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형 인문학 -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마지막 비상구
안성민 지음 / 책읽는귀족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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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인문학을 전공한 사람들에 대한 사회나 기업의 관심은 점점 사라져가는 시대이다. 인문학을 전공한 이들은 이공계 전공자들에 비해 취업도 쉽지 않다. 그러다 보니 인문학에 대한 관심과는 달리 인문학을 전공하거나 이를 공부하는 이들이 실제적으로는 그렇게 많지 않은 것 같다.

 

실생활에서 인문학이 천대받는 상황에서 저자는 인문학이 꼭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것도 단순히 지적인 만족을 위한 공부가 아니라 말 그대로 생계를 위해서 인문학을 공부해야 한다고 말한다. 인문학이 바탕이 되어야 앞으로 다가올 4차 산업 혁명 시대에 뒤처지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급속히 변해가는 사회에서 인문학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삶을 심플하게 정리하고, 집단주의 병폐에서 빠져나와 자신을 돌아보고 세워나가는 개인주의적인 삶을 살면서, 특정한 가치나 이데올로기, 정해진 삶의 방식에 얽매이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움을 추구하는 노마디즘의 삶을 살기 위해 인문학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한다.

 

인문학은 말 그대로 인간에 대한 생각이나 사상을 일컫는다. 인간에 대한 생각과 관심은 바로 자신을 제대로 아는 것에서 시작한다. 그렇기에 저자가 주장하듯이 시간이나 소비나 모든 분야에서 개인주의적 성향을 키워야 한다. 그렇다고 이기주의적인 삶을 살라고 하는 것은 아니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자신을 올바르게 세우고 사랑하는 개인주의를 말하는 것이다.

 

또한 언제나 예스만을 말하는 분위기에서는 더 이상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이제는 개인주의가 대세를 이루며 미래를 열어갈 것이다. 이런 개인주의는 인문학의 발전을 가져온다. 인문학은 집단주의가 아니라 개인주의와 연결되는 단짝이기 때문이다.

 

저자의 주장이 반복해서 이어지기 때문에 조금 지루한 감도 없지는 않다. 또한 깊이 있는 인문학 얘기라기보다는 일상에서 인문학을 즐겨야 할 이유를 설명하는 책이기에 학문적으로 인문학을 공부하는 사람보다는 삶의 방향성을 잡고자 하는 사람이 읽으면 도움이 될 만한 책이다.

 

사람을 알아가는 인문학은 어느 시대나 필요한 분야이다. 세상을 이루고, 삶을 이루고,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인문학이 선행되지 않은 사회는 결코 행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인문학이 다시 새로운 지평을 여는 세상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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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m3388 2017-03-18 1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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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중력의 사람들
발레리아 루이셀리 지음, 엄지영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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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중력의 사람들>이라는 제목이 풍기는 뉘앙스는 어떤 걸까? 처음 제목을 보았을 때 든 생각은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고 이곳저곳을 부유하는 사람들의 이미지였다.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으니까 어딘가에 고정될 수 없다는 생각이 앞서기 때문이다. 게다가 책 표지의 이미지도 이런 생각에 힘을 더한다. 흐릿하게 보이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정체성을 잃어버린 채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이 엿보인다. 이런 나의 추측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일까?

 

작가 발레리아 루이셀리라는 이름이 낯설다. 파격과 혁신을 통해 글쓰기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준 멕시코의 작가라고 하는 데, 외교관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한 때 서울에서 지냈다는 설명에 왠지 모를 친밀감이 들기도 한다.

 

친밀하게 느낀 작가의 이미지는 소설을 읽기 시작하자마자 깨져버렸다. 소설의 구조도, 소설의 내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멕시코시티에서 소설을 쓰는 나의 이야기, 그녀가 쓰는 소설 이야기, 그러다 힐베르토 오웬의 이야기가 다시 끼어들면서 시간과 공간이 얽히고설키기 시작한다. 그러다 돌고 도는 이야기가 서로 연결되면서 결말을 향해 나아간다.

 

소설의 구조가 쉽지 않다보니 스토리를 따라가기도 벅찼다. 소설 속 소설이라는 액자식 구조가 이제는 더 이상 독특한 구조는 아니지만 이 소설은 액자식 구조가 액자 밖으로 튀어나와 소설 속 현실과 이어진다. 색다르다. 또한 소설 속에서 말한 수직으로 이야기하는 수평적 소설이라는 구성도 상당히 파격적이다.

 

내용도 만만치 않다. 다양한 작가, 아티스트들이 등장하는데 대부분 귀에 익숙한 이들이 아니다. 누군가 싶어서 책 뒤편에 수록된 옮긴이의 주를 읽다보니 자꾸 흐름이 끊긴다. 게다가 유령의 존재도, 죽음이라는 현상도 무엇을 의미하는지 계속해서 곱씹게 된다.

 

삶을 버리자. 모든 걸 다 부숴버리자...... 누구든 다른 삶을 시작하기 위해 기존의 삶을 버릴 수 있다는 걸 제대로 이해하는 이는 거의 없다. (p.107)

 

이 소설에서 가장 강하게 다가온 부분이다. 어쩌면 지금 내게 필요한 내용이어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모든 걸 버리고 모든 걸 새롭게 만드는 것. 소설에서 말하는 예술의 세계도 그렇지만 일상의 삶도 그렇지 않을까?

 

만만치 않은 책이지만 여운이 끝없이 이어지는 책이다. 깨어지고 다시 이어지는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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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수 운동법 - 극한 공간, 감옥에서 탄생한 리얼 맨몸 트레이닝
폴 웨이드 지음, 정미화 옮김 / 비타북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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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무척 강하다. <죄수 운동법>이라니. 죄수라고 하면 아무래도 꺼림칙하다는 느낌을 버릴 수 없는 데 죄수 운동법이라고 하니 그런 느낌이 더욱 강해진다. 그래도 이 책이 강렬하게 다가온 첫 번째 이유는 표지 모델 때문이다.

 

모든 남자들의 로망이라는 식스팩, 구리빛 피부, 탄탄한 가슴 등 강한 몸에, 강렬한 기운을 뿜어내는 한 남자의 모습이 시선을 확 사로잡는다. 그 모습에 한 때 헬스클럽을 다니면서 몸매 만들기에 열을 올렸던 기억이 나면서 ‘도전!!!!’이라는 말이 절로 외쳐졌다. ‘그래, 아직 늦지 않았어. 나도 할 수 있다’

 

저자 폴 웨이드는 말 그대로 죄수였다. 19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감옥에서 보냈다. 그 곳에서는 그는 최상의 몸을 만들고 유지하는 나름의 방법을 터득하고 이제는 사람들에게 맨몸 트레이닝 훈련법을 전하는 멘토이자 스승으로서의 삶을 살고 있다.

 

그가 전하는 운동법은 지극히 간단하다. 특별한 운동 기구를 이용하거나, 특정한 장소에 가서 하는 운동법이 아니라 죄수들이 감옥에서 하는 것처럼 작은 공간에서 여섯 가지 기본 운동만으로 힘과 근육을 완성하는 운동법으로, 일명 전설의 맨몸 운동인 캘리스데닉스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헬스장에 다닐 때 트레이너가 했던 말이 떠오른다. 가장 힘들지만, 가장 효과적인 운동은 자기 신체를 이용한 운동이라고. 이 책에서 딱 그 말에 어울리는 사진을 봤다. 한 손으로 물구나무를 선 남자의 모습. 그것도 110kg의 거구가. 상상이 되는가? 그 모습이. 정말 놀랍다는 말밖에 다른 말을 찾을 수가 없다.

 

저자는 푸시업, 스쿼트, 풀업, 레그 레이즈, 브리지, 핸드스탠드 푸시업이라는 기본 여섯 동작을 10단계로 나누어서 초보자부터 상급자까지 자신의 신체 상태에 맞게 운동을 할 수 있도록 각 동작의 단계별로 횟수, 자세, 유의사항 등을 사진과 곁들어 자세하게 설명하여 어렵지 않게 따라할 수 있게 하였다.

 

저자가 말하는 방식이 정말로 쉽고 효과적일까? 일단 각 동작의 1단계는 쉽다. 누구나 할 수 있다. 그 다음 단계부터는 서서히 힘들어지지만 각 단계를 거쳐 나간다면 크게 어렵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효과는? 아직은 확실하게 모르겠다. 그래도 조금씩 익숙해지면서 힘이 생기기 시작한다는 느낌이 살짝 들기는 한다.

 

가장 단순하지만 효과적인 죄수 운동법, 올 여름 이 운동의 효과를 제대로 맛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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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인간다움을 말하다 - 정의가 사라진 시대, 참된 인간다움을 다시 묻다
송용구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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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부하지만 인간다움이라는 표현이 내 마음에는 너무 따뜻하게 들렸고 책 속에 담긴 이야기들에는 더 따뜻한 사랑과 존중이 담겨 있기에 책 제목도 좋고, 내용은 더 좋았다고, 이 책을 한 마디로 평가하자면 그렇다(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관점이다).

 

요즘 그 어느 때보다 세상이 흉흉해지면서 못 믿을 게 사람이라는 말이 무성하다. 어린 시절을 돌아보면 이런 분위기가 이해가 된다. 국민의 대다수가 가난했지만 사람 사는 냄새가 풍기던 그 시절. 조그마한 것 하나조차 이웃과 나누던 사람이 사람답게 살던 시절. 그런 시절이 이제는 다시 오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은 왜 드는 걸까?

 

이런 사회적 분위기 때문일까? 고려대 교수로 재직하며 다양한 인문학적 이상을 실현하고자 끊임없이 연구하는 저자 송용구는 참된 인간다움이 무엇인지를 위대한 사상가들의 눈을 통해 찾아보고자 한다.

 

8장으로 나누어진 본문에서 각 장마다 한 편의 고전을 선정하고 이를 철학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인간다움에 대해 논의한다. 각 장의 첫 장과 마지막 장에서 철학자 혹은 작품의 중심 사상을 전달한다. 간략하지만 각 장에서 들려주는 인간다움의 핵심이 담긴 글이라 책을 읽기 전 혹은 다 읽은 후 해당 글귀를 읽으며 깊은 사색에 빠져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이 책에서 주장하는 사랑과 상호존중의 모습이 가장 인간적이지 않을까 싶다. 기독교적인 사고가 많은 영향을 준 것도 사실이지만 사랑이 없는 인간의 모습은 그저 빛 좋은 개살구 같다고 해야 할까, 본질이 사라진 허수아비를 보는 듯한 느낌이 강하다.또한 상대방에 대한 존중이 없는 관계에서는 아주 사소한 문제에도 분노를 터트리게 되고, 상대방을 무시하는 비인격적인 행동이 무의식적으로 표출되기도 한다.

 

인간은 결코 혼자 살 수 없는 존재이다. 그렇기에 가장 인간적인 모습인 서로에 대한 존중과 사랑은 이 사회를 유지하는 가장 기본적인 본성이다. 이를 잃어버릴 때, 사회는 걷잡을 수 없는 혼란 속으로 빠져든다. 반대로 이런 본성이 살아있을 때, 사회는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하고 이상적인 모습을 가지게 된다. 어떤 선택을 할지는 바로 우리 자신에게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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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의 소파에 누운 경제 - 자본주의가 앓는 정신병을 진단하다
토마스 세들라체크.올리버 탄처 지음, 배명자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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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를 프로이트의 관점에서 바라본다는 발상을 어떻게 할 수 있었을까? 정신분석학적 분석은 사람에게만 행해지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에 빠진 이들의 허를 찌르며 경제도 역시 프로이트나 융의 사상을 토대로 진단할 수 있다니, 그 내용에 대한 판단을 차치하고서라도 그 접근법만은 정말 대단하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솔직히 쉬운 책은 아니다. 릴리스, 아킬레우스, 아폴론 등 신화 속 인물들의 이야기를 끌어다 심리적 분석을 시도하고, 이를 다시 경제적 시스템에 도입하는 방식이라 일면 재미있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다. 다만 신화나 성경에 관한 지식이 없는 독자들은 저자가 신화와 경제적 상황을 연결하는 과정에 대한 이해가 어려울 수 있다.

 

저자들은 경제에 스며든 정신장애로 현실인식장애, 공포증, 정서장애/정동장애, 충동조절장애 성격장애를 든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는 사디즘, 나르시시즘, 도벽, 양극성장애, 물신숭배 등이 현대 자본주의가 앓고 있는 질환으로 제시한다.

 

이런 질환들은 고칠 수 없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정신질환을 치료하듯이 경제적 질환들도 당연히 치료할 수 있다. 자본주의라는 경제시스템의 함정에서 벗어나기 위해 저자가 말한 다음 구절을 한 번 곰씹어보자.

 

우리도 경제면에서 더 인간적이 될 수 있으리라. 아킬레우스의 표현을 빌리면, 조금 더 가난하고 조금 더 느릴 뿐 아주 활기차게 살 수 있는데, 도대체 왜 시장과 인간은 무의미한 경쟁을 하며 서로를 죽일까?(p.153)

 

저자의 이 말은 경제 시스템도 인간의 변화에 따라 변한다는 것이 아닐까? 저자가 말한 꿈과 희망이 바로 이런 변화를 가리키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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