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 식물의 세계 - 끝내 진화하여 살아남고 마는 식물 이야기
김진옥.소지현 지음 / 다른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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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알라딘 펀딩에서 내가 원하는 책이 없었는데, 간만에 내가 원하는게 나왔다. 일종의 식물책인 「극한 식물의 세계」. 물론 가드닝책은 아니다. 엄연히 따지면 식물의 진화(?)에 대한 책이랄까? 식물의 진화 중에서도 유독 ‘극한 환경’에 진화해온 식물들에 대한 이야기다. 이런 식물책... 식집사로써 그냥 지나칠 수 없으므로 ㅋㅋㅋㅋ 펀딩을 안할 수가 있어야지!!




식물은 지구에 언제 나타나게 된 것일까요? 또 최초의 식물에서 지금의 식물까지, 식물은 어떤 과정을 거쳐 진화해온 것일까요? 이를 알기 위해서는 45억 7,000만 년이라는 지구의 역사와 지질시대를 함께 알아보아야 합니다. 고작 100년을 사는 우리 인간으로서는 지구의 역사라는 이 방대한 시간을 실감하기가 아주 어렵습니다. 그래서 지구의 역사 약 46억 년을 1년으로 바꾸고 지금까지 밝혀진 그동안의 일들을 달력의 날짜별로 나타내려 합니다. p 013



식물의 첫 탄생이 고...고생대다. 고생대. 전형적인 문과체질인 나에게 지구과학이란 넘나 먼 이야기인 것^_T. 선캄브리아기, 고생대, 중생대, 신생대..................ㅋㅋㅋㅋ 하 ㅋㅋㅋㅋ. 그저 ‘중생대=쥐라기월드’, ‘신생대=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끝이다보니, 순간적으로 동공지진이 일어났지만 잘 참아내었다. 하하하하하 ㅋㅋ



그나마 친절한 저자님들이 45억 7천만년이라는 지구의 역사를 1년(365일)로 환산하여, 간략하게 보여주셔서 얼마나 감사한지. 네, 진짜 정말 감사해요. 안그러면 진짜로 책 덮었을..뻔...ㅋㅋㅋㅋ




 


지구의 역사인 46억 년을 1년 달력으로 바꾸면 1월 1일 0시에 지구가 탄생했으며 바로 지금은 12월 31일 밤 12시 정각이 됩니다. 그리고 지구의 역사에서 약 3억 8,333만 3,333년이 1년 중 한 달을 차지하게 되며, 1,260만 2,739년은 하루, 52만 5,114년은 1시간, 8,762년은 1분, 146년은 1초가 됩니다. p 013



지구 탄생을 1월 1일 0시로 했을때, 지구에 식물이 최초로 나온 시간은 11월 24일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4억 6천만년 전 쯤이라고 한다. 이때 등장한 최초의 식물 모습은 ‘이끼식물’. 아! 다시다시, 이 때 이끼식물이 갑자기 뿅!하고 나타난 건 아니다. 11월 23일(캄브리아기)때 바다에 조류가 발생하였는데, 이 조류 중에서도 녹색을 띄는 녹조류. 그들의 식물의 조상이 된다.



지구가 1월 1일 0시에 탄생했다고 한다면 식물은 11월 24일(4억 6,600만 년 전)쯤에 ‘이끼식물’의 모습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후 3일이 지난 11월 27일(4억 2,800만 년 전)쯤 관다발을 가진 ‘고사리 식물’이 등장했습니다. 그리고 이 고사리식물은 12월 초(3억 4,000만 년 전~2억 8,9000만 년 전)에는 지구에서 가장 번성한 식물이 되었습니다. 고사리식물이 번성하던 그 무렵에 씨앗을 가진 원시적인 ‘겉씨식물’이 나타났습니다.겉씨식물은 포자로 번식하던 이전 식물들과 다르게 씨앗, 즉 종자로 번식합니다. 겉씨식물은 지금은 멸종되어 사라진 공룡과 함께 12월 20일(1억 3,800만 년 전)까지 지구를 대표하던 생물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중생대가 끝나는 시기인 12월 21일(1억 2,600만 년 전)에 ‘속씨식물’이 등장했습니다. 속씨식물은 12월 말인 신생대, 즉 지금 지구상에서 가장 번성하고 있는 식물입니다. p 019




녹조류는 녹색의 엽록소를 가지고 있는데, 이 녹조류들이 얕은 바다로 슬금슬금 오다가 파도가 칠 때 물이 없어져서 육지가 되는 곳에 터전을 잡기 시작했다. 대부분은 죽었지만, 그 와중에 육지에 적응한 녹조류가 생겨났는데 그들이 바로 이끼식물이다.



이끼식물들중 일부가 햇빛을 더 많이 받고자 하여, 위로 쑥쑥 자라나는 변이를 일으켰다. 그렇게 이끼식물에서 변이하며 키만 멀대같이 큰 식물들이 나왔으니, 그게 바로 고사리! 하지만 우리 모두가 잘 알듯 이끼나 고사리는 습하고, 축축한 환경에서 살아가기 때문에 건조한 환경으로 번식 환경을 넓힐 수가 없었다.



이끼류, 고사리류는 포자로 번식을 했는데, 그들 중 일부가 이미 과포화된 터전에서 벗어나, 건조한 환경에서 살고자 변이하였으니, 그게바로 씨앗으로 번식하는 종자식물이다. 종자식물군은 겉씨식물과 속씨식물군이 있는데, 처음 시작된건 겉씨식물이다.



다만 겉씨식물은 씨앗이 외부에 나와있다보니, 씨앗이 상하게 되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여기서 의지의 식물들이 씨앗을 보호하기 위해 또 한번 변이를 일으켰다. 그게 바로 씨앗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씨방을 가진 속씨식물이다. 우리가 알고있는 꽃피우고 열매를 맽고, 그 안에 씨앗이 있는 식물들이 전부 속씨식물이다.



결국 겉씨식물은 그 위대한 탄생을 뒤로하고 많은 수가 사라지게 되었으며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1,100여 종, 전체 식물의 0.3%만을 차지하며 지구에 살고 있습니다. (생략) 속씨식물은 이러한 꽃을 갖게 됨으로써 12월 21일(1억 2,600만 년 전)에 등장한 후 지금까지 폭발적으로 다양해졌습니다. 또 꽃과 그 안에 있는 씨방이 지구상의 많은 생물의 먹이가 됨에 따라 공존의 능력치 또한 최고를 이루었습니다. 그 결과 현재 속씨식물은 최소 36만 종에 이르는 다양성을 가지고 지구상에 살고 있으며, 전체 식물의 91%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p 028 ~ 030



간단하게 말하자면 식물의 진화는 ‘이끼식물→고사리식물→겉씨식물→속씨식물’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바로 지금! 우리가 사는 이 지구를 점령한 식물들중 91% 이상을 차지하는 식물군은 속씨식물이다. 나머지 9%의 식물들이 이끼식물, 고사리식물, 겉씨식물이라 할 수 있는데, 그 와중에도 겉씨식물은 0.3%밖에 안된다고....허허. 생존의 세계는 식물들에게도 험난하구나.





▶ 챕터1, 크거나 작거나 中 자이언트 라플레시아


자이언트 라플레시아는 라플레시아과 라플레시아속에 속하는 식물 20종 중에서 가장 큰 꽃을 피우는 식물로 인도네시아에 서식하며 인도네시아의 국화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자이언트 라플레시아의 최대 크기는 지름 1.1m이며, 무게는 11kg이라고 합니다. 이 꽃은 양배추처럼 생긴 꽃봉오리에서 피어나는데, 이 꽃봉오리만 해도 지름이 최대 43cm나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거대한 꽃을 피우는 자이언트 라플레시아는 독특하게도 잎도, 줄기도, 심지어 뿌리도 없습니다. p 043


나에게는 포켓몬스터 라플레시아(^^)로 친숙한 꽃, 자이언트 라플레시아. 그저 큰 꽃이라고 생각은 했는데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무시무시하게 크다. 꽃의 무게가 11kg면....뭐 말 다했죠. 허허허. 근데 이렇게 거대한 꽃을 피우는데 잎도 없고, 뿌리도 없다는게 신기하다. 알고보니 라플레시아는 기생식물이라고...!!! 



테트라 스티그마라는 포도나무 속에 숨어살다가, 꽃을 피울 시기가 되면 포도나무의 줄기나 뿌리 껍질을 뚫고나온다고 한다. 완전 소오름.



 


죽은 동물이 썩었을 때 나오는 냄새가 난다고 알려진 타이탄 아룸, 일명 시체꽃과 마찬가지로 라플레시아 꽃의 냄새도 지독하기로 유명합니다. 하지만 동물의 사체가 썩는 냄새는 우리 인간에게는 지독한 냄새일지 몰라도 숲속에 있는 파리와 딱정벌레에게는 매력적인 냄새입니다. 자이언트 라플레시아는 썩은 사체에 알을 낳는 파리와 딱정벌레를 자신의 꽃가루를 옮겨줄 짝으로 선택한 것입니다. p 045



(DNA 검사 결과)놀랍게도 자이언트 라플레시아의 조상은 꽃이 매주 작은 대극과 식물이었습니다. 대극과 식물의 꽃의 크기는 커봤자 2cm 정도밖에 되지 않으며 대부분은 몇 밀리미터에 불과할 정도로 작습니다. 반려식물로 많이 키우는 꽃기린, 크리스마스 식물로 유명한 포인세티아가 대극과에 속하는 식물입니다. p 046



거기다가...냄새도 지독하다고...ㅋㅋㅋㅋㅋ 그래서 포켓몬스터에서 냄새가 지독한 냄새꼬가 라플레시아로 진화하는건가?! 아니, 근데 왜 라플레시아의 친척이 꽃이 겁나 작은 꽃기린일까. 라플레시아가 생태계에 적응하는 동안 대체 무슨 일이 있었나.........




▶ 챕터2, 빠르거나 느리거나 中 죽순대


대나무는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환경에 적응한 1,400여 종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온대와 열대지역에 걸쳐 바닷가에서부터 해발 4,000m 높이의 산속에 이르기까지, 또한 울창한 숲에서 산지의 초원에 이르기까지 드넓은 지역에 살고 있습니다. 대나무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자라는 식물’로 알려져 있는데, 그중에서도 맹종죽이라고 하는 죽순대는 온도와 습도가 적당하고 토양이 비옥하면 하루에 최대 91cm까지 자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대나무가 빨리 성장할 때는 자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가만히 보면 자라는 것이 눈에 보인다고 합니다. p 123



죽순대가 빨리 클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는 줄기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대나무는 이름에 나무라는 말이 있는 것과 달리 사실 풀입니다. 풀 중에서도 ‘가장 키가 큰 풀’이라서 기록에 따르면 열대지방에서 키가 가장 컸던 것은 40m였다고 합니다. p 125


담양에 가면 눈 닿는 곳마다 보이는 대나무! 빨리자란다고는 익히 들어 알고 있었는데, 정말 빠른 애들은 하루에 91cm까지 자란다고 한다. 이건 뭐...뭐지? 장마철에 급격하게 크는 잡초같은 친구들인건가?....................는 놀랍게도, 대나무는 나무가 아니라 풀이었다.



생각해보니 대나무는 다른나무들과 달리 줄기가 텅 비어있고, 다른 나무들처럼 줄기가 두꺼워지지도 않고. 아니 뭐 이런..! 생각해보면 그저 딱딱하고 키가 크니까 당연히 ‘나무’라고 생각했나보다. 그럼 대나무는 풀인데 왜 딱딱한가? 에 의문이 생기는데, 그 이유도 단순하다. 대나무 줄기에 있는 질긴 섬유인 셀룰로오스와 리그닌이라는 물질 덕분이었다. 하하..하하하.




 


죽순은 뿌리줄기라고 하는 땅속의 줄기를 통해 엄마 식물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스스로 양분을 만들어 커가는 게 아니라 뿌리줄기를 통해 엄마 식물에게서 받는 양분으로 자라는 것입니다. 그러니 죽순은 광합성을 할 필요가 없고 따라서 잎이 없어도 되니까 그냥 빨리 키만 크면 됩니다. 죽순으로 나온 지 4개월이 지나면 엄마 식물에게 더 이상 양분을 받지 않고 스스로 만든 양분만으로 살아갑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자라면 자신도 재 뿌리줄기를 뻗어 또 다른 죽순을 키워내며 엄마식물이 됩니다. p 124



대나무의 꽃은 행운믜 메시지, 신비로운 이미지입니다. 대나무가 꽃을 피웠다는 뉴스는 언제나 사람들의 관심을 받죠. 이 관심은 대나무가 빨라야 몇 년, 느리면 130년 만에 한 번 꽃을 피우는 데에서 시작했습니다. (생략) 다만 이때 뿌리줄기로 연결되어 있는 대나무들이 한꺼번에 꽃을 피우고 일제히 죽게 되는데, 어떤 대나무 숲은 숲 전체가 하나의 뿌리줄기로 연결되어 있어 그 숲이 모조리 죽는 경우도 있습니다. p 127



나도 어딘가에서 주어들은게 있어서, 대나무가 꽃을 피면 죽는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나름대로 식집사다보니 대나무가 뿌리번식한다는 것도 알았고, 뿌리번식으로 나오는 죽순은 참 맛있다는 것도(^^.....). 하하하하. 



근데... 대나무가 꽃을 피우면 죽는다는건 알았는데, 이때 하나의 대나무만 꽃 피우는게 아니라 그 군락 전체의 대나무가 꽃을 피운다는 것이 소오름이었다. 이말은 즉 군락 전체가 꽃피우고, 군락 전체가 죽는다는 말이니까. 아니 근데, 뿌리번식을 하는데 굳이 꽃을 피울 필요가 있나? 싶었는데 왠걸. 다 죽는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꽃을 피우는 이유는, 대나무 숲이 너무 거대해져서 땅속 양분이 고갈되었기 때문이란다. 양분이 고갈된 땅에서 번식해봤자 죽을테니, 꽃을 피어 종자의 형태로 먼 곳으로 날려보내기 위함...이야. 와. 너네, 머리 좋다?




▶챕터3, 강하거나 독하거나 교묘하거나 中 악마의 발톱


악마의 발톱은 남아프리카의 나미비아와 보츠와나, 남아프리카공화국에 걸쳐 있는 칼라하리 사막에 사는 식물입니다. 사막의 거친 모래땅에 뿌리를 깊게 내리고 땅에 바짝 엎드려서는 최대 2m까지 옆으로 뻗으며 살아가죠. 이 식물은 분홍색 나팔처럼 생긴 꽃을 피우는데, 꽃은 아름답지만 꽃이 지고 난 후 맺는 열매는 많은 사람을 두렵게 만들곤 합니다. 맨발로 모래 위를 걷다가 모르고 이 열매를 밟으면 마치 악마가 발톱으로 할퀴는 것 같은 극심한 고통을 느끼게 되거든요. 이 열매는 어른의 주먹보다도 크기가 크며, 가운데에서 사방으로 뻗어나가는 길쭉한 가시와 갈고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열매의 어느 방향으로 닿든 갈고리가 사정없이 우리의 발에 박히게 됩니다. p 184


악마의 발톱은 예전에 다큐에서도 본적이 있다. 갈고리를 이용해서 사정없이 동물이나 사람에게 박히는 그 친구! 박히면 아파서, 그래서 악마의 발톱이라는 이름까지 붙은 그 친구! 대체 악마의 발톱은 왜 이런 번식방법을 선택했나 싶었는데..... 여기엔 쵸끔 슬픈 이야기가....



 


원래 악마의 발톱은 소나 양, 그 밖의 작은 동물들에 무임승차하던 식물이 아닙니다. 그들보다 훨씬 거대한 동물들의 털에 붙거나 발바닥의 주름에 끼어 이동했었죠. 여기서 거대한 동물이란 거대동물(megafauna)이라 부르는 동물군으로 신생대 제4기의 플라이스토세에 살았던, 매머드와 같이 덩치 큰 동물들을 말합니다. 그들에게 악마의 발톱은 그리 위협적이지 않았습니다. p 186



악마의 발톱은 열매를 무심코 밟은 동물들에게 큰 고통을 가져다줄 수 있지만, 덩이뿌리가 가진 진통효과로 그 고통을 상쇄시킬 수 있는 아이러니한 식물입니다. 악마의 발톱에 탁월한 효능이 있지 않았다면, 인간은 진작에 모두 뽑아 없앴을 지도 모릅니다. 이제 악마의 발톱은 자신의 씨앗을 퍼뜨려 줄 먼 과거의 거대한 동물들을 그리워하지 않아도 됩니다. 거대한 동물들 대신 이제는 인간이 악마의 발톱 씨앗을 직접 옮기고 심어 길러주기까지 하니까요. 그래서 어쩌면 먼 훗날 악마의 발톱 열매에는 기능은 잃은 채 흔적으로만 남은 갈고리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p 188



악마의 발톱은 원래 피부가 엄청 두꺼운 매머드같은 거대동물군에게 박혀서 번식하던 친구들이었다. 흑흑. 그저 매머드에게 잘 달라붙어 번식을 하기 위해서 진화한게 갈고리모양이었는데, 하필 이런 거대동물군이 멸종해버렸네. 악마의발톱만 남아버렸네. 살아남았으니 번식은 해야하고, 그렇게 작은 동물들이나 인간에게 박히게..되었.......고..흑흑



근데 또 악마의 발톱 뿌리에 약용효과가 있다는 것이 발견되어서, 굳이 힘들게 씨앗을 옮기지 않아도 인간들이 알아서 번식시켜준다고 하니. 악마의발톱도 먼 미래에는 조금 다른 모양이 될지도..?




▶챕터4, 지나치거나 열악하거나 中 유칼립투스


유칼립투스속은 600종이 넘을 정도로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는 상록수이자 속씨식물 무리로 대부분 오스트레일리아가 원산지입니다. 오스트레일리아 대륙은 극도로 건조하고 기온이 높은 지역이 많아 산불이 자주 발생합니다. (생략) 캘리포니아 주민들은 지역에 드넓게 자리잡은 유칼립투스를 어떻게 제거해야할 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유칼립투스는 화재에 취약할 뿐만 아니라 산불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p 304~305



유칼립투스는 사실 산불에 최적화된 식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칼립투스는 식물체 안에 가연성 물질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데, 특히 주로 잎에 있는 오일은 휘발성이 강하고 불이 붙기 쉽습니다. 날씨가 건조하고 더운 날에는 잎에 있떤 오일이 공기 중으로 내뿜어져 아주 작은 불씨에도 큰 산불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또 이 오일에는 살균 효과가 있어서 바닥에 떨어진 잎은 썩지 않고 남아 불이 붙기 쉬운 상황을 만듭니다. 넓적한 끈처럼 길게 떨어지는 유칼립투스의 줄기 껍질 역시 썩지 않고 그대로 남아 바람을 타고 불길을 퍼트리는 역할을 합니다. p 305


호주..... 불이 자주나기로 유명하고, 심지어 한번 불나면 어마무시한 대형산불로 번지는 동네. 그 동네에 많이 자라는 나무가 유칼립투스라고 한다. 아니, 산불이 나면 초록이들이 싹 사라지고 민둥민둥해지는데 그 곳에서 잘 산다고? 심지어 산불의 원인이 유칼립투스...??? 식물은 모름지기 불과 상극이고, 불길이 닿으면 바스라지는게 상극인데.....산불의 원인이 유칼립투스라니!! 조금 충격적이다.



아니 근데, 유칼립투스가 산불의 불쏘시개가 된다면, 불이나면 유칼립투스도 바사사삭...하고 사라질텐데, 어째서 호주에 자리잡고 사는거지?



 


아이러니한 것은 이와 동시에 유칼립투스가 산불에 아주 강하다는 사실입니다. 유칼립투스는 줄기에 단열재 역할을 하는 두꺼운 섬유질 껍질이 발달해 겉이 불에 타더라도 안에서 새로운 싹을 키워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유칼립투스의 줄기 안쪽에는 산불을 대비해 나올 준비를 하고 있는 싹들이 숨어 있습니다. 혹시나 강력한 산불에 줄기가 다 타버리게 되더라도 괜찮습니다. 땅속 바로 밑에 리그노튜버라고 하는 목질의 덩어리가 양분을 저장하고 있다가 산불로 나무가 손상되면 빠르게 새로운 싹을 만들어내기 때문입니다. 유칼립투스의 열매는 또한 단단한 목질로 되어 있어 안에 있는 씨앗을 산불로부터 보호합니다. 이 열매는 산불이 지나가고 나면 벌어져 작은 씨앗들을 바깥세상으로 내보냅니다. p 306


이야, 유칼립투스...산불의 불쏘시개역할을 하면서, 그 산불로 또 번식을 하네; 대단한 식물일세 이친구. 



근데.. 유칼립투스는 반려식물로도 꽤 인기가 많은데(물론 키우기는 까다롭지만), 화재의 불쏘시개 역할을 하는 친구라면 들이기가 급 조심스러운데? 유칼립투스 키우는 집은 화재보험 필수겠...는데..??




▶챕터5, 오래되거나 최신이거나 中 소철


멸종된 (겉씨식물)종자고사리와는 다르게 오늘날에도 살아있는 식물로 만날 수 있는 겉씨식물 중 지구에 가장 먼저 나타난 것은 소철입니다. 소철류는 고생대 석탄기에 지구에 출현한 후로 폐름기를 거쳐 중생대 쥐라기에 번성한 식물입니다. 쥐라기에 무척이나 다양했던 소철류는 백악기 후로 꽃을 가지고 점차 세력을 넓히는 속씨식물에 밀려 많은 종이 멸종되었습니다. 그리고 현재 열대지역과 아열대지역에 300여 종이 남아 그들이 번성하던 먼 옛날의 모습을 유지한 채 살아가고 있다고 여겨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소철류를 흔히 ‘살아있는 화석’이라고 부르죠. p 330


지구에 현존하는 식물군중 약 91%가 속씨식물이고, 겉씨식물은 0.3%밖에 안된다는데.... 소철이 그 0.3%안에 들어가는 겉씨식물이라니!! 거기다 쥐라기월드때부터 활약했던 나름 족보있는(?) 친구라는 사실에 놀라울 따름이다. 



 


사실 현재의 소철류는 중생대에 번성하던 그 소철류가 아닙니다. 물론 소철류의 혈통 자체는 고대로부터 지금까지 이어져온 것이라고 할 수 있지만 현재 지구에 살고 있는 소철류들은 비교적 최근에 생겨난 것입니다. 중생데 쥐라기를 ‘소철의 시대’라고 부를 만큼 쥐라기에 큰 번영을 누렸던 소철류는 중생대 말기에 꽃을 가진 속씨식물에 그 자리를 내어주며 97%가 멸종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소철의 끈질긴 생명은 끊어지지 않은 채로 이어오다 신생대 중반(마이오세)에 다시 한번 다양화되어 현재 300여 종으로 분화되었습니다. p 332



현존하는 300여 종의 소철류를 ‘살아있는 화석’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소철류는 다윈이 의미했던 두 생물군을 연결하고 있는 중간 단계의 생물은 맞습니다. 왜냐하면 소철류는 고사리 식물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 동시에, 씨앗을 맺는 식물이기 때문입니다. 오늘날의 소철류가 갖고 있는 이 특징은 멸종과 부활을 거치는 동안에도 그대로 가지고 내려온 조상의 유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유산을 통해 소철류는 ‘현재 지구상에 살고 있는 겉씨식물 중에서 가장 오래된 식물’의 계통이 되었죠. p 333



하지만, 여기서 반전. 현존하는 소철류는 고대로부터 이어져 내려온 소철을 인간이 급격하게(^^) 변화를 주면서 생겨난 친구들이라며. 너무 빠른시간동안 다양화되는 바람에, 환경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다고T_T. 결국 그 결과 현존하는 소철류 중 2/3은 멸종위기종이라고 한다. 



생각해보면 소철도 반려식물로 꽤나 인기있는 친구인데, 결국 인간이 키우기 좋게 하기위해, 인간 눈에 이쁘게 보이기 위해 변화를 주면서 멸종위기종이 된것인가 싶다. 결국 소철도 인간의 손에 대멸종을 맞이하게 될 식물이 되는 것일까.


내 나름대로 여러종류의 식물 책을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까지 극단적이고 전문적인(?) 식물의 진화와 번식에 대한 내용은 처음이다. 많은 식집사들이 식물 책을 읽는다면 대부분 가드닝 관련 책이다. 하지만 가끔은 이렇게 우리가 아는 식물이, 내가 키우고 있는 식물이 언제, 어떻게 이런 모습으로 변화되었는지 알아보는 것도 꽤 괜찮은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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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뮤지컬 - 전율의 기억, 명작 뮤지컬 속 명언
이서희 지음 / 리텍콘텐츠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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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정말 나같은 연뮤덕에게는 뎡말 엄청 베리베리 뜻깊은 책이 나왔다. 그 이름하야 #방구석뮤지컬. 와 진짜T_T!!! 출판계에선 맨날 미술전시 같은 책만 나와서, 왜 뮤지컬같은 공연 책은 안나오나 내심 불만이었는데, 크흡. 육아로 인한 휴덕중인 나지만, 그래도 연뮤덕으로써 이 얼마나 기쁜일인가!! 이건 뎡말 만세삼창을 해도 과언이 아니다. 꺄우!!





당장 내 눈앞에 보인 뮤지컬 음반 몇개 꺼내서 이 책과 같이 찍어봤다ㅋㅋㅋㅋ. 뮤지컬 관련 책이 나온게 얼마나 기뻤으면, 이런 사진까지 찍겠냐고요. 크흡. 맘같아선 각종 뮤지컬 리플릿이랑 티켓북까지 쫙ㄱㄱㄱㄱㄱㄱㄱㄱㄱㄱㄱ나열해서 찍고싶었지만, 아기보느라 차마 그렇게까지는 할 수없고ㅋㅋ. 실은 책 읽을 시간도 주고, 이런 사진까지 찍을 수 있게 도와준 우리 뿡뿡님께 그저 감사할 따름...히히히ㅣ히히히히히.




방구석 미술관이라는 책을 읽어본 사람라면, 이 책의 구성이 어떻게 될지는 대충 짐작할 수 있다. 한마디로 각각의 뮤지컬에 대한 의미나 스토리등을 해설해주는 일종의 해설서랄까? 자, 그럼 구성은 대충 짐작이 되니, 중요한건 모다? 이 책이 얼마나 많은 뮤지컬을 담고 있는가!! 그 중에서도 덕간적으로 제일 중요한건, 내가 좋아하는 뮤지컬을 얼마나 많이 담고 있는가!!!! 암, 이게 젤 중요하고 말고 ㅋㅋㅋㅋㅋㅋ



이 책속에 담겨 있는 뮤지컬은 총 30편. 라이센스, 창작, 대극장, 중극장, 소극장 모든 뮤지컬을 망라했다. 고로 내가 좋아하는 뮤지컬 한, 두 편은 무조건 있다는 이야기다ㅋㅋㅋㅋ 실제로 내가 좋아하는 뮤지컬도 꽤 많이 포진되어있어서 행복! 여기에서 플러스 점수를 더 준다면, 해당 뮤지컬 넘버 가사들도 수록되어있다는 점이다. 물론 모든 넘버의 가사들이 수록된건 아니지만, 적어도 킬링넘버를 포함해서 한 열댓곡정도? 엌 이 정도면 거의 다 수록된건가 ㅋㅋㅋ 뮤덕들이라면 자기도 모르게 가사보면서, 넘버를 부르게 된다. 물론...내가 그랬고요^_*



그리고! 대체 어떤 뮤지컬을 봐야 잘 봤다고 소문이 날지 고민하는 뮤지컬 초심자들은, 이 책에 실려있는 30편의 뮤지컬 중에서 랜덤으로 한 개만 골라서 보러가면 절대로 실패하지 않는다고 보장한다. 한마디로 이 책은 뮤지컬 초심자에게도, 뮤덕들에게도 여러모로 소중한 책...♡



이 책 「방구석 뮤지컬」에는 정말정말 내가 사랑하는 뮤지컬이 넘 많이 담겨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내가 선정한 일부 공연에 대한 내용만 스윽 옮겨본다. 근데근데근데.. 이 책에 내 최애 뮤지컬 <베르테르>가 없는건 넘 슬포요......서희작가님..흑흑.



▶ 아름다운 부랑자의 노래, 노트르담 드 파리


<노트르담 드 파리>의 막이 오르자, 시인 ‘그랭구아르’의 노래가 울려 펴지며 대성당의 높은 벽이 펼쳐집니다. 이토록 장중한 분위기 속에서 그는 우리를 성당의 유리와 돌에 글을 새기던 대성당의 시대로 이끌며, 1482년 파리에서 일어난 특별한 연애사건을 들려주겠노라 합니다. p 014



이렇게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에 대한 내용이 시작된다. 어쩜, 눈 앞에 정동하 그랭구와르가 나타나서 “아름다운 도시 파리, 전능한 신의 시대. 때는 1482년, 욕망과 사랑의 이야기♬(‘대성당들의 시대’)” 를 불러주고 있는 느낌적인 느낌. 크흡. 내 최애 뮤배가 홍광호 배우다보니, 노담은 나에게 특별하디 특별한 작품이다. 홍을 공연으로 처음본게 바로 2013년 노담이었으니까!!!!



뭐, 노담은 뮤지컬 초심자라도 대부분 그 내용을 알고 있기 때문에, 초심자 입문 공연으로도 최적이 아닐까 한다. 노담을 모른다고? 하지만 분명 이즈니 애니메이션 <노틀담의 꼽추>는 들어봤을껄? 라떼's 어린시절 디즈니 애니메이션 시청은 국룰이니까 ㅋㅋㅋㅋ



에스메랄다의 안타까운 인생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는 다른 세 주인공의 감정, 고뇌, 인생이 대성당의 시대와 얽혀 비극을 빚어냅니다. 그 속에서 인물들은 운명에 저항하기도 하고, 운명을 원망하기도 하고, 운명을 받아들이기도 합니다. 각자의 삶을 빛나게 하는, 가치있는 무언가를 지켜내고자 분투하면서 말이죠. 빅토르 위고의 소설 「파리의 노트루담」을 원작으로 하는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는 운명과 비극의 시대 속에서 몰아치는 감정을 웅장한 노래와 세밀한 연출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p 024




▶ 잡을 수 없는 별일지라도, 맨 오브 라만차


이야기는 세르반테스가 감옥에서 종교 재판을 기다리는 동안 직접 쓴 희곡 돈키호테를 연기하며 시작됩니다. 주인공 ‘돈키호테’는 사실 ‘알론조’라는 이름의 노인입니다. 그는 기사 이야기를 너무 많이 읽어 반쯤 미쳐버리고 스스로가 돈키호테라는 기사라고 믿게 됩니다. 그는 언제나 자신을 존경하고 섬기는 심복 ‘산초’를 데리고 모험을 떠납니다. 그리고 머물게 된 여관에서 부엌일을 하는 여자 ‘알돈자’를 만나게 됩니다. 돈키호테는 알돈자를 자신이 꿈에 그리던 여성이라고 믿고 ‘사랑스러운 여인’이라는 뜻으 ‘둘시네아’라고 부르며 우상처럼 받듭니다. p 072



라만차는 내 개인적으로, 최애 뮤지컬 라인에 들어가지는 않지만 배우가 인질이고, 넘버가 인질이다보니..... 볼 수 밖에 없는 뮤지컬이다. 그렇다고 안좋은 공연도 아닌데, 굳이 내가 최애 뮤지컬 라인이 아니라고 하는 이유는... 아무래도 알돈자의 상황에 대한 표현이 넘 성인스럽게 적나라하다보니, 하하하. 관람나이 제한도 없는 판에 그런 표현들이 내 맘엔 썩 내키지 않는다. 뭐, 같은 의미로 노담도 비슷하긴 하지만. 그럼에도 역시 배우가 인질이고, 넘버가 인질이다보니 회전문을 돌긴 돈다.



특히 인질인 넘버 중 하나가 지킬의 사골 이순간과 함께 나란히 1,2위를 다투는 노래다. 노래를 좀 한다고 하는 남자들은 꼭 따라부르는 노래 ‘The Impossible dream’. 솔직히 너무 많이 들어서 질리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홍이 부르면 나도 모르게 또 집중해서 듣는 그 노래..!!



“그 꿈 이룰 수 없어도, 싸움 이길 수 없어도, 슬픔 견딜 수 없다 해도, 길은 험하고 험해도, 정의를 위해 싸우리라, 사랑을 믿고 따르리라, 잡을 수 없는 별일지라도 힘껏 팔을 뻗으리라♬” 




아! 라만차의 재간둥이 ‘산초’를 빼놓으면 섭하지. 그냥봐도, 대놓고봐도 산초는 누가뭐래도 알론조 바라기인데, 그 와중에도 누가 산초를 연기하느냐에 따라 산초의 색깔이 또 달라진다. 내가 봤던 산초는 김호영 산초, 이훈진 산초였는데 크흡. 두 분 모두 매력 터지는데, 그 와중에 김호영 산초는 정말...ㅋㅋㅋㅋㅋㅋ 세상에세상에 이렇게 투머치토커 산초를 보았나. 같은 대사인데도 왜 더 말을 많이 하는 거 같지? 내 기가 빨려들어가는 느낌..뭐 그런 느낌을 받았더랬다.




연극은 새로운 결말을 맞이하고, 세르반테스는 재판을 시작합니다. 그의 연극을 지켜본 도지사는 세르반테스를 격려합니다. 세르반테스는 여러분 모두가 라만차의 기사라며 그들을 응원합니다. 죄수들은 모두 세르반테스를 향해 노래하고 그렇게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는 결말을 맞습니다.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는 고전으로써의 영향력에 작가의 삶을 더해 신선한 상상력을 보여주었습니다. 돈키호테의 기묘한 서사는 한편으로는 당황스러운 동시에 가슴을 뛰게 하는 모험입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위해 운명을 이겨낼 용기, 그리고 그 용기가 누군가의 삶을 바꿀 수 있따는 사실까지. 돈키호테의 우스꽝스러운 행동 속에 감춰진 빛을 관객들은 어느 순간 마주하게 됩니다. p 079



▶ 날 할퀴는 사랑도 두렵지 않아, 시라노


17세기 파리, 훌륭햔 시인이자 검객으로 지혜와 힘을 두루 갖춰 사람들의 찬사를 받는 ‘시라노 드 베르주라크’. 하지만 그에게는 단 하나의 커다란 결점이 있었습니다. 바로 기형적으로 큰 코로 인해 추한 외모를 가졌다는 것입니다. 그의 외무에 대한 열등감으로 인해 ‘록산’을 사랑하지만 마음을 전하지 못합니다. 록산은 시라노와 같은 영혼을 가져 그의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인물입니다. 시라노처럼 자신의 세계를 아름답게 창조할 수 있는 용기 있는 여성입니다. 시라노가 콤플렉스에 사로잡혀서 고민하는 사이, 록산은 극장에서 록산의 가방을 훔친 소매치기를 잡아준 ‘크리스티앙’과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크리스티앙은 시라노가 대장으로 있는 ‘가스콘 부대’의 대원으로 귀족 가문 출신이며, 시라노와 달리 잘생긴 외모를 지녔습니다. p 192



내 최!애! 뮤지컬 <시라노>. 진짜 한번보고 두번보고 세번보고 네번보라고 강력 추천하고 싶은 시라노다. 진짜 홍의 시라노는 정말 처연하고, 안쓰럽고, 흐엉ㅇ엉ㅇ엉T_T. 근데 또 시라노만 그런게 아니라, 록산이랑 크리스티앙도 짠내나. 하. 거기다 넘버 하나하나 전부 소중함♡



시라노 공연후기는 내 블로그에도 리뷰가 남아있어서, 간만에 리뷰를 다시 들춰봤는데. 우와. 이 책이랑 같이 보니까 진짜 내 눈앞에 시라노가 나타난것 같고, 시라노가 내 앞에서 “왜 남의 코를 쳐다봐! 코가 커야지 사람이 품위가 있는 법! 드 높은 콧대는 자존심이 세 당당할 수 밖에!” 하고 호통치고 있고요? 시라노 이 마성의 매력을 지닌 남자^_T.




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시라노 넘버는 ‘거인을 데려와’, ‘가스콘 용병대’, ‘나 홀로’ 이 세 곡이다. 그도 그럴게, 이 세 곡으로 시라노를 완벽하게 이야기 할 수 있거든!! 하지만 그래도 역시 제일 최애이자, 킬링넘버는 ‘나 홀로’인듯!! 근데...공연을 보고 나면 이상하리만치 머리속을 맴도는 넘버는 ‘가스콘 용병대’ 라는게 함정 ㅋㅋㅋ



▶ 내가 사는 이유, 여신님이 보고계셔


국군대위 ‘한영범’은 특별 임부를 부여받고 인민군 네 명을 포로수용소로 이송하기 위해 부하 ‘신석구’와 함꼐 이송선에 오릅니다. 하지만 포로들은 배 위에서 폭동을 일으키고 기상악화로 이송선이 고장나면서 여섯 명의 군인은 모두 무인도에 고립됩니다. 한국전쟁 시기의 가상의 섬에서 배를 수리할 수 있는 사람은 인민군 ‘류순호’뿐이었지만 그는 전쟁 후유증으로 제정신을 잃고 마치 어린아이처럼 행동하게 됩니다.다른 이들은 살아남기 위해 점점 인간성을 잃어가고 영범은 인민군들에게 인질로 잡히기까지 합니다. 인질이 된 영범은 순호가 악몽에 시달리는 것을 보고 상상 속 여신님의 존재를 만들어 줍니다. 순호는 여신님을 상상하며 안정을 찾아갑니다. 배를 고치기 위해서는 순호가 필요했기 때문에 인민군은 영범과 순호가 만들어낸 여신의 존재에 함께 어울리게 됩니다. 그들의 작전은 ‘여신님이 보고 계셔 대작전’으로 그들은 가상의 여신님을 위한 규칙을 세우고 지키기 시작합니다. p 247



나에게는 대표적인 힐링 뮤지컬이었던 <여신님이 보고계셔>. 이 챕터의 앞부분을 읽는 순간부터 제목과 동일한 넘버가 내 귓가에서 맴돌기시작했다. “꿈이 아파 잠들지 못하는 밤, 작은 숨소리마저 아려와, 그림자 뒤로 숨고만 싶은 밤, 누군가의 온기가 필요한 밤, 홀로 외로운 날 받아준, 따스한 품이 간절해지는 밤♬”. 언젠가부터 대극장 회전문 도느라, 대학로 뮤지컬들을 꽤 많이 놓쳐왔었는데 말이다. 생각해보면 난 대극장보다는 대학로 연극, 뮤지컬을 참 좋아라했는데T_T. 거의 주말마다 대학로 출석체크를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나인데...!!!



여신님을 보던 그 시기는 내가 정말 대학로에 미친듯이 들락날락했던 시기다. 당시만해도 아무리 비싸다고해도, 대학로 티켓값이 대극장에 비하면 소소한 수준이었고, 심지어 할인도 정말 많이 풀어줘서 이 때는 정말 사의찬미, 난쟁이들, 덕혜옹주 등 매 주마다 가서 솔찬히 보고왔었다. 하지만 덕들이 호구라고, 언젠가부터 대학로 티켓값이 슬금슬금 오르고, 할인도 점점 사라지고... 그러느니 걍 대극장 회전문 돌겠어! 라는 생각에 발길을 끊게 된듯T_T.



그래도 대학로가 여신님 같은 힐링 뮤지컬도 있고해서 참 좋았는데. 뭐 어차피 난 강제휴덕중이니 대학로고 뭐고....흑..




▶ 선과 악의 가면을 벗으며, 지킬 앤 하이드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는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스의 소설 「지킬박사와 하이드씨」를 원작으로 하는 뮤지컬입니다. 1997년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현재까지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주인공 ‘지킬’은 영국 런던의 의사로 정신분열증을 앓는 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지킬은 아버지와 같은 정신분열증 환자를 위해 인간의 성격을 분리하는 약을 만들고자 합니다. p 276



드디어 나왔다, 사골이순간의 중심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1인 2역이라고도 할 수 있는 지킬과 하이드를 오가는 홍의 연기를 볼때마다 정말 소오름 그자체였지. 지킬과 하이드의 연기가 제일 극한으로 달아오르는 넘버인 “confrontation”는 정말 언제봐도 소오름!!!!! 물론 지킬 유명넘버는 사골이순간이지만.....



근데 참 이상한게, 사골이순간은....결혼식 축하곡으로도 넘 많이쓰이는데, 대체 왜..........그럴까? 저얼대로 사랑노래가 아닌데, 대체 왜...? 진짜 결혼식장 갔다가 누가 저 노래 부르면, 그때마다 동공지진@.@ 지킬을 본적이 없기 땜에 결혼식장에서 부르는거겠지.....허허허. 



결혼식 날, 불안정하게 잠들어있던 하이드가 깨어나 지킬과 싸운 적 있는 ‘스트라이드’를 살해하고 엠마를 인질로 삼습니다. 엠마는 하이드의 뒤로 물러난 지킬에게 말을 걸어 순간적으로 하이드 대신 지킬을 불러냅니다. 지킬은 더이상 스스로를 통제할 수 없다고 생각했고, 어터슨에게 자신을 죽여달라고 부탁합니다. 어터슨은 그럴 수 없다며 거절하지만 지킬은 그의 칼에 스스로 뛰어들어 버립니다. 지킬은 결국 다른 이들과 자신의 마음을 지키기 위해 죽음을 선택합니다. 더 나은 순간을 향해 나아가며 미지를 이해하고자 하는 인간의 바람과 그의 비해 미약한 인간의 능력, 그리고 만연한 악을 통제하며 살아가는 인간의 선함에 보내는 안타까운 찬사와 응원을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는 아름답고 깊이 있는 가사로 노래하고 있습니다. p 286



책을 다 읽고 간만에 티켓북을 펼쳤는데, 크흡. 내 첫 공연이 2013년 홍광호 배우 첫 단콘이었네? 뮤지컬도 아니고 ㅋㅋㅋㅋ 홍배우 단콘이 첫 공연이었다며. 허허허..ㅋㅋㅋㅋㅋ 뭐 이 이후로도 홍 콘서트는 죄다 다녔고, 뮤페도 가고, 심지어 문감 단콘에 게스트로 출연할 것 같아서 거기도 가고(실제로 홍 나왔고 게스트로 나왔고ㅋㅋㅋ) 진짜 홍 따라서 열씸히도 다녔넹!



그렇게 티켓북 하나하나 살펴봤는데...............아유, 저 티켓값들 생각하면 돈백이 아니라 돈 ㅊ.........크흡. 심지어 회전문도 자주 돌아서(특히 홍광호, 지창욱 주연작^,^) 같은 극 티켓이 대체 몇개여. 거기다 지방까지 따라갔네??? 경남 진주가 왠말ㅋ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 회전문을 미친듯이 도는 나를 보며 주변인들이 혀를 끌끌 차기도 했는데, 하하ㅏ. 그때마다 아무리 같은 공연이라도 매 회차마다 느낌이 다 다르다고 그렇게 이야기를 해도 아무도 믿어주지 않았더랬다.



같은 뮤지컬을 여러차례 보다보면, 그러니까 소위 말하는 ‘회전문’을 돌다보면 주변에서 이런 질문을 듣고는 합니다. 도대체 왜 같은 공연을 또 보냐고요. 하지만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같은 공연”은 이 세상에 없으니까요. 무대에 오를 때마다 달라지는 배우의 연기와 오케스트라의 화음,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스태프가 만들어내는 순간의 감동과 전율은 매번 색다른 공연을 만들어냅니다. p 006




어쩜, 저자맘 is 내맘.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저렇게 멋지구리하게 써주시면...감사합니다. 앞으로 잘 써먹겠습니다. 물론 강제휴덕기간이 언제 종료될지 모르지만요..하하 ^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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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2-09-26 09: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피로님 최애 뮤지컬이 ‘시라노‘군요
넘 좋죠!
시라노 넘버의 가사도 정말 좋더라고요.
저는 ‘나 홀로‘를 제일 좋아해요.

impossible dream
confrontation
홍광호
두 말할 필요가 없고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넘버는
레미제라블의 ‘Bring him home‘ 입니다.

피로님 애기가 아직 많이 어린가요?
한 번씩 남편에게 애기 맡기고 관람 다녀오면 어떨까요?
어서 강제 휴덕기간 탈출하시기를요^^
저도 이 책 찜합니다**

피로 2022-09-28 11:33   좋아요 1 | URL
즈이 애기...이제 4개월이에요 엉엉엉엉 ㅠㅠㅠㅠㅠ
2020년초부터 코로나 때문에 공연을 멀리하고, 그 이후로는 임신, 출산으로 인해 지금까지 강제 휴덕이 되어버렸어요..흑 ㅜㅜㅜㅜㅜㅜㅜ

저도 레미제라블 엄청 좋아해요! 제 개인적으로는 Do you hear the people sing 이 넘버가 젤 좋드라구요>_<
 
극한 식물의 세계 - 끝내 진화하여 살아남고 마는 식물 이야기
김진옥.소지현 지음 / 다른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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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명실공히 식집사이다보니, 집에 식물관련 책이 조금 있다. 그 연장선으로 이 책을 구입했는데, 와!! 정말 내가 생각지도 못한 식물의 조상부터 시작해서, 대나무는 나무가 아니라는 충격적인 사실까지- 정말 각 챕터마다 탄성이 흘러나온다. 진짜 식집사에게 식물의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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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즐겨 여행하는 테마중 하나가 사찰여행이다. 워낙 역사를 좋아하고, 유적지 답사를 좋아하다보니 자연스레 생긴 여행취미이기도 하다. 그러다보니 과거에 사찰여행과 관련된 책을 여러권 읽기도 했었다. 그 중에서도 상상출판에서 출간된 『아름다운 사찰여행』은 내 마음에 콕 들어서, 지금도 가끔 펼쳐보곤 한다.



그러다가 얼마전 이웃님 블로그에서 또다른 사찰여행 책인 『절집의 미학』이라는 책 리뷰를 보고, 호기심이 생겨서 구입했다.

이 책은 다른 사찰여행 책들과는 달리, 책의 목차를 ‘절’로 구분하지 않았다. 예를 들자면 ‘경내에 피는 그 꽃, 매화’ 라던가, ‘최고의 배롱나무를 찾아서’ 등의 챕터로 나눈다. 그러니까 한 챕터에 오래된 매화나무가 있는 화엄사 부속 암자 길상암, 역시나 오래된 매화나무가 있는 선암사, 홍매가 아름다운 화엄사 등의 이야기가 한 두페이지에 같이 등장한다. 뭐랄까? 이 책은 절에 대한 역사보다는 절에서 풍기는 이미지라던가 풍광, 머리속에 떠오르는 감동, 그 속에서 받는 위로 등이 주가 되는 책이다.

고로 이 책은 사찰여행 및 지식정보를 안내하는 책이라고 하기보다는, 사찰을 보고난 뒤 느껴지는 감동을 쓴 여행에세이다. 뭐, 그렇다고 사찰에 대한 정보가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주가 되는건 ‘에세이’다. 여행에세이로써의 이 책은, 팍팍한 삶을 살던 나에게 꽤나 위로가 되었다. 심지어 저자가 다닌 사찰들 중 일부는 분명 나도 가보았던 절임에도 불구하고, 나로서는 생각치도 못한 깨달음을 얻는 것을 보면서 놀라기도 했다.

생각해보면 사찰, 특히 산속에 있는 산사는 그 속에 있는 것만으로도 아늑함과 편안함을 주고, 때로는 위안을 준다. 그래서 그저 가만히 있기만 해도, 무언가 마음이 편해짐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난 이런 마음속의 편안함을 추구하기보다는 가람배치의 이유라던가, 어느 시기에 창건되었는지, 창건설화와 실제 역사 사이에는 어떤 간극이 있는지 등 지식탐구(?)를 위해 사찰을 바라보는 경향이 더 많았다. 굳이 속세와 단절된, 조용한 곳을 찾아 들어가서, 굳이 속세에 찌든 생각을 하고 있었다니. 이럴거면 차라리 책상머리에 앉아서 인터넷 검색하는게 낫지 않았겠는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다음번에 사찰여행을 가게 된다면, 모든 생각을 버리고 가만히 서있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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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싹한 의학의 세계사 - 웃기고 때로는 속이 뒤집히는 질병들
데이비드 하빌랜드 지음, 이현정 옮김 / 베가북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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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재미있는 세계사 책을 읽었다. 역시 세계사책은 통사보다는 이런 미시사가 훨 흥미롭고 재미지다. 아주 완전 내타입이야 내타입!! 더군다나 이 책의 주제가 ‘의학의 역사’인데, 때마침 요 몇년간 코로나19에 맞닥뜨리면서 많은 매체에서 의학의 역사에 대해 보고 들었단 말이지(말이 의학의 역사지, 고대중세근세로 가면 크...의학이 아니라 환자들 운의 역사일지도 ㅋㅋㅋ). 그래서 그런지 아는 내용도 꽤 나오고, 진짜 상상을 초월한 의술(?)도 나오고, 정말 2022년을 살고 있어서 어찌나 다행인지.



무엇보다 세계사는 한 편의 이야기가 길면 이상하게 눈이 안가는데, 요건 1편당 길어야 몇 페이지정도. 짧게짧게 읽기에도 넘나 편한 것! 근데 실려있는 이야기 편수는 무려 118편. 아니 대체 현대의학이 들어오기전까지 이렇게나 많은, 기상천외한 의술(?)이 있을 거라곤 누가 상상이나 했겠냐고요 ㅋㅋ


한편한편 읽다보면, 진짜 흑사병 유행당시 저승사자같은 까마귀복장(?)으로 유명한 의사들은 암것도 아니었구나 싶고. 분명 118편이란 방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읽다보면 TV프로그램 서프라이즈에 나올법한 기상천외한 이야기들이 넘 많아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한권 후딱 읽게 된다. 뭐랄까, 킬링타임용으로도 제격인 역사책, 세계사책 이랄까?





읽으면서 정말 기상천외한 의학의 역사 중 일부만 아주 짤막하게 옮겨와본다.


▶ 손수레에 자신의 불알을 올려놓았던 사내들?


환부가 부풀어 오르고 딱딱해져 코끼리 피부처럼 변한다는 상피병. 놀랍게도 일부 상피병 환자들은 실제로 자신의 불알을 외바퀴 손수레로 옮겨야만 했다. 음낭이 너무도 크게 부풀어 올랐기 때문이다. 신체 형태의 변질을 불러오는 불쾌한 상피병은 아프리카 곳곳과 인도, 남아시아 등에서 발견된다. p 032



▶ 왜 빅토리아 여왕의 탈장은 진단받지 못했을까?


제임스 리드가 영국 빅토리아 여왕의 주치의가 된 것은 1881년이었다. 당시 빅토리아 여왕은 62세로 조금 과체중이었지만 전반적으로 건강했다. 하지만 빅토리아 여왕은 자신의 건강상태에 민감해서 리드와 빅토리아 여왕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야만 했다. (생략) 그런데 빅토리아 여왕이 1901년에 사망하고 리드가 그녀의 시체를 검사했더니, 여왕이 탈장을 겪고 있었으며 자궁탈출증도 심한 상태였음이 드러났다. 이 두가지 병은 모두 진단된 적도 없었다. 왕실의 예의범절 상 여왕이 옷을 벗은 상태로 진찰받는 것은 금기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여왕이 사망하기 6일 전까지 리드는 여왕이 침대에 누워있는 것 조차 볼 수 없었다. p 073



▶ 바보와 등신의 차이는 뭘까?


간단하게 말해 바보와 등신의 차이는 ‘IQ25점’ 만큼이다. 적어도 예전에는 이게 정답이었다. 미국의 첫 IQ 검사에서는 바보나 등신이나 천치 따위는 비하가 아닌, 중립적인 용어로 쓰였다. 우선, 바보는 IQ가 51~70 사이의 성인을 일컫는다. 또 등신은 좀 더 낮은 IQ 26~50 사이의 성인이다. 마지막으로 천치는 셋 중에서 가장 지능이 낮은 IQ 0~25 사이의 성인을 의미한다. p 075



▶ 전쟁터에서 생긴 상처를 소변으로 씻어냈다고?


소변은 수 세기 동안 전쟁터에서 발생한 상처를 씻어내는 소독약 역할을 해왔다. 깨끗한 물이나 다른 소독약이 없었을 때의 이야기다. 물론 지저분하게 들리겠지만, 소변을 본 사람이 요로감염증만 아니라면 소변은 대게 살균된 상태다. 따라서 소변을 소독약으로 사용하는 것은 나름 효과적인 선택이라 할 수 있다. 어쨌거나 소변은 전쟁의 와중에서 얻을 법한 다른 연고들보다는 더 선호됐다. p 091



▶ 소독약은 누가 발명했을까?


영 괴과의 조셉 리스터는 ‘소독 수술’이라는 개념에 선구적인 역할을 했다. 수술실에 석탄산 용액을 뿌리고, 같은 용액으로 수술 도구와 붕대, 심지어 환자의 상처까지 소독하는 것이었다. 리스터의 위생개혁 덕분에 수술 후의 감염과 사망률은 극적으로 감소했고, 그의 주장은 널리 수용되었다. (생략) 리스터는 수술대 주위를 청결하게 유지하려고 노력했지만, 수술실 전체는 병원의 다른 시설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리스터 자신도 매일 같은 수술용 앞치마를 썼다. 앞치마에는 피가 두껍게 굳어있어 반짝거릴 정도였다고 한다. 반면, 오늘날의 수술은 ‘방부나 소독’보다는 ‘무균’의 원리를 따른다. 그러니까 단순히 수술과정에서 세균을 없애는 개념이 아니라, 미리 수술실과 도구들에 세균이 완벽하게 없도록 준비하자는 이야기다. p 150



▶ 실수로 환자의 불알을 자른 유명한 외과의?


로버트 리스턴은 19세기의 유명한 외과의사였다. 그는 복잡한 수술도 뛰어난 기술과 속도로 소화하는 것으로 명성이 자자했따. 마취제를 사용하기 전에는 수술 속도가 환자의 고통을 줄이고 생존율을 높이는 가장 중요한 요소였는데, 리스턴은 다리를 절단하고 절단 부위를 봉합하는 데 단 90초면 충문했다고 한다. (생략) 하지만 속도를 너무 강조하다 보니, 수술의 정확도가 떨어지는 일이 가끔 생겼다. 한 번은 리스턴이 환자의 다리를 겨우 2분 30초만에 절단했는데, 그만 그의 왼쪽 고환까지 잘라버리는 끔찍한 실수를 저질렀다. 또 절단 수술을 관람하던 관객들이 그가 조수의 손가락 두 개와 어떤 유명한 참관인의 코트 자락까지 한꺼번에 잘라버리는 광경을 목격했다. 그 저명한 관객은 공포에 질린 나머지 죽어버렸다고 한다. 그 뒤로 절단 수술을 받은 환자와 손가락이 잘린 조수도 상처에 생긴 괴저로 사망하고 말았다. 후일 위대한 의학 사가인 리처드 고든은 이 사건을 ‘역사상 치사율이 300%에 이른 유일한 수술’이라고 묘사해 오래오래 기억에 남았다. p 149~150



▶ 아기들은 엎드려 자야할까, 아니면 똑바로 누워 자야할까?


미국 소아과 의사 벤저민 스폭 박사의 <유아와 육아의 상식>은 육아 부문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책 중의 하나다. 책에서 스폭 박사는 아기를 엎드려 재우라고 권유했다. 그의 논리는 아기들이 똑바로 누워서 자면 밤에 구토 할 때 토사물에 질식할 위험성이 더 크다는 거였다. 스폭의 책 덕분에 이 충고는 그야말로 정설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이 충고에 오류가 있음이 드러났다. 소위 ‘요람사’라 불리는 유아 돌연사 증후군 연구에 따르면 엎드려 자는 것은 요람사의 위험성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물론 명쾌한 이유는 알려진 바 없지만, 추측성 이론들은 많다. 엎드려 자는 아기는 ‘반복 순환’되는 공기를 들이마실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한가지 이론이다. 이런 공기에는 이산화탄소가 더 많이 축적될 수 밖에 없다. 그런가하면, 아기가 엎드려 자면 스스로 질식할 위험성이 더 크다는 것이 또 다른 이론이다. 세번째 이론은 엎드려 자는 아기는 침대 매트리스에 있을지 모를 독성이나 곰팡이를 들이마실 위험이 더 크다는 것이다. p 167~168



이 외에도 이 역사책에서는 딸국질은 왜 하고, 어떻게 치료하는지, 껌을 소화하는데 얼마나 오래 걸리는지, 보름달이 뜨면, 정말로 사람들이 미치는지 등 정말 기상천외한 의학의 역사가 줄줄이 사탕으로 끌려나온다. 만약 TV프로그램 서프라이즈 작가가 이 책을 본다면.... 서프라이즈 안끝나겠는데ㅋㅋ?



일단 확실한 건 과거의 의사는..... 현대의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의사’는 확실히 아닌 너낌적인 너낌^_^. 그냥 환자들이 ‘병으로 빨리 죽느냐, 치료로 고통에 몸부림치다가 죽느냐’ 둘 중 하나를 골라야하는, 어떻게 죽고 싶은지를 고르는 듯한 선택지를 주는게 과거의 의사가 하는 의료인것 같달까. 하하하하ㅏ하하ㅏㅏ. 진짜 의료사고라고 칭하기도 어려울정도로 ‘의료인..가?’하는 것도 많고! 정말 내가 2022년을 살고 있어서 어찌나 다행인지 하는 생각이 미친듯이 몰려온다. 하하하하.



진짜 불과 백년 전까만해도, 조금만 심하게 아팠으면 바로 저세상 행이었다는게! 그마저도 아파서 죽는것보다 기상천외한 치료받다가 죽는다는게!!! 넘 무서운 사실인것이다..........허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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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22-09-22 13: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옮겨 주신 에피소드만 봐도 이 책 재미있겠어요.
피로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