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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부정 - 복간본
어니스트 베커 지음, 노승영 옮김 / 한빛비즈 / 2019년 8월
평점 :
절판
✅ 자신 안에는 아무 힘도 없음을, 경험의 과잉을 감당할 능력이 전혀 없음을 가장 깊이, 완전히, 총체적인 감정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이 책의 원제 The Denial of Death (1973년)는 번역본을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만큼 어려웠는데 새로이 번역본이 나와서 반가웠다.
인간 실존에 관한 답을 제시한 죽음학 분야의 고전으로 죽음을 향한 호기심과 두려움 사이를 오가는 인간의 심리를 탁월하게 분석해낸 책이다.
인간이라면 피할 수 없는 근원적 공포, 죽음. 우리는 죽음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있을까.
베커의 주장에 따르면 '인생의 의미'라는 가치는 죽음을 피할 수 없는 인간이 만들어낸 자의식에 불과하다.
우리의 인생은 길어봤자 120년을 넘기지 못하며, 세상은 우리 없이도 잘 돌아갈 것이다. 결국 우리는 아무것도 아닌 셈이다.
저자 #어니스트베커 는 심리학의 모든 논의를 (아직도 우뚝 선 산맥인) 키르케고르에 접목함으로써 프로이트 이후의 심리학을 개관한다.
인간은 죽음을 정면으로 응시할 수 없다. 자신이 지금 여기에서 추구하는 모든 것들이 '무'로 돌아간다고 항상 의식한다면 도저히 일상을 살아낼 수 없을 것이다.
어니스트 베커는 그 허울에 사회에서 제공하는 세속적 영웅주의의 상징적 행위 체계를 제시한다. 또한 인간과 삶에 대한 통찰과 혜안은 놀라운 차원의 깊이와 명철함을 보여준다.
“실존적 역설은 유한성 속의 개별성individuality within finitude 조건이라 부를 수 있다. 인간에게는 자신을 자연과 뚜렷이 구분하는상징적 정체성이 있다.
그는 상징적 자아이고 이름과 인생사가 있는피조물이다. 그는 원자와 무한에까지 사유를 뻗을 수 있는 창조자다. 상상 속에서 우주의 어느 지점에든 갈 수 있고 자신의 행성을 고요히 사색할 수도 있다. 이 어마어마한 확장, 이 민첩성, 이 영성, 이자의식은 인간에게 (르네상스 사상가들이 알고 있었듯) 말 그대로 자연 속 의 작은 신이라는 지위를 부여한다.”
이 책을 정독하고 나서 심리적 공허를 이해하는 사람이라면 전통적 종교의 신 앞에 단독으로 서 보라고 권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퓰리처 상에 빛나는 이 책의 중요성은 아무리 높이 평가해도 지나치지 않다. 모든 세계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책 중 하나일 것이다.
📚 책속으로:
삶은 인간을 착취하고, 그의 에너지를 뽑아내고, 그를 가라앉게 하고, 그의 자제력을 빼앗고, 수많은 새로운 경험을 그가 부풀어 터질 만큼 빨리 공급할 수 있다.
그를 남들 가운데에서 돋보이게 하고, 위험한 땅에 들어가게 하고, 대단한 힘으로 감당해야 하는 새로운 책임을 지우고, 새로운 우연에 노출시킬 수도 있다.
무엇보다 실수, 사고, 우연한 질병, 그리고 최후의 착취이자 총체적 짓눌림과 부정인 죽음의 위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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