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국의 역사학, 어디까지 왔나
이덕일 지음 / 만권당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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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과연 1945년 광복되었는가?

대한민국은 독립 국가인가?

대한민국에 과연 정부는 존재하는가?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질문한 사람을 미친놈처럼 취급할 것이다. 질문을 하는 것 자체가 우습게 느껴질 정도로 그 답이 명확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질문을 던진 사람이 있다. 그는 왜 이런 질문들을 던진 것일까?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소장으로 20여 년 동안 식민사학과 맞서 싸운 저자는 이 땅의 매국사학자들이 대한민국 국민의 세금으로 제작한 <동북아역사지도>를 보면서 한탄을 금치 못한다. 저자는 소위 대한민국 역사학계의 주류로 <동북아역사지도>를 만든 자들이 위나라의 조조가 경기도까지 점령했다고 말하면서 한강 이북을 중국에 팔아먹고, 임나일본부설의 변종으로 일본이 한반도 남부(전라도, 경상도, 충청도 일부에 이르는 지역)를 경영했다는 한반도 남부 경영설을 들먹이며 남한의 고대사를 일본에 넘기고, 의도적으로 독도를 지워 독도가 한국 강역이 아니라 일본 강역이라고 은연중에 주장하면서 중국의 동북공정을 추종하고, 일본의 식민사관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현실이 <동북아역사지도>에 그대로 담겨있다고 말한다.

 

설마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난 것일까 생각하겠지만 실제로 일어난 일이다. 문제는 이런 매국사학자들이 벌인 심각한 역사 왜곡에 대해 정부나 교육계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저자는 위의 세 가지 질문을 던지며 결코 이해할 수 없는 현실에 울분을 터트린다.

 

어이가 없어도 너무나 어이가 없는 일이었다. 올바른 역사 확립을 위해 국민의 혈세로 만든 지도가 오히려 중국과 일본의 그릇된 주장에 동조하는 내용이라니. 그런 주장을 하는 자들이 대한민국의 역사를 담당하는 주류 사학자들이라니. 이들에게서 역사를 배우는 젊은이들이 그들의 사관을 그대로 답습하는 현실이라니.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처럼 우리의 후손들이 올바른 역사를 배우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에 미래는 없다.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올바른 역사관 정립을 위해 정부가, 교육계가, 학계(뼈 속 깊이 식민사관에 물든 자들을 제외한)가 발 벗고 나서야 한다. 잘못된 역사를 바로 잡아야 하고 그릇된 역사관을 주입하는 매국노들을 이 땅에서 내쳐야 한다. 하루라도 빨리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식민사관에 찌든 한국사학계에 그래도 저자와 같은 이들이 있음에 깊이 감사드린다. 올바른 역사를 알리려는 이들의 노력이 없었다면, 생각만으로도 정말 끔찍하다. 이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야 한다. 저자의 말처럼 한국사의 정체성을 지키는 일에 정부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나서야 한다. 그것이 우리나라를, 동아시아의 평화를 지키는 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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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에 선 경제학자들
조원경 지음 / 책밭(늘품플러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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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는 멀리 떨어져있는 남의 일이 아니다. 매일 같이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의 삶이 바로 경제이다. 하지만 경제라고 하면 왠지 모르게 어렵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수많은 경제학 용어로 뒤덮인 이야기들이 우리를 어지럽게 만들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래프와 수식으로 제시하는 숫자가 무슨 의미인지 쉽게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우리의 삶과 가장 가까이에 거리에 있지만 가장 멀리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 바로 경제이다.

 

이처럼 어렵게 느껴지는 경제 분야에도 세간에 잘 알려진 경제학자들이 있다. 그 중에는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알 수 있는 이들도 적지 않다. 저자는 역사 속 경제학자들 중 10명을 추려 이들이 주장한 경제 이론을 살펴보고자 한다. 그런데 그 방법이 이채롭다. 바로 10명의 경제학자들을 법정(학교 수업중에 이루어진)에 세워 그들의 이론을 살펴보자는 것이다. 재판 중 이루어진 논쟁에서는 해당 경제학자들만이 발언뿐 아니라 철학자, 사회학자, 심리학자, 과학자 등 시공을 초월한 인물들의 주장들도 논의된다.

 

인구론의 멜서스에서 결혼 경제학의 게리 베커에 이르는 경제학자들의 이론을 그 시대의 상황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오로지 오늘날의 현실에만 적용하여 판단한다면 이는 제대로 된 평가가 아니다. 경제학자들의 주장은 오늘의 현실에 맞게 재평가되어야 한다. 그래서 저자는 장범 교수라는 가상의 인물을 등장시켜 이들 경제학자들의 주장이 가진 오만과 편견을 비판하거나 지지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사실 맬서스, 리카도, 애덤 스미스, 마르크스 케인즈 등은 이름이나 그들의 주장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나머지 경제학자들은 이름조차 생소했다. 그러다보니 쉽게 설명한 이들의 이론을 100% 이해하지는 못했다. 그래도 일반 경제학 서적과는 달리 다양한 인물들이 다양한 시각으로 설명하기에 경제학에 문외한인 사람들이 어렵지 않게 균형 잡힌 시각을 세울 수 있다.

 

마지막으로 3장에서 말한 이성과 감성의 조화에 깊이 동감하였다. 이는 경제학에 국한된 말이 아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곳에 적용해야 할 내용이다. 그렇다면 이성과 감성의 균형을 어떻게 이룰 수 있을까, 바로 오만과 편견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깊이 곱씹고, 곱씹어야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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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질문들
김경민 지음 / 을유문화사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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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의 세상은 어떻게 이루어진 걸까?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아우러져 만들어졌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렇지만 세상이 끝없이 변화하며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는 데에는 그 누군가의 혁신적인 생각 혹은 질문이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세상이 소수의 엘리트들에 의해 좌지우지된다는 엘리트주의 사상을 주장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불의에 맞서고,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시대의 흐름에 빠지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갔던 이들이 있었음을 말하고 싶다. 그것이 바로 이 책의 저자가 바라는 바이기도 하다.

 

저자는 역사적 인물들이 남긴 업적이 과연 어떤 생각 혹은 질문을 통해 시작되었는지를 알아보자는 기획 의도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저자는 열다섯 명의 인물들을 소개하고 이들이 이룬 세상의 변화와 그런 변화를 불러일으킨 생각이 무엇이었는지를 알려준다.

 

열다섯 명의 인물들의 면면을 보면 과학, 예술, 문화, 음악 등 전 분야에 걸쳐 하나의 획을 그은 인물들임을 알 수 있다. 저자는 들어가는 글에서 각 인물들이 던진 질문들, 그런 질문을 던지게 된 상황이 무엇이었는지를 설명한 후 각 인물에 삶과 그 혹은 그녀가 던진 질문들을 어떻게 해결해 가는지를 들려준다.

 

이들 열다섯 명의 인물들이 나하고 다른 점은 세상을 그저 그렇게 스치듯 지나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어떤 이는 신화 속 이야기를 현실이라고 생각하여 그 흔적을 찾는데 평생을 보내고, 어떤 이는 움직이기조차 힘든 옷과 장식품을 한 여성들을 보며 단순한 것이 아름답다는 자신의 생각을 마지막 순간까지 이어나가고, 어떤 이는 자신의 정체성을 찾은 후 불의에 맞서 자신의 이름에 걸맞은 삶을 살아간다.

 

저자의 말처럼 이 책에서 말하는 내용들이 새롭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각 인물들을 다룬 수많은 전기나 작품들이 이미 세상에 나와 있다. 저자가 말한 것처럼 열다섯 명의 인물들을 한 번에 만나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이 책은 그들이 일으킨 변화의 시작을 분명하게 인식하게 해 준다는 점에서 상당히 유익한 작품이다. 그들이 제기했던 질문들은 지금 이 순간을 사는 우리가 던져야할 질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세상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모든 이들이 이 책을 통해 스스로에게 어떤 질문을 던져야할지를 고민할 수 있기를 기대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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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야
마광수 지음 / 어문학사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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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사라> 이후 마광수 교수는 시대의 아이콘이 되었다. 그게 좋은 의미이든 나쁜 의미이든지 간에. <즐거운 사라>는 그만큼 엄청난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 어찌하다 나도 읽어보았는데 정말 충격적이었다. 이런 표현을 쓴 책을 어떻게 보아야 하나, 문학일까 그냥 포르노일까? 이런 책을 쓰는 것이 표현의 자유일까, 대책 없는 방종일까?

 

지금도 그에 대한 답은 모르겠다. 그만큼 그의 작품들은 논란의 중심에 서있을 만큼 보통 사람들의 시각에서는 벗어나 있다. <나는 너야>라는 이번 작품은 또 어떨까? 그의 전작들만큼 누군가에게는 충격적인,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아주 솔직한 내면의 고백일까?

 

그런데 제목이 먼저 눈에 띈다. ‘나는 너야라니. 결국 저자의 생각이 별다른 것이 아니라는, 다시 말해, 그의 생각은 우리가 숨기고 있을 뿐이지 우리 모두가 갖고 있는 보편적인 것이라는 걸까? 그럴지도 모르겠다. 일단 읽어보자.

 

25편의 단편이 수록된 <나는 너야>는 저자가 전작들에서 보여준 저자 본연의 색깔을 여지없이 드러내고 있다. 짧게는 한 페이지로 된 작품에서 길게는 40-50페이지 분량에 이르는 작품들이지만 그 속에 저자의 색깔이 온전히 담겨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 작품집을 읽으면서 저자는 어떤 사람일까, 나는 어떤 사람일까라는 궁금증이 일었다. 작품들 속에서 찾아본 그의 모습은 철저한 허무주의자가 아닐까 싶다. <향락주의 만세>에 나온 김대수씨. 건강한 삶을 살기 원했던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 건강을 생각하지만 그의 운명은 그의 바람과는 완전히 다르다. 결국 인간의 힘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그래서 결국은 쾌락을 쫓는 향락주의에 빠져버린 나(저자)의 모습을 김대수씨에게 덧입혔던 것은 아닐까? 또한 그런 향락은 일과 사랑과 놀이가 하나로 어우러지기를 바랐던 <짝사랑>의 광서의 모습을 통해 드러났던 것은 아닐까?

 

여전히 그의 작품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감이 잡히질 않는다. 예술로 보기에는 내게 남는 느낌이 없고 외설로 보기에는 알게 모르게 그 속에 담긴 이야기들이 조금씩 묻어나오고. 분명한 것은 성에 관한 한 저자는 다른 사람보다 한 발 앞서 있다는 사실이다. 그가 서 있는 곳이 어떤 길인지는 알 수 없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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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닝 걸스
로렌 뷰키스 지음, 문은실 옮김 / 단숨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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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원하는 공간으로, 내가 원하는 시간에 이동할 수 있는 시간여행이라고 하면 왠지 모르게 행복하고 즐거운 여행이 떠오른다. 하지만 이런 시간여행을 위한 경비가 누군가를 살해하는 것이라면? 정말 그래야 한다면 행복하고 즐거운 여행의 이미지가 아니라 불길하고 음산한 분위기의 여행이 되지 않을까?

 

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하퍼는 시비 끝에 살인을 저지르고 우연치 않게 다른 시간으로 이동할 수 있는 더 하우스의 열쇠를 얻게 된다. 하지만 열쇠를 얻은 대가로 빛나는 소녀들을 죽여야 한다. 그는 시간을 넘나들며 빛나는 소녀들을 죽이지만 그 소녀들 중 한 명인 커비는 극적으로 그의 손길을 벗어난다. 신문사 인턴 기자가 된 커비는 이제 거꾸로 하퍼를 뒤쫓기 시작하는데, 과연 커비와 하퍼는 어떤 결말을 향해 달려갈까?

 

굉장히 흥미로운 소재의 소설이지만 커비와 하퍼의 대결은 의외로 탄산이 빠진 밍밍한 음료수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다른 추리소설이나 미스터리 소설에서 짜릿함을 느끼는 마지막 반전도 그려지지 않는다. 게다가 더 하우스의 존재가 무엇인지, 빛나는 소녀들은 과연 어떤 사람들인지를 알 수 있는 부분이 없어서 이게 뭐지라는 느낌만 남았다. 미드 로스트 룸과 비슷하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무엇보다 시간여행이라는 설정이기에 당연히 시간적 흐름이 순차적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시간적 이동이 너무 많아 앞뒤를 오가다 소설의 흐름을 놓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온전히 몰입해서 보기 어려웠다는 아쉬움이 가장 크게 남았다.

 

이 소설은 TV 드라마로도 제작된다고 한다. 소설에서의 아쉬움이 TV 드라마에서는 어떻게 메워질지, 무척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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