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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 자본주의 시대 - 권력의 새로운 개척지에서 벌어지는 인류의 미래를 위한 투쟁
쇼샤나 주보프 지음, 김보영 옮김, 노동욱 감수 / 문학사상사 / 2021년 4월
평점 :
✅ 과거 산업 자본주의의 희생양은 말 못하는 자연이었다. 그러나 감시 자본주의가 희생양으로 삼은 것은 인간, 힘껏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인간이다.
이 책의 원제는 The Age of Surveillance Capitalism: The Fight for a Human Future at the New Frontier of Power 이다.
감시 기술의 촘촘한 그물망에서 자유로운 현대인은 없다. 특히 인터넷 보급률과 스마트폰 보급률이 세계 1위를 다투고, 전 국민에게 일련번호가 붙고 지문 정보를 수집당하는 나라에 사는 우리는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
전통적인 감시 체계는 시각 감시 중심이라고 한다면 기술이 많이 발달한 현재는 네트워크형 알고리즘 감시가 공모하는 형태로 진화했다. 그러다보니 누가 감시하는지 어떤 식으로 감시를 하는지 알 수가 없다.
오웰의 소설 『1984』에는 ‘텔레스크린’이라는 장치가 나온다. 집에서도, 사무실에서도, 거리에서도 ‘텔레스크린’은 사람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한다.
정해진 아침 체조를 게을리 하면 호통을 치고, 회사에서 한숨을 쉬면 경보가 울린다. 집에서 일기 한 장 쓰는 것도, 회사에서 옆 자리 사람과 눈 한 번 마주치는 것도 하나하나 감시 대상이다.
‘텔레스크린’은 독재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통제 도구로, 소설은 사생활이 완전히 말살된 세상을 그리고 있다. 때론 현실이 더 소설 같다.
정부 비판 동영상을 개인 블로그에 올렸다는 이유로 사찰 대상이 되고, 파업에서 복귀한 노조원들의 사무실엔 초정밀 CCTV 카메라가 설치된다.
직원들의 이메일은 동의 없이 수집되고 문제 직원으로 낙인찍히면 회사 내 관계, 애인, 읽는 책까지 감시당한다.
인터넷에 회사에 대한 개인적인 소회를 밝혔다는 이유로 해고를 당하는 사람도 있다.
극단적인 사례라고? 신용카드로 컴퓨터를 한 대 사면 그때부터 주변기기 구입 권유 메일이 오고, 인터넷을 개통하면 결합 상품을 안내한다고 휴대전화 회사에서 전화가 온다. 수도권에 거주할 경우 CCTV에 하루 평균 80여 차례나 노출된다.
CCTV가 아니더라도 스마트폰에 저장된 GPS는 실시간으로 내 위치를 검색하고 매일같이 사용하는 교통카드는 내 위치 정보를 빠짐없이 기록한다. ‘빅 브라더’는 이미 우리의 일상이 돼 버렸다.
저자는 책에서 구글을 검색하던 주체에서 검색 대상이 돼버리는 역설 즉, 자유의지를 가진 인간이 아니라 수집 당하고 분석 당하는 데이터, 타인의 이익을 위해 철저히 이용당하는 꼭두각시가 된다고 말한다.
첨단으로 무장한 감시의 화려한 기술과 그 기술을 통제하려는 국가, 그로부터 이윤을 얻으려는 시장, 그리고 감시에 길들여진 우리의 안이한 일상에 이 책은 경종을 울린다.
📚 책속으로:
당신이 얼굴에 난 여드름 때문에 툴툴거리고, 페이스북에서 정치적 논쟁에 참여하고, 구글에서 레시피나 민감한 건강 정보를 검색하고, 세제를 주문하고, 아홉 살짜리 아이 사진을 찍고, 미소를 짓거나 화나는 생각을 하고, TV를 보고, 주차장에서 급출발을 하는 등의 모든 일이 빠르게 몸집을 늘려가고 있는 전자텍스트의 원재료다.
정보학자 마틴 힐버트와 그의 동료들에 따르면, “언어, 문화적 자산, 전통, 제도, 규칙, 법”을 포함해 문명의 기본 요소들조차도 “디지털화되고 있으며, 처음으로 눈에 보이는 코드로 작성되어”
빠르게 복잡해지는 상업, 정부, 사회의 넓은 범위를 아우르는 “지능형 알고리즘”의 필터로 걸러진 후 사회에 되돌려진다
P.S :출판사로부터 해당도서를 지원받아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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