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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트다운 1945 - 인류 최초의 원자폭탄 투하 전 116일간의 비하인드 스토리
크리스 월리스.미치 와이스 지음, 이재황 옮김 / 책과함께 / 2020년 10월
평점 :
✅ 대체로 인간의 사악함보다는 인간의 실수가 역사를 형성하는데 더 많은 역할을 한다.
1945년 8월 6일, 눈부신 섬광과 함께 모든 것이 바뀌었다. 인류사 최초로 원자폭탄이 투하된 것이다.
서구의 물리학이 세상을 이루는 근본입자 ‘원자’의 분열 가능성을 받아들이게 되리라고는 이때까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프랑스 물리학자 베크렐이 우라늄의 방사능을 발견했고, 그의 연구를 바탕으로 퀴리 부부가 새로운 방사능 원소 폴로늄과 라듐을 발견했다.
퀴리 부부는 ‘방사능(radioactivity)’이라는 명칭을 붙인 장본인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것은 방사능 원소의 발견에 지나지 않았을 뿐이다.
1938년 12월 독일 화학자 오토 한이 우라늄 원자가 두 개로 쪼개지는 현상을 실험실에서 발견했을 때 독일 물리학계는 반신반의의 태도로 조심스레 검증하기 시작했다.
당시 독일은 물리학과 수학에서 최고의 두뇌집단을 보유한 국가였다. 독일은 1차대전 패전국으로 막대한 배상금을 지불해야 했고, 인플레로 인한 경제난은 심각했다.
패전의 쓰라린 경험은 무장이라는 정치적 구호에 힘을 실어 주었다. 전시에 과학자들은 무기개발에 동원된다.
많은 유대계 과학자들이 정치적 망명을 선택한 마당에 조국에 남기로 결심한 베르너 하이젠베르크는 히틀러의 원자무기 개발의 책임자로 낙점되었다.
하이젠베르크는 ‘불확정성 원리’로 양자역학의 발전에 획기적 전기를 마련한 과학자다. 오토 한의 발견이 대서양 건너 미국의 과학자들에게 전달된 건 거의 실시간이나 마찬가지였다.
히틀러의 도발에 치를 떠는 미국 내 유대계 과학자들은 세계적 명성으로 첫 손가락에 꼽히는 아인슈타인이 나설 때라고 판단하고, 미국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에게 편지를 쓰도록 요청한다.
한편, 소련은 독일의 막강한 병력이 목전까지 진격해 온 터여서, 막대한 인력과 자금이 투입되어야 하는 신무기 개발은 불가능한 처지였다. 연합군으로서 우방이라곤 하나, 미국과 소련이 진심으로 친구였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이에 소련의 스탈린 정권은 미국의 일급기밀을 훔치기로 한다. 소련의 케이지비(KGB)가 그러한 스파이 활동의 중추가 되었다.
이 일은 주로 영국 군사첩보기관이 떠맡았지만, 발단은 노르웨이 청년들의 레지스탕스 조직이 나치에 대해 벌인 대담무쌍한 게릴라 공격이었다.
젊은이들의 치기에 가까웠던 1차 행동 실패 후 이들은 영국으로 넘어간다. 영국은 노르웨이 청년 자원자들에게 특공훈련을 시켜 나치의 원자폭탄 개발의 핵심 재료와 시설을 파괴하는 작전에 투입한다.
최첨단이라는 미명 하에 인간이 창조한 대부분의 이기(利器)들은 ‘살림’이 아니라 ‘파괴’를 위한 도구들이었던 건 아닐까…….
마지막으로 2차대전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추천해 주고 싶다. 특히 하나의 사건을 시간순서대로 박진감 있게 써내려 간 점이 특징이다.
📚 책속으로:
이 문제에 대한 해법은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해 유감스러워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개인적으로, 그리고 집단적으로 전쟁의 명분과 전쟁 자체의 근절을 위해 헌신하는 것입니다.
억제는 지금까지는 이루어졌습니다. 그것이 영원히 계속될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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