있는 문제기에 분수나 소수를 사용할 필요가 없는 문제들로 직사각형의 넓이를 구하는 방식을 토대로 문제를 풀면 된다. 중간 중간 이 규칙을 잊어버리게 되기도 하지만.

 

문제를 모두 풀고 나니 만족감과 성취감도 상당하다. 뇌 활성화에도 상당한 도움이 된 것 같고. 새로운 발상으로 문제를 푸니 창의력도 생기는 것 같다. 100문제만 수록되어서 조금 쉬운 감도 있지만 시리즈로 나오는 책이기에 또 다른 문제들을 풀 수 있다는 기대감도 생긴다.

 

초등학생부터 치매를 걱정하는 노년층까지 모두가 즐겁게 풀 수 있어서 가족 모임이나 친구 모임 등에서 활용하면 상당히 유용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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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주
이정연 지음 / 고즈넉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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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령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대공황 시대에 미국에서 있었던 금주령이다. 마피아가 실체를 갖추게 된 계기가 바로 그 금주령 때문이었고 그 후 수많은 영화, 소설 등의 단골 소재로 사용된 것이 이런 시대적 상황이었다.

 

우리나라에도 그에 버금가는 금주령이 내려졌던 때가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영조 시대에 있었던 극심한 흉년으로 인해 강력한 금주령을 내려졌다고 한다. 조선시대에 내려진 금주령은 유교적 제사 문화가 지배적이었던 시대적 상황을 고려했을 때 상당히 파격적인 조치가 아니었나 싶다.

 

이런 금주령은 어떤 결과를 가져왔을까? 미국에서 마피아라는 불법 조직이 생겨났듯이 영조 시대에도 몰래 술을 판매하는 검계 조직이 생겼다. 그냥 소설을 위해 작가가 만들어낸 장치인가 생각했는데 검색을 해보니 그게 아니다. 실제로 있었던 조직이었다. 표철주라는 검계 조직의 수장도 실존 인물이었고 이를 추적하는 장붕익이라는 이도 포도대장으로 활약했던 인물이었다.

 

역사적 실존 인물들이 등장하니 소설의 이야기가 그저 허구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검계라는 조직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아니 어쩌면 권력의 비호 아래 세력을 확장해나가는 과정을 보면 검계의 실제 주인은 소설에서 드러난 이와 같은 인물일지도 모른다.

 

한 편의 영화를 보듯이 검계 조직을 타파하기 위해 힘을 합친 오궤신이 뭉치는 과정, 검계를 조직한 인물들 간의 암투, 혈연으로 얽힌 인연으로 인한 어쩔 수 없는 배신(?)의 과정들이 흥미진진하게 그려진다. 영화로 만든다는 소식은 아직 들리지 않지만 소재도 내용도 극장에서 흥행을 일으킬만하다.

 

금주령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매개로 그려낸 허구의 이야기지만 그 속에서 풍기는 냄새가 그렇게 쉽게 허공 속으로 사라지지 않는 것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권력을 놓고 다투는 이들의 역겨운 냄새가 담겨 있기 때문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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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의 여왕 1
이재익 지음 / 예담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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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에서 다루는 사건 중 가장 매력적인 유형은 밀실사건이다. 폐쇄된 공간에서 일어난 사건이기에 범인을 찾는 과정 그 자체가 상당히 흥미롭다. 이 소설도 그런 점에서 분명히 매력적이다. 생각해보자. 아무도 접근할 수 없는 바다 한 가운데서 이제 막 결혼한 신랑이 사라졌다. 루미놀 검사로 요트 바닥에서 상당한 양의 혈흔이 발견되는데, DNA 검사 결과 신랑의 혈액으로 밝혀진다. 완벽한 밀실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 과연 누가 범인일까?

 

당연히 함께 있던 신부가 용의자로 지명된다. 바로 세계인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스타 손유리이다. 그녀는 결코 신랑을 죽이지 않았다고 항변하지만 정황상 그녀의 말은 믿기지 않는다. 완벽한 밀실 사건이니까.

 

이 때 나타난 인물 이도준. 손유리의 첫사랑이었던 그는 대형 로펌 회사의 잘 나가는 형사사건 변호사이다. 사랑했지만 헤어질 수밖에 없었던 그들의 아픈 기억을 뒤로 한 채 이도준은 손유리의 사건을 맡아서 해결하고자 한다. 오, 미스터리에 달달한 로맨스까지 더해지다니, 점점 더 흥미로워진다.

 

이제 두 사람은 사건의 본질을 캐보고자 한다. 손유리가 남편을 죽이지 않았다면 그 날 요트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졌던 걸까? 사건이 벌어졌던 장소가 밀실이라는 점에 주목한다면 다른 가능성은 딱 하나다. IT 업계의 재벌이자 손유리의 남편인 이선호에게 해결의 열쇠가 있다는 것.

 

너무 뻔하게 흘러가나? 그렇지 않다. 소설 중간 중간 나오는 이선호의 누나 이보람의 행적이 기묘하다. 비밀스런 대화도, 비밀스런 만남도. 분명히 무언가 있기는 있다. 게다가 어린 시절 친구와 찍은 이선호의 어린 시절 사진과 사진에 들어있던 소설의 내용도 사건을 점점 더 미로 속으로 밀어 넣는다.

 

과연 그날 요트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밤을 새더라도 2권을 마저 읽어야겠다.

 

아,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말. 소설이지만 너무 비현실적으로 상황을 설정했다. 뭐, 불가능하고 말할 수는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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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자들 천만 영화를 해부하다 평론 시리즈 1
한국미디어문화학회 지음 / 연극과인간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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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들려주는 다양한 방법들이 있다. 누군가는 글로, 누군가는 음악으로, 누군가는 그림으로 이 시대의 모습을 표현한다. 여러 방법들 중에서 누구나 쉽게 그리고 자주 찾는 미디어라고 한다면 영화를 빼놓을 수 없다. 오늘날 한국 영화 시장은 영화 관람객 수도 상당하고, 관람객의 수준도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

 

‘천만 영화를 해부하다’ 시리즈는 우리 사회에 커다란 영향을 준 한 편의 영화를 선택해 각 평론가들의 다양한 시각을 들려주면서 해당 영화에 대한 분석, 우리나라 대중문화의 현실과 실제 한국 사회의 모습을 독자가 파악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로 한국미디어문화학회에서 편찬한 책이다.

 

첫 번째 천만 영화로 선정된 작품은 바로 <내부자들>이다. 대단한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던 영화로 이 시대의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온갖 비리와 불의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였을 뿐 아니라 영화에서 꼬집은 사회의 모습과 대중의 모습이 결국 촛불 민심으로까지 이어졌다는 생각에 이 영화가 첫 작품으로 선정된 이유에 공감할 수 있었다.

 

이 책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9명의 회원들이 쓴 평론이 수록되어 있는데, 각각의 회원들은 말 그대로 각양각색의 생각들을 펼쳐놓는다. 거울 구조를 통한 기억의 투쟁을 얘기한 평론가도 있고, 미디어의 역할에 대해 말한 평론가도 있다. 영화를 본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대한민국 권력의 구조에 대한 평론도 있다. 누군가는 배우의 연기력에 대해서 언급하기도 하였다.

 

사람마다 생각과 신념 등이 다르기에 각 평론이 영화를 올바르게 평가했는지 혹은 감독이 전하고자 하는 바를 제대로 반영했는지에 대해서는 옳고 그름을 논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각 평론가의 시각에서 같이 바라보면서 영화를 보는 재미도, 사회를 날카롭게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도 가다듬을 수 있지 않나 싶다.

 

이강희가 교도소에서 누군가와 통화한 내용이 현실의 우리를 일깨워 불의에 분노하며 모든 것을 떨쳐버리고 일어나게 만들지 않았나 싶다. 대중은 쉽게 끓고 금방 식는 흙수저가 아니라는 것을.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뜨겁게 달구어지고 두드려진 강철과 같은 존재라는 것을, 지금 우리는 분명하게 느끼고 있다.

 

‘천만 영화를 해부하다’ 시리즈, 앞으로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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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의 인문학 - 삶을 위로하는 가장 인간적인 문학 사용법
김욱 지음 / 다온북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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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없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누구나 살면서 크고 작은 상처를 입는다. 그 상처에 아파하면서 힘들게 하루하루를 보내는 이들도 적지 않다. 고통에 겨운 신음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끊임없이 들리는 시대이기에 그 상처가 더욱 쓰리게 느껴진다.

 

<상처의 인문학>은 이런 삶의 쓰라린 상처를 입은 이들에게 들려주는 여든일곱 노작가의 삶에 대한 단상들을 실은 책이다. 저자 김욱은 서울신문, 경향신문 등 30년 넘게 기자생활을 한 후 10년간 칼럼니스트로 왕성한 활동을 하였다.

 

저자는 다양한 문학 작품들을 통해서 얻은 위로와 삶의 지혜를 들려주면서 상처가 아픈 기억만은 아니라고 말한다. 오히려 독자들이 각자의 상처를 돌아보면서 앞으로 나아갈 힘과 용기를 얻으라고 말한다.

 

각 장의 제목들만으로도 위로를 받는 느낌이 든다. ‘상처의 흔적이 날마다 나를 새롭게 한다’, ‘악몽 때문에 꿈까지 포기할 수는 없다’, ‘상처 입은 자만이 다른 사람을 치유할 수 있다’,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힘이 있다면 세상은 지루하지 않다’, ‘우리에겐 잘못된 선택을 내릴 수 있는 권리가 있다’. 각 제목만으로도 무언가가 나를 깨끗하게 씻겨주며 따뜻하게 보듬어 안아주는 느낌을 받으면서 상처 입은 마음과 영혼이 다시 힘차게 뛰어오르는 듯한 기분에 사로잡힌다.

 

각각의 이야기와 연결된 문학 작품들을 곱씹으며 지금까지 살아온 나날들을 돌아본다. 분노, 절망, 거짓, 우울과 같은 부정적인 모습도, 믿음, 최선의 노력, 생명의 지속, 희망과 같은 긍정적인 모습도 모두 상처를 아물게 하는 치료약임을 깨닫게 된다.

 

가장 기억에 남은 한 문장만 소개하고 글을 마칠까 한다. 우리 모두가 그러질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나는 목격자일 뿐, 그것이 공범을 뜻하지는 않는다는 자기변명은 매우 편리한 수단이 된다.

[중략]

그러므로 침묵과 외면은 단순한 목격이 아니다. 엄연한 협력이다. (p.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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