힉스 - 신의 입자를 찾아서 한림 SA: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20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편집부 엮음, 김일선 옮김 / 한림출판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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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만만하게 생각했나보다. 한림 SA 시리즈가 연구자들뿐 아니라 과학을 좋아하는 일반인들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에 무턱대고 덤벼들었다. 그런데 이 책은 앞서 읽었던 책들과는 조금 다르게 다가왔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이해하는 게 정말 힘들었다.

 

힉스라는 단어는 말 그대로 단어만 한두 번 들어본 정도이다. 그런데도 ‘어려워봤자 얼마나 어렵겠어’라는 마음으로 당당하게 첫 페이지를 펼쳐들었다. 헉, 이게 왠일인지. ‘들어가며’에 실린 2페이지의 내용도 쉽게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는다. 무슨 말인지 도통 모르겠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래도 포기할 수는 없었다. ‘힉스’에 대해 궁금한 건 사실이니까. 1부 표준 모형, 2부 분명히 존재하는 입자, 3부 계속되는 탐색, 4부 게임은 진행 중, 5부 힉스 입자를 넘어서, 총 5부로 구성된 책을 읽는데 1부를 보다 어려워 2부로, 2부를 보다 역시 어려워 3부로, 이렇게 왔다 갔다 하면서 읽다보니 내용은 더욱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았다.

 

물질의 기본 구성 요소와 이들이 상호작용하는 기본 힘을 설명하는 표준모형을 먼저 알아야 진도가 나갈 수 있음을 깨닫고 인터넷으로 찾아보기 시작했다. 여전히 어려웠지만 그래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표준모형에 의하면, 물질은 쿼크와 경입자로 이루어져 있고, 이들은 중력, 전자기력, 약력, 강력의 4가지 힘을 통해서 상호작용한다. 다만 표준모형은 아직 완성된 이론이 아니다. 바로 힉스 보손 때문이다. 힉스 보손은 모든 기본 입자의 질량을 만들어내는 입자로 여겨지지만 아직 이를 증명할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한다. 힉스 보손을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으면 우주를 설명하는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즉, 힉스 보손을 통해 우주론이 얼마나 실제적인지를 증명할 수 있다고 한다.

 

책에 실린 다양한 논문들 중 이해할 수 있는 논문이 여전히 많지 않지만 호기심이 더 커진 것만큼은 분명하다. 물론 연구자가 아닌 일반인으로서의 호기심 정도이지만. 앞으로 조금 더 찾아서 공부해보련다. 힉스 보손이 어떤지, 언제 그 존재가 증명될지 관심을 가지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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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탐사 - 붉은 행성의 비밀을 찾아서 한림 SA: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19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편집부 지음, 이동훈 옮김 / 한림출판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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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이라고 하면 왠지 강한 느낌이 든다. 전쟁의 신 마르스가 화성을 대표하는 신이기 때문일까? 아니면 수많은 영화나 소설에서 다룬 행성이 화성이라서 그런 걸까? 그래서 그런지 강한 이미지를 풍기는 화성에 대한 호기심이 늘 있었다.

 

한림 SA 시리즈의 19번째 주제가 바로 화성이다. 이 책에서는 화성 탐사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있는데 크게 3부분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첫 번째는 과거에 이루어진 화성 탐사에 대한 이야기로,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화성에 생명체가 있다는 주장에서부터 시작해서 실제 우주선으로 탐사한 화성의 모습을 묘사한다. 두 번째는 현재 진행 중인 화성탐사에 대한 내용이다. 인류의 화성 탐사가 현재 어느 정도의 수준에 이르렀는지, 지금 현재 진행 중인 화성 탐사에서는 무엇을 찾고 있는 지에 대해 설명한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화성 탐사의 미래에 대해 설명하는데, 화성을 계속해서 탐사해야 하는 이유와 어떤 방법으로 탐사하는지에 대해 논하고 있다.

 

우주에 대한 호기심과 갈망은 끝없이 이어진다. 또한 외계 생명체에 대한 궁금증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개인적으로 신앙적인 면에서 이와는 다르게 생각하지만). 인류의 발전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알 수 없지만 화성뿐 아니라 우주에 대한 탐사는 끝없이 이어지고, 어쩌면 수많은 영화나 소설에서 암시하듯이 어느 날 인류가 우주의 어느 곳으로 이주해서 살아가게 될지 모른다. 이 책에서 그런 여정의 과거, 현재, 미래를 조금이나마 맛보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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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밤과 서쪽으로
베릴 마크햄 지음, 한유주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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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다. 이렇게 멋진 삶을 살다간 사람이 있다니 그저 부럽다는 말밖에 할 수가 없다. 20세기 초반이라는 시대적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아프리카라는 공간적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이런 삶을 살다간 베릴 마크햄. 정말 멋지다는 말밖에는 떠오르지 않는다.

 

그녀가 자신의 삶을 담담하게 그려낸 책이 <이 밤과 서쪽으로>이다. 76년간 전 세계에서 사랑받은 에세이의 고전으로, 이 책을 읽고 작가로서 부끄러움을 느꼈다는 헤밍웨이의 말이 궁금증을 더 크게 만든다.

 

저자 베릴 마크햄은 아버지와 함께 아프리카 케냐에서 살면서 원주민들과 함께 맹수 사냥에 나서는 등 어렸을 때부터 남다른 모습을 보였다. 아프리카를 휩쓴 가뭄의 여파로 아버지는 페루로 떠나고 베릴 마크햄은 혼자 아프리카에 남아 여성 최초로 경주마 조련사 자격증을 딴 후 스스로의 삶을 개척하면서 살아간다. 베릴 마크햄은 비행기를 고치던 톰 블랙을 도와준 것을 계기로 그에게서 조종술을 배우게 된다. 그 후 그녀는 비행을 업으로 삼고 살아가게 된다.

 

삶은 단 하루도 지루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런 삶을 사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는 않을 것이다. 나 역시 그렇고. 그렇기에 그녀의 삶이 너무 멋지게 느껴진다. 자신의 삶을 스스로 만들어가고 어떤 도전도 두려워하지 않는 그녀의 모습은 삶에 휘둘린 채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내게 너무나 큰 자극이 되었다. 그녀가 살았던 아프리카에 대한 호기심도 더욱 커졌고.

 

헤밍웨이의 말을 처음에는 이해하기 어려웠는데 조금씩 글의 맛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마치 아프리카 한복판에 그녀와 함께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녀의 삶을 멋지게 그린 글이 주는 행복함, 이것이 글을 읽는 맛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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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타운 베어타운 3부작 1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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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무엇일까? 다른 사람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나 같은 경우에는 우직함이다. 100일 동안 마늘을 먹고 결국 사람이 된 신화의 영향일지, 아니면 뚝심으로 대변되는 두산 베어스(원년부터 팬이다^^)에서 받은 영향 때문일지 모르지만 곰은 우직함의 대명사로 느껴진다.

 

문제는 그런 우직함이 도를 넘어설 때이다. 잘못을 알면서도 우직함 때문에 결코 그 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 특히 다른 사람들과 아주 끈끈한 관계로 얽혀 자신들이 하는 일이 의리 있는 일이고, 그 길만이 옳은 길이라고 생각할 때라면 문제는 아주 심각해진다.

 

프레드릭 배크만의 소설 <베어타운>은 그런 우직함에 대해 이야기한다. 잘못된 우직함. 베어타운이라는 모든 면에서 기울어져 가는 도시의 하키팀을 둘러싼 이야기를 그려낸 이 소설은 소설의 제목이자 한 마을의 이름이고, 그 속에 속한 일당들을 끈끈하게 연결해주는 베어타운에서 일어난 한 사건을 둘러싼 이야기이다.

 

소설은 하키팀 선수들을 둘러싼 이야기와 베어타운 출신의 어른들의 이야기가 평행선을 이루며 진행되다 어느 순간 두 이야기가 하나로 합쳐지면서 둘의 이야기는 결국 하나의 큰 흐름을 타고 이어진다. 아프고 또 아픈 이야기를 향해.

 

한 아이의 아빠이기에 마야의 가족이 겪는 아픔이 너무 크게 다가왔다. 그에 더해 그들을 몰아치는 그 일당들에 대한 분노는 커져만 갔고. 그래도 옳고 그릇에 대한 인식은 없지만 선악을 구별한다는 이야기와 용기를 낸 이들의 모습에서 여전히 희망을 그리는 작가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전 세계를 뒤흔든 미투의 물결에 누군가는 베어타운의 그 일당처럼 반응할지도 모르겠다. 그런 이들이 있다면 그들에게 이 소설을 꼭 전해주고 싶다. 마야와 그 부모의 이야기를 꼭 읽으라고. 그리고 다시 한 번 이야기해보라고. 용기를 내서 싸우는 일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선과 악이 무엇인지 이제는 알겠느냐고. 베어타운의 몇몇 사람들이 보인 희망의 메시지를 그 안에 품어보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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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감 2018-05-04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곰하면 콜라가 떠오르네요ㅎㅎ 이 책은 많은 분들이 전부 추천하시는것 같아서 꼭 봐야겠군요😮
 
당신의 과거를 지워드립니다
비프케 로렌츠 지음, 서유리 옮김 / 레드박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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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시간들을 되돌아보면 아쉬움이 남는 일들이 적지 않다. 그 때 조금만 더 열심히 했더라면, 그 때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그 때 그런 일만 없었더라면. 수없이 후회하고 후회하지만 이미 흘러간 과거를 돌이킬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런데 누군가가 당신의 과거를 지워주겠다고 하면 사람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 과거의 미운 오리 새끼 같은 자신을 버리고 새롭게 변한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고 싶을까?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나는 결코 그렇고 싶지 않다. 과거를 바꾼다는 것은 후회스러운 일도 많았지만 기뻤던 일도 많았던 내 삶을 통째로 뒤집어엎는 그런 일이기 때문이다.

 

비프케 로렌츠의 <당신의 과거를 지워드립니다>에서는 현실의 자신을 부정하며 자신의 과거를 지워버린 인물이 등장한다. 샤를로타. 찰리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그녀는 결코 성공한 인생을 살지 못했다. 첫사랑에 실패(?)하고, 대학생활도 제대로 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가장 친한 친구 줄리와는 그렇고 그런 일 때문에 절교 상태다. 그 뿐만이 아니다. 술에 취해 그저 그렇고 그런 사람들이 원 나잇을 즐기면 사는 인생. 그것이 바로 찰리의 현재 삶이다. 그런 그녀는 동창회에 갔다 사람들 앞에서 엄청난 망신을 당한 후 자신의 과거를 지우기로 결심하는데..

 

인생을 바꾼 그녀 앞에는 어떤 삶이 펼쳐질까? 모두가 부러워하는 삶? 그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녀는 결국 자신의 결정이 잘못임을 깨닫고 예전의 그녀로 돌아가고자 한다. 작가는 이런 찰리의 모습을 통해 무얼 말하고자 한 것일까?

 

작가는 다른 사람이 부러워하는 삶일지라도 자신이 행복하지 않은 삶은 아무런 의미가 없음을 말하고 있다. 물질적인 것도, 때로는 정신적인 것도 진정한 행복을 주지 않는다면 결코 부러워할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행복이란 놈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걸까? 작가 비프케 로렌츠는 행복이란 바로 지금 이 순간 우리 곁에 있다고 말한다. 다만 그 행복이 너무 익숙해져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고 혹은 깨닫지 못하고 있을 뿐이라고.

 

눈을 들어 주변을 살펴보자. 우리의 삶의 깊숙한 곳에 숨겨진 행복이 보이는가? 그런 행복은 결코 우리를 떠나지 않을 것이다. 지나간 모든 순간들이 쌓이고 싸여 만들어낸 그런 행복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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