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대혼돈
슬라보예 지젝 지음, 강우성 옮김 / 경희대학교출판문화원(경희대학교출판부)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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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라보예 지젝의 책을 언제어떻게 처음 만나게 되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그저 현대 철학자 중에서 읽기 편하다는 정도의 느낌이었는데 어느 순간 그의 책을 모두 찾아서 읽고 이는 내 모습을 발견했다어떤 매력이 그에게 있는 걸까딱히 정확하게 말하기 어려워서 그저 그의 책을 다시 말하고자 한다이번에 경희대학교 출판문화원에서 출간한 <천하대혼돈>이라는 인문교양 도서로 말이다.

 

이 책은 지젝이 여러 언론 매체에 기고한 짧은 글들을 엮어 만든 것으로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출판되었다고 한다이 책에서 지젝이 다루는 주제는 정말 광범위하다인종차별공산주의자본주의기후문제 등 총 5장에 걸쳐 다양한 주제를 다룬 후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무엇인지를 깨닫고 행동하게 만든다.

 

이번에도 느끼는 바이지만 지젝의 글은 일반인들이 읽기에 참 좋다어렵고 이해하기 힘든 용어를 그렇게 많이 쓰지도 않고비비꼬인 복잡한 문장으로 설명하지 않기에 한 번에 이해하기도 쉽다이 책에서는 다양한 사진 자료를 활용해 독자의 이해를 도와주기에 평소 관심이 없던 분야라고 지레 겁먹을 필요도 없다또한 이 책에서 하나의 내용을 다루는 분량은 대략 10페이지 이내라 분량적인 부담도 전혀 없다.

 

지젝의 생각에 모두 동의하지는 않는다어쩌면 완전히 반대되는 입장인 경우도 적지 않다그래도 그의 책을 혹은 그의 주장에 관심을 기울이는 건 그가 던지는 화두들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이 고민하고 답을 찾아야 하는 문제들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사상가들특히 마오쩌둥의 생각을 인용해 결론을 도출해낸 지젝의 의견은 우리의 행동을 촉구한다묻혀있는 생각은 아무런 의미도아무런 힘도 가지지 못하니까그게 아무리 훌륭한 생각이라 하더라도 말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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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구름, 더 깊은 긍휼 - 인생의 먹구름 속에서 하나님을 기다리다
마크 브로갑 지음,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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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통보다 훨씬 더 나쁜 것은 조용한 절망이다(p.47)

 

이 한 구절이 얼마나 가슴을 후벼 팠는지 모른다개인적인 성향 때문에 그런지는 모르겠지만(이 책을 읽으면 개인적 성향이라기보다는 인간의 본성이 그런 듯하다하나님께 기도하면서도 저자의 말처럼 마음속 깊은 곳에 진심으로 하고 싶은 말은 숨겨둔 적이 적지 않다하나님께서 내 모든 마음을 헤아리신다는 생각에 그러기도 했지만 그저 삶의 고통스러운 순간들을 혼자 끙끙대며 이겨내려는 교만한 마음이 앞서서이기도 하다하지만 애통은 하나님의 긍휼과 구속과 주권에 대한 믿음의 표현이다그렇기에 기독교인인 우리는 올바르게 애통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큰 울음울부짖음슬픔의 강렬한 표출로 정의되는 일반적인 의미가 아니라 성경적인 의미의 애통은 믿음으로 이어지는 고통 중의 기도이다저자는 성경적 애통의 과정을 향하고불평하고구하고믿는 4개의 단계로 분류해서 설명한다애통하는 자는 자신의 마음을 하나님께로 향한 후 가슴에 담긴 힘듦과 고통과 불평을 고백한다그 후 담대하게 자신의 필요를 구한 후 하나님을 믿고 기다린다.

 

애통의 과정이 이렇게 이어지는 줄 정말 알지 못했다. ‘애통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위로를 받을 것임이요라는 말을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들었지만 애통하는 과정이 무엇인지 전혀 알지 못했다는 사실에 너무나 깜짝 놀라며 깊은 묵상이 없었던 내 모습을 회개할 수밖에 없었다.

 

저자는 1부에서 애통하는 법을 설명한 후 2부와 3부에서는 애통에서 무엇을 배우는지또 다른 사람들과 함께 애통하며 살아가는 법을 알려준다시편예레미아애가 등 성경 구절과 실제 사례를 들어가며 애통의 참 모습을 보여주는데 책의 제목처럼 애통은 짙은 구름 속에서 더 깊은 하나님의 긍휼을 만나는 과정이다.

 

애통은 우리의 마음을 진짜 중요한 것으로 다시 향하게 만든다애통은 우리 삶의 표면 아래에 있는 가장 중요한 것들을 생각하게 만든다.(p.131)

 

일상의 가장 소중한 부분들은 잊고 살기가 쉽다애통은 그런 일상의 가장 소중한 부분들을 우리에게 다시 일깨워준다지금 놓치고 있는 삶의 중요한 부분들을 결코 놓치지 말라고.

 

요즘 교회 중고등부 쌤들과 매일 밤마다 기도 모임을 갖는다(당연히 비대면 모임이다). 모임에서 서로를 위해 기도하는데 이 책에서 읽은 애통의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애통은 우리에게 주신 하나님의 큰 은혜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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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0-12-24 2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포테이토님 크리스마스 연휴 동안 행복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서재방에 트리 한그루 놓고 갈께여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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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메리 크리스마스 ^.~
 
광기와 우연의 역사 (최신 완역판) - 키케로에서 윌슨까지 세계사를 바꾼 순간들 츠바이크 선집 (이화북스) 1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정상원 옮김 / 이화북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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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역사에 관심이 많아서 다양한 책들을 읽었지만 슈테판 츠바이크의 <광기와 우연의 역사>는 이상하게 읽을 기회가 없었다이 책이 재미있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지만 그저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갈 뿐이었다.

 

이번에 기회가 생겨 읽게 되었는데 수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를 분명하게 알 수 있었다다른 역사책들과는 달리 이 책은 한 편의 문학 작품 같은 느낌이 든다이는 저자가 단편 소설과 시를 발표한 문학가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14편의 이야기 중 놀랍지 않은 이야기가 하나도 없었지만 가장 충격적이었던 건 9편 죽음을 경험한 예술가가 아니었나 싶다제목에서 이미 눈치를 챈 분들도 있겠지만 9편에서는 죽음 직전까지 갔던 도스토옙스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9편이 놀라왔던 건 다른 역사책들과는 달리 도스토옙스키의 사형 형장을 시로 표현했다는 점이다생각지도 못한 표현에 일순간 놀라기도 했지만 한 편의 시에 담긴 일련의 과정들이 도스토옙스키의 죽음을 경험했던 순간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이 책의 매력은 이처럼 역사적 인물과 역사적 순간들을 사실적입체적으로 묘사한다는 점이다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도 들고타임머신을 타고 그 시대로 돌아가 그 자리에 함께 있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우리가 기억하는 역사의 전환점들은 광기라고 표현될 정도로 강력한 역사적 인물들의 집념과 우연의 순간들이 서로 반응하여 이루어졌다그 순간의 강한 에너지가 저자의 탁월한 재능에 의해 다시 살아난 산물이 바로 <광기와 우연의 역사>이다이 책을 읽는 순간 모든 독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놀라운 역사의 현장으로 빠져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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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의 공부법 - 온라인 수업 시대,오히려 성적이 오르는 최고의 방법
진동섭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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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등학교 2학년인 딸아이는 코로나19로 학교에 간 날보다 가지 않은 날이 더 많았다그러다보니 공부도 학교에서보다는 EBS 방송을 보면서 한 경우가 더 많고방송을 본 후에는 대부분 자기만의 시간(?)을 보내곤 했다아직은 저학년이라 공부하라고 다그치지 않고 내버려두는 편인데 슬슬 걱정이 되기도 한다코로나19가 언제 끝날지도 모르고끝난다 하더라도 온라인 학습은 계속 되리라는 생각이 들어 아이가 온라인 학습과 자기주도학습에 적응하도록 이끌어주고 싶지만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전혀 감을 잡지 못해 난감한 상황이었다.

 

<코로나 시대의 공부법>이라는 진동섭 교육 전문가의 책이 이런 내게 큰 도움을 주었다前 서울대학교 입학 사정관, <공부가 머니?> 교육 전문가 패널 등 저자의 이력이 응축된 책이라 그런지 각각의 내용들 중 허투루 보고 넘길 내용은 하나도 없었다.

 

책을 보기 전에는 누구는 알만한 그저 그런 좋은 얘기들을 늘어놓고 몇 가지 팁 정도 알려주는 선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정말 오산이었다각 내용들을 얼마나 세밀하게 설명하는지 놀랄 수밖에 없었다일례로 시간 계획표를 작성할 때 중점을 두어야 할 내용들을 직접 예를 들어 보여주면서 설명하기 때문에 바로 적용하여 자신만의 시간표를 세울 수 있다.

 

아직 아이가 어리기 때문에 이런 과정들이 너무 빠른 건 아닌가 생각했지만 책을 읽으면서 학년과 관계없이 아이가 공부할 때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들이라 지금부터 준비해나가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물론 아이는 아직 그럴 생각이 없어 보이긴 하지만).

 

코로나는 모든 면에서 변화를 가져왔다교육에도 역시 커다란 변화가 일어났다이런 변화에 빠르게 반응한다면 그만큼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단순히 성적 이상의 그 무엇을 올바르게 세워나갈 수 있는 그런 결과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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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신도들 버티고 시리즈
오스틴 라이트 지음, 김미정 옮김 / 오픈하우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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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신도이성을 잃고 무비판적으로 종교를 믿는 사람.

 

이 말이 딱 맞다미치지 않고서야 어떻게 자신의 딸을 바칠 수 있을까자신을 신이라고 말하는 교주 밀러가 이끄는 사이비 종교에 빠져 다른 사람도 아닌 자신의 딸을 바치려고 하는 올리버그의 행동은 딸아이를 둔 아빠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사이비 종교에 미치면 그 어떤 사리분별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는 걸까?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힘든 이런 일은 소설 속에만 나오는 일이 아니다현실에서도 수없이 많은 광신도들의 이성을 넘어선 행동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얼마 전에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라는 프로그램에서 다룬 오대양 사건과 다미선교회 사건을 보았는데 소설 속 광신도들처럼 종교에 빠져 자신의 재산은 물론 목숨마저 가볍게 내던지는 그들의 모습은 놀라움을 넘어 공포감마저 불러일으킨다.

 

<토니와 수잔>을 쓴 작가 오스틴 라이트의 소설 <광신도들>은 해리 필드닉 포스터주디 필드올리버 퀸데이비드 레오 등 소설의 한 부분을 맡고 있는 인물들의 시각에서 바라본 이야기들을 들려주는데 각 등장인물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이야기가 서로 다른 색깔이라는 게 묘하게 다가온다.

 

해리 필드는 딸을 보러온 올리버가 아이와 함께 놀이터에서 놀다 오겠다는 얘기에 껄끄러운 마음이 들었지만 이를 허락한다내키지 않지만 손녀 헤이즐을 맡기지만 올리버는 자신을 따르는 닉과 함께 아이를 납치한다납치 사실을 알게 된 주디의 남자친구 데이비드는 자신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밀러 농장으로 향하는데.

 

이러저런 생각들이 머릿속을 헤집는다무조건적으로 종교를 숭배하는 이들이 광신도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론 누군가를 무조건적으로 따르는 것 또한 광신도라는 걸결국 신이라는 존재가 누군가에게는 그저 한 명의 사람일수도 있고자신이 믿고 따르는 이념이나 생각일 수도 있고때로는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누군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우리가 살아가는 오늘날의 세상은 어쩌면 수많은 광신도들이 모여 있는 곳일지도 모른다자신이 보고듣고생각하는 것만이 옳다고 주장하는 그런 광신도들이 넘치는 세상이런 세상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끝없는 고민만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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