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어서 병을 이기는 법 - 몸이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새로운 과학적 방법
윌리엄 리 지음, 신동숙 옮김, 김남규 감수 / 흐름출판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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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n년간 회사생활을 하면서 변한 가치관 중 하나가 ‘내 몸을 챙겨줄 사람은 나밖에 없다’였다. 이십대 초반이야 뭘 하든 쌩쌩해서 몰랐는데, 시간이 흐르고 흐를수록 몸이 점점 쓰레기가 되가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건강을 위해 (!) 키토제닉 식단을 2년정도 유지했었다. 키토제닉 식단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영양제에도 눈길이 가서 하루에 먹는 영양제만 몇알이었는지. 




키토식단을 2년을 유지하다 점점 헤이해지면서, 정확히는 펭수빵이 나오는 그 때부터(ㅋㅋㅋ) 키토는 저 멀리 산으로 넘어갔다. 하지만 건강을 포기할 수는 없다보니, 내가 선택한 건 하루에 런닝 1시간. 건강한 키토식단을 버린 대가를 몸으로 때우기였다. 물론 이때도 영양제는 산처럼..!



하지만 지금은 잘먹던 영양제도 다 포기하고, 오로지 엽산만 먹고 있는 상황. 아 물론 엽산은 다른 영양제들과 함께 꾸준히 복용하던 영양제였지만, 이제는 진짜 오로지 엽산 하나만 먹어야하는 시기가 온것이다. 크흡(내 몸에는 심장 2개★). 고로 오랫동안 영양제로 건강을 유지하던 나에게, 지금은 엄청난 핀치일지도. 근데 참 타이밍도 좋다. 먹어서 건강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 나에게 오다니! 진짜 흐름출판은 매번 내가 읽고 싶었던 장르의 책을 타이밍 좋게 보내줘서 새삼 고마울 따름!



이 책은 제목부터 「먹어서 병을 이기는 법」이다. 그렇다고 약물치료를 거부하는 건 절대로 아니다.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건 ‘병에 걸리면 약물치료를 해야하지만, 이왕이면 처음부터 병에 걸리지 않도록, 병을 예방하는게 더 좋지 않나’라는 점이다. 거기다 병을 예방하는 방법이라는게 뭔가 거창한게 아니라, 그저 내가 밥먹을때 혹은 간식을 먹을때 아주 조금만 신경쓰면 되는거다. 




1. 혈관신생 방어체계


현관신생 방어체계는 우리 몸에서 암이나 악성종양을 차단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듣기만해도 무시무시한 암이지만, 암 역시 세포라서 우리 몸에 있는 혈관을 도움을 받아야만 그 기세를 펼칠 수 있다. 혈관은 우리 몸 구석구석에 산소와 필수 영양소들이 담겨있는 혈액을 보내주는데, 암세포 역시 이 혈액을 받아야만 무럭무럭(?) 자라는 것이다. 하지만 보통은, 몸에서 혈관신생 방어체계가 정상적으로 가동하고 있다면, 암세포에게 혈액을 보내지 않아서 스스로 죽게 만든다. 




평생 암 진단을 받은 적 없었던 사람들의 시신을 부검한 연구에서, 40퍼센트 가까이 되는 40~50세 여성의 가슴에서 미세한 종양이 발견됐으며, 50~60세 남성의 50퍼센트는 전립선에서, 70세 이상의 100퍼센트 가까이는 갑상샘에서 미세한 크기의 암이 발견됐다. 이런 종양들은 건강한 세포들의 세포 분열에서 자연 발생적으로 오류가 발생하거나 세포의 DNA가 환경적 요인에 의해 변형되면서 생긴다. p 036




암은 특정한 누구에게 생기는 게 아니다. 노화가 진행될수록, 우리의 수명이 늘어날 수록 우리 모두 언젠가는 암에 걸리게 되어있다. 다만 내 몸이 얼마나 건강하게 있는가, 얼만큼 노화를 이길 수 있는가에 따라 암 진행속도가 다를 뿐이다. 그렇기에, 암을 스스로 이겨낼 수 있는 혈관신생 방어체계가 나이든 이후에도 젊을 때 처럼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우리가 우리 몸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가 먹는 음식은 치료를 보조하는 수단뿐 아니라 병을 예방하는 목적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세계 각지에서 진행되는 연구는 우리가 익히 할고 즐겨 먹는 몇몇 음식들로 혈관 신생 방어 체계의 양쪽 측면을 강화할 수 있따는 사실을 밝히고 있다. p 050





2. 재생


몸에서 상처가 났을 때, 시간이 지나면 딱지가 앉고, 딱지가 떨어지면서 새살이 나오는 것, 이게 바로 우리 몸의 재생 시스템이다. 몸의 재생을 도와주는게 바로 줄기세포이다. 우리가 태어나기도 전, 엄마 뱃속에 있을 때 이 줄기세포들이 각종 세포와 조직으로 바뀌면서 태아가 된다. 태아가 출생할 무렵에는 대부분의 줄기세포들이 각 기관으로 바뀌고 아주 극히 일부의 줄기세포만 태반과 탯줄에 남는데, 요새는 이런 탯줄에 있는 줄기세포를 제대혈 상태로 채취하여 냉동보관을 하기도 한다. 이유인즉! 위에서도 말했듯이 우리 몸의 재생을 도와주는게 바로 이 줄기세포이기에, 혹시라도 내 아이나 혹은 아이를 낳았던 엄마가, 혹은 또 다른 가족 구성원들이 크나큰 상해를 입었을 때, 냉동보관을 한 이 줄기세포가 치료에 크나큰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몸에 있는 37조 2,000억 개의 세포 중에서 비율로 따지면 고작 0.002퍼센트에 불과한 줄기세포는 몸을 다시 건강하게 회복시킬 수 있는 큰 영향력이 있는 세포다. p 57




이십대때, 손에 상처가 나면 몇일 내로 아물곤 했다. 그런데! 지금은 ....하,  A4종이에 베이는 상처마저도 일주일을 간다. 당연히 노화로 인해서 재생속도가 점점 떨어진다고 생각했는데, 이게 참 뭐라고해야할까? 아무리 노화라고 해도 내가 몸에 좋은 음식을 잘 먹는다면, 재생속도가 느려지지 않을 것 같은?!




3.  마이크로바이옴(좋은 박테리아)


예전에는 균과 함께 박테리아도 몸에 많으면 좋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실상은 그게 아니었다. 몸에 좋지 않은 박테리아도 있는 반면, 몸에 좋은 박테리아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무엇보다, 우리 몸에는 39조 마리의 박테리아가 있다는 것! 이 얼마나 놀라운 사실인가. 이 박테리아들은 대다수가 몸에 이로운 작용을 한다고 한다. 



무엇보다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에 제일 크게 작용하는게 바로 이 박테리아인데, 요즘 우리 몸에 있는 박테리아들은 참 위험한 환경에 살고 있다. 바로 항생제 오남용 때문이다. 몸의 어딘가가 아파서 병원을 가고, 약을 처방받으면 꼭 항생제가 1알씩 들어 있다. 그리고 바로 이 항생제들이 우리 몸의 좋은 박테리아들을 대거 죽인다. 이 얼마나 안타까운 사실인가. 뿐만인가? 몸에 좋지 않은 음식을 먹어도 좋은 박테리아들이 죽는다. 그야말로 업친데 덥친격!




심지어 단기적으로도 건강에 나쁜 식단은 마이크로바이옴을 사정없이 파괴하고 상흔을 남기며, 그런 상흔은 건강한 식단으로 바꾼 뒤로도 회복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이런 상흔은 건강에 심각한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이 다른 건강방어체계들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건강에 나쁜 식단은 결국 혈관신생 방어체계를 손상시키고, 줄기세포 기능을 파괴하고, 몸이 DNA를 보호하기 더 힘들게 만들고, 면역 체계를 약화시킨다. p 095




이토록 우리 몸을 지키는, 우리 몸에 있는 좋은 박테리아가 빈번하게 죽어가고 있는 거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음식을 먹어서 좋은 박테리아를 유지하는 것! 특히 음식과 제일 제일 직접적인게 박테리아다보니, 와. 건강한 식단이 이렇게 중요하다.






4. DAN방어체계


예전에 Jtbc 방송 프로그램인 「차이나는 클래스」에서 DNA에 대한 강의를 본 적이 있다. 정확히는 기억이 안나지만, DNA양 끝에 있는 텔로미어가 줄어들수록 치매가 빨리 온다는 이야기였다. 이는 노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인간의 기대수명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치매가 걸릴 수 밖에 없다. 하지만, 피할수는 없어도 그 현상을 최대한 늦힐 수는 있다고 했다. 그 방법은 단 하나, 건강하게 사는 것. 그 내용이 바로 이 책에서 말하는 DNA 방어체계에 있었다.​




DNA는 나선형 계단 모양으로 꼬여 있으며 세포 안에 들어갈 정도로 아주 작은 각 개인의 유전자 청사진으로 생각하면 된다. 이 계단 모양의 구조는 부모에게 물려받은 유전자들로 구성된다. 이는 생명을 유지하고 정상적으로 기능하기 위해 우리 몸의 의존하는 모든 측면의 소스코드에 비유할 수 있다. 하지만 DNA는 손상되기가 쉬우며, 평생 동안 맹렬한 공격의 표적이 된다. p103



DNA 방어체계는 총 3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번째는 DNA의 자가복구다. 우리 몸에서는 놀라울 정도로 날마다 많은 양의 DNA가 손상이 일어나는데(자외선도 DNA를 파괴하는 주범중 하나! 자외선 크림은 필수란다), 대부분은 건강문제로 발전하기 전에 DNA 스스로가 자가복구를 해낸다. 두번째는 후성적 변화다. 특정한 생활 양식에 노출되었을 때에 따라 DNA가 변화하는 거다. 음식에 따라 DNA가 영향을 받는게 바로 이 후성적 변화다. 마지막으로는 위에서도 말한 텔로미어. 텔로미어를 어떻게 길게 유지할 것인가가 제일 큰 관건이다. 




텔로미어에 끼치는 영향 중에서 먹는 음식은 가장 영향이 큰 요소였다. 모유수유를 했던 아이들의 텔로미어가 더 길다는 연구 결과를 떠올려보자. 모유 이외에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의 영향을 연구했던 연구원들은 텔로미어가 음식의 영향으로 짧아질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즉 음식이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수도 있다는 뜻이다. p124





5. 면역체계


면역력이 중요하다는 말은 내내 듣는 말이다. 하다못하 감기에 걸려도, 면역력이 떨어졌다는 소리를 들으니까 말이다. 근데 이게 정말 사이언스였다. 대체적으로 면역력이 뛰어난 사람은 암세포조차도 이기지만, 면역력이 떨어지는 사람은 감기조차도 이겨내지 못하기도 하고 말이다. 이렇게 보았을때, 면역은 우기 건강 방어체계 중 제일 중요하다는 건만큼은 확실하다. 




면역체계는 분명 건강방어체계의 중요한 기둥이다. 면역체계는 독창적인 패턴 인지 시스템을 통해 바이러스, 박테리아, 기생충으로부터 몸을 지켜내도록 만들어졌다. 면역 세포들은 위협 요소들을 색출해서 파괴하지만, 정상적인 세폰느 건드리지 않는다. 몸이 건강하고 특별한 이상이 없을 때는 면역체계가 소방대원과 마찬가지로 대기 상태에 있으면서 경보음이 올리면 즉각 행동에 나설 준비를 한다. 몸은 면역 반응을 언제 켜고 꺼야 하는가를 자동적으로 한다. 부족하지도, 과하지도 않게 모든 힘이 균형 잡혀 있으면서도 항상 주의를 기울이며 경계상태를 유지한다. p 130




과거를 돌이켜 보았을 때 면역력 증가를 위한 초창기 노력은, 놀랍게도 청나라 강희제 였다. 강희제는 천연두에 걸려 죽은 사람들의 상처 딱지를 모아서 가루로 만들고, 가족들과 친위대 병사들 코에 바르라고 지시를 했다. 지금의 시각으로 보았을때, 강희제의 이 방법은 누가봐도 어딜봐도 천연두 예방접종이다. 이 후에 영국인 의사 에드워드 제너가 천연두 접종법을 개발했다. 이러한 예방 접종에 사용되는 백신은 몸에 침입한 침입자에게 맞설 방어 능력을 면역체계에 일깨워주는 역할을 한다.




면역체계는 다발성 골수증이나 백혈병 같은 암, HPV와 B형, C형 간염을 비롯한 감염 질환, 항암 화학요법과 방사선치료, 당뇨병, 영양실조, 알코올 중독 등에 의해서 약화되기도 한다. 비만도 면역체계를 약화시킨다. 연구에 따르면 비만인 사람들은 외상을 입은 뒤나 중환자실에 있는 기간 동안에 병에 감염될 위험이 비만이 아닌 사람들보다 훨씬 높았다. 비만에 의해 면역력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p 146




우리 몸에서 면역체계가 잘못 가동하게 되면, 정말 무서운 상황이 일어난다. 적군을 공격해야하는 면역체계가, 아군을 공격하게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바로 자가면역 질환이다.



자가면역질환은 현대 사회에서 증가하고 있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알려져 있지 않았지만, 이 현상은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과 관련이 있다. 또 장 마이크로바이옴의 불균형으로 면역체계의 정상적인 조절이 와해되는 것과도 연관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 p 149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하나?!


혈관 신생 방어체계, 재생, 마이크로바이옴, DNA보호, 면역력 증진, 이 모든 것을 다 챙기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이것 저것 영양제를 챙겨먹자니, 안전성이 확보된게 맞는지 걱정된다. 실제로 식약처 승인까지 났던 약들임에도 나중에 문제가 발견되서 전량회수 조치가 되는 약들도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안전성 걱정없이 손 쉽게 챙길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그저 우리가 먹는 음식만으로 챙길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나는 건강에 도움이 되는 식품을 일상생활 속에서 아주 쉽게 챙겨 먹을 수 있는 5x5x5 플랜을 고안했다. 내가 접근하는 방식은 모든 상황에 두루 적용되는 식단이 아니며, 체중 감량을 위한 식단도 아니다. 이 방법은 무엇을 하든, 어디에 살든, 건강에 도움이 되는 선택을 의식적으로, 일관적으로 내리는 데 도움이 되는 간단한 방법이다. 이 접근법의 가장 큰 장점을 꼽자면, 배제하고 제한하고 박탈하기 보다는 사람들이 각자 제일 좋아하는 음식, 즉 개인적인 선호도를 토대로 한다는 점이다. 몸에 가장 좋은 음식이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라면 얼마나 신나는 일이 되겠는가. p353




내가 좋아하는 음식이 내 몸 어디에 어떻게 좋은지 알고자 한다면 이 책의 부록을 보면 된다. 그래서! 내가 선호하는 음식이 내 몸 어디에 어떻게 좋은지 차트를 만들어 보았다.






일단 내가 좋아하는 식품들만 죽 나열한 뒤, 현재 집에 있는 식품 및 현재 꾸준히 먹고 있는 식품을 2차로 추렸다.



일단 매일 꾸준히 ‘간식’으로 챙겨먹는 음식들을 보자면, 아침에 두유 한잔, 출/퇴근길에는 호두를 먹고, 회사에서 오전 간식으로는 자두, 오후 간식으로는 방울토마토, 커피는 꾸준히(지금은 디카페인으로!), 퇴근 이후에는 말린 검은자두 한두알을 먹는다. 매일 정상적인 점심, 저녁으로는 김치는 필수고, 양파도 워낙 사랑하는지라 어느 반찬이는 찌개든 양파 1알 이상은 계속 먹는듯. 어머나 세상에!



생각해보니 난 최근 몇년간 그 흔한 감기조차도 걸린적이 었었는데, 난 나도 모르게, 내가 생각한 이상으로 내 건강을 위하고 있었나보다. 와 이쯤되면, 내 배속에 있는 찹쌀이는 정말 건강한 아이로 태어날 것 같은 그런 느낌적인 느낌이랄까★



나..... 내가 생각한거보다 훨씬 오래 건강하게 살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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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사람을 사람답게 만들어준다. 누군가가 도덕적으로 옳고 그르다는 이야기를 주고 받으면서 그릇된 행동은 벌하고 옳은 행동에는 상을 준다. 이런 방식으로 모든 구성원이 협력하도록 유도하고 감시해왔다. 영웅과 악당의 이야기, 그리고 이런 인물들이 자극하는 기쁨과 분노의 감정은 인간의 생존에 결정적이었다. 인간은 본래 이런 이야기와 감정을 즐기도록 타고난 존재다. - P14

중요한 것은 이야기는 뇌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이다. 심리학 교수 조너선 하이트는 뇌가 ‘이야기 프로세서’ 이기는 하지만 ‘논리적인 프로세서는 아니’라고 말한다. 이야기는 우리의 입술사이로 숨이 새어나오듯이 마음에서 흘러나온다. - P15

우리는 머리 밖의 실제 현실이 머릿속에서 경험하는 현실모형과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안다. 숲에서 나무가 쓰러지고 그 소리를 듣는 사람이 주위에 없어도 기압에 변화가 일어나고 땅에는 진동이 일어난다. 나무가 넘어간는 소리는 사실 우리의 뇌에서 만드는 효과다. - P46

책에 적힌 단어들이 경첩 하나로 매달린 헛간 문을 묘사하면 독자의 뇌에서도 경첩 하나로 매달린 헛간문 모형을 생성하는 것이다. - P48

우리가 사는 세계를 구축하는 신경계의 환각모형은 작고 개별적은 모형으로 구성되고, 모형마다 저마다의 과거가 얽혀 있다. 그래서 우리는 하나의 대상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대상이 연상시키는 모든 것을 함께 본다. 그리고 그 모든것을 함께 느낀다. - P65

우리 머릿속에도 어두운 부분이 있고 그곳에서 현실로 경험하는 통제된 환각의 세계는 거짓 정보에 의해 왜곡되기도 한다. 그러나 왜곡된 현실이 우리가 아는 유일한 현실이므로 우리는 어디에서부터 잘못됐는지 알 길이 없다. 이런 인지적 왜곡으로부터 누구나 저마다의 흥미롭고 개인적인 방식으로 결함이 생긴다. - P88

우리의 환각 모형이 틀렸다고 해도 우리는 뇌에서 우리를 위해 만든 현실에 거의 의문을 품지 않는다. 어쨌든 그것이 우리가 인식하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 P92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낮선 생각을 가진 타인을 만난 때 그 사람을 이해하려고 하거나 반박하려고 할 것이다. 동시에 괴로워할 것이다. 신경 모형이 위협을 받으면 압도적으로 부정적인 결과의 파도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놀랍게도 우리의 뇌는 신경 모형에 대한 위협을 신체 공격처럼 취급해서 우리를 긴장시키고 스트레스가 심한 싸움-도주 상태로 몰아넣는다. 생각이 다를 뿐인데도 상대를 위함한 적, 곧 우리에게 적극적으로 해를 입히려는 세력으로 보는 것이다. - P118

스스로 결함을 인지하고 받아들인 후 변화하는 것은 현실의 구조 자체를 분해해서 새롭고 더 나은 양식으로 재구성한다는 뜻이다.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다. 고통스럽고 혼란스러운 일이다. 우리는 이런 깊은 차원의 변화를 거부하는 마음과 싸우면서 안간힘을 쓴다. 그래서 이런 싸움에 뛰어는 사람들을 ‘영웅’이라고 부른다. - P90

이야기는 결국 결함 있는 자아가 치유의 기회를 얻는 과정에 관한 것이다. - P167

이야기는 어떻게 끝날까? 모든 이야기가 변화라면 당연히 변화가 멈출 때 이야기도 끝날 것이다. 주인공은 발화점부터 외부세계에 대한 통제력을 얻기 위한 싸움에 뛰어들었다. 이야기가 행복한 결말로 끝난다면 그 과정이 성공적인 셈이다. 외부 세계에 대한 뇌의 모형과 통제 이론이 갱신되고 향상될 것이고, 주인공은 마침내 혼돈을 다스릴 수 있을 것이다. - P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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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우파의 최종적인 목표는 ‘고노 담화’와 ‘무라야마 담화’를 부정하는 데 있었다.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그들은 후지오카 노부카쓰 교수 등이 내세운 ‘자유주의 사관’을 도입했다. ‘자유주의 사관’ 학설이란 일본이 침략 전쟁을 일으킨 것이 아니라, 아시아를 백인 지배에서 해방시킨 ‘해방 전쟁’을 수행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난징 대학살이나 ‘위안부’강제연행을 부정하며, 일본이 아시아 국가들을 식민지배하면서 근대화시켰다고 강변한다. 그뿐만이 아니라 일본의 과거를 사죄하는 태도를 ‘자학사관’적 태도라고 매도하면서, 일본의 사과 외교는 일본의 진보세력에 의해 만들어진 정치적 행위라고 주장한다. - P7

히라야마광업소에서는 당시 조선인이 가입해야 할 저축이 있었는데, 애국저축, 강제저축, 보통저축 등 세가지였다. 애국저축은 독신일 겨우 임금에서 매달 8엔 75전을 공제하고 회사가 보관하며 조선인 노동자가 만기 퇴직할 때만 돌려주는 저축이었다. 그러므로 조선인이 도망치거나 중도 퇴직할 경우에는 돌려받지 못햇다. 그런데 일본인들은 만기가 아니더라도 중도해지가 가능했다. - P71

이 자료(유바리 탄광 개황)의 주목할 만한 부분은 훈련 기간 중의 지급 임금, 다시 말하자면 훈련 수당의 차별대우다. 조선인은 일률적으로 하루 1엔 80전의 훈련 수당이 지급되었는데, 근보대원(일본인)은 원래 무상인데도 하루 2엔 50전으로 조선인보다 70전이나 많이 지급되었다. - P83

예를 들면 1944년 9월 1일부 ‘조선인 노무자 내지 송출개선 강화책’에는 조선에 있는 가족들에게 송금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송금이 이루어지도록 (1) 일괄 송금 기타 특별한 조치를 강구할 것, (2) 송금처는 조선 군도로 할 것, (3) 가족 송금은 매달 장려할 것 등을 지시하고 있다. - P90

훗카이도 각 광업소 앞으로 보낸 조선총복구 관산국장의 통달 ‘반도 송출 노무자의 송금 기타의 연락 방법에 관한 건’에는 가족 송금에 대해 아직도 실시하지 않는 광업소가 많다고 지적하는 내용이 있다. - P91

스미모토 본사의 고노마이광업소에서는 『반도 노무원 통리 강요』에 "(조선인의)임금은 내지인의 80%정도의 수입으로 하는 것을 방침으로 한다"라고 기재되어 있다. - P92

조선인은 만기가 되어야 강제저축을 인출할 수 있었을 뿐, 중도 퇴직한 사람에게는 기업들이 강제저축을 돌려주지 않았다는 사실을 이우연은 말하지도 않고 서술하지도 않았다. 그것이 강제연행한 조선인에 댛나 일본기업들의 핵심적 횡포인데도 이우연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 P87

실제로 2012년 5월 당시 신 일본제철(현 일본제철)이 패소하면서 4명의 한국인 강제징용 피해자(원고)에게 1억 원씩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한국 대법원이 선고를 내렸을 때, 기업 측은 처음에 그렇게 깨끗히 처리하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국 대법원 한결대로 하겠다는 의사 표현을 한 것이다. 하지만 얼마 후 일본 정부가 끼어들어 방해하면서 개인 대 기업의 재판을 마치 나라 대 나라의 재판인 것 처럼 왜곡했다. - P95

이상의 인용문(19년 11월 일본 국회 중의원 회의록)을 보면 2018년 11월 시점에도 일본 정부는 개인 청구권은 소멸되지 않았고, 배상 문제는 한일 청구권 협정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분명히 인정했다. 그런데도 일본 측은 양국이 약속했기 때문에 재판에서 개인은 구제받지 못한다는 또 다른 주장을 내놓았다. 일본 측은 한국이 1965년에 일본과 맺은 약속을 어겼다고 강변하기 시작했다. - P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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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 책의 제목이 ‘정의란 무엇인가’가 아니라 ‘국가’가 되었을까요? 바로 국가 체제를 한 명의 사람에 비유할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이 정의로운 것인가 설명하기는 어렵잖아요. 사람은 다 상대적이니까요. 반면 정의로운 국가에 대해서는 충분히 설명할 수 있고 정의로운 국가는 이래야 한다는 절대적인 가치를 말할 수 있습니다. p 115 - P115

플라톤의 사상은 서양 사회의 중요한 줄기가 되는데요. 고대와 중시 시대 신분제의 정당성을 제시해주는 이론이기 때문입니다. 왕은 왜 왕이고, 귀족은 왜 귀족이며, 농노는 왜 농노인가를 밝혀주고요, 현실에서 불만을 가지지 말고 자신의 직분을 잘 수행하면 나중에 하늘의 보상이 있을 것이라고 말하거든요. - P122

『리바이어던』의 전체적인 내용은 인간은 그냥 놔두면 싸우니까 서로 싸우지 않기로 약속을 하는데, 그 약속을 지키게 강제하는 역할을 할 국가가 필요하고, 그 국가는 정의롭거나 정당할 필요는 없다, 국가는 이 계약을 이행할 만한 공권력만 가지면 된다는 정도로 얘기할 수 있어요. - P164

내가 기부하는 것은 원하지 않고, 다른 사람이 기부하는 것을 통해 혜택만 누리고 싶어하는 이기적인 성향을 알 수 있죠. 사실은 우리 모두 그러할 것입니다. 인간이니까요. - P224

진정한 민주주의는 개별성을 존중하는 데서 시작된다는 기본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우리는 이 개별성을 지키기 위해 끊임없는 토론과 논쟁, 그에 따른 합의와 원칙들을 필요로 합니다. 이 과정들이 귀찮다고 누군가에게 위임한다면 그것은 기껏 찾아온 권리를 다시 왕이나 신과 같은 권력을 노리는 사람에게 주는 거나 마찬가지 행위입니다. - P233

돈은 더 지불하고 합의와 원칙 위에 서는 것, ‘내 돈 내고 더 편하게 이용하겠다는데 뭐가 문제야?’ 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런 사고는 곧 국민주권 국가의 기본 전제인 합의와 원칙이 때에 따라 무시되는 결과를 불러올 수도 있습니다. - P256

『멋진 신세계』가 소름 끼치는 이유는 『멋진 신세계』에서 그려내는 미래가 실제로 멋지게 보일 수도 있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1984』는 두렵고 공포스러운 미래이기 때문에 읽으면서 경계하게 되지요. 반면 『멋진 신세계』는 새로운 세계의 통제자가 이 세계의 시스템을 설멍하며 주인공에게 "이만하면 멋진 신세계 아닌가?"라고 불어보는데, 단번에 부정하기가 힘들어요. 일견 합리적인 부분도 분명히 있거든요. - P278

애초에 직업적 필요에 의해 설계된 대로 태거나기 때문에 실업이란 있을 수 없고 누구나 자신의 직업에 만족하죠. 애정이라는 개념이 없으니 인간 관계에서 문제가 생기지 않고요, 가족간의 문제 역시 없죠. 가족이 없으니까요. 이렇게 가족도 없고 연인도 없는 세계는 외로워야 정상일 것 같지만 외로움 역시 없습니다. 오히려 ‘만인은 만인을 위해 존재한다’는 명제를 지키며 살기 때문에 사람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고, 누구와도 잠자리를 하며 외로워하지 않습니다. - P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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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 종은 인지 혁명, 농업 혁명, 과학 혁명을 거치면서 죽음까지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인류로 진화하고 있다. - P38

사냥에 필요한 의사소통과 무리들을 엮는 데 필요한 집단이라는 개념이 ‘사회’라는 개념으로 발전하는 거죠. 150명 정도가 아니라 몇십반 몇백만을 통합하는 개념이 필요해진 겁니다. - P43

인간의 입장을 벗어나 생태계 차원에서 본다면 과연 이 지구의 빌런은 누구일까요? - P50

제레드 다이아몬드가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는 뉴기니인 친구 얄리의 질문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당신네 백인들은 그렇게 많은 화물(문명의 발명품들)을 발전시켜 뉴기니까지 가져왔는데 어째서 우리 흑인들은 그런 화물들을 만들지 못하는겁니까?" - P57

환경이 어느 정도 비슷해야 따라할 수 있어 노하우가 되지 전혀 다른 환경에서 노하우는 그 가치를 잃습니다.(중략) 그래서 동불의 가축화와 식물의 가축화는 동서방향으로 축을 이루는(그러니까 기후적으로 비슷한) 유라시아 대륙에서는 쉽게 전파되었지만, 남북으로 축을 이루는 아프리카나 아메리카는 기후가 다르다보니 전수될 수 없었죠. 이것이 바로 유라시아 대륙이 중세 시대까지 인류 역사의 중심이었던 이유입니다. - P67

원래 진화생물학자인 제레드 다이아몬드는 두 번째 증거로 유전학적인 비교를 내놓습니다. 고대 조몬인은 일본의 원주민이라고 할 수 있는 아이누인과 유사하지만, 현대 일본인의 조상인 야요이인은 한국 쪽 유전자와 유사하다고 말입니다. - P71

정의하자면, ‘사회’와 ‘기록’이라는 2가지 조건을 갖추어야 역사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 P93

역사에는 역사가의 해석이 개입될 수 밖에 없는데, 이는 역사가 과거와 역사가의 대화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역사가를 살펴봐야 하는데, 역사가는 개인이자 시대의 산물이므로 그의 시대를 먼저 살펴봐야 한다. 이것을 살펴보는 방법론은 모두 과학적이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이지만 현재는 과거의 미래이므로, 결국 역사를 연구하는 것은 미래를 위한것이다. - P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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