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이 아닌 선택
디오도어 루빈 지음, 안정효 옮김 / 나무생각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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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450여 페이지의 분량에 그렇게 쉽다고만 말할 수 없는 내용의 책이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말 그대로 절망에서 행복으로 사람들을 이끌어 준 책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결국 자기증오와 관용, 그리고 기쁨이다.

 

자기증오라는 말에 처음에는 나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나름 매일의 삶을 열심히 살면서 스스로 만족하며 살고 있다고 생각했기에 자기증오라는 말이 그렇게 선뜻 다가오지는 않았다. 한 때 사업에 실패해 절망에 빠져 있던 적도 있지만 그때조차 나 자신에 실망하지는 않았기에 자기증오라는 말에 공감하기 어려웠다.

 

그런데 저자의 설명을 들어보니 어느 정도 공감이 된다. 자기증오는 내가 생각한 의미 외에도 다양한 형태로 표현된다. 저자는 자기증오의 형태를 직접적인 자기증오와 간접적인 자기증오로 분류한다. 직접적인 자기증오에는 자기조소, 자기비하, 완벽주의 등이 있고, 간접적인 자기증오에는 환상, 권태 등의 형태가 포함된다.

 

이런 분류를 놓고 생각해보니 내 모습 중에 자기증오라고 할 만한 부분이 적지 않았다. 환상이라는 측면도, 권태라는 측면도, 무엇보다 직접적인 자기증오의 완벽주의라는 측면은 내게서 자주 찾아볼 수 있는 자기증오의 변형된 모습이었다.

 

나 자신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절망 속에서 지난날들을 보내왔다고 생각하니 순간적으로 당황스러웠다. 진짜 그랬던 걸까? 스스로도 알지 못할 정도로 마음 속 깊은 곳에 아픔과 슬픔과 절망을 꽁꽁 숨겨놓고 있었던 걸까? 정말 그랬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이런 생각에 빠져 있는 순간 저자는 자기증오라는 부정적 요소가 아니라 우리에게 건설적이고 창조적인 가능성을 이끌어낼 수 있는 자기수용의 긍정적 요소를 설명한다. 바로 관용이다. 자연스러운 인간의 본능이자 습성인 관용이 모든 사람들에게서 바로 드러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충분한 의욕과 동기만 부여된다면 관용이 어느 순간 깊은 잠에서 깨어나 활동하기 시작한다. 그 순간이 바로 절망에서 행복으로 가는 첫 걸음이 될 것이다. 관용은 또한 기쁨으로 가는 관문이다. 관용을 통한 참된 기쁨과 즐거움은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의 의미가 된다.

 

지금 이 순간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으로 절망이 아닌 기쁨의 길, 행복의 길로 모두가 함께 나아가기를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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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충증
마리 유키코 지음, 박재현 옮김 / 박하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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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 대체 뭐지? 이런 기분은 또 뭐고? 책을 읽는 내내 이 생각이 머릿속에서 가시지 않았다. ‘네거티브 엔터테인먼트라는 새로운 장르의 출현이라는데 정말 새롭다. 무언가 끔찍하고 징그럽고 소름끼치는 일들이 계속해서 이어지는 듯한 느낌이다.

 

소설은 마미와 나미라는 두 자매의 시선으로 사건의 전말을 설명한다. 먼저 마미라는 언니의 시각에서 그녀에게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이해할 수 없는 상황, 생각들을 들려준다. 도대체 그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마미의 모습에 사실적인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가정의 성과 건강의학전집>이라는 책을 통해 마미에게 일어나는 일이 실제 일어날 수 있는 현상임을 객관적으로 묘사한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얼마나 사실적이었는지 책을 읽다말고 인터넷으로 검색해볼 정도였다.

 

기괴한 느낌을 버릴 수 없는 상태에서 이제 화자는 동생 나미로 바뀐다. 화자가 바뀌면서 점점 더 기묘해진다. 이게 뭐지, 점점 분위기가 묘해진다. 마미의 실종은 동생과 관련이 있는 걸까? 자신의 마음을 주체할 수 없어서 나미가 저지른 일일까?

 

그런데 마지막 순간 저자는 생각지도 못한 반전의 묘미를 독자에게 선사한다. 정말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 사건의 전말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히야, 대단하다는 말밖에 할 수가 없다.

 

이 작품이 탄생한 배경을 보니 저자가 모충도 불분명하며 어떻게 성장하는지조차 알 수 없는 특이한 습성을 지닌 고충이란 기생충에 대해서 알 게 된 후, 6년간 공부하여 집필한 책이라고 한다. 정말 대단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6년이란 긴 시간에 걸쳐 공부하였기에 이런 작품이 나올 수가 있구나. 저자에 대해 다시 한 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당분간 이 책이 준 여운에서 빠져나가지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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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69 2016-04-29 14: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렇게 빠져나오기 힘든 작품이었다고 하니, 꼭 한번 읽어 보고 싶네요.
좋은 책을 추천해 줘서 감사합니다.

potato4 2016-05-01 19:57   좋아요 0 | URL
호불호는 조금 나눠질 듯 하네요.
섬뜩한 느낌의 호러 소설 싫어하시는 분들은 아마 좋아하지 않으실 듯..
그래도 마지막 반전 등 여러 모로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네요.
 
2016 더 퍼스트 공무원 시험 9급 영어 기출문제 문법.영작 강의 풀이
조열태 지음 / 퍼스트북(도서출판)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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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시험의 중심에는 영어라는 과목이 있다. 고등학교에서 대학교를 갈 때 보는 수능시험에도, 졸업 후 입사를 위해서도, 국가에서 필요한 인력을 뽑는 공무원 시험에도 영어가 빠지는 경우는 없다. 영어는 모든 시험의 중심에 있다.

 

이런 현상을 반영하듯 수많은 영어 교재들이 있다. 각 시험에 맞게 편집한 영어 수험서들이 수없이 많다. 선택의 폭이 넓어져서 좋겠다 싶지만 실상은 오히려 거꾸로다. 너무 많은 책들이 나와 있다 보니 무슨 책을 선택해야 할지 갈팡질팡하게 된다.

 

수험서를 택할 때 주변에서 많은 조언을 구하지만 사람마다 공부하는 방식이 다르다보니 막상 추천해준 교재로 공부해보면 내게는 맞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렇기에 결국은 자신에게 맞는 수험서를 스스로 찾을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책표지에 실린 최고 강사의 강의가 담겨있다는 문구에 눈길이 쏠릴 수밖에 없다. 고만고만한 여타의 수험서들과는 다르다는 자신감이 물씬 풍기는 한 마디에 강하게 끌렸다. 이 책에는 과연 어떤 내용이 담겨있을까?

기출 문제 해설이라면 거기서 거기가 아닐까 생각하면서 책을 펼쳤다. 첫 페이지 인사말에서 본 저자의 이력이 특이했다. 영어 강사이기도 하지만 역사에 관한 글을 쓴 작가라는 저자의 이력도 특이했고, 공무원 시험에서 4문제 정도를 차지하는 문법과 영작 분야에 대한 해설을 실제 출제된 문제를 가지고 책을 구성했다는 점에서도 다른 책들과는 조금 다른 점이었다.

 

저자는 2015년 최신 기출 문제에서부터 2007년 기출 문제에 이르기까지 실제 출제된 문법, 영작 문제를 하나하나 자세히 설명한다. 강의하듯이 설명하다보니 한 문제에 대한 설명이 다른 책들과는 달리 상당히 길다. , 저자의 말처럼 한 문제를 설명하는 한글 내용이 적지 않다.

 

예를 하나 들면 하나의 문제에 예문이 4개인 경우 저자는 각 문장에 대한 설명을 각각 따로 하고 각 문장에서 배워야할 문법 사항을 다른 예문들을 사례로 들어 자세하게 설명한다. 그러다보니 한 문제에 대한 설명이 3-4 페이지에 달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책 한권으로 모든 문법, 영작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영어 공부를 처음 한 사람이라면 당연히 어렵다. 하지만 어느 정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 사람이라면 문법, 영작 시험 마무리로 한 번쯤 읽고 정리하기에는 상당히 좋은 책이 아닐까 싶다. 또한 영어 스터디에서 함께 활용해도 좋을만한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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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 부자들 - 남들보다 2배 이상 빨리 돈이 모이는 기적의 돈 관리
김경필 지음 / 다산북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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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술적으로 한 사람이 버는 돈보다 두 사람이 함께 버는 돈이 분명히 더 많다. 그런데 문제는 버는 데 있는 게 아니라 쓰는 데 있다. 많이 벌어도 버는 것보다 많이 쓴다면 당연히 적자가 될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맞벌이 부부가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잘 쓰는 게 중요하다.


저자는 책에서 맞벌이 부부에 대해 이렇게 정의한다.


지금 당장 맞벌이를 통해서 얻는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이 없어진다고 해도 주거용 주택을 제외한 나머지 잉여자산만으로 부부가 현재 생활수준을 죽는 날까지 유지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는 사람.


헉, 맞벌이 부자의 정의가 상당하다. 죽는 날까지 현재 생활수준을 유지하려면 도대체 지금 어느 정도의 자산을 갖고 있어야 할까? 대략적으로 계산해도 일단 우리는 부부는 현재 맞벌이 부자가 아니다. 아니, 맞벌이 부자가 될 수 있을지 없을지 가늠조차 할 수 없다. 갑자기 이루 말할 수 없이 걱정도 되고 절망감이 스멀스멀 스며드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저자의 정의에 공감하는지는 일단 논외로 하더라도 분명한 것은 100세 시대를 맞아 현재 준비하지 않으면 분명 힘든 노후를 보내게 될 것이다. 저자의 계산에 따르면 노후생활에 필요한 금액은 월 500만 원이라고 한다. 실제로 그 정도의 금액이 필요할지는 모르겠지만 노년에 돈이 없어서 고생하는 모습을 생각해보면 끔찍하기만 하다.


그렇다면 저자가 말하는 맞벌이 부부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저자는 맞벌이 부자들에게서 발견되는 3가지 공통된 능력이 있다고 말한다. 바로 소통 능력, 계획 능력, 실행 능력이다. 무조건 공감한다. 이 세 가지 능력은 맞벌이 부부에게만 필요한 능력이 아니다. 삶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필요한 능력이다.


맞벌이 부자들의 기본 능력에 대해 설명한 후, 저자는 실제 맞벌이 부자가 될 수 있는 방법을 일러준다. 각 파트마다 체크리스트와 사례 등을 통해 맞벌이 부자를 향해 나아갈 때 필요한 단계들을 꼼꼼하게 알려준다.


부자라는 게 돈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진정한 맞벌이 부부가 되기 위해서는 동일한 꿈과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부부 간의 나눔이 있어야 한다. 두 사람 사이에 진정한 소통이 이루어져야 한다. 두 사람 사이에 진정한 행복이 있어야 한다. 그런 모습이 선행된 후에라야 진정한 맞벌이 부부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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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계급투쟁 - 난민과 테러의 진정한 원인
슬라보예 지젝 지음, 김희상 옮김 / 자음과모음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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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게 서로 존중하는 선에 그치지 말고 함께 투쟁하자고 제안하자. 오늘날 우리의 문제는 공동의 문제다(p.107)

 

솔직히 난민 문제가 그렇게 가슴에 와 닿지는 않는다. 머나먼 타국에서 일어나는 비극적인 일이기에 가슴 아파하고 무언가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돕고 싶지만 굳이 나서서 무언가를 먼저 한다든지 혹은 내 일처럼 그렇게 많은 신경을 쓰지는 않는다.

 

그런데 난민 문제는 정말 나와 상관없는 문제일까? 결코 그렇지 않다. 난민 문제는 먼 나라에서 벌어지기에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 아니다. 이는 온 인류가 함께 손을 맞잡고 해결해야 할 우리 모두의 문제이다. 난민 문제가 우리 모두의 문제인 것은 이 모든 불행의 뒤에는 글로벌 자본주의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전쟁의 이면을 살펴보면 전쟁으로 분명 누군가의 이익을 본다. 역으로 전쟁은 누군가의 이익을 위해 일어나는 일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글로벌 자본주의가 결국 전쟁의 원흉이라는 의미이기도 한다.

 

이처럼 전쟁의 이면에 숨은 글로벌 자본주의는 어느 한 나라에 국한되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오늘날 대부분의 국가들이 글로벌 자본주의의 지배하에 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그렇다면 우리도 역시 글로벌 자본주의의 희생양이 되어 지금 유럽을 향해 달려가는 난민들과 똑같이 행동할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난민 문제는 또한 새로운 계급투쟁의 결과물이다. 그렇기에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자비나 관용만으로 부족하다. 그보다 더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 바로 착취당하고 억압받는 자들의 세계적 연대이다.

 

우리는 우리가 기다려온 바로 그 사람이다(p.113)

 

호피족의 옛 속담을 인용한 저자의 말처럼 우리는 의지할 위인이 없다. 우리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물론 올바른 방법을 통해서 말이다.

 

쉽지 않은 일이다. 그저 꿈같은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저자의 말처럼 불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에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늘 패배자일 수밖에 없다.

 

정치, 종교, 폭력 등 난민 문제의 원인을 전체적으로 고찰한 저자의 주장에 귀 기울여야 한다. 그것이 더 나은 곳으로 나아가려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방법이기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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