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의 혁명 - 우리는 누구를 위한 국가에 살고 있는가
존 미클스웨이트 외 지음, 이진원 옮김 / 21세기북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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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경상남도 도지사의 무상급식을 중단한다는 발표로 온 나라가 들썩거린다. 선별적 무상급식이냐 아니면 전면적 무상급식이냐는 논쟁은 이전부터 계속되어 온 복지논쟁의 하나일 뿐이다. 복지라는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논쟁은 이외에도 적지 않다. 그렇다면 국민의 복지는 과연 누구의 책임일까? 아마 국가의 책임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렇다면 복지에 필요한 재원은 어떻게 마련해야 하는가? 이에 대한 해법은 쉽지 않다. 그렇기에 복지 지원에 대한 논쟁이 끝없이 이어진다.

 

복지 국가를 지향하던 서구의 국가들도 복지 규모를 줄이는 추세다. 저자들은 이런 현상이 전 세계적인 추세로 복지 국가를 지향하는 국가들이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근대 서양 정부는 세 차례 반에 걸친 혁명을 거쳤다고 말한다.

 

저자들이 말하는 첫 번째 혁명은 토마스 홉스가 성경에서 인용한 리바이어던에서 태어난 국민국가, 2의 혁명은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주의 사상에 영향을 받아 이룩된 자유국가, 3의 혁명은 시드니 웹과 베아트리스 웹 부부가 주창한 복지국가이다. 마지막으로 영국의 마가렛 대처 총리와 미국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들고 나온 신자유주의로, 이들의 신자유주의는 정부의 크기를 되돌리는데 성공하지 못해 결국 반쪽자리 혁명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저자들은 세 번 반의 혁명을 거치며 이루어진 정부가 여전히 잘못된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제4의 혁명이 이루어지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하며, 북유럽 국가 중 하나로 21세기의 대표적인 복지국가인 스웨덴 정부가 행한 정부 규모 축소와 정부 개편 등의 행보를 보여준다. 또한 저자들은 리콴유 수상의 정부 개편으로 성공적인 모델을 이룩한 싱가포르에 주목하라고 말한다.

 

저자들은 소유해봤자 아무런 소용이 없는 자산을 매각하는 것, 부자들과 좋은 네트워크를 확보한 사람들에게 흘러가는 보조금을 줄이는 것, 진정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만 복지 혜택이 제공되도록 복지정책을 개혁하는 것을 해법으로 제시한다.

 

저자들이 제시하는 방법도 정부의 변화에 필요하겠지만, 국민을 향한 올바른 인식이 확립되지 않는다면 그 무엇도 소용이 없을 것이다. 국민이 그저 착취의 대상이고, 다스려야 할 무지한 백성으로만 보는 정부에게서는 아무런 희망도 찾을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모쪼록 이 책을 접한 모든 위정자들이 우리는 누구를 위한 국가에 살고 있는가라는 화두를 깊이 고심해보기를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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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융합 - 인문학은 어떻게 콜럼버스와 이순신을 만나게 했을까
김경집 지음 / 더숲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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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를 관통하는 두 가지 키워드를 들어보라고 한다면, 통합, 융합이라는 말과 인문학, 고전이라는 말을 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사회 전반에 걸친 통합, 융합의 분위기는 결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다. 또한 인문학으로 돌아가자는 말도 수없이 듣는 말들 중의 하나이다. 그런데 별개처럼 보이는 이 둘은 결코 떨어뜨려 생각할 수 없는 현상이다.

 

인문학이라고 말하면 많은 사람들이 문..철을 떠올린다. 문학, 역사, 철학을 의미하는 문사철만이 인문학이라고 생각하여 문사철 100선 읽기 운동 등을 주창하기도 한다. 하지만 <생각의 융합>의 저자인 김경집님은 인문학의 영역이 문사철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고 단언한다. 진정한 인문학이란 어떤 분야를 다루건 인간이라는 틀로 접근하는 연구와 성찰이라고 주장한다. 그런 그의 주장에 따르면 인문학은 강 건너편에 위치한 자연과학, 정치, 전쟁, 미술 등과도 어울리는, 즉 융합의 과정을 거칠 수 있게 된다.

 

이런 관점에서 저자는 역사 속의 콜럼버스와 이순신 장군의 만남을 이어나간다. 그들의 만남 뒤편에서 이루어진 한 자루의 총이 어떤 역사적 결과를 야기했는지를 보여준다. 또한 김홍도의 <풍속도>와 김정희의 <세한도> 속에 담긴 이야기를 인문학적으로 풀어낸다. 뿐만 아니다. 전혀 관련 없어 보이는 에밀 졸라와 김지하를 비교한다. 이런 비교가 가능한 것은 앞서 말했듯이 인문학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결국 사람이기 때문이다.

 

인문학이 중요한 이유는 바로 사람의 가치를 올바로 평가하고, 인간의 삶과 앎을 다양한 방법으로 무한히 확장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인문학적 사고가 결국은 미래 발전의 바탕이 된다. 그렇다면 인문학적 사고를 위해 우리가 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저자는 이 시점에서 질문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질문을 통해 자신을 정립할 수 있다고, 또한 인간을 올바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한다.

 

질문의 중요성은 유태인의 교육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유태인들은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오면 오늘 어떤 좋은 질문을 했는지를 물어본다고 한다. 그만큼 질문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저자도 역시 질문의 힘이 센 이유를 다섯 가지로 설명한다. 그렇다. 질문은 중요하다. 질문은 내 자신을 돌아보고, 깊이 생각할 수 있게, 다양한 해답들을 찾을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미래는 아직 우리에게 오지 않았다. 그렇기에 어떤 모습으로 그려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우리의 생각이 예전 틀에 갇혀 빠져나오지 못한다면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는 굳이 경험해보지 않아도 눈앞에 훤히 펼쳐진다. 그렇기에 우리가 흘려보내는 지금 이 순간, 고정된 생각의 틀에서 벗어나는 생각의 융합이 더욱 중요해지는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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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으로 하나 된 교회
주정오 외 지음 / 도서출판CUP(씨유피)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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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생활을 하면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것이라면 바로 말씀 묵상과 기도일 것이다. 하지만 모태신앙으로 오랜 세월 신앙생활을 한 내 모습을 보더라도 이렇게 중요한 말씀 묵상과 기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나마 기도는 아이가 태어난 후 일어날 때나 잠자리에 들 때 함께 하려고 애를 쓰고 있지만 말씀 묵상은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점점 더 멀리하고 있음을 회개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말씀 묵상을 온 교회가 함께 하는 곳이 있다 호주 시드니 열린문교회는 지난 1996년부터 온 교회가 <매일성경>을 교재로 새벽 기도회를 인도하고, 주일 설교 본문, 주일학교 설교, 심방 예배 등에 활용한다. 또한 열린문교회 평신도 중심의 양육위원회가 매주 주일 본문 말씀을 <말씀 묵상 나눔지>로 만들어 모든 성도들에게 보내 주간 중에 가정교회 예배에서 묵상 나눔의 교재로 사용한다. <묵상으로 하나 된 교회>는 양육위원회 부원들이 묵상하여 성도들에게 보낸 60편의 글을 모은 묵상집이다.

 

온 교회가 합심하여 같은 본문을 매일 같이 묵상하고 기도한다면 이들 교회에 분열이 생길 수 있을까? 결코 그렇지 않을 것이다. 한 마음으로 하나님이 주시는 똑같은 말씀을 읽고 그 뜻을 깊이 묵상하는데 서로 다른 생각이 들어설 틈이 생기지는 않을 것이다. 내가 출석하는 교회에서도 이와는 다르지만 비슷한 방식으로 <예수라면 어떻게 하실까>라는 책을 전 교인이 함께 읽는데, 구역별로 매주 일정 분량을 정해 읽고 이를 구역모임에서 나누고 있다. 서로 묵상한 내용을 나누는 즐거움과 은혜는 열린문교회 성도들이 느끼는 즐거움과 은혜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이 책에는 바로 열린문교회 성도들이 묵상을 통해 받은 은혜와 기쁨, 예수님을 알아가는 즐거움이 가감 없이 드러난다. 그들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말씀 묵상에 대한 도전을 받지 않을 수 없다. 말씀은 우리를 건강하게 만들어주는 영혼의 생명줄이고, 우리의 가장 강력한 영적 무기이며, 우리를 하나님께로 더 가까이 이끌어주는 안내서이기 때문이다. 묵상을 통해 우리 모두가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와 축복을 누릴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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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사랑하면 언제라도 봄
이해인 지음 / 열림원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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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읽으면 참 마음이 따뜻해진다. 아팠던 마음에 위로를 받고, 힘들고 지친 육체와 영혼에 새로운 힘을 불어넣어주고, 싸늘한 바람이 맴도는 가슴에 따뜻한 온기를 느끼게 해주는 것이 바로 시가 아닐까 싶다. 이런 시를 쓰는 시인들 중에서도 이해인 수녀님의 시는 더욱 화사하고 따뜻함이 넘친다.

 

<서로 사랑하면 언제라도 봄>은 이해인 수녀님이 바라본 삶의 이러저러한 모습들을 담은 110편의 시를 담은 책이다. 이 책은 1999년도에 초판을 냈던 <외딴 마을의 빈집이 되고 싶다>에 수록된 시들의 제목을 새롭게 정하고, 최근에 쓴 신작 35편을 재구성해 출간한 시집이다.

 

한 편, 한 편의 시가 던지는 말이 예사롭지 않다. 어떤 글은 너무나 아프게 다가오고, 어떤 글은 아픈 나의 마음을 어루만져 준다. 또 어떤 시는 나도 모르게 따스한 미소를 짓고 누군가를 바라보게 하고, 어떤 시는 잊었던 옛 추억이 떠올라 아련한 감상에 젖어들게도 한다.

 

2008년 암 수술 이후에 쓴 작품들인 걸까? 아픈 날의 일기라는 제목으로 모은 시들에는 육체적 고통 속에서 새롭게 깨달은 수녀님의 겸손함과 연륜이 깊게 담겨있다. 특히, ‘병상 일기3’의 한 구절은 너무나 가슴 시리게 다가온다.

 

잘못한 것만 많이 생각나 마음까지 아프구나(p.148)

 

육체의 아픔 속에서 분노나 원망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을, 삶을 돌아보고 마음의 아픔을 토로하는 시인의 모습은 순결함 그 자체가 아닐까 싶을 정도이다. 나라면, 나라면, 절대 그렇게 얘기하지는 못할 텐데, 아니 절대 그러고 싶지 않은데...

 

그렇기에 시인은 마음이 남다른가 보다. 너무나 해맑은 모습의 천상병 시인처럼, 너무나 맑고 깨끗한 이해인 시인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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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수련
미셸 뷔시 지음, 최성웅 옮김 / 달콤한책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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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소녀>를 읽으면서 참 대단한 작가라고 생각한 미셸 뷔시의 작품을 다시 읽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검은 수련>은 미셸 뷔시가 2011년에 출간한 작품으로 귀스타브 플로베르 대상 등 수많은 상을 휩쓴 작품으로, 인상주의 화가 모네의 지베르니 마을을 배경으로 일어난 살인 사건을 그린 작품이다.

 

책을 읽고 나서 든 첫 번째 느낌. 입이 근질거려 참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왜 스포일러가 스포일러가 될 수밖에 없는지 이 작품을 읽으면서 느낄 수 있었다. 반전에 반전을 더하는 이야기에 끝인가 싶었는데 또 다시 독자에게 충격을 주는 마지막 장면은 누군가에게 말하지 않으면 흥분을 가라앉힐 수 없을 정도이다. 아마 이런 느낌 때문에 영화나 소설에 대한 스포일러가 생기는가 보다.

 

두 번째 느낌. 눈에 보이는 것만 따라가지 말아야 한다는 것. 저자의 트릭이기도 하지만 이 소설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왠지 장자의 나비 이야기가 생각난다. 나비 꿈을 꾼 장자가 꿈을 깬 후, 자신이 진정한 장자 자신인지, 아니면 나비가 꿈에서 자신이 된 것인지? 자신이 나비가 되는 꿈을 꾼 것인지, 아니면 나비가 장자 자신이 되는 꿈을 꾸고 있는 것인지를 물어보았던 것처럼 이 소설 속 이야기는 독자가 꿈을 꾸는 듯, 혹은 환상 속에서 헤매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만든다.

세 번째 느낌. 미술에 대해 그다지 아는 바가 없는 나에게 이 책에서 말하는 인상주의 화가들, 물론 모네의 <수련>을 포함해 미술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 일으켰다는 것. 소설 속에서 주로 다루는 이야기는 모네이지만 그 외에도 다양한 화가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서 인상주의 화가와 작품들을 이리 저리 검색하게 된 계기였다.

 

네 번째 느낌. 소설의 배경이 되는 지베르니에 꼭 한 번 가보고 싶다는 것. 물론 이 책 뿐 아니라 소설에 나온 장소에 대한 궁금증은 늘 가지게 되지만 이 도시는 다른 곳과는 달리 머릿속에서 그려진 풍경과 실제 지베르니의 모습의 모습을 비교해보고 싶은 마음이 너무나 크게 느껴져서 언젠가는 꼭 한 번 가봐야겠다.

 

마지막으로 정말 솔직하게, 초반에는 기대했던 만큼 사건의 흐름이 빠르게 진행되지 않아 약간은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서서히 독자를 몰아가는 이야기에 어느새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읽어나가다 마지막 순간에 이른 내 모습을 보았다. 흡입력 최고다. 처음에 말했듯이 반전을 거듭하는 구성은 말할 것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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