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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완벽한 1년
샤를로테 루카스 지음, 서유리 옮김 / 북펌 / 2017년 1월
평점 :
조조 모예스의 <미 비포 유>, 로맨스 소설을 별로 읽지 않는 내게 상당히 흥미롭고 재미난 소설이었다. 그녀의 다른 작품들도 다 찾아서 읽을 정도로. 그런 소설을 뛰어넘는 소설이라면, 당연히 읽어야하지 않을까?
<당신의 완벽한 1년>을 읽은 이유는 오로지 <미 비포 유>를 뛰어넘는 플롯, 빠져나올 수 없는 이야기라는 문구 때문이었다. 도대체 어떤 이야기를 펼쳐지기에 이런 문구를 자신 있게 사용할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이 책을 펼친 이유이다.
책을 읽기 전에 먼저 작가를 살펴보았다. 대단한 필력을 가진 작가가 분명한데 이름을 들어보지 못한 작가라 궁금해서였다. 작가 샤를로테 루카스는 비프케 로렌츠의 필명이라는데, 비프케 로렌츠도 누구인지 모르겠다.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유명한 미스터리 작가이다. 호, 미스터리 작가인데 이번에는 다른 필명으로 로맨스 소설을... 기대된다.
소설은 요나단과 한나라는 남자주인공과 여자주인공의 이야기를 번갈아 들려주면서 진행된다. 베프와 바람이 난 아내,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둔 요나단. 유명 출판사를 소유했기에 어렵고 힘든 상황들을 돈으로 해결하면서 살아간다. 반면 남자친구 지몬과의 행복한 결혼을 꿈꾸던 한나는 암에 걸린 남자친구에게서 청혼 대신 헤어지자는 말을 듣는다. 전혀 다른 공간과 시간에서,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삶을 살아가는 두 사람.
두 사람은 어떻게 만나게 되는 걸까? 미스터리 작가라서 그런가, 묘하게 수수께끼 같은 설정들이 은근히 여기저기에 숨겨져 있다. 자신과 남자친구 지몬을 위해 ‘당신의 완벽한 1년’이라는 다이어리를 작성한 한나와 자신의 자전거 핸들에 걸린 가방에서 찾은 다이어리를 읽고 그대로 따라하는 요나단. 호, 궁금증이 커져간다. 도대체 누가 다이어리를 요나단의 자전거에 가져다 둔 것인지, 왜 그런 것인지....
요나단과 한나라는 인물을 통해 사랑을 얘기하지만 그 속에는 우리가 살아가는 삶에 대한 한 단면을 들려주기도 한다. 삶이란 특정한 어느 순간, 어느 사건에 의해 완벽해지는 것이 아니라는. 매일의 삶 속에서 만나는 너무나 평범한 순간들과 사건들이 바로 그 순간을 완벽하게 만드는 행복이라는 것을.
얼마 전에 읽은 책에서도 같은 얘기를 들었다. 카르페디엠, 현재를 즐기라고. 당신의 행복은 바로 그 현재에 있다고. 매 순간을 행복하게 즐긴다면 그 순간들이 쌓인 1년이 어떻게 완벽해지지 않겠냐고. 그런 완벽한 순간들을 살고 싶다. 나와 내 옆 또한 내 안에 있는 이들과 함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