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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허 (완역판) - 그리스도 이야기 ㅣ 현대지성 클래식 10
루 월리스 지음, 서미석 옮김 / 현대지성 / 2016년 8월
평점 :
<벤허>라는 말을 들으면 자동적으로 떠오르는 장면이 있다. 벤허 역을 맡았던 찰톤 헤스턴이 전차를 몰며 메살라와 경주하는 장면. 아마 나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이 바로 그 전차 경주를 떠올린다. 기억이 가물거리지만 4시간 가까운 상영 시간 중에서 그 장면만큼 사람들의 뇌리에 강렬한 인상을 준 장면은 없을지도 모른다.
그처럼 멋진 장면들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벤허>가 리메이크 되어 9월에 개봉한다고 한다. 명작을 리메이크하는 부담감이 상당히 클 것이라고 생각하며 영화를 기다리던 중에 이 영화의 원작 소설이 있다는 어쩌면 너무나 당연해서 생각조차 안 해본 정보를 얻게 되었다. 원작이라고?
당연히 읽고 싶었다. 영화로 느꼈던 감동을 소설로 다시 느낄 수 있다면, 아니 영화와는 다른 소설만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면, 이루 말할 수 없이 즐거울 것 같았다. 그래서 읽게 된 원작 소설 <벤허>.
예상은 했지만 일단 책 분량이 어마어마하다. 영화의 상영시간이 4시간 정도니 책도 어느 정도는 두꺼울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1권이라 가볍게 생각했는데 800페이지가 넘는다. 이 정도면 사실 거의 2-3권 정도의 분량이다. 도대체 이 정도 분량의 소설을 쓴 사람은 누구인 걸까?
저자는 바로 루 윌리스. 책 표지 안쪽에 담긴 저자 설명을 보기 전까지 이런 작가가 있는 지도 몰랐던 내게 그는 상당히 흥미로운 존재였다. 그는 중동지역에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채 자료만으로 작품의 배경을 묘사했다. 게다가 교회에 다니기는 했지만 기독교에 별다른 관심도 없었던 그가 불가지론자 로버트 잉거솔 대령과의 만남으로 기독교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그런 관심의 결과로 나온 작품이 바로 <벤허>였다.
저자는 자신이 이해한 예수님과 기독교를 허구의 인물 벤허를 통해 설명한다. 물론 소설에 기독교적인 색채만 담겨있는 것은 아니다. 벤허가 겪은 역경과 복수의 과정이 보여주면서 평범한 이들이 겪는 삶을 굴곡을 그려내고 있다.
그렇지만 벤허의 부제가 그리스도 이야기라는 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작가가 이 작품에서 그리고 싶었던 주된 내용은 예수님의 삶과 그를 통한 변화된 모습의 벤허가 아니었을까 싶다. 세상에서 살아가며 우리가 갖는 모든 것들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부도, 명예도, 복수도, 아니 그 어떠한 것들도 앞으로 우리가 살아갈 세상, 그곳에서 누릴 것들과 비교한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기독교적인 내용이 주를 이루지만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이 책에 담긴 이야기들이 시사하는 내용은 상당히 크다. 평범한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반면 기독교인이라면 꼭 한 번 읽어야 할 책이다. 우리의 진정한 삶이 어디에서 시작되고 어디로 가야하는지를 보여주는 책이기에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