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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바다 ㅣ 소설, 사진과 만나다 해외문학선 1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한민 옮김 / 청년정신 / 2016년 6월
평점 :
헤밍웨이의 대표작 중 하나인 <노인과 바다>는 읽을 때마다 새롭게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준다. 책을 읽는 그 순간 고통 중에 있든지, 시련 속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든지, 모든 일에 무기력함을 느끼고 있는 중이든지 간에 또 다시 일어서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그런 힘.
이번에 다시 읽은 <노인과 바다>도 역시 그러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던 청년의 시절은 지나가고 중년이라는 또 다른 시간에 들어서면서 도전이란 단어는 어느 순간 내 삶 속에서 사라졌다. 가늘고 길게 살자. 도전은 나를 죽음으로 모는 마약이다. 이런 생각이 나를 지배하는 중심 생각이었다.
도대체 왜?
수많은 실패를 경험하면서도 앞으로 나아가기를 주저하지 않았지만 결혼을 하고 아이가 태어나면서 두려움이 나를 온통 휩쓸고 있기 때문이다. 남들만큼 아내를, 아이를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런 생각이 나쁜 것일까? 그렇지는 않지만 또한 그렇다.
행복이란 다른 누군가와의 비교에서 오는 것은 아니니까. 다른 사람의 생각과 시선으로 내 행복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니까. 사람들의 비웃음 속에서도 꿋꿋이 바다로 나갔던 노인이 더욱 멋지게 다가오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노인은 그 자신의 행복을 다른 사람의 시선에서, 다른 사람과의 비교에서 찾지 않았다. 바로 자신의 끝없는 도전에서 행복을 찾았다.
그런 노인의 모습이 소년에게 꿈을 심어주었을 것이다. 청새치와의 싸움에서 결코 포기하지 않는 그의 모습이 소년에게 행복을 느끼게 했을 것이다. 끈질긴 상어의 추적에도 강인함의 고삐를 늦추지 않은 노인의 모습은 소년에게 영웅의 모습이었을 것이다.
이제 변명은 하지 말자. 내게 주어진 삶의 역경이 너무 커서 그렇게 되었다고. 나를 둘러싼 가족, 친구, 삶의 환경이 나를 주저앉게 만들었다고. 모든 인간에게는 하나님이 주신 불굴의 의지와 강인함이 숨어 있으니까.
마지막으로 이 책은 사진과 함께 읽는 <노인과 바다>는 한 박자 쉬어가면서 소설을 더욱 깊이 이해하게 이끌어준다. 마치 독자가 노인과 함께 끝없이 펼쳐진 푸른 물결 위에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하면서 말이다. 글자가 주는 매력에 사진과 그림이 주는 매력이 더해져 더욱 깊이 책에 빠져든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