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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에 새로 쓴 인간불평등사 - The True History of Inequality for the 21st Century
이선경 지음 / 프리스마 / 2018년 7월
평점 :
모든 인간은 평등한가? 이 질문에 답을 하자면 ‘그렇다’이다. 모두가 이미 알고 있듯이 모든 사람은 법 앞에 평등하다. 그렇다면 질문을 다시 해보자. 모든 인간은 실제로 평등한가? 이 질문에 답을 하자면 ‘아니다’이다.
굳이 사회 곳곳을 깊이 들여다보지 않아도 된다. 대충 훑어보기만 해도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가 결코 평등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우리는 법 앞에서 평등하다고 말하지만 실제 우리는 법 앞에서 불평등을 경험한다. 우리는 모든 권력 앞에서 평등하리라고 생각하지만 우리는 권력이 가진 힘 앞에서 평등이 사라지는 것을 경험한다. 무엇보다 우리는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처럼 돈 앞에서 결코 모두가 평등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도대체 왜, 왜 그런 걸까? 왜 평등은 우리 사회에서 결코 이루어지지 않을 꿈처럼 느껴질까?
이에 대한 답을 심도 깊게 찾아가는 책이 있다. 이선경의 <21세기에 새로 쓴 인간불평등사>이다. 저자는 이런 문제를 심도 깊게 연구한 교수나 학자가 아니다. 그저 우리와 같은 삶을 살아가는 평범한 시민이다. 그런 저자가 6년에 걸쳐 불평등과 정의의 문제에 관심을 갖고 연구를 한 결과물이 바로 이 책이다.
저자는 상위 1%가 전 세계 부의 50% 이상을 소유한 불평등한 사회 속에 자리 잡은 자본주의 시스템을 보면서 인간이란 존재가 무엇인지, 또한 정의는 무엇인지, 정의가 실제로 이루어질 수 있는 지를 고민하고 연구하면서 이를 총 4부에 걸쳐 설명한다. 저자는 생물학, 역사, 철학, 사회학 등 다양한 학문을 넘나들면서 인간, 정의, 자본주의 등의 모습을 세세하게 들춰 보인다.
저자는 마지막 4부에서 정의로운 사회가 가능하다는 근거로 다양한 주장을 한다. 그런 주장의 근거라고 제시한 이유들 중 첫 번째 이유가 가장 크게 다가온다. 중하위층 사람들이 자신들을 위해 능동적으로 행동하리라는 주장 말이다.
지금도 역시 그렇다. 하위 80%가 전 세계 부의 6%만 차지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그들은 또한 전 세계의 변화를 이끌어낼 잠재력 80%를 차지하고 있다. 어느 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 가장 큰 원동력인 그들이 유기체적 집단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는 그 날, 우리는 우리가 꿈꾸던 정의 사회를 진정으로 마주하게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