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 온 섹스 - 모든 섹스를 담다
백상권 지음 / 케미북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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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 사람들끼리는 정치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말할 거리가 없어서가 아니라 혹여 말하다가 서로 상처를 입힐까봐 그런다. 사람들이 이야기하지 않는 분야가 있다. 바로 섹스와 관련된 이야기이다. 섹스 이야기는 오로지 친한 사람들하고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변태로 취급받거나 날라리로 오인받기 십상이다. 이런 분위기이다 보니 어른이 되어서도 () 대한 지식이 아주 없는 사람들도 의외로 많다. 이에 성담론 팟캐스트 <토크온섹스> 운영하는 저자가 이를 책으로 출판하였다. 섹스와 관련해 내부적으로 곪아가는 모습을 터뜨려 우리 사회의 문제를 조금이나마 해결해보기 위함이다.

 

팟캐스트에서 다루지 못한 이야기들을 다루다보니 어떤 내용들은 수위가 상당히 높다. 연세가 조금 있으신 분들은 시대가 말세라고 한탄을 하실 지도 모르겠다. 사실 젊은 축에 속하는 나도 조금은 민망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전적으로 공감하는 내용도 적지 않았다. 특히 성관련 교육이 전무하다시피 우리나라 교육의 현실은 모든 이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부분임에는 틀림없다. 나의 학창시절을 돌아보아도 학교에서 관련 교육을 받은 적이 전혀 없었다. 오로지 친구들과의 나눔(?) 통해 독학의 길을 걸었을 뿐이다. 그러다보니 예기치 못한 혹은 웃을 수도 없는 일들이 생기기도 한다. 사례를 들고 싶지만 혹여 오해가 생길까봐 생략하겠다^^

 

책의 구성도 상당히 좋다. 모든 이들이 궁금해 하는 이야기들에는 다양한 사례들을 충분히 제시하였다. 아니라 익명의 대상자를 초빙하여 인터뷰 형식으로 얘기를 이끌어나가기도 하고 남성과 여성이 함께 출연해 서로의 의견을 나누는 대담 분위기의 형식을 취하기도 한다. 파트의 마지막 부분에는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풀어놓아 성에 관한 건강한 지식을 독자에게 알려주기도 한다.

 

많은 이야기들 중에서 나에게 가장 크게 다가온 내용은 모든 것의 기본은 서로 간의 교감이라는 내용이었다. 섹스는 단순한 육체적 나눔이 아니다. 속에는 사랑하는 이와 함께 하고 싶은, 또한 서로가 하나라는, 서로를 아끼는 마음이 담겨있다. 그렇기에 많은 이들과 섹스에 대해 이야기하기는 아직 어려울지 모르지만 최소한 사랑하는 사람 사이에서는 솔직한 대화가 이루어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

 

여전히 유교의 영향을 많이 받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책을 선뜻 집어 들고 읽기는 쉽지 않을 같다. 그렇지만 이제 우리는 성에 대해 조금 당당해지고 자신 있게 이야기를 나눠야 때가 같다. 음담패설이 아니라 성이라는 깊은 의미를 지닌 행동에 대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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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성당 이야기
밀로시 우르반 지음, 정보라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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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예술 작품을 감상할 때 사전 지식이 어느 정도 있느냐에 따라 작품에 대한 이해도가 완전히 달라진다. 사실 체코라는 나라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익숙한 문화권은 아니다. 그나마 프라하 정도가 내가 알고 있는 체코와 관련된 지식이라고 할까? 그래서 처음에는 사실 이 책이 그렇게 눈에 들어오지 않았지만 밀로시 우르반이라는 작가가 체토의 움베르토 에코에 비견된다는 문구가 내 눈길을 사로잡았다. 워낙 좋아하는 작가라 과연 체코의 움베르토 에코는 어떤 작품을 쓴 것인 것 무척 궁금했다.

 

이 작품의 개략적인 줄거리는 이렇다.

 

11월의 어느 아침, K라고 불리는 한 남자가 어두운 길을 지나간다. 사이코메트리 능력을 가지고 있는 이 남자는 성 아폴리나리 성당을 향하고 있다. 성 아폴리나리 성당에 도착한 남자는 이상한, 소름끼치는 종소리를 듣게 되고 이를 이상하게 여겨 성의 종탑으로 올라가고, 그곳에서 종을 치는 줄에 발목이 묶인 채로 죽은 남자의 시체를 발견한다. 전직 경찰이었던 k는 현지 경찰들에게서 정보를 받아 어떻게 된 일인지 추리하고자 한다. 그 과정에서 K는 그뮌드라는 귀족 출신의 사람을 만나게 되는데, 그는 K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알고 보니 그는 프라하가 번성했던 시절의 모습으로 6개의 성당과 구시가지, 신시가지를 돌려놓으려 했고 이를 위해 K의 건물을 이용한 사이코메트리 능력이 필요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뮌드를 도우면 도울수록 K는 알 수 없는 사건들에 계속 휘말리게 되고, 비밀을 파헤치며 점점 진실에 다가서는데

 

이 책은 전체적으로 어두우면서도 감정에 중점을 두어 인간의 어두운 면을 더욱 부각시켰다. 또한 쓸쓸한 거리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배경들을 차분하게 묘사를 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표지를 보면 검은 바탕에 붉은 색으로 성당을 표현했다. 이는 인간의 어두운 면과 함께 성공하고자 하는 욕망이 모두 존재한다는 책 속의 이야기를 여실히 드러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나에게 이 책은 그렇게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었다. 한국인의 전형적인 습성인 빨리 빨리에 길들여 있다 보니 사건의 전개가 그다지 빠르게 진행되지 않는 모습에 조금 지루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그렇지만 실제 체코를 다녀와본 사람이 이 책을 읽는다면 오히려 세밀한 묘사에 반가운 마음이 불러일으킬만한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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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보검
김정현 지음 / 열림원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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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을 통일한 신라라고 하면 당나라랑 연합하여 한반도의 규모를 축소시킨 나라라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군사적으로 강대국이었던 고구려나 문화적으로 월등히 앞섰던 백제를 이길 있었던 것은 결국 당나라라는 외세의 힘을 빌렸기 때문이라는 생각에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나라이기도 했다.

 

그런데 책을 읽고 나서는 신라에 대한 이미지가 완전히 뒤집어졌다. 예전의 부정적인 이미지는 개방과 포용의 나라라는 긍정적 이미지로 대체되었다. 천년이라는 시간 동안 나라가 존속될 이유는 개방과 관용, 인간존중, 호국정신과 자비, 백성에 대한 사랑 등이 강하게 자리 잡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황금보검> 경주시에서 발굴된 무덤에 명의 남자가 나란히 묻혀 있었고, 명의 옆에 놓여 있던 서역 지방의 검과 유사한 황금보검을 보고 작가가 상상의 나래를 펼쳐 써낸 작품으로 개략적인 줄거리는 이렇다.

 

롭성의 왕자였던 씬스라로프는 적들이 쳐들어오자 미래를 기약하라는 아버지의 명을 받아 동쪽 끝에 위치한 황금나라를 찾아 떠난다. 함께 떠났던 동료이자 친구들은 모두 죽고 씬스라로프 혼자만이 황금나라라 알려진 신라에 도착한다. 상화 공주의 도움으로 살아난 씬스라로프는 신라에 자신의 몸을 의탁하면서 황금보검을 왕에게 바치고 신수라라는 이름을 하사받는다. 한편 상화 공주와 어렸을 때부터 함께 자라온 유강 장군은 씬스라로프와 좋은 친구가 되지만 상화 공주를 둘러싸고 연정으로 얽히고설킨 관계가 되는데...

 

책을 보면서 신라라는 나라가 참으로 대국이구나, 그래서 삼국을 통일할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신라라는 이름 자체에 이미 개방과 포용의 의미가 담겨 있었다.

 

우리의 국명 신라의 덕업이 날로 새로워진다는 뜻이고, 사방을 망라한다는 뜻입니다.(p.68)

 

국명에 이미 포용과 자비의 의미를 담았기에 전투에서조차 사람의 죽음을 가리는 살생유택의 정신으로 이어질 있었을 것이다. 또한 금발의 서역인을 받아들여 장군으로 세울 정도로 개방적이었기에 세계의 문물이 모이고 새롭게 만들어질 있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무고한 피를 흘리지 않고 가야국 백성까지 보듬어 안으려는 따뜻한 마음의 군주와 장군이 있었기에 신라의 천년 역사가 이어졌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신라에도 자신만의 안위와 권력을 원하는 토호, 귀족 세력들은 존재했다. 결국 이들의 반대로 인해 대마도 정벌이라는 국가적 최우선 과업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후세인들이 아쉬워할 수밖에 없는 역사를 남기기도 한다.

 

작가의 상상력을 통해 다시 살아난 황금보검의 주인과 신라의 역사적 인물들이었지만 책을 보며 어쩌면 우리 역사에서 가장 자유스럽고 진취적이었던 시기는 바로 신라 시대가 아니었나 싶다. 전투에 임해서 결코 물러서지 않지만 적군의 목숨조차 귀히 여겼던 나라, 나라의 근간이 되는 백성을 높이 세울 아는 나라, 간자조차도 꺼려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나라. 이런 신라의 새로운 모습을 알게 작가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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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서고 싶다 - 회복을 향한 느헤미야의 간절한 갈망
김대조 지음 / 두란노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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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사람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단어 중 하나는 힐링이 아닐까 싶다. 힐링이라는 단어에는 상처나 고통에서 벗어나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고자 하는 현대인들의 바람이 담겨있다. 이런 바람이 담긴 힐링이라는 단어를 기독교적인 관점에서 고쳐본다면 바로 회복이라는 용어가 이와 가장 유사한 단어일 것이다. 그렇지만 세상 사람들이 바라는 힐링이라는 단어와 기독교인들이 바라는 회복은 완전히 다른 의미이다.

 

김대조 목사님의 <일어서고 싶다>는 회복이라는 화두를 느헤미야의 성전 건축에 담긴 상징적 의미와 연결하여 설명한다. 저자는 느헤미야가 허물어진 성전을 다시 세웠듯이 우리의 허물어진 영성을 어떻게 다시 회복시켜야 하는지를 4부로 나누어 하나하나 세밀하게 짚어가며 회복의 메시지를 우리에게 전달한다.

 

앞서 말한 힐링과 회복의 가장 큰 차이는 힐링과 회복의 주체가 누구냐이다. 세상 사람들이 원하는 힐링의 주체는 결국 자기 자신이다. 하지만 성경적 의미의 회복은 결코 인간 스스로가 하는 일이 아니다. 이는 오직 하나님께 속한 일이다. 하나님께서는 무너진 내린 우리의 삶을 회복시키시기 위해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 사람과의 관계 회복이라는 틀을 사용하신다.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영적인 삶, 즉 말씀과 기도다. 이 두 가지가 없이는 결코 하나님과의 회복이 이루어질 수 없다. 생각해보라. 누군가와 좋은 관계를 맺고 싶은데 그 사람에 대해 아는 게 전혀 없다면, 무엇을 좋아하는지, 나에게 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알지 못하다면 도대체 무엇으로 관계의 틀을 맺을 수 있을까? 또한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데 어떻게 예전의 좋았던 관계가 회복될 수 있겠는가? 그렇기에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을 위해서는 말씀과 기도로 준비하며 나의 때가 아닌 회복의 주체이신 하나님의 때를 기다려야 한다.

 

사람과의 관계 회복은 어떠한가? 이 책을 읽는 동안 내내 나의 마음을 무겁게 한 부분이 바로 이것이었다. 믿음과 관련해 내가 가진 생각 중 하나는 신앙은 철저히 개인적이라는 점이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나에게 도전으로 다가온 것은 기독교인은 공동체라는 개념이다. 신앙 혹은 삶의 위기에 처했을 때 혹은 하나님께서 맡기신 사역을 진행해야 할 때, 기독교인은 결코 홀로 이를 감당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가정에서도, 교회에서도, 소규모 구역 모임에서도 우리가 서로 함께 세워져 갈 때 회복이 일어난다.

 

넘어졌을 때, 우리를 무너뜨리는 수많은 사탄의 역사가 일어난다. 때로는 가장 가까운 주변인들의 부정적 시선이나 소문에 휘둘리거나, 한 번 허물어진 마음이 조금씩 더 크게 무너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렇지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회복의 주체가 바로 하나님이시고, 하나님은 결코 우리를 포기하지 않으신다는 사실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넘어지더라도 다시 일어나 사랑의 하나님, 구원의 하나님을 붙들어야 한다. 결코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누구나 넘어질 수 있다. 나도 넘어질 수 있다. 그렇지만 넘어져도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이끄시는 하나님이 계시다. 넘어진 그 자리에서 다시 일어서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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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임금 잔혹사 - 그들은 어떻게 조선의 왕이 되었는가
조민기 지음 / 책비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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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라는 자리는 권력의 최고봉이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신하와 백성들의 삶을 좌지우지 있는 어찌 보면 신과 같은 존재이다. 그런 왕의 자리에는 과연 어떤 인물이 오를 있었을까? 정말 왕이라는 권력자는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자신의 뜻대로 권력을 휘두를 있었을까?

 

왕이라는 자리는 결코 모든 것을 움켜진 자리가 아니다. 오히려 죽음의 공포 속으로 빠져들게 만드는 덫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죽음의 덫이라고 하더라도 자리는 분명 모든 이들이 선망하는 자리였음에는 분명하다. 그렇다면 조선왕조 500년의 역사 동안 왕위에 오른 26명의 왕은 어떻게 자리에 올랐을까? 또한 자리를 지키기 위해 어떤 일들을 벌였을까?

 

<조선임금잔혹사> 바로 이런 왕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오로지 왕이라는 자리에 어떤 인물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떻게 자리를 지켜내고, 어떻게 자리를 빼앗았는지를 4부로 나누어 보여준다. 왕으로 선택된 남자, 왕이 되고 싶었던 남자, 왕으로 태어난 남자, 마지막으로 왕이 되지 못한 남자.

 

실제 정통성을 갖추고 왕위에 오른 이는 오직 6명뿐이었다. 그렇다면 나머지 20명은 자신의 의사, 혹은 타인의 의사에 의해 정상적인 아닌 방법으로 왕위에 올랐다는 것이다. 말에 숨은 의미는 결국 암투 혹은 반정 등을 통해 왕위에 올랐다는 것이다. 정통성이라는 결함을 가진 왕들은 이를 만회하기 위해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일도 서슴없이 저지르기도 한다. 특히 눈에 띄는 이는 영조와 인조, 선조 등이다. 사도세자의 죽음과 관련된 영조, 최악의 군주라는 평가를 받는 인조, 겸손을 가장한 자신의 왕위만을 신경 썼던 선조 등은 과연 임금으로써, 또한 부모로써 자신이 해야 역할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했던 이들이었다.

 

또한 왕이 되지 못한 소현세자, 사도세자, 효명세자의 안타까운 사연들이 상상의 나래를 펴게 만들기도 하였다. 역사에는 만약이라는 가정이 필요 없지만, 만약 이들이 왕위에 올랐더라면, 특히 천재라 불릴만한 인물이었던 효명세자가 그렇게 이른 나이에 죽지 않았더라면 조선이라는 나라가 다시 하늘 높이 비상할 있었을까라는 상상을 해보기도 하였다.

 

책의 내용 자체는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어느 정도 알만한 내용들로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이를 왕이라는 개인에 초점을 맞춰 분류함으로써 새로운 시각으로 조선의 역사를 바라볼 있었으며, 토막상식 코너에 조선의 당쟁, 관직, 벼슬 등을 세밀하게 설명하여 독자의 이해를 높이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역사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 여타의 역사책과는 다른 관점에서 흥미롭게, 재미있게 읽을 만한 책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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