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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생리학 ㅣ 인간 생리학
오노레 드 발자크 지음, 류재화 옮김 / 페이퍼로드 / 2020년 12월
평점 :
✅ 공무원의 생활은 이중적이다. 어떤 것이 되기 위해서는 모든 것이 되어야 시작된다.
이 책의 저자 #오노레드발자크 는 다소 생소한 작가이다.하지만 그의 날카로운 면도칼 같은 사회비판및 통찰은 강력히 나에게 다가왔다.
그는 다른 작가들 처럼 글을 빙빙 돌려서 쓰지 않고 직접적인 표현으로 그 당시 사회상의 부조리함에 대해 이야기 한다.
이런 사회적 비판 관련 책을 좋아해서 그런지 반나절 만에 읽고 필사까지 했다.
이 책의 시대적 배경은 1830년 7월 혁명과 1848년 2월 혁명 사이이다. 그 당시 프랑스 역사 배경지식이 있다면 그리 어려운 책은 아니다.
이 책의 제목 “생리학”이라는 용어는 이중적인 함의를 갖는데, 하나는 내용적인 면이고 하나는 형식적인 면이다.
인간 또는 인간 사회를 더는 관념적으로 설명할 수 없을때, 이제 동물이나 식물의 분류법 처럼 인간 또는 인간 유형을 과학적 연구 대상으로 삼아 분석할 수 밖에 었다는 것이다.
19세기 프랑스 사회전반을 풍미한 장르를 의미 하며 그 당시 사회를 통찰한 장르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우리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한다.
다음중 최상의 국가는 어떤 국가인가?
적은 공무원으로 많은 일을 하는 국가인가? 아니면 많은 공무원으로 적은 일을 하는 국가인가?
이 질문에 마치 대한민국 현 정부를 비판하는 느낌이 들었다.
한 리서치 조사에서는 직장인 3명 중 1명은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이거나, 의사가 있다는 설문조사가 나왔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이유 1위로는 ‘안정된 직업을 희망해서’(80.5%, 복수응답)를 꼽았다. 다음은 ‘공무원 연금으로 노후가 보장되어서’(32.5%)가 뒤를 이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현재 직장 경영상황이 어려워져서’도 20.8% 있었다.
도서관에 가봐도 지금 상황과 다르지 않다. 대부분 그곳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은 인문학 서적을 읽는 사람보다 공시생이 대부분이다.
심지어 환경미화원 시험은 경쟁률 58대1 일 정도로 고시 수준이 되었다.
발자크는 책에서 이런말을 한다.
“제발 이런 원색적이고 처절하며 잔인한 말은 하지 말자.
“우리 아이는 공무원이 될꺼야”
아 ~ 나도 안다. 지금 이 시대에 행정직 만큼 선망하는데 없다는 것을...”
현시대에서도 속칭 ‘땡보직’으로 안정성 때문에 공무원을 선호하고 신랑감 1순위 직업이 공무원이라는 소리도 있다.
근데 모든 시민이 공무원이 된다면 이 사회는 어떻게 돌아갈 것인가? 공무원이 많은 나라는 폐망의 지름길 이라고 했는데 지금의 한국사회에도 적용되는 것 같다.
눈가리고 아웅식으로 취업률을 높일려고 임시직공무원, 지방직공무원, 국가직공무원 등 공무원만 늘리는 현 정부는 내가 뭐라고 해야 할까.
이 책의 저자 발자크도 그 당시 문제점을 제대로 지적해 준다.
“ 많은 사람이 국가에 봉사하면서 부자가 되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게 아니다. 국가에 봉사하기 위해서는 먼저 부자가 되어야 한다.공무원들이 국가 탓이라며 시간을 훔치는 것과 마찬가지로 국가도 공무원들을 훔친다.
적게 받기 때문에 적게 일한다. 의회는 행정부 일을 원하고 행정부 요원들은 국회의원이 되길 원한다.
정부는 행정집행을 원하고, 행정부 요원들은 정부를 통치하길 원한다.
법률이 행정규칙이 되기도 하고, 행정명령이 때로 법률이 되기도 한다.”
국가 존망이 달린 공무원및 사회적 구조의 대한 문제를 제대로 통찰한 이 책은 당분간 나의 기억속에 오래 남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개인적으로 대한민국은 적은 공무원으로도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제도와 시스템이 구축되기를 바란다.
📚 책속으로:
• 관료사회가 모든 것이 느릿느릿 진행되는 이유:
국가는 공무원에게 아주 적은 비용을 들이지만, 공무원은 두 배의 실존을 요구 받는다. 정부 일과 산업 일 둘다 공유하면서 해내야 한다. 그 결과 일은 더 힘들어지니 천천히 진행 할 수 밖에 없다. 달리 어찌할 도리가 없는 것이다. (159p)
•공무원의 미래는 비참하다. 명예로워 보이지만 명예롭지 않고 돈을 불리는 비법 같은 건 배우지 못한 채 소비만 배운다.(160p)
•모든 공무원은 사무실에 9시에는 출근하지만, 대화하고 설명하고 토론하고 깃털 펜 다듬고 밀통하다 보면 벌써 오후4시 반이다.
노동 시간 가운데 50%는 이렇게 날아간다. 20만불을 지불하면 되는 일에 1천만을 지불하는 꼴이다.(164p)
• 프랑스는 보고하고 또 보고한다. 그토록 아름다운 보고서를 썼음에도 프랑스는 망가진다. 행동하는 대신 글로, 말로 개진하느라 시간을 다 보내는 것이다.프랑스 에서는 연간문서로 작성된 보고서가 1백만개다. 관료주위가 지배하지 않으래야 않을 수 없는 것이다.(176p)
• 공무원이 일하는 사무실 환경은 구체적인 직업적 공간이라기 보다 식물 또는 동물의 서식지 같다. 공무원에게 자연은 사무실이다. 그 앞에 놓인 지평선은 경계석 처럼 사방에 놓인 녹색 마분지 상자들이다.
이렇게 협소한 공간에서 서류더미에 파묻혀 똑같은 일만 반복하는 공무원들은 결국 똑같은 정신세계를 가진자가 되고 똑같은 기벽과 정신질환을 앓는 환자가 된다.(21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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