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리피헤드
마크 빌링엄 지음, 박산호 옮김 / 오퍼스프레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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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는 영국 스릴러물만 계속해서 읽었다. 평상시에 영국 작품들을 많이 읽는 편이 아니었는데 이상하게 그렇게 됐다. 먼저 읽은 책은 피오나 바턴의 <위도우>. 심리묘사가 뛰어난 작품으로 상당히 재미있게 읽었다. 그 다음으로 읽은 책이 바로 <슬리피 헤드>이다.

 

두 권의 소설은 분위기가 비슷한 듯 상당히 다르다. <위도우>는 다양한 시선으로 사건을 쫓아가면서 사건 자체보다는 등장인물들의 심리묘사에 치중한 소설인 반면 <슬리피 헤드>는 추리소설의 기본을 보여주는 듯한 그런 소설이다.

 

이 소설에서 가장 마음에 든 건 역시 인물이다. 톰 쏜 경위. 영국의 날씨 때문인지는 몰라도 약간은 어둡고 침울한 느낌이 강한 영국 소설에서 주인공 톰 쏜은 분위기 메이커라고 봐야 할까. 제멋대로 구는 듯한 모습 뒷면에 담긴 평범한 일상의 그는 거리감이 느껴지는 않는 친근한 이웃집 아저씨 같은 느낌을 준다. 아마 톰 쏜 시리즈로 이어나갈 작정을 하고 저자가 탄생시킨 인물이 아닌가 싶다.

 

두 번째 즐거움은 생각지도 못한 반전이다. 스릴러물을 보다보면 사건의 흐름이나 범인을 너무나 쉽게 파악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그런 소설의 대부분은 마지막 순간 독자의 뒤통수를 강하게 후려친다. 생각지도 못한 예상외의 범인이 드러나면서 말이다. 이 책이 딱 그렇다. , , 어 하다 뒤통수를 맞은 그런 느낌. 강렬하다.

 

세 번째는 상상을 초월하는 범죄이다. 잔혹한 범죄물은 많지만 연습을 통해 완벽한 살인을 꿈꾸는 이런 범인은, 끔찍하다. 락트인 증후군. 이런 증후군이 실제로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뇌를 손상시켜 사람을 산 것도 죽은 것도 아닌 상태로 만든다니. 그것도 여러 번의 연습을 거쳐서.

 

우둔한 듯 매력적인 톰 쏜, 다음에는 어떤 모습으로 만나게 될까?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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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행성 적인가 친구인가 - 우주로부터 오는 위험과 기회를 바라보는 방식
플로리안 프라이슈테터 지음, 유영미 옮김 / 갈매나무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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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지만 그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사실 우리는 과학이 어느 정도나 발전했는지 잘 알지 못한다. 특히 우주에 관한 이야기는 여전히 신화 속에 있는 이야기처럼 들릴 정도이다.


태양계의 행성들을 탐사하고 머나먼 은하로 우주여행을 떠나고 있지만 실제로 우리가 아는 바는 여전히 미미하다. 멀리 떨어진 은하계만이 아니다. 가까이는 지구 근처, 태양계에 수없이 떠다니는 소행성에 대해서도 우리는 잘 알지 못한다.


소행성의 개수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크기도 제각각이고, 방향도 저마다 달라서 전문가가 아니라면 어떻게 불러야할지도 모른다. 그러다보니 이들이 미래에 우리에게, 다시 말해 지구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제대로 인지하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책 제목처럼 소행성이 과연 우리의 적이 될지 아니면 친구가 될지 저자는 과거의 과학적 사실에서부터 현재 이론적으로 가능한 다양한 가설에 이르기까지 조목조목 설명한다. 대부분이 잘 알지 못했던 내용들이었지만 그 중에서도 눈길을 끈 내용들에는 K/T 경계층, 이온 엔지, 우주 엘리베이터 등이 있다

 

우주 엘리베이터에 관한 설명은 정말 놀라웠다. 말이 엘리베이터이지 그 내부는 따지고 보면 기차나 비행기의 실내와 다르지 않다. 다만 이동하는 방식이 엘리베이터 작동 방식과 같아서 그렇게 부른다. 실재로 그런 게 있느냐고? 물론 아직은 없다. 공상과학 소설에서 볼 듯한 이야기지만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고 한다. 그렇다면 언젠가는 우리 눈으로 직접 볼 수도 있다는 얘기가 아닐까?

 

앞으로도 과학이 발전하면서 우주의 숨어있는 비밀들이 언젠가는 밝혀질 것이다. 그 때 우주의 수많은 소행성은 분명 우리의 적이 아닌 친구로 다가올 것이다. 그 날, 지구는, 또한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인류는 어떻게 될까? 궁금하다면 이 책을 꼭 한 번 읽어보길 권한다. 재미난 이야기들과 함께 과학적 지식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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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분 추리게임 - 지친 뇌에 활력과 자극을 주는 하루 1분 게임 시리즈
YM기획 엮음, 전건우 감수 / 베프북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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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은 바쁘다. 바빠도 너무 바쁘다. 일에 쫓기고, 육아에 허덕인다. 바쁘게 살다보니 자신을 계발한다는 것이 그렇게 쉽지만은 않다. 말도 안 되는 변명일 뿐이라고? 그래, 변명 맞다. 하지만 지치고 지친 심신으로 무언가를 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는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

 

그래도 무언가를 해야 한다면? 힘 안들이고 가볍고 즐겁게 즐길 만한 무언가를 하고 싶다. 무엇이 있을까 찾던 중에 발견한 <하루 1분 추리게임>. 이거면 왠지 두뇌 계발도 되고 재미도 있고 그렇게 힘이 들지도 않을 것 같다는 강렬한 느낌에 주저없이 읽기 시작했다.

 

추리게임이니까 읽었다는 표현보다는 풀었다는 얘기가 맞을 듯하다. 책 첫 머리에 이 책을 활용하는 법이 나오는데 우선 책에 실린 순서대로 하루에 한 문제씩 한 주에 세 번을 푸는 데 요일을 정해서 푸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고 한다. 책에서 일러주는 대로 문제를 풀어보기 시작했다.

 

어렵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어려운 문제도 있고 쉬운 문제도 있다고 말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싶다. 다만 난이도는 갈수록 조금씩 어려워지는 느낌이라 앞서 말한 것처럼 순서대로 푸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문제는 상당히 재미있다. 순간적으로 문제를 읽고 바로 풀 수 있는 문제도 있고 어휘력(국어 이외의 어휘 실력)이 필요한 문제도 있고, 깊이 고민해야 할 문제도 있다. 어떤 유형이든지 간에 정말 재미있다. 혼자서 푸는 것도 재미나지만 밴드나 톡에 올려 가장 먼저 푸는 사람을 뽑는 게임을 해도 재미있다.

 

뇌는 쓰면 쓸수록 좋아진다고 한다. 지친 뇌에 활력을 주어 삶의 활력도 높이길 바라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꼭 한 번 풀어보면 좋을 듯하다. 치매 예방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 같기도 하고(물론 전문가의 의견이 어떨지는 모른다). 앞으로 시리즈로 나와도 괜찮지 않을까 싶은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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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레바퀴 아래서 코너스톤 세계문학 컬렉션 3
헤르만 헤세 지음, 박지희 옮김, 김선형 해설 / 코너스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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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레바퀴 아래서>를 처음으로 읽었던 때는 아마 초등학교 3-4학년 정도였던 것 같다. 이 책이 기억에 남았던 이유는 아동용 문학책으로 읽지 않고 어른들이 읽는 소설로 읽었기 때문이다. 열 몇 살짜리 아이가 어른들을 위한 소설을 읽었으니 얼마나 지루했겠는가. 그때까지 읽은 책 중에서 가장 지루한 책으로 기억할 수밖에 없었다.

지루하다는 잘못된 첫 느낌 때문이었을까, 그 이후로 <수레바퀴 아래서>를 두 번 다시 읽지 않았다. 그러다 이번에 다시 읽어야겠다고 마음을 먹은 이유는 순전히 코너 스톤에서 출간하는 코너스톤 세계문학 컬렉션이 이전 작품들부터 내 마음에 쏙 들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이 책을 포함해 3권 밖에 출간하지 않았지만 말이다.

코너스톤 컬렉션을 좋아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3권의 작품들을 번역한 솜씨가 매우 깔끔해서 읽는 데 부자연스러운 느낌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한 때 번역 일을 한 사람으로, 또한 한 명의 독자로서 어색한 표현의 번역이 얼마나 짜증스러운지 모른다. 그런 점에서 코너스톤 세계문학 컬렉션은, 내 기준으로 판단했을 때, 최고의 번역 작품들이다.

여하튼 수십 년의 세월이 흐른 뒤에 읽은 <수레바퀴 아래서>는 여러 가지 생각에 빠지게 만들었다. 이 책을 읽는 대부분처럼 교육의 문제, 기성세대의 권위주의에 관한 문제, 청소년 시기의 사랑, 우정, 성 등에 관한 문제 등 이 책에는 여러 가지 화두가 담겨있다.

교육에 관한 문제는 예나 지금이나, 동양이나 서양이나 별반 차이가 없는가 보다. 물론 우리나라만큼 교육 문제가 그렇게 심각한 나라는 많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교육이 문제를 일으키기 위한 과정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문제의 원흉이 되어가는 이유는 뭘까? 이 소설에서도 언뜻 내비치듯이, 얼마 전에 읽은 책의 저자는 신자유주의 사상에 의한 경쟁력 구도가 결국 교육이 곪아가는 가장 큰 이유라고 주장하였다.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기성세대의 권위주의에 관한 문제도 깊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권위적이라는 말에 담긴 부정적인 이미지처럼 소설 속 인물들의 모습에서 기성세대의 억압적이고 강압적인 모습이 결코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없다는 사실은 너무나 당연하다. 하지만 권위라는 말이 사라져가는 오늘날의 현실에서는 어떨까? 어른의 권위가 사라지고, 스승의 권위가 사라지고, 부모의 권위가 사라진 오늘날에는 또 다른 권위의 문제가 생기고 있는 것은 아닐까?

헤세의 자전적 소설 <수레바퀴 아래서>는 청소년의 성장 소설이기도 하지만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어른들의 위한 소설이기도 하다. 청소년들을 어떻게, 무엇을 가르쳐야 할지 고민하게 하는 그런 소설이다. 그들은 결국 우리의 미래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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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이 드래건플라이 헌책방에서 시작되었다
셸리 킹 지음, 이경아 옮김 / 열린책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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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부터 책 읽기를 좋아했기에 헌책방에 갈 일이 많았다. 청계천 헌책방 거리에 가면 가게마다 쌓여있는 책들의 모습이 그렇게 보기 좋을 수 없었다. 그런 기억 때문일까? 나이가 들어 어느 정도 여유가 생겼을 때 꼭 하고 싶은 일이 바로 헌책방이다.

 

친구들에게 헌책방 얘기를 하면 대부분의 반응이 동일하다. “미친 거 아냐라고. 헌책방이 돈이 되는 사업은 아니니까 그렇게 말하는 친구들의 마음도 이해는 된다. 그렇지만 난 여전히 헌책방을 하는 그 날을 꿈꾼다.

 

이 책은 그런 마음에서 골랐다. 헌책방이라는 그 말 한 마디에. 게다가 모든 일이 헌책방에서 시작되었다는 표현에서 느껴지는 미스터리하면서도 따뜻함이 예상되는 사건들이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기도 하였고.

 

역시나. 제목에서 받았던 따뜻한 느낌이 책을 읽는 내내 사라지지 않는다. 다니던 회사에서 해고당한 후 헌책방에서 하루하루를 보내는 매기. 그녀가 헌책방에서 찾아낸 D. H. 로렌스의 <채털리 부인의 사랑>과 그 속에 적혀 있는 헨리와 캐서린의 대화. 그리고 또 다른 사랑 이야기.

 

내가 꿈꾸는 바로 그런 헌책방의 모습에 푹 빠져들었다. 사람들이 오고가고, 정이 쌓이고, 즐겁게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는 그런 장소. 그 속에서 피어나는 사랑의 이야기는 말할 필요도 없고.

 

언젠가 드래곤플라이와 같은 책방을 꼭 열고 말리라. 모든 이들이 편안하게 책을 읽고 휴식을 취하며 따뜻한 정을 나누는 그런 책방을. 그 날이 언제쯤 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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