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강요 - 1536년 초판 세계기독교고전 14
존 칼빈 지음, 양낙흥 옮김 / CH북스(크리스천다이제스트)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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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에 크리스천 다이제스트에서 출판한 3권으로 된 <기독교 강요>를 읽었다. 분량이 적지 않아 읽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지만 하나님을, 예수님을, 성령님을, 또한 그리스도의 은혜를 받는 방법과 하나님이 세우신 외적인 은혜의 수단인 교회에 대해 제대로 배울 수 있었다. 다만 분량이 적지 않다 보니 반복해서 읽는다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아서 조금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그러다 이번에 <1536년 초판 기독교 강요>를 읽을 기회가 생겼다. 1권으로 된 이 책이 칼빈의 사상을 간결하면서도 명확하게 전달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는 초판의 사상이 거의 변함없이 최종판에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종판을 읽은 후 초판을 읽었기에 초판의 사상과 최종판의 사상의 근원이 동일하다는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최종판은 당시 로마교회나 재세례파의 신학적 오류를 반증하기 위해 분량이 늘어났다는 설명처럼 최종판에 덧붙인 내용들을 추려냈을 때 만나게 되는 칼빈의 사상이 초판에 실린 내용이었다. 첫 페이지에 도표로 설명한 초판과 최종판의 흐름을 보면 이 부분을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칼빈이 이 책을 처음 썼을 때 그 의도는 교리문답서로 사용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다 칼빈은 프랑스에 있는 개혁주의 동포들이 박해받는 상황에서 프랑스 왕 프랑스아 1세에게 참된 기독교의 기본원리를 증명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한다. 그렇기에 책의 구성도 프랑스아 1세에게 보내는 헌사, 교리문답식 내용(1-5), 왕에 대한 탄원의 결론(6)으로 이루어진다.

 

이 책 한 권에는 기독교인들이 알아야 할 기본적인 교리들이 모두 담겨있다. 기독교 신앙의 모든 부분을 포함하고 있지만 읽고 이해하는 것이 그렇게 어렵지 않다. 그렇기에 초신자에서부터 신앙생활을 오랫동안 한 신자에 이르기까지 한 번은 읽고 참된 기독교인으로서 어떠한 삶을 살아가야 할지 돌아보아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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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에 기억력 천재가 된 남자 - 전 세계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만든 기억의 위대한 힘
조슈아 포어 지음, 류현 옮김 / 갤리온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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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말 하는 게 죽기보다 싫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점 더 기억력이 줄어든다. 며칠 전에 뭘 했는지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말하고 싶은 단어가 머릿속에 떠오르지 않고 입 안에서만 맴돌아 답답해서 죽을 것 같았던 적도 상당하다. 이런 현상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일까? 아니면 기기가 발전하면서 나타난 생각지도 못한 하나의 폐단일까?

 

이제 세상은 핸드폰, 인터넷 등 과학이 발전하면서 굳이 무언가를 기억할 필요가 없는 시대가 되었다. 손가락 몇 번만 움직이면 알고 싶은 모든 것을 찾을 수 있다. 이런 시대에 기억력은 무언가 시대에 뒤떨어진 얘기처럼 들리기도 한다. 그렇다면 기억력은 별다른 가치가 없는 능력인 걸까?

 

저자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기억력은 모든 쉽게 찾을 수 있는 이 시대에 오히려 더 필요할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기억력이 바로 창조의 토대이기 때문이다. 창조성이란 공통저이 전혀 없는 이미지를 서로 연결하고 새롭게 창조해 미래에 투사하는 능력이기 때문이다(p.288).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기억과 창조라는 두 단어는 결코 서로 동떨어진 별개의 능력이 아니었다. 조금만 생각해봐도 이는 너무나 당연하다. 아는 것이 없는 상태에서 어떻게 새로운 무언가가 나올 수 있을까?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말처럼 모든 창조의 기본에는 이미 알고 있던 지식이나 이미지나 생각이 자리 잡고 있다.

 

그렇다면 창조의 토대가 되는 기억력은 어떻게 하면 좋아질 수 있을까? 기억력은 이를 타고난 사람들만의 전유물일까? 아니면 모든 평범한 사람들도 훈련을 통해 기억력을 높일 수 있을까? 저자는 전미 메모리 챔피언십에서 신기록을 세운 자신의 경험을 말하면서 모든 사람들이 자신처럼 기억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가 말하는 기억력 향상 방법은 고대부터 이어져 내려온 기억의 궁전이라 불리는 것이다. 이 기억술은 기억하고 싶은 내용을 이미지로 바꿔 자신만의 공간에 저장하는 것으로, 이미 많은 이들이 알려준 연상법이 이와 유사한 내용이지 않을까 싶다.

 

너무나 간단한 이 방법이 실제로 기억력 향상이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런 결과는 멀리서 찾을 필요가 없다. 간단한 테스트를 해보면 바로 알 수 있다. 물론 기억의 궁전에 저장할 내용을 어떻게 만들어내는 것일지에 따라 그 지속력은 상당히 다르겠지만 말이다.

 

그 어떤 때보다 창의력을 강조하는 시대이다. 이 시대를 앞설 나가는 데 필요한 창의력을 키우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이 책에서 설명한 간단한 기억술 훈련법을 실천하는 것이다. 저자가 설명한 기억력 훈련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갈 작가, 화가, 과학자 등이 많이 나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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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그녀
가키야 미우 지음, 김은모 옮김 / 콤마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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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제목을 보자마자 어딘지 낯익은 느낌이 든다. ‘왜 그런 걸까곰곰이 생각해보니, 맞다!! 같은 제목은 아니지만 비슷한 느낌을 준 백영옥 작가의 <애인의 애인에게>가 떠오른다. 남편과 애인은 천양지차이긴 하지만 그래도 설정은 비슷한 거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분명 이런 생각이 맞는 듯 했다. 그런데 점점 생각과는 다르게 나아가기 시작한다. 남편의 외도를 의심한 히시코가 호시미를 만나는 장면에 이르러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흐르기 시작한다. 많은 소설이나 영화에서 소재로 사용한 그것, 바로 서로의 몸이 바뀌는 설정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 뭐야. 이거 너무 식상한 소재 아닌가? 요즘에는 너무 자주 본 설정이라 그다지 기대할만한 내용은 아닐 것 같은데. 게다가 당황해하는 두 사람에게 할머니가 던진 한 마디가 계속 읽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고민하게 만들었다.

 

상대의 마음을 뼛속까지 이해하면 원래대로 돌아갈 거야

 

역시 그렇군. 이렇게 나갈 것 같더라니. 왠지 결말이 보이는 느낌이 들었다.

 

히시코와 호시미가 서로의 몸으로 살아가면서 상대방을 이해하는 과정을 그린 소설, 이라고 생각하기에는 그 뒤의 흐름이 또 다르다. 처음에는 그저 두 사람이 제자리를 찾아가기 위한 그림이 그려질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작가는 내 생각을 뛰어넘어 진정으로 이해하는 대상을 보다 넓게 설정한다. 바로 두 사람 옆에 늘 함께 했던 이들에 대한 이해의 과정으로 말이다.

 

히시키도 호시미도 자신들 옆을 지키고 있는 이들을 그렇게 깊이 이해하지 못했다.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 남편도, 아이도, 부모님도 어쩌면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그저 자신의 눈높이에서만 상대를 바라보았기 때문에 그들이 실제 어느 높이에 있는지는 알지 못했던 것이다.

 

마음이 아프다. 나도 그들과 별반 다를 바 없기에. 내 주변에 있는, 내가 가장 사랑하는 이들에 대해 나는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 얼마나 많은 관심을 쏟고 있을까? 아니, 얼마나 그들의 눈높이에서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을까?

 

내가 아니라 또 다른 누군가의 눈으로 봤을 때 보이는 그런 것들이 사랑하는 이들의 관계를 더욱 깊게 만든다. 어쩌면 그런 것들이 바로 내가 사랑하는 이들의 본성이자 실존의 표현이기에 말이다. 또 다른 시선으로 보는 일이 너무나 어려운 일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진정한 행복은 이렇게 어려워 보이는 일도 마다하지 않을 때 우리에게 다가온다. 그 길이야말로 나 자신을 바꾸는 유일한 길일지도 모르기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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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인문학 - 서울대 교수 8인의 특별한 인생수업
배철현 외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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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이 필요한 이유는 한 마디로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다. 내가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도 필요하고, 다른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서도 필요하고, 모든 사람을 사람으로 존중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그렇기에 인문학은 사람으로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다.

 

이 책은 인문학의 의미가 살아있는 책이다. 자신을 돌아보면서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르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이 책에 실린 8번의 강의는 서울대학교 교수들이 서울남부교도소에서 진행한 강의 내용을 추린 것이다.

 

배철현 교수가 설명한 인도 사람들의 마아트, 에리히 프롬의 소유와 존재에 관해 설명한 박찬국 교수의 이야기도, 죽음을 생각할 수밖에 없게 하는 일리아스에 대한 김헌 교수의 강의도, 히틀러와 나치와 행한 처참한 행동에 반성을 촉구한 독일인들의 모습을 보여준 홍진호 교수의 설명도 나를 뒤흔들지 않는 이야기가 없다.

 

많지는 않지만 인문학 관련 서적을 꽤 읽었다고 생각했다. 그랬기에 나름 나만의 철학이, 생각이 있었다. 그러다 이 책을 읽고 모든 것을 내려놓고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인문학은 말 그대로 무언가를 외우면 되는 그런 학문이 아니다. 끝없이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또 생각해야 하는 학문이다.

 

이전까지는 그저 읽고 이해했다고 생각하고 중요한 부분은 암기하고 넘어갔다면 이 책을 읽으면서는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다시 생각했다. 과연 나는 무엇을 생각하며 살고 있는지, 무엇을 찾으며 살아가는지,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말이다.

 

배철현 교수가 서문에서 소개한 함석헌 선생님의 시 <그대는 골방을 가졌는가>를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음미해봤다. 그러면서 다시 생각해보았다. 나는 나만의 골방을 가지고 있을까? 세상 어느 곳에 있든지 나는 나만의 골방을 가질 수 있다. 아니 가져야만 한다. 그곳이 바로 나만의 인문학을 배울 수 있는 곳이니까, 그곳이 바로 나를 찾아 새롭게 변화할 수 있는 곳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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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적인 책 - 위대한 독립 영웅 30인의 휴먼스토리
여시동 지음 / 서교출판사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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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우리가 있음은 우리의 선조들이 있기 때문이다. 여러 선조들 중에서도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 선조들은 나라의 독립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초개와 같이 버린 독립투사들이다. 하지만 우리는 몇몇의 유명한 이들을 제외하고는 서서히 그들의 이름을 잊어버리고 있다.

 

그들이 이 땅의 독립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는 그나마 역사 교과서를 통해서 조금이라도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이 어떠한 사람이었는지에 대한 자료는 거의 찾아볼 수 있다. 그들도 분명 누군가의 아들이자 딸이었고, 누군가의 아비이자 어미였고, 누군가의 사랑하는 남편이자 아내였는데 말이다.

 

이 책은 그런 점에서 여타의 책과는 다른 관점으로 접근한다. 저자는 다양한 이들과의 인터뷰, 역사적 자료 등을 토대로 이 땅의 독립을 위해 투쟁했던 이들의 행동뿐 아니라 그들의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고자 한다.

 

책에서 소개하는 이들의 인간적인 면면을 살펴보면 상당히 놀랍기도 하다. 백범 김구 선생의 어머님이신 곽낙원 여사는 오십이 넘은 아들의 종아리를 때리셨다고 한다. 대단하지 않은가? 아들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회초리를 드신 어머니도, 그런 어머니의 가르침을 겸손히 받아들이는 김구 선생님도.

 

이처럼 이 책에는 우리가 생각지도 못했던 영웅들의 인간적인 모습이 담겨있다. 물론 한 권의 책에 수십 명의 이야기를 담아야했기에 기대했던 것만큼 새로운 면면을 찾아보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이들의 이야기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수많은 화두를 던져준다. 너무나 인간적인 그들이 누구도 하지 못할 것 같은 일들을 행한 이유가 무엇인지를 말이다.

 

그들은 이 땅의 자주 독립을 위해 목숨을 버리고, 청춘을 버리고, 가족을 버렸다. 그들의 마음을 찢는 아픔, 슬픔, 두려움을 뒤로한 채 당당히 웃으며 죽음의 길로 나아갔다. 인간적인 그들의 모습을 보자 그들의 선택과 행동이 더욱 가슴 깊이 다가온다. 윤봉길 의사의 손녀가 할아버지의 행보를 뒤쫓으며 깨달았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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