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에 미래는 있는가 - 잃어버린 희망을 찾아가는 인문학 여정
로제 폴 드루아.모니크 아틀랑 지음, 김세은 옮김 / 미래의창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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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빗댄 용어를 보면 참으로 암담하다. 헬조선, 지옥불반도, 노답사회 등 모든 용어들에는 희망이 보이질 않는다. 오로지 절망만이 보인다. 그뿐인가. 사회 지도층의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행태에 절망은 이제 추정할 수 없을 정도로 깊어지기만 한다.

 

이런 시대적 분위기에서 희망을 말하는 책이 있다. 바로 로제 폴 드루아와 모니크 아틀랑 공저의 <희망에 미래는 있는가>이다. 이 책의 부제는 잃어버린 희망을 찾아가는 인문학 여정으로 책의 내용을 조금 더 명확하게 밝혀주고 있다.

 

저자들은 고대 그리스 사상, 유대교, 기독교에 담긴 희망의 의미를 설명한 후 오늘날 희망이 사라져 간 이유로 희망과 시간, 희망과 행동과의 연계성을 제시한다. 그 후 마지막 5부에서 희망하는 법을 어떻게 배워야하는지에 대해 설명하며 책을 마무리한다.

 

여러 면에서 저자들의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판도라의 상자에서부터 비롯된 희망이 때로는 최선의 모습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최악의 모습일 수도 있다는 것, 희망은 결코 확실하게 알 수 없기에 그 속에 두려움과 걱정과 슬픔을 포함한다는 것, 무엇보다 가장 가슴 깊이 와 닿은 내용은 희망은 행동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예전에 오늘날의 일본인들과 우리나라 사람들을 비교한 내용의 논문을 읽은 적이 있다. 그 논문에서 주장한 내용 중 하나는 일본인들은 우리들처럼 불의나 부당함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불의나 부당함에 행동으로 저항한다고 한다. 논문의 저자는 그렇기에 일본이 아닌 우리나라에 희망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책의 저자들이 주장한 것과 앞서 얘기한 논문의 저자가 말한 내용을 종합하면 결국 희망이 행동하게 만들고 그런 행동이 다시 희망을 갖게 한다는 순환적인 구조를 떠올리게 된다. 그런 점에서 우리에게는 여전히 희망이 있다.

 

저자들의 말처럼 희망에는 선의 모습도 악의 모습도 분명히 존재한다. 양면적인 희망의 모습이 낯설지만 또한 분명하게 이해하고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 이를 위해 저자들의 주장처럼 희망하는 법을 제대로 배워야 할 것이다. 희망이라는 어쩌면 가장 큰 힘이 또 다른 내일로 우리를 데리고 갈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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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 읽는 남자
안토니오 가리도 지음, 송병선 옮김 / 레드스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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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읽은 <요시와라 유녀와 비밀의 히데요시>란 책을 읽고 지금 이 시대는 국가나 민족을 구분하는 것이 어쩌면 별다른 의미가 없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제목을 보고 일본인 작가를 생각했던 내게 이 책의 저자가 한국인이고 소설의 시대적 배경이 에도시대라는 사실이 그런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안토니오 가리도의 <시체 읽는 남자>도 이런 트렌드를 반영하는 책이다. 이 소설은 중국 송나라 시대의 법의학자이자 판관이었던 송자의 일대기를 스페인 사람인 안토니오 가리도가 써낸 팩션이다. 서양인이 쓴, 그것도 현대의 이야기가 아니라 13세기 송나라 시대의 이야기라니. 일단 앞서 말한 책처럼 이 소설도 새로운 시대적 흐름을 보여주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압도적 역사추리 소설이라는 소개말처럼 이 책은 송자라는 인물의 일대기를 그린 역사적인 내용과 황실 살인 사건의 범인을 추적해가는 스릴러, 범죄, 추리 소설적 요소가 합쳐져 소설적 재미를 극대화한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소설의 초반부는 송자라는 인물이 인생의 쓴 맛을 겪은 과정을 설명하는 부분이 많아 조금은 지루한 느낌도 없지는 않다. 물론 소설 첫 장부터 살인 장면이 나오고 살인 사건의 범인이 송자의 형인 송루로 밝혀지면서 긴장감을 주기도 하지만 송자의 모습이 어떤 점에서는 우리가 기대하는 판관 포청천의 모습이 아니라 전형적인 모범생의 표본이지만 한편으론 어리바리한 루저의 모습으로 비쳐지면서 CSI 등에서 봐왔던 인물들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의 인물을 만나게 되면서 조금은 긴장감이 떨어지기도 한다.

 

소설의 후반부로 가면서 소설적 재미가 확실하게 드러나기 시작한다. 밍학원 최고 권위자 밍교수와의 만남, 룸메이트 회유의 계략, 선황제 폐하의 애첩이었던 후디에 등 여러 인물들이 등장하면서 점점 소설 속으로 빠져들다 마지막 반전을 통해 이 책의 헤어 나올 수 없는 매력에 사로잡히게 된다.

 

지금은 너무나 당연한 법의학적 소견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던 시대에 과학적 방법으로 사건을 해결했던 송자와 그가 남긴 세원집록. 쉽게 접하기 어려운 역사적 인물과 사건을 소설이라는 흥미로운 장르로 되살려낸 작가의 역량에 다시 한 번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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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 안데르스와 그의 친구 둘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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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나스 요나손. 작년에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과 <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를 읽고 완전히 매료된 작가이다. 처음 읽을 때에는 거부감이 들었지만 읽고 난 후에는 그에게 빠질 수밖에 없는 유머와 이야기를 들려주는 작가이다. 그의 작품이 준 강렬한 인상 때문에 그 이후로 유럽 지역의 소설들을 일부러 찾아 읽었는지도 모른다.

 

그의 신작이 나왔다. <킬러 안데르스와 그의 친구 둘>. 많은 분들처럼 처음에는 제목을 잘못 읽었다. 킬러 안데르스와 그의 친구들이라고. 책을 읽고 난 후에야 제목을 잘못 봤다는 걸 깨달았다. 에공, 내가 이렇게 둔한지 이번에 처음 알았다.

 

전작들에서 느꼈던 요나스 요나손의 매력이 이 작품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된다. 우리와는 조금 다르지만 읽고 나면 유쾌한 기분이 들게 하는 그만의 유머. 얽히고설킨 이야기들이 조금씩 풀어가는 듯하다가 다시 얽히고설키기를 반복하는 구조,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주인공들이 누구인지를 알 수 있다는 점 등등.

 

전작들과 비교해 다른 점이라고 한다면 전작들은 한 명의 주인공을 내세워 이야기를 이끌어갔다면 이번 작품에는 주연이라고 할 만한 킬러 안데르스와 그에 버금가는 주연이라고 할 만한 페르와 요한나의 역할도 중요하다는 점. 또한 전작들의 주인공들과는 달리 이번 작품에 나오는 이들은 얼핏 봐도 선한 이라고 할 수 없는, 아니 악인이라고 보는 게 더 맞는다는 느낌이 드는 인물들이라는 점이다. 그 뿐 아니라 종교적인 이야기도 담겨 있어서 이전 작품들과는 다른 이미지를 느끼게 된다는 점도 전작들과는 다른 느낌을 받는 이유이다.

 

그래도 역시 요나스 요나손이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작품이다. 웃다가, 웃다가, 웃다가, 따뜻해지면서 행복한 기분을 맛보게 한다는 그런 점에서 말이다. 킬러 안데르스의 변해가는 모습도 너무 좋고, 그를 이용해 돈벌이를 해보려는 페르와 요한나의 모습도 왠지 모르게 따뜻한 눈빛으로 바라보게 된다.

 

몸도 마음도 지쳐가는 2016년이다. 아무리 돌아보아도 웃을 일도 보이지 않는 그런 고난의 시간. 삶에 지치고, 사람에 지친 그 때 이 책이 분명 모두에게 돌려주리라 믿는다. 잊고 있었던 행복하고 따뜻한 미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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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라이프 - 마지막까지 후회 없는 삶, 진정한 자유와 행복을 위한 인생철학
마크 롤랜즈 지음, 강수희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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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속 소제목들을 먼저 살펴보니 이 책을 소설이라고 봐야할지 아니면 철학서라고 봐야할지 정말 애매하다. 물론 이 책을 가리켜 철학 소설이라고 분류하고는 있지만 20개의 소재가 인생을 살면서 모든 이들이 한 번쯤 철학적으로, 아니 철학적이지 않더라도 한 번쯤은 누구나 고민하고 고민했던 것들이기에 소설적 의미보다는 철학적 의미가 더 크게 느껴진다.

 

알고 보니 마크 롤랜즈라는 작가가 글을 쓰는 경향이 바로 그렇단다. 실제 경험과 철학을 접목해서 세상에 그만의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한다. 그런 그의 경향이 더욱 세분화되면서 소설의 형식으로 나온 작품이 바로 이 책 <굿 라이프>이다.

 

소설은 이렇게 시작한다. 돌아가신 아버지가 남긴 원고 뭉치를 발견한 니콜라이. 그는 자신의 아버지와 너무나 닮은 미시킨의 모습에서 점점 원고의 내용으로 빠져들고 자신만의 주석을 달아가면서 아버지의 원고를 정리한다.

 

우와, 쉽지 않다. 소설이라는 형식을 빌리긴 했지만 처음부터 다루는 주제가 ‘글’이라는 어쩌면 너무나 많이 접하는 내용이고 20페이지도 안 되는 적은 분량이지만 그 안에 담긴 내용은 도저히 가볍게 읽고 넘어갈 수 없는 내용들로 가득 차 있다.

 

내용이 내용이다 보니 단숨에 읽는 여타의 소설들과는 완전히 다르다. 하나의 이야기를 읽고 생각하고 고민하고 나만의 답을 찾은 후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다보니 이 책을 다 읽는 데 걸린 시간이 어마어마하다.

 

무엇보다 책 제목처럼 ‘굿 라이프’가 무엇인지에 대한 끝없는 고민에 빠져들었다. 물론 굿 라이프에 대한 나만의 생각은 분명히 있다. 기독교인으로서 내가 가진 생각은 변함이 없다. 그렇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깊이 생각해보지 못한 삶의 면면들을 돌아보게 된 것만큼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 책은 어떤 면에선 명언집이나 잠언과 같은 종류라고 봐도 무방할 듯하다. 하나의 주제와 관련해 삶의 지혜가 담긴 문장들을 곳곳에서 만나기 때문이다. 마치 아버지가 아들에게 들려주는 듯한 그런 지혜의 이야기들 말이다. 이런 이유로 작가는 아버지의 원고 뭉치를 아들이 발견해서 이를 정리해 나간다는 설정을 한 것이 아닐까?

 

마지막까지 후회 없는 삶, 진정한 자유와 행복을 누리는 삶. 인간의 노력만으로는 결코 이룰 수 없는 삶이겠지만 그래도 이 책은 그러한 삶을 향한 인간의 노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들려준다. 모두가 꿈꾸는 좋은 인생, 그런 인생이 무엇일지 끊임없이 고민하게 하는 이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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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래드 하나님 나라
조지 엘던 래드 지음, 원광연 옮김 / CH북스(크리스천다이제스트)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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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나라, 달리 천국이라고 말하면 먼저 드는 생각이 예수님의 재림이 먼저 떠오른다. 예수님이 다시 오시는 그날이 바로 우리가 천국에 들어가는 날이라는 생각이 강하다. 혹은 육신의 죽음 이후에 가게 되는 곳이 하나님 나라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조지 래드는 하나님의 나라가 그런 의미가 아니라고 말한다. 그는 하나님의 나라는 하나님의 주권의 미치는 곳, 즉 하나님의 통치하는 모든 곳이 바로 하나님 나라라고 말한다. 이는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 이 순간에 우리는 이미 하나님 나라에 속해 있다는 것이다. 하나님 나라는 이처럼 시간이나 공간의 문제가 아니다. 바로 하나님의 통치와 관련된 것이다.

 

<하나님의 나라>를 쓴 조지 래드는 미국 풀러신학대학원의 신약학 교수로 이해하기 어려운 성경을 일반 성도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쓴 신학자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은 일반 성도인 내가 읽기에도 전혀 부담이 없었다. 간혹 신학적인 부분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없지는 않았지만 전반적으로 성경을 처음 접한 사람이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이 책은 하나님 나라의 약속, 약속의 성취, 약속의 완성이라는 내용으로 하나님 나라에 대해 깊이 있게 설명한다. 하나님 나라는 시간을 초월한다. 하나님 나라는 역사에 구속되지 않는다. 하나님 나라에는 역사 속에서 성취되는 부분, 역사의 마지막에서 이루어지는 완성이 있다.

 

그의 주장 중 주목하게 되는 부분 중 하나는 교회가 하나님 나라는 아니라는 것이다. 하나님 나라가 교회를 형성하고, 교회는 하나님 나라를 증거하는 하나님 나라의 수단이고 하나님 나라의 관리자일 뿐이다.

 

오늘날의 세태를 보면 교회를 마치 하나님 나라처럼 생각하는 이들이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사람을 의미하는 교회도 아닌 조직으로써의 교회가 커져가는 세태 속에서 이 책은 무엇이 하나님 나라인지 분명하게 인지할 수 있게 한다.

 

성경은 성령의 도움 없이는 이해하기에 쉽지 않은 책이다. 수많은 비유와 함축적인 의미들이 다양한 신학적 해석이 이루어지게 한다. 그렇기에 성경을 올바르게 해석한 책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모든 신자들에게 하나님 나라를 올바르게 파악할 수 있게 해주는 필독서로 꼭 한 번 읽어볼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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