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이 없다
조영주 지음 / 연담L / 2019년 12월
평점 :
품절


추리소설 마니아라고 말할 정도는 아니지만 매달 1-2권 정도는 읽은 게 어느덧 10년 정도의 시간이 흘렀다여전히 누군가에게 자랑할 만큼 많은 작품을 읽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이제는 읽은 책들이 나름 꽤 많이 쌓였고 특별히 좋아하는 작가도 있어서 다른 작품은 몰라도 그 작가의 작품만은 꼭 챙겨 읽기도 한다.

 

<반전이 없다>는 추리소설에 애정을 가진 한 명의 독자로서 굉장히 매력적인 작품이 아닐까 싶다작가가 작품 곳곳에 드러내놓고 숨겨놓은 팬심도 재미나고 주인공이 안면인식장애를 앓고 있는 형사라는 설정도 나름 신선하다.

 

소설 곳곳에서 드러나는 초이세라는 이름과 그의 작품들은 추리소설 마니아가 아니더라도 아는 사람은 다 알만한 이름(?)을 암시한다나 역시 이 소설을 읽으면서 그의 이름을 내가 좋아하는 작가 미미 여사(미야베 미유키)를 통해 알게 된 후 그의 작품을 찾아 읽는 즐거움에 빠졌던 때가 떠오르기도 했다뿐만 아니라 애거서 크리스티라는 이름에서 리문 출판사와 연결되는 출판사가 떠올랐는데이 정도라면 나도 나름 추리소설 마니아라고 말해도 되는 걸까?

 

안면인식장애를 앓는 베테랑 형사 진천안면인식장애로 인해 잠시 휴식 중인 그에게 무너진 지붕에 깔려 죽은 노인의 얘기가 전해지고 사건 현장으로 달려간 진천은 이 사건이 사고사가 아니라 살인임을 직감적으로 깨닫는다진천은 현장에 나온 형사들에게 사건을 인계하고 떠나려고 했지만 흉기가 된 책들에서 반전이 들어있는 부분이 사라졌다는 얘기를 듣는 순간 형사로서의 본능이 불타오르며 김나영 형사와 함께 사건을 풀어나가기 시작한다.

 

여태 우리나라 추리소설은 거의 읽지 않았던 내게 이 소설은 우리나라 추리소설의 수준을 보여주었다그 어떤 나라 작품에도 결코 뒤처지지 않는 재미와 반전그리고 매력적인 인물들을 선보이는 작품들이 있음을아마 앞으로는 한동안은 조영주 작가의 작품(아직 전작 <붉은 소파>를 읽지 않은 터라), 그리고 우리나라 추리소설 작가들의 작품에 푹 빠져 있지 않을까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래서 철학이 필요해 - 고민이 너무 많아서, 인생이 너무 팍팍해서
고바야시 쇼헤이 지음, 김복희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철학은 어떨 때 필요할까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을 시험으로 확인할 때누군가에게 무언가 아는 척왠지 지혜로운 척 하고 싶을 때아니면 너무 잠이 안 와서 심신이 괴로운 어느 고요한 밤에물론 이 때도 철학이 꼭 필요하긴 하지만 그보다 철학은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모든 단면들 속에서 꼭 필요한 학문이다.

 

문제는 철학을 결코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나 같은 독자이다철학이라고 하면 머리부터 쥐어뜯고 보는편견 아닌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 보니 철학이 삶의 모든 부분부분들 속에서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그저 하나의 학문으로만 들여다볼 뿐이다.

 

하지만 철학은 평범한 이들의 삶과 동떨어진 그 무엇이 아니다철학은 우리네 삶의 한 가운데에 녹아내려 있는 삶의 한 모습이다우리네 삶이 걸어가는 길 곳곳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삶 그 자체이다그렇기에 눈을 돌려 철학이 들려주는 삶의 이야기인간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라고 말하는 책이 있다고바야시 쇼헤이의 <그래서 철학이 필요해>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너무나 평범한어쩌면 친한 친구와 술 한 잔을 기울이며 툭하고 털어놓을 법한 고민들에 대한 해결책을 위대한 철학자의 목소리로 들려준다철학자의 목소리라고 걱정할 필요는 전혀 없다우리가 알고 있던 철학자와는 달리 이들은 너무나 친절하게너무나 평범한 말로 우리의 고민을 들어주고 해결책을 제시해주니까.

 

우리의 고민들을 해결하기 위해 나선 철학자들은 소크라테스아리스토텔레스붓다 등으로 대표되는 고대 동서양 철학자에서부터 오늘날 우리에게 친숙한 이름인 알프레드 아들러한나 아렌트 등에 이르는 현대 철학자들로 철학심리학 등을 대표하는 이들이 자신들의 사상을 토대로 우리에게 삶에 필요한 철학 이야기를 들려준다.

 

철학을 학문적으로 깊이 있게 다룬 책이 아니기에 누군가는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 못할지도 모르겠지만 평생에 철학을 만날 이유도필요도 없다고 생각했던 독자에게는 그 어떤 책보다 매력적인 책으로 남을만한 철학 입문서이다그래서 이 책은 꼭 필요하다철학에 관심 있는혹은 철학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던 그대에게는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팔로우 미 백
A.V. 가이거 지음, 김주희 옮김 / 파피펍 / 2020년 1월
평점 :
절판



인터넷이라는 가상의 공간이 주는 매력은 무한하지만 그에 따른 폐해도 만만치 않다. 2019년을 돌아보면 인터넷이라는 공간에서 벌어진 일들이 너무나 소중한 생명까지 잃게 할 정도로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확실히 알 수 있다특히 연예인과 팬의 관계는 인터넷이라는 공간이 가진 힘에 그 어떤 것이든 인간적인 정서까지 더해지면서 더욱 커다란 힘을 발휘한다.

 

A.V. 가이거의 소설 <팔로우 미 백>은 장르소설이면서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여 다시 한 번 우리 주변을 돌아보게 만드는 사회 소설이다맞팔팬덤살해위협공황장애사랑아이돌팬픽스토커그리 길지 않은 시간 속에서 불쑥 튀어나온 이런 단어들은 낯설지만 강력하다이미 우리 주변에서 너무나 흔하게 볼 수 있는 현상들이니까.

 

이 소설의 주인공 테사와 에릭연예인과 팬인 그들이 겪는 일들도 그렇다과거의 일로 심한 공황장애를 겪는 테사와 팬들이 두려워 자신을 숨긴 채 테일러라는 프로필로 테사와 맞팔을 시작한 에릭심한 반감에서 시작된 맞팔이지만 테사와 진심을 나눈 대화를 통해 점점 더 서로를 향해 다가가는 두 사람그들을 기다리는 건 달달한 로맨스만은 아니었으니.

 

로맨스 소설인 듯 독자를 유혹하던 이야기는 어느새 장르소설의 매력을 물씬 풍기기 시작한다숨겨진 비밀이 서서히 풀리면서 전반부와는 다른 강력한 분위기가 소설 전반에 휘몰아친다그 끝이 어디인지가 너무 궁금해서 도저히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다한 페이지한 페이지 넘기다보니 어느새 마지막 장무언가 뒷얘기를 남긴 듯한 반전에 다음 권을 기대하는 건 결코 나만은 아닐 듯..


현실을 그대로 옮긴 듯한 이야기에 더욱 깊이 빠져든 매력적인 소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 엠 바운즈 기도전집 - 『기도의 능력』 포함 8권의 기도서 완역 합본
E. M. 바운즈 지음, 김원주 옮김 / CH북스(크리스천다이제스트) / 201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 새벽기도를 나가 기도하고 싶은 마음이 부쩍 늘었다한동안 열심을 내어 기도했지만 이러저러한 핑계를 대며 어느 순간 나태해진 모습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기도의 힘이 얼마나 큰지를 알기에 지금의 내게 가장 필요한 것은 그 무엇보다 기도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문제는 힘에 겨운 육체가 마음의 갈급함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이지만.

 

눈을 뜨면 새벽 5시가 넘어 6시를 향해 달려가는 시계 바늘을 보며 새벽 기도회 대신 큐티와 개인 기도를 한 후 <이 엠 바운즈의 기도전집>을 조금씩 읽기 시작하였다. E. M. 바운즈는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는데 변호사 생활을 하다 선교사의 소명을 받아 감리교 목사로 시무하다 은퇴 후 기도에 관한 저서를 남겨 전 세계 그리스도인들에게 깊은 감명을 준 분이다.

 

이 책은 <기도의 능력>을 포함해 8권의 기도서를 완역해 합본하여 840페이지가 넘는 어마어마한 분량의 책이라 읽기 전에는 많이 망설여지기도 했다하지만 아침마다 묵상하듯이 기도의 본질을 알아가는 과정을 거치면서 이 책이 얼마나 많은 기독교인들에게 큰 은혜가 됐을지 깨달을 수 있었다.

 

기도의 능력기도의 목적기도와 기도하는 성도들기도의 가능성기도의 진실기도의 본질적인 요소들기도의 필요성기도의 무기라는 나누어 기도의 모든 면을 총망라해서 설명하고 있기에 기도가 무엇인지를 아는 데에는 이 책 한 권이면 족하지 않나 싶다.

 

가장 기억에 남는 구절은 이렇다.

 

기도는 하나님의 섭리가 시행되도록 한다기도는 하나님께서 당시 백성들의 선을 위해 세상사를 감독하고 지도하시는 일을 하게 만든다기도는 문이 닫혔거나 좁아졌을 때 길을 열어 준다.(p.405)

 

이 말씀으로 얼마나 큰 위로를 받았는지얼마나 큰 힘을 얻었는지 모르겠다하나님의 섭리가 시작되는 기도길을 열어주는 기도우리에게 기도가 얼마나 필요한지기도가 얼마나 큰 힘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게 되면서 기도에 게을렀던 내 모습을 회개하게 되었다.

 

며칠 후면 2020년이 시작된다. 2020년은 2019년보다 더 많은 기도록 하나님의 섭리를 깊이 경험하는 시간이 되길 간절히 기도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톨스토이 사색노트 - 날마다 새로운 하루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최종옥 옮김 / 책이있는마을 / 201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19년이 이제 며칠 안 남았다한 해가 가고 한 해가 오는 시점에 이르면 늘 새로운 다짐을 한다내년에는 꼭 열심히 운동해서 살을 빼야지내년에는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성적을 내야지이런 결심들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내게 주어진 하루하루의 삶을 어떻게 살아가는지가 아닐까 싶다.

 

날마다 새로운 하루(Every day is a new day)라는 부제를 단 <톨스토이 사색노트>는 1년이라는 기나긴 시간이 아니라 내게 주어진 바로 오늘을 어떻게 살지를 고민하게 하고그 고민을 글로 남길 수 있는제목 그대로 자기 자신을 돌아보면서 새롭게 발견한 자신의 모습을 기록하고 내일의 위해서 오늘을 어떻게 살아야할지를 깊이 고민하게 만드는 사색노트이다.

 

세계적인 대문호 톨스토이가 자신의 사상을 다듬어나가면서 읽었던 수많은 작품들 중에서 추리고 추린 문장들이라 그 속에 담긴 의미는 한 번 읽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아니수없이 읽고 또 읽고생각하고 또 생각하고고민하고 또 고민해야 하는 글들이다.

 

이 사색노트에 실린 문구들이 각각의 원문에 수록된 글들과 다른 이유는 저자 톨스토이가 자신의 언어로 다시 압축해서 실은 문장들이고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필요한 경우에는 일부 단어들을 생략한 채 수록한 문장들이라 원문과 다르다고 한다.

 

저자는 7꼭지의 주제 아래 각 주제에 적합한 격언작가들의 사상을 실은 후 독자가 주어진 문장을 읽고 자신의 모습을 살피고 기록할 수 있는 공백을 활용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또한 각 주제 마지막에 하루일주일한 달 계획을 세우고점검하고실천한 내용을 체크할 수 있는 페이지를 수록해 놓았다.

 

2020년을 앞두고 정말 좋은 책을 만나게 되어서 무척 설레는 기분이다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 게 그렇게 쉽지만은 않기에 이런 사색노트가 얼마나 소중한지 말로 표현하기가 쉽지 않다여기에 기록할 내 모습을 상상해보는 것도 즐겁고이 노트에 기록된 모든 글들과 내 생각이 얼마나 나 자신을 변화시키게 될지그 미래를 꿈꿔보는 일도 무척 즐겁다.

 

2020년은 이 사색노트와 함께 그 어떤 해보다 더욱 즐겁고 깊이 있는 시간들을 보내지 않을까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