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모나리자 바이러스
티보어 로데 지음, 박여명 옮김 / 북펌 / 2016년 7월
평점 :
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는 말 그대로 광풍이었다. 소설이 가진 파급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분명하게 보여준 작품이었다. 소설 <다빈치 코드>로만 끝난 것이 아니다. 영화로도 수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을 뿐 아니라 한 동안 다빈치 코드를 분석한 전문 서적들도 수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을 정도로 대단한 열풍이었다. 그런 광풍을 일으킨 댄 브라운의 뒤를 이은 작가라면 당연히 기대감이 높을 수박에 없다.
제목에서 바로 알 수 있듯이 이 소설 또한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소재로 한다. 그것도 모나리자와 함께 한 이야기. 인류사에서 천재라고 손꼽히는 인물들 중에서도 천재라고 손꼽히는 레오나르도의 이야기이니 이 소설 또한 수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 것이라는 예측은 예측이라고 하기에도 뭐하다. 당연한 반응이라고 보는 게 맞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이 소설은 단순히 재미로만 읽기에는 독자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너무 강렬하다. 저자는 아름다움이라는 누구나 선으로만 보아온 가치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를 묻고 있다. 누군가는 아름다움을 선으로 받아들이지만 누군가는 아름다움을 선이 아닌 악으로 바라본다고 하면서.
일견 이해가 되는 부분들이 적지 않다. 아름다움을 향한 인간의 욕망을 사실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지만 어느 순간부터 찍어낸 듯 비슷비슷한 얼굴을 가진 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아름다움을 향한 욕망에 무언가 문제가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물론 오늘날에 나타난 아름다움으로 인해 생긴 문제를 조선시대를 살았던 이들에게 물어본다면 모두가 이를 악이라고 말할 것이다. 신체란 부모님이 주신 것이니까. 그렇지만 오늘날을 사는 사람들에게 아름다움을 위한 성형은 결코 악이 아니다. 당연한 본능이니까.
이처럼 아름다움에 대한 관점은 서로 다르다. 그렇기에 옳고 그름, 혹은 선과 악으로 딱 잘라 구분할 수 있는 그런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아름다움에 대한 이야기들은 소설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 중에서 가장 나의 생각과 비슷한 부분은 라마니 박사가 매들린을 보고 느낀 그 감정이다.
소녀의 눈은 끝까지 저항하고 있었다. 자존심이었다. 그랬다. 소녀는 이 모든 수치에도 자존심을 잃지 않았다. (p.288)
자존심과는 조금 다른 의미이기는 하지만 아름다움은 자존감에서 나오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자기 자신을 존중하는 마음이 표현되는 상태, 그 상태가 진정한 아름다움의 열매가 맺히는 순간이 아닐까?
가볍게 읽기 시작했던 이야기 속에 담긴 화두에 깊이 고민한 시간이었다. 아직 그 정확한 답을 찾지는 못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