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우에노 스테이션
유미리 지음, 강방화 옮김 / ㈜소미미디어 / 2021년 9월
평점 :
품절


인생이란 첫 페이지를 넘기면 다음 페이지가 나오고, 그렇게 차례로 넘기다 보면 어느새 마지막 페이지에 다다르는 한 권의 책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인생은 책 속의 이야기하고는 전혀 달랐다.

글자들이 늘어서 있고 쪽수가 매겨져 있어도 일관된 줄거리가 없다. 끝이 있는데도 끝나지 않는다.

우에노공원의 늙은 노숙자인 ‘가즈’를 주인공으로 1964년의 도쿄 올림픽과 2020년의 두 번째 도쿄 올림픽을 잇는다.

태어날 때부터 짊어져야 했던 가난, 첫 번째 도쿄 올림픽 공사현장에서 돈을 벌어 가정을 꾸린 그는 다른 사람처럼 열심히 그리고 평범하게 살았다. 하지만 그에게 삶은 비극의 연속이다.

타지에서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은 아들에 이어 부인 역시 급사하는데, 이후 홀로 남은 자신을 걱정하는 손녀에게 부담을 주기 싫었던 그는 도쿄로 올라가 노숙자가 되는 길을 택한다.

빛과 소리가 가득한 도쿄의 한구석에서 고독하고 쓸쓸하게 저물어가는 노숙자들. 그들은 눈에 보이지만 기억에 남지 않고, 눈에서 사라지면 쉽게 잊히는 유령과도 같은 존재이다….

이 책은 한 노숙자의 삶과 죽음을 통해 일본 사회의 부끄러운 면을 정면으로 고발한 소설이다.

존재하지만 존재성이 부정되거나 배재된 존재들을 ‘사람‘으로 소환하고, 그 이야기를 듣고 연대하여 존재성을 회복하고, 목소리를 찾은 책이다.

작품 전체를 지배하는, 사라지지 않는 소리와 축축한 내음은 이미지화되어 주인공 의식의 흐름을 따라 들어와 우리의 마음을 뒤흔든다.

📚 책속으로:

면면은 바뀌었고, 사람도 줄어들었다.
거품 경제 붕괴 이후 공원의 노숙자는 갈수록 늘어났고, 산책로와 시설이 있는 곳을 제외한 곳곳에 방수포로 만든 천막집을 지어 흙바닥과 잔디밭이 모두 가려질 정도였는데…

P.S :출판사로부터 해당도서를 지원받아서 작성한 서평입니다.

#도쿄우에노스테이션 #유미리 #소미미디어 #소설 #일본문학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춘추오패 - 공자의 시경(詩經), 사랑을 노래하다
한완 지음 / 지식과감성# / 2021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춘추시대가 단순히 열국(列國)들의 패권 다툼의 시기가 아니고, 인간 문명의 진보를 꿈꾸는 사상가와 혁명가들의 시대였다.

단일 패권이나 두 개의 초강대국 간의 패권 다툼이 이 시대의 특징이 아니라, 다섯 개 정도의 강대국 혹은 국가 연합이 연주할 경쟁과 협력의 오중주를 새롭게 형성될 국제질서의 심박음이라고 부른다.

“인간의 수명은 그야말로 조족지혈, 매순간 스치는 바람처럼 잠시 이곳에 머물렀던 흔적을 남기고 사라질 뿐이다.

장자의 ‘소요유(逍遙遊)’에는 글자 어디를 뜯어봐도 바쁘거나 조급한 흔적이 손톱만큼도 없다. 인생이란 게 ‘어느 하루 교외로 소풍 가서 즐기는 이야기’에 다름 아니다.”

이 책은 염량세태와 항룡유회의 정치 스토리를 가감 없이 그려내고 있다.

권력은 부자간이라도 나누기가 어렵고, 하늘까지 오른 용(龍)은 마침내 후회한다.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다.

앞으로 정치판이 옛 왕의 귀환으로 이어질지, 탈패권, 혹은 비패권 시대로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 한다.

이 책의 주제는 패권 부재기의 패권 경쟁이지만, 패권 쟁취 과정과 탈패권 혹은 비패권 시대의 가능성도 탐색함으로써 패권에 대한 종합선물세트라고 할 수 있다.

📚 책속으로:

민심(民心)이 곧 천심(天心)이라지만, 애당초 천심이란 없다. 왜냐하면 본래 하늘은 무심(無心)하기 때문이다.

P.S :출판사로부터 해당도서를 지원받아서 작성한 서평입니다

#춘추오패 #한완 #지식과감성 #소설 #정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로마 시티 Rome City - The Illustrated Story of Rome
이상록 지음 / 책과함께 / 2021년 9월
평점 :
품절


고대 로마는 어떻게 거대한 제국이 될 수 있었을까? 지금도 우리가 사용하는 라틴어에는 어떤 말이 있을까? 2,000년 이상을 버틴 로마 건축물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서양에서 황제를 뜻하는 말인 엠페러(emperor), 카이저(Kaiser), 차르(tsar)는 모두 로마의 황제를 가리키는 말에서 나온 단어다.

이렇듯 서양에서는 로마를 계승하지 않는다면 황제가 될 수 없다. 그래서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도 인도를 식민지로 삼아 인도 황제가 된 후에야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을 건설할 수 있었다.

이처럼 고대 그리스와 더불어 서양 문화의 근원인 고대 로마는 여전히 우리의 삶과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다.

학술 용어뿐만 아니라 ‘미디어’처럼 고대 로마에서 사용한 라틴어가 아직도 흔히 쓰이고 있고, 다양한 건축물에서 아치와 같은 로마의 영향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이 책은 고대 로마의 역사와 문화를 재밌게 알 수 있도록 구성된 책이다. 일러스트레이터·컨셉아티스트이자 로마·역사 매니아인 지은이는 일러스트 3백여 컷과 더불어 로마의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낸다.

이 책을 통해서 고대 로마를 공부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고대 로마가 우리의 생활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배울 수 있었다.

오늘날 세계 문명의 근원을 이해하게 되는 자신을 발견하기를 원한다면 이 책을 강력히 추천하고 싶다.

📚 책속으로:

기차역 지하엔 여느 도시의 역들과 다를 바 없이 현대식 상점이 늘어서 있다. 맥도날드의 풍경 또한 전혀 다르지 않다. 그러나 햄버거를 먹는 사람들 사이에서 성벽의 잔해를 발견할 수 있다.

다른 도시라면 박물관에 전시되거나 따로 구역을 분리해서 보존할 것 같은 2500년 전 유적 위에 맥도날드가 떡하니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로마시티 #Rome_City #이상록 #책과함께 #강추책 #역사 #로마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해할 수 없는 아름다움 - 예술과 철학의 질문들
백민석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세기에서 21세기로 넘어오는 동안 세상은 빠르게 변했다. 아주 빨리 변했고 세상이 변한 만큼 예술도 변했다. 이제 세상 사람들은 더는 아름다운 것만을 좇지 않는다.

아름답고 추한 것의 기준도 빠르게 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아름답고 추한 것의 구분을 더는 하려 들지 않는다.

예술은 단순히 아름다움을 소비하게 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예술은 작품을 소비하면서 작품의 의미까지 사유하게 하며, 사유의 과정을 통해 소비자를 윤리적 판단에 이르게 한다.

예술은 사유하게 한다. 사유를 촉발하는 힘까지 예술의 일부이다.

이 책은 ‘미학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현장 비평’으로 작금의 세계 곳곳의 사회 · 문화적 현상에 주목해, 이와 연관된 철학 이론, 미술 작품, 도서, 영화 등을 자유롭게 연결 지어 예술에서 언어로, 언어에서 내면으로, 자유롭게 인문학적 사유의 폭을 확장해나간다.

한국 최고의 페이지 터너다운 미친 필력의 에세이이다. 작가, 책제목, 표지디자인 모두 마음에 들고 내용 또한 좋았다.

이 책으로 저자가 세상을 읽는 독특한 시선을 엿볼 수 있으며, 동시에 완성된 작품을 미완의 사회상을 읽어내는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 어려웠던 미학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된 소중한 책이다.

📚 책속으로:

무엇보다 우리 자신이, 밀레의 농촌 풍속화에서 그런 것들을 읽어내도록 학습되지 않았다. 우린 그렇게 배우지 않았다.

땅을 일구는 사람들의 소박함, 곡식을 준 땅에 가지는 경건함, 하루 일을 끝낸 농부의 평온함 같은 것을 느끼도록 학습되었지, 가난에 찌든 농부의 절망을 읽어내도록 학습되지는 않았다.

밀레의 의도야 어쨌든, 우리는 그가 그린 노을에 물드는 농부들의 풍성하고 감상적인 실루엣에서 실제 농부들이 겪을 수 있는 삶의 고통은 읽어내지 못한다.

P.S :출판사로부터 해당도서를 지원받아서 작성한 서평입니다

#추천책 #이해할수없는아름다움 #백민석 #알에이치코리아 #미학 #인문학 #예술철학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괜찮지 않은데 괜찮은 척했다
글배우 지음 / 강한별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괜찮지않은데괜찮은척했다

견뎌내는 것과 이겨내는 것은 다르다. 오래전 나의 카카오 스토리에는 이런 글귀가 쓰여져 있었다.

'나는 넘어질때마다 무언가를 줍고 다시 일어난다.'

사람이 처음에 힘이들땐 타인을 보게되고....
그 이상의 끝에 다다르게 힘이들땐 나 자신을 보게된다.

요즘 인스타그램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우리는 지나치게 외모에 관심이 많거나 지나치게 셀카에 관심이 많다.

타인에게 보여지는 모습에 지나치게 관심이 많은 사람은 주위 사람들이 보기에는 털털하고 쿨하며 타인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강한 사람처럼 보이지만 타인을 굉장히 많이 의식하고 상처도 잘 받는 사람인 경우가 많다.

우리는 좋은 모습만 상대방에게 보일려고 한다. 그렇기에 나에게 좋은 모습만 보이기를 바란다. 자신의 좋은 이야기도 힘든 이야기도 하지 않는다.

내가 어떻게 아픈지.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나부터 솔직하게 대하고 챙겨줄때. 그제서야 용기도 생기고 자존감도 높아진다.

인간관계의 기본은 각자의 자존감에서 시작된다.

저자는 말한다. “살다보면 그럴 때가 있습니다. 인간관계에서 직장에서 앞으로 삶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행복할지 모르겠는 마음이 들 때, 그 속에서 공허함과 외로움을 만나게 됩니다.

주어진 삶을 그동안 노력하며 열심히 살아왔지만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행복하다 느껴지지 않을 때 더 이상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해야 내가 행복할지 몰라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길을 잃은 것과 같은 마음. 그 때 마음에 불안이 찾아옵니다. 하지만 마음에 기댈 곳이 없는 사람은 계속 괜찮은 척, 슬프지 않은 척, 힘들지 않은 척 살아갑니다.”

이 책은 남들은 모르게 혼자 힘들어했던 괜찮지 않았던 우리의 마음을 알아주어 불안한 마음을 편안하게 바뀌게 도와준다. 그리고 어떤 문장들은 내일 당신이 나아가면 좋을 길을 말해주기도 한다.그리고 또 어떤 문장들은 길을 잃은 우리를 응원해 준다.

저자가 이 책에서 말하는 것은 이제 그만 괜찮은 척 하지 말고 힘들면 힘들다고 누군가에게 말하고 그것을 제대로 들어주고 소통하는 사람들이 많기를 바라는 것은 아닐까.


#베스트셀러 #글배우 #작가 #화제의도서 #글배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