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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과 파국 - 나는 환경책을 읽었다
최성각 지음 / 동녘 / 2021년 3월
평점 :
✅ 역사와 철학을 종횡무진하며 직조해낸 현대의 우화.
91년생 젊은 작가의 우화 소설이다. 소설가 정유정으로부터 호평을 받으며 2015년 등단한 홍준성의 두 번째 장편이며 2021년 런던 북페어에서 화제의 한국소설이 되기도 했다.
이 소설은 가상의 도시 '바뫼시'를 배경으로 하여 인간의 세계를 우화처럼 그려낸다.
꼽추의 고서점 구석에 살던 박쥐가 서점의 폐점으로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되고, 그를 발견한 송골매에게 죽임을 당한다.
송골매는 고양이에게 다시 죽임을 당하고 송골매와 박쥐는 약재상에 발견되고 고관절염을 앓는 부인에게 팔리게 된다.
그 부인은 박쥐를 고아먹고, 박쥐를 닮은 아이 42를 낳게 된다.
이렇게 우여곡절을 겪으며 사건은 진행되고, 모든 사건은 마치 나비효과 마냥 하나의 사건이 다른 사건에 영향을 미쳐 또 다른 사건이 된다.
이 소설은 단지 주인공 42에만 촛점을 맞추고 있지 않다.
가상의 도시 바뫼시에서 일어나는 사건의 배후에 있는 위정자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우리의 현재 모습을 오버랩시켜 씁쓸하게 한다.
책의 제목처럼 카르마,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업보라는 키워드를 고른 작가의 의도를 생각해본다.
주인공을 중심으로 모든 것이 얽히고 설켜 결국 원인에서 행위로, 행위에서 결과로, 그리고 또 그 결과가 원인이 되어 행위를 이끌게 되는 구성이다.
인간의 탐욕과 한계를 둘러싼 많은 사건들은 독자로 하여금 긴장을 놓지 않게 하는 탄탄한 구성을 보인다.
단연 기대되는 젊은 소설가이며, 단연 돋보이는 소설이라 할 수 있겠다.
📚 책속으로:
가장 높은 봉우리엔 육중한 원기둥들이 늘어선 기다란 회랑(回廊)과 하늘 높이 쌓아올린 일곱 개의 첨탑으로 이뤄진 궁전, 예로부터 전해지길 그 지하엔 거대한 미궁이 똬리를 틀고 있고, 그 밑바닥에 천년의 호박(琥珀) 속에 갇힌 마법사왕이 있으며, 기적이 사라지기 전부터 도시를 떠받치고 있는 성수(聖樹)가 뿌리내리고 있고, 또한 유령들로 둘러싸인 지하감옥에 철가면을 쓴 쌍둥이 왕자가 유폐되어 있다는 등의 온갖 전설로 가득한 바로 그 신비로운 궁전이 세워져 있었다.
P.S :출판사로부터 해당도서를 지원받아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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