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그렇다.

사람들 말에 따르면 환자다.

책이 없으면 불안해 하는 환자.

지금 읽고 있는 책 외에도, 최소한 몇권은 안 읽은 책이 준비되어 있어야 안심이 되는 상황이니...

환자라고 불리워도 할말이 없다.

 

그동안 나는 이번 도서 정가제 사태에 대해서 지대한 관심은 가지고 있지만,

어느쪽의 편도 들어주고 싶지 않은 그런 상황이었다.

 

그런 내가 아침부터 제대로 열받아 주셨다.

내가 열 받은 이유는 한기호 소장의 이글이 발단이었는데... <알라딘은 야비한 짓거리...>

결정적인것은  <70여 출판사, 이미 줄줄이 알라딘과 거래 정지 결정>을 보고나서다.

 

실은 두 글을 긁어다가...조목 조목 들이대고 따지고 싶었으나,

그마저 시간 낭비인듯 싶어 그냥 링크를 걸고 만다.

 

중소출판사와 중소서점, 그리고 나아가 독자들을 두루두루 생각해서라는데,

그의 글들을 찬찬히 읽다 보면,

그가 내세우는 대의명분보다는 어째,

알라딘에서 사서 읽는 독자들이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고 있는 듯 여겨진다.

그의 논조대로라면,

책을 알라딘에서 사서 읽는 독자들은 한기호 소장과 70여개의 출판사들의 담보가 되는 셈이다.

 

나는 여기서 뭔가 이상하고 이치에 어긋나는 점을 발견하게 되는데,

중소 서점과 중소출판사와 독자가 상생하기 위해서라면,

타겟은 책을 사서 읽는 독자들이 아니라, 책을 안 읽는 사람들이 되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독서 현실을 되짚어보고,

자구책을 강구하고 자생력을 모색해야 한다.

 

그리고 만에 하나,

가격 대비 품질 서비스의 일환으로,

품질에 걸맞게 가격을 올리고 싶다면...

책을 읽을 의지는 있으나 책을 살 여력이 안되는 사람들을 상대로 무언가를 하는게 먼저여야 한다.

그것도 공동구매나 저자강연, 사은행사 등의 방법으로 저렴하게 제공, 서평을 전제로한 무상제공 등의 방법이지...

(꼭 이런 것들이라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 경쟁력 있는 자구책...)

이렇게 책을 읽는 독자를 담보로,

책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어하는 이런 환자를 상대로는 아니어야 한다.

(과장된 표현이지만, 난 인공호흡기를 떼어낸 듯 숨쉬기가 버겁다~--;)

 

책을 사서 읽는 독자들은,

아니 모르겠다.

적어도 나는 대형 출판사나 대형 서점이 아니어서...

빵빵한 광고가 없거나 눈에 안띄어서 책의 질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또는 가격 경쟁력에서 밀려 책을 안 사 읽지는 않으니까 말이다.

독자들이 읽고 싶어하는 트렌드를 앞서 만들어 가는 것은 출판사들이다.

 

얼마전에 무너진 책탑을 살짝 공개했지만,

책을 새로 구입하지 않고도 하루 한권씩 읽어도 1년을 읽을 분량을 확보중이니, 사실 그리 치명적이진 않다.

다만 그동안 내가 알고 존경하던 그런 인물로 한결같이 애정해 줄 수는 없을 것 같다.

아침엔 열이 받아 씩씩 거렸는데, 지금은 마음 한켠이 서늘하고 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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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3-01-26 16:26   좋아요 1 | URL
이건 상당히 불쾌하네요.
링크한 글의 댓글에서 한기호 씨는 아예 '알라딘'을 사기꾼이라고 지칭하는데... 그러면 알라딘 이용자들은 사기꾼에 놀아나는 '무뇌충'들이거나 사기꾼의 '공범'이란 얘긴지...

생각도 없이 알라딘의 농간에 넘어가는 바보들이라고 말하는 것 같아 기분이 좋질 않네요.


자기만의 정의에 갇혀서 자기 생각과 다르다는 이유로 상대를 비하하는 저런 사람들이 한 국가의 정책입안에 입김을 불어넣는 압력단체에 관여한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라고 보이는군요..


정말 양철나무꾼님 말씀처럼 서늘하고 헛헛하네요.

카스피 2013-01-27 00:31   좋아요 1 | URL
ㅎㅎ 참 어이없는 글이더군요. 양철나무꾼님 말씀에 격한 공감을 표하는 바입니당^^

chacona 2016-05-29 02:50   좋아요 1 | URL
그 분 요즘 더 독이 올라서
책값이 비싸다면 책 보지 말아라. 도서관 가서 봐라...
이런말 하시는 중입니다...
 

도서정가제, 찬반을 얘기하기 전에...책을 읽어야겠다.

말이 필요 없다.

 

웹서핑을 하다 만난 관련 기사 링크==>바로가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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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3-01-25 14:47   좋아요 1 | URL
저도 이 글 읽었는데, 참 즐거운 이야기로구나 싶어요.
책 읽는 사람한테는 도서정가제이건 아니건 대수로울 대목이 없어요.
그저 즐겁게 읽으면 되지요.

감은빛 2013-01-25 16:35   좋아요 1 | URL
저는 성균관대학교 앞 사회과학 전문 서점인 '풀무질'을 참 좋아해요.
거기 사장님과 형, 동생하면서 친하게 지내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인'서점은 딱 한번 가봤는데,
주요 생활반경에서 멀지 않았다면 자주 갔을 듯해요.
 

우리는 도서정가제가 뭐라고 생각하나?

인터넷 서점의 도서정가제 반대라는 것이,

과연 현 인터넷 서점의 10% 추가할인 만을 놓고 얘기하는게 맞나?

 

난 이 도서정가제의 개념을 정확하게 아는게 먼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혼란스러운 잡음이 생기지도 않을텐데 말입니다.

 

그래서 함께살기님의 글에 댓글로 달았던 것을,

새로 페이퍼로 만들어올렸습니다.

 

제가 잘못 알고 있는 거라면, 바로 잡아주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저도 님의 말씀에 공감합니다.
도서정가제 라는 것이, 책을 사 읽는 독자들을 위한 정가제가 아니지요.

책 표지에 적정가격을 정하여 기록하지 않게 하고,
인터넷 서점에서 그 책에 합당한 가격을 자기네들 마음대로 정한다는 의미의 '도서 정가제 프리'라고 알고 있습니다.

정확하게 책값이 얼마, 책에 들어가는 종이값이 얼마, 작가나 역자에게 얼마...가 들어가고 그 남은 금액에서 몇 퍼센트의 이익을 인터넷서점과 출판사가 나눠 먹는다는 의미의 정가제 프리가 아니지요.

'정가제 프리'가 그냥 인터넷에서 책값 10%를 싸게 받는 그것만을 얘기하지 않는다는 것을...
책을 사읽는 독자나, 책을 사읽을 수도 있는 잠재의 독자들이 정확하게 알 필요가 있습니다.
가격은 시장경제의 원리에 의해서 정해져야 하는 것이지,
그냥 사실을 두루뭉술, 수박겉핥기식으로 호도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혹시나, 저에게 궁금해할 자격이 있냐...라고 말하시는 분들을 위하여...

제 알라딘 구매내역을 공개합니다.

 

순수구매총액 (구매액 - 쿠폰 결제액 - 적립금 결제액) = 1008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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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3-01-21 14:26   좋아요 1 | URL
알라딘책방에서는 '도서정가제'가 무엇이요, 도서정가제를 말하는 출판사와 작가와 매장책방이 무엇을 바라면서 이루려 하는가 하는 대목은 하나도 알려주지 않아요.

무엇을 반대하려 할 때에는, 왜 반대하고 반대하는 까닭을 낱낱이 밝히잖아요. 이를테면, 4대강 삽질을 반대한다고 할 적에는, 반대운동 하는 이들은 4대강 삽질이 무엇이요, 이러한 막개발 꾀하는 이들이 무엇을 노리며, 이 삽질이 어떤 결과를 낳는다 하고 낱낱이 밝히면서 반대를 하는데, 알라딘책방에서는 어떠한 대목도 밝히지 않아요.

아무개 2013-01-21 14:34   좋아요 1 | URL
인터넷 서점에서 책값을 결정한다는 말인가요?
저도 이 도서정가제라는게 뭔가 그러고 있었거든요.

꿈꾸는섬 2013-01-21 14:46   좋아요 1 | URL
메인 화면에 뜨는 도서정가제 반대, 저도 그게 대체 뭘까? 했어요.

2013-01-21 20: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sslmo 2013-01-21 21:42   좋아요 1 | URL
안녕하세요, 님.
전 님의 서재 즐찾해 놓고 야금야금 들리는 걸요, ㅋ~.

현행 출판계가 얘기하는 것에는, 가격을 인터넷 서점에서 정하는 것이 들어가 있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얘기들었습니다.
어찌 되었건, 전 제 밥그릇도 제대로 찾아먹지 못하는 출판계가 잘했다는 것도...
잠정적인 소비자가 될 수 있는 알라디너에게 도서정가제에 대해서 제대로 된 안내없이 그냥 반대하는 공지만 내보내는알라딘사측이 잘했다는 것도...아닙니다.

다만, 현실을 제대로 보고...제대로 판단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겁니다.

다시한번 시장경제 원리를 들먹여서 그런데...
가격의 적정선은 '시장경제 원리'에 의해서 정해져야 하는게 일반적인 게 아닐런지요~^^

2013-01-21 22: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1-21 22: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카스피 2013-01-22 21:31   좋아요 1 | URL
흠,저도 도서정가제에 대해 잘 알지 못해서 한번 인터넷을 뒤져봐야겠네요.
그나저나 양철 나무꾼님 순수구매내역보니 좀 ㅎㄷㄷ 해집니당^^(ㅎㅎ 부럽단 얘깁니당)
 
작가가 작가에게 - 글쓰기 전략 77
제임스 스콧 벨 지음, 한유주 옮김 / 정은문고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영어가정법을 공부할때, 꼭 외우게 되는 문장이 있다.

 

이몸이 새라면, 너에게 날아갈 수 있을텐데...

 If I were a bird, I could fly to you.(가정법과거)

나는 새가 아니라서 날아갈 수 없다.

As I am not a bird, I can't fly to you.(직설법현재)

 

이 문장을 얘기하면서 '소망'이나 '희망'에 힘을 주어 얘기했던 거 같다.

뱃속에 집어넣고 다닐때부터였을지,

또 예전에 영어공부에 열을 올릴때부터 지켜보았을지는 모르겠는데,

울아들 녀석이 (솔직히...지켜봤는지는 기억에 없다~--;)

일곱 살땐가, 새가 아니어도 날 수 있음을 실현시키려다가,

지(=자기) 친구 다리를 부러뜨려 놓는 사건이 있었다.

다빈치가 조상쯤 됐었는지,

제법 도면까지 그려 날개옷을 만들어,지(=자기)가 달고 난게 아니고,

지 친구에게 입혀 나는 연습을 시키다가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었다.

우리동네에 고지대 낭떠러지가 없는 것에 감사하며 이런저런 잔소리를 늘어 놓았다.

"그렇게 날고 싶으면, 니가 입고 날지?"
"엄만, 유명한 박사들이 자기가 마루타되는 거 봤어?
 박사들은 그저 만들뿐이야."

 

한때 장르소설을 열심히 읽어댈때는,

번역의 질을 놓고 욕구가 충족되지 않아서...

잠깐 번역을 해볼까도 싶었으나,

시도해보니 이론과 실재는 너무도 달랐다.

그리하여 그게 쉽게 넘볼 수 있는 게 아님을 깨닫고 나서는, 헛된 망상을 접었다.

 

'작가가 작가에게-글쓰기 전략77'이란 제목의 이 책을 처음 만났을때는,

'글쓰기'에 관한 책이라고 생각하였었기 때문에,

아까운 시간을 쪼개 이 책을 일부러 읽을 생각 따위는 하지 않았었다.

 

우연한 기회에 이 책을 다시 만났는데,

드라마 '시크릿 가든'을 쓴 '김은숙'작가가 뒷표지에 써놓은 이런 말이 시선을 잡아 끌었다.

참 신기한 책이다. 분명 작법 책인데, 스펙터클 하다가, 아슬아슬 하다가, 로맨틱 코미디처럼 콩닥거린다. 그간의 작법 책들이 작가 지망생들에게 흥미롭지 못했던 이유는 현실은 무시한 채, 허황된 꿈과 용기만을 주려했기 때문이다. '매일 써라, 열정을 가져라, 상상력을 키워라'는 말은 누구나 할 수 있고, 이젠 지겹다. 하지만 '작가가 작가에게'는 냉정하고 현실적이다. 무엇을 매일 써야 하는지, 주인공의 열정이 중요한지 작가의 열정이 중요한지, 키워놓은 사상을 어떻게 배치하는지 직설화법으로 역설한다. 장담하건(대) 이 책의 마지막 책장을 덮는 순간 당신은, 책 한권을 읽은 것이 아니라 책 한권을 쓰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드라마 '시크릿 가든'작가) 

또 내가 우리나라 장르소설 작가 중 좀 좋아하는 한유주가 번역하였다.

다시말해, 이 책은 작법 책이긴 하지만 구태의연하지 않아 재밌고 스펙터클하였고, 그리하여 아슬아슬하게 읽혔다.

'글쓰기'자리에 '자기 자신'이나 '삶'을 대입시키면 '자기계발서'나 '인생지침서'로 읽어도 무방하겠다.

 

요즘 대세는 '힐링'이란다.

잘하지 못해도 괜찮고,

충분히 좋다면 아주 훌륭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스스로 위안을 했었던 내게,

''충분히 좋다'는 결코 '완벽하게 좋다'와 같은 말이 아니기 때문이다.(17쪽)' 라는 문구는 강하게 다가왔다.

허를 찔린 느낌이었다.

그러다가, 잘이나 잘못이라는 단어는 충분이나 불충분이라는 단어와 호환할 수 있는 단어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최선을 다했는데, 나의 온 에너지를 다 쏟아부었는데...결과가 잘못 나올 수도 있는 거고,

그거면 충분하다 싶지만, 그게 필요충분에 꼭 맞춤한 조건이 충족되어지는 완벽한 상황은 아닐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모든 이론에만 빠삭하고 몸소 실천에 옮기지 못하는 울아들은,

'공부만 빼고 뭐든지 다 쉬울 것 같다'면서,

공부 외의 잡기로 삐딱선을 타려고 호시탐탐 기회만 노리고 있는데,

공부 외의 잡기를 향하여서 실습을 하려고 하지 않고,

이론만으로 튼튼한 기본기를 다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까지...영락없는 모전자전이다.

'충분히 좋다'는 자기만족은 다른 상황이나 다른 사람들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완벽하게 좋다'는 아닌 것이다.

이건 다시말하면, 공부가 되었든지 공부 외의 잡기가 되었든지 간에...

장인정신을 표출할 것, 결점을 없앨 것, 더 훌륭한 글을 쓰려는 노력을 결코 포기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글쓰기 뿐만 아니라...자기 자신이나 삶을 관리하는데 있어서도 통용되는 프로페셔널의 조건이지 싶다.

적어도 '공부 빼곤 다 쉬울 것 같아요'에서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를 끄집어내 주는 지침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전설적인 광고인 데이빗 오길비가 말했듯, "오늘날의 업계에서는 창조한 것을 팔 능력이 없으면 굳이 창조할 필요도 없다."

 ㆍㆍㆍㆍㆍㆍ출판업자는 사실 소설을 출판하는 일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그들은 장기적으로 회사에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는 작가들을 발굴해 그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하기를 원한다.ㆍㆍㆍㆍㆍㆍ

이 모든것들은 사랑하는 것들을 쓰지 못하게 하는 제약이 될까? 물론 그렇지 않다. 항상 두 눈을 크게 뜨고 당신이 사랑하는 것들을 써야 한다.(24쪽)

하지만, 무조건 공부해라, 공부해라...한다고 해서 먹혀들어가지 않듯,

글이란게 무조건 써야한다고 해서 쓸 수 있는 것은 아닐게다.

항상 두 눈을 크게 뜨고 내가 사랑하는 것들에 관심을 가져야 쓸 수 있듯이,

마찬가지로 공부도 무조건 하는게 아니라,

내가 하고 싶고 관심있는 분야를 찾아내서 그 분야를 열심히 해야 능률이 오른다.

내가 하고싶고, 관심있는 분야를 찾아내기...까지가 오히려 힘들고 어려울 수도 있다.

 

난 그걸 무르익는다고 하고 싶다.

머리 속에 떠오르는 생각들을 무조건 쓰는게 아니라,

참고 뜸을 들이고, 무르익혀서...

쓰지않고는 못 배기겠을 때까지 기다려보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영웅은 글쓰기의 어려움과 출판되기까지의 지난한 과정을 잘 알고 있다. 바보는 그 두 가지가 단번에 해결될 거라고 생각한다. 이미 자신을 작가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31쪽)

기타리스트를 예로 들어보자.

간신히 코드를 잡고, 손가락의 굳은살도 박이지 않았으면서도...

유명 기타리스트들의 뮤직비디오나 동영상 따위를 보고,

그들이 연주에 몰입하다 필 충만하여 기타를 집어던지는게 좀 멋있어서 흉내를 낸다고 치자.

유명기타리스트들이야 기타와 함께 울고웃고한 시간이 있으니...그냥 집어던지는 것 같아보여도 어떤 낙법이 있을테지만,

그냥 무식하게 흉내를 내서는...애먼 기타만 박살나고 만다.

 

기타리스트나 소설가 따위를  '일반적인'과 '유명한'으로 나누는 기준은,

굳은살이 박이도록 열심히, 꾸준히 하는 것과 더불어,

자기 자신의 위치를 돌아보고 주제파악을 제대로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하나 덧붙이자면 사소한 비난 쯤은 감수할 수 있는 의연함, ㅋ~.

깊이 뿌리 내린 나무는 웬만한 비바람에 끄덕하지 않는다.

  당신이 받을 만한 사소한 비난들을 스스로 예상해서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해두는 것도 방법이다. LA의 유명한 느와르 소설가 로버트 크레이스는 "이 세상은 적개심으로 가득하다."고 말했다. 그를 싫어하는 독자들이 이메일을 보내오면, 미리 고용한 비서를 통해 그런 이메일들을 가려냈고, 그것들은 읽지도 않았다.

  성공이나 실패에 연연하지 마라. 그렇다고 자만심과 혼동해서도 안 된다.(50쪽)

 

언젠가 로버트 크레이스를 읽었을때,

물론 소설이 좋았지만, 참 멋지다고 생각한 건 '저자 후기'에 기록된 그의 일상을 보고나서였다.

 

참 규칙적이고 시간관리와 자신의 건강관리가 철저한 사람이었다.

하루도 빼놓지 않고 일정시간을 정해놓고 운동과 글쓰기 하는 과정을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었는데,

그 빡빡한 일정이 일반인으로 치자면, 철인3종경기를 하는 수준이었다.

자신의 경험이 그대로 녹아있는 캐릭터들이기 때문에,

엘비스 콜(좀 건들거리는 느낌이 있지만...ㅋ~)도 그렇고 조파이크도 그렇고,

그렇게 살아있는듯 완벽하고 멋진 인물로 그려낼 수 있었지 않았나 싶다.

그의 친구 '마이클 코넬리'도 규칙적이고 철저한 자기관리는 마찬가지이고 말이다.

 

이건 바꾸어말하면, 자기를 돌아보는 자기반성은 하되,

지나치게 연연하거나 집착하면 안된다...가 될 수 있겠다.

자기를 돌아보는 자기반성은 필수적이지만,

지나치게 연연하거나 집착하게 되면, 자기 발전의 발목을 잡을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자신감이나 자긍심과 자만심은 다른 이름이다.

다른 사람들과 자신을 비교하지 말라고 책 전반에 걸쳐서 누차 강조하고 있고,

나의 경우를 돌이켜보아도 확실히 독이었다.

 

거절하는 법을 배워라.

  작가들 스스로 홍보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래서 우리는 도서관이나 학교나 작가 회의 같은 모든 행사의 초대를 받아들인다. 우리는 수천 마일을 여행할 것이며, 고작 30부의 책을 팔기 위해 계속해서 미소를 짓느라 사나흘 이상 글을 쓰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당신이 신인이거나 아직도 이름을 알리려고 노력하는 중이라면 이런 일들에도 시간을 투자할 만하지만, 언제나 과유불급이라는 말을 기억해야 한다.(54쪽)

시간안배와 시간활용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다.

자기 자신을 알리고 홍보하는 것, 그리하여 자신의 상품값어치를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이전에 일의 효율성을 생각하여 시간안배와 시간활용을 잘 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책 30부를 팔기위하여 사나흘 동안 글을 못쓰고 일상이 흐트러지는 걸 감수해도 좋은지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다.

 

질투하지 말고 분노하라...라는 말의 뜻을 처음엔 잘 이해하지 못했었다.

처음엔 타인을 향한 부러움과 샘이, 왜 많은 작가들의 생명을 갉아먹는 못된 괴물인지를 모르겠었다.

그러다가 부러움과 샘이라는 것은 타인이라는 대상은 존재하지만,

타인의 어떤 능력을 놓고 부러워하고 샘을 내는지의 경계는 모호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타인을 보고 부러움과 샘이 난다면,

거기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어떤 점을 놓고 부러워하는 지 객관적으로 바라볼 줄 알아야 하고,

부족한 부분을 나아지게 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여야 하는데,

그 부분이 나를 의기소침하게 하거나, 나의 장점마저 건드리지 않도록 슬기로워야 겠다.

자기발전의 원동력으로 승화시켰을 때에 의미가 있다.

  그러니 부러운 마음이 들 때마다 오히려 긍정적인 좋은 면을 보려고 하라. 당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는 사람은 바로 당신이다.

ㆍㆍㆍㆍㆍㆍ

  당신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집중해라. 부러움이 당신을 지나치게 힘들게 한다면, 한 시간 정도는 오히려 부러움에도 긍정적인 측면이 이을 거라고 생각해보는 것이 좋다. 친구나 사랑하는 사람에게 전화해서 당신의 느낌을 토로하라. 그러나 한 시간이 지나면, 컴퓨터 앞이나 노트 앞으로 돌아와서 다시 글을 쓰도록 하라.(67~68쪽)

 

여기서도 마찬가지이다.

부러움에 치여서, 부러움에 잠식당하여, 나 자신의 글쓰는 일상이 흐트러지면 안되는 거다.

내 자신과 삶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나는 작가들이 다수 마술적인, 그러나 요란하다고는 할 수 없는 시적인 문체를 가졌으면 한다. 나는 단어들과 문장들이 공명하는 소리를 듣고 싶다.  - 존 D. 맥도널드(101쪽)

요란하지 않지만 시적인 문체는...작가의 개성적인 문체를 두고 얘기하는 것일게다.

작가 나름대로의 개성을 존중하면서도, 작가의 단어들과 문장들에 공감할 수 있어야 공명이 되는 것이니 말이다.

ㆍㆍㆍㆍㆍㆍ전문가는 기분이 내키지 않더라도, 매일매일 자신의 일을 수행하는 사람을 말한다. 자신이 응원하는 농구팀인 레이커스가 패배했기 때문에 혹은 기분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수술을 거부하는 외과의사는 없다. 또 변호사가 범죄자에게 고용된 처지를 비관해 마음대로 재판을 연기하고 진짜로 결백한 의뢰인을 만나게 될 날을 꿈꾸면서 해변으로 떠날 수는 없다.

(106쪽)

이 책을 읽은 소감을 한문장으로 요약하자면...어떤 일이 되었건 간에,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어야 자신의 분야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남들이 그 일을 쉽게 하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쉬운 일은 하나도 없다.

남의 일이 쉬워보일 수 있는 것은,

그 일을 사랑하고 좋아하여 즐기면서 할때이다.

그러니, 나도 내 일을 쉽게 하기 위해서는, 나가 사랑하고 좋아하여 즐길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함이 먼저이다.

 

훌륭한 번역자이기도 한, 이윤기 님의 소설에 보면 이런 구절이 있다.

 "... 우리가 직선이라고 여기는 것이 과연 직선이겠는가?
  혹시 곡선의 한부분을 우리가, 자네 말마따나 대롱시각으로 보고는 직선이라고 하는 것은 아닐 것인가?

  자네는 혹시 큰 곡선을 작은 직선으로 본 것은 아닐 것인가?"

 

요즘 난 본질의 주변을 겉돌면서, 본질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나왔다고 자책하곤 한다.

모든 건 내 주변에 그대로 있는데...,

변한 건 내 자신의 마음가짐 뿐인데 말이다.

내 자신의 마음가짐을 다 잡는게 먼저이다.

 

10센트(10퍼센트)(126쪽,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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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21 13: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sslmo 2013-01-21 21:33   좋아요 0 | URL
그렇지 않아도 님의 소식이 궁금했습니다.
일단은 제 사정이 열악했고,
그리고 지나친 관심이 오히려 부담일 듯 싶어서...
그냥 모른 척 했습니다여.^^

그래도 그렇게 그렇게 한걸음씩 내딛는 님의 모습 보기 좋습니다여.
좋은 소식이 있어도 좋고,
그렇지 않아도 상관없으니...가끔 안부 남겨주세여.
헤에~^________^
 
저스트 키즈 - 패티 스미스와 로버트 메이플소프 젊은 날의 자화상
패티 스미스 지음, 박소울 옮김 / 아트북스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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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하자면, 나는 평생 나이 따위는 먹지 않을 줄 알았다.

어렸을때부터 좀 조숙하여 빨리 나이 먹기를 바랐었고,

빨리 나이먹기를 바라는 그 나이가 스무살쯤이었던 것도 같다.

어렸을때는 스무살이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스무살이 되어서 본 세상은 핑크빛도 아니었고...아무 제약없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나이는 더 더욱 아니었던 것 같다.

 

이 책 <저스트 키즈>는 '패티 스미스와 로버트 메이플소프 젊은 날의 자화상'이란 부제 속의 '로버트 메이플소프'라는 이름 때문에 시작하게 되었다.

이 책에 나오는  '패티 스미스'가 바로  몇년 전 지산락페스티벌에서 보았던, 일흔의 할머니와 동일인일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었던 나는, 로버트 메이플소프 쪽이 흥미로웠다.

그는 흑인 남성누드사진과 조지아 오키프처럼 성기를 연상시키는 꽃 사진 등을 찍은 사진작가에다, 동성연애자라고 알려져 있던 터였고, AIDS로 죽은 후에도 '예술이냐 외설이냐'를 놓고 이런 저런 뉴스를 만들고 다니는 '뉴스 메이커'였기 때문이다.

음악이나 사진 등 그들의 예술적 명성으로가 아니라, 그냥 이런 저런 흥미로운 기사 거리 정도로 생각하고 시작했던 나는...금방 이 책이 주는 또 다른 매력 속으로 빨려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이 책은 일흔 할머니가 젊은 날을 회고하며 쓴 회고록이 아니라,

그녀 '패티 스미스'의 삶 자체의 기록이고,

그리고 그녀는 아직도 젊은 날을 살아가고 있는 발자취이기 때문이다.

스물도 안된 나이에 만나,

로버트 메이플소프와의 20여년의 젊은 날을 열정적으로 살아가고,

그를 먼저 보내고 30여년을 그녀 나름대로의 방식대로 그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

 

내가 젊은 날을 회고하는 회고록이 아니라고 한 이유는,

그녀의 삶의 방식이나 태도 또는 삶을 살아가는 자세... 어느 하나 바뀌지 않고 여전하기 때문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진부하다는 걸 몸소 보여주려 하는지,

그녀는 우리가 젊음이라고 부르는 그것들을 하나도 흐트러짐 없이 간직하고 있다.

 

먼저, 책을 읽고 이토록 감동을 받았으니 책에 대해서 얘기해야 겠다.

난 흔히 노래를 하거나,

그림 또는 사진을 하거나,

글쓰는게 본업이 아닌 사람들의 글을 읽으면서 좀 당혹스러웠던 경험이 있는데...

그런게 기우라고 할만큼 글의 완성도가 높았다.

물론 패티 스미스는 시인이니까 문학적 완성도는 어느 정도 예상할 수도 있는 것이었지만,

솔직히 외국 작가의 시 따위가 선입견 없이 그대로 감동을 주기는 힘들었던 경험에 미루어,

이 책도 그럴거라고 생각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책이 워낙 좋고 완성도가 높다보니,

패티 스미스 그녀가, 작가로서 우리에게 들려주려했던 것, 그 이상의 것을 느끼고 엿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필 충만하게 느끼고 감동받을 수 있었던 데에는, 역자 박소울도 한 몫하는 거 같다.

글을 읽고 있으면,

진짜 좋은 책이고,

시적으로, 철학적으로 아름다운 것이...완성도가 높은 책이다...라는 느낌과 더불어,

그런 책을 정말 아름답게 환상적으로 번역해 냈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이건 역자가 저자에게 어느 정도 이상의, 존경과 경의를 표하지 않으면 나와주기 힘든 그런 '헌사'를 보는 느낌이다.

박소울, '소울'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마음 뿐 아니라, 영혼까지 어루만질 수 있는 문장의 연금술사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완전 콩밥 먹는 기분이에요."내가 말했다.

"그래, 그치만 우리는 자유의 몸이라는 거지."

그가 우리 농담에 화룡점정을 찍었다.

같은 부분은 역자가 두 언어를 넘나들며 자유자재로 쥐락펴락 할 수 있기에 가능한 번역이 아닌가 싶다, 멋지다~!

 

 

암튼, 마음을 열고 감상할 준비만 하면 되는데,

선입견과 편견이라는 색안경을 끼고 멈칫거리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까 하여 이 글을 쓴다.

 

사실, 이런 얘기를 하면'너 좀 밥맛이야~--;'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내가 이 책이 흥미로웠던 것은,

'패티 스미스'의 예술적 영감과 자유로운 영혼과 상상력이라고 하는 것이 나랑 좀 닮았다는 생각에서...였다.

난 언제부턴가 흔히 말하는 남녀 간의 사랑이나 종교 간의 사랑, 이딴게 아닌...

그냥 흔히들 말하는 우정이나, 소울 메이트, 따위에 관심이 있었다.

우정이나 소울메이트, 영혼의 파장이 똑같은 친구 따위에 선입견과 편견이라는 색안경을 끼게 되면...

그때부터는 좀 구질구질해지고,

예술하는 사람들 특유의 자유로운 영혼이나,

사람들이 말하는 영혼의 교감 따위는,

오래된 문헌에나 등재되는 기념물쯤으로 전락해 버리고 마는걸 보아왔다.

그런데, 이들은 친구였을 때나, 연인이었을 때나, 애인이었을 때나, 부부였을때나, 같은 예술을 하는 동료였을때마저도...

일정한 파장, 아니 둘 만의 독특한 파장으로 그들만의 우정과 사랑의 일정한 온도를 유지해 나가는 걸 보니,

이 책이 더 아름답고,

그들의 우정과 사랑이 더 존경스럽다.

진짜 좋은 책이다.

석탄 난로 옆에서 비로소 편안한 마음으로 침대에 누워 잠이 들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나의 기도는 여느 신자와는 달리 침묵 속에서 이뤄졌고, 말을 하기보다는 내면의 소리를 듣는 행위에 가까워졌다.(16쪽)

겉으로 보기에는 전과 다름없이 축 처진 열두 살 소녀에 불과했지만, 전시회를 보고 나서 내면적으로 커다란 변화를 겪게 되었다는 것을, 인간이 창조한 예술에 깊이 감동받았고, 예술가란 다른 이들이 보지 못하는 걸 볼 수 있어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었다.(25쪽)

작업환경은 형편없었고, 일을 할 때면 나는 늘상 작품을 만드는 몽상에 빠졌다.나는 예술가의 세계에 속하기를 간절히 소망했다. 예술가들의 가난과 옷 입는 스타일이나 작업 과정이나 생각 모두를 갈망했다. 언젠가 예술가의 정부가 되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어린 마음에 그것보다 로맨틱한 건 없어 보였다. 디에고의 뮤즈이자 그 자신이 에술가이기도 한 프리다 칼로에 나 자신을 투사했다. 예술가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곁에서 그를 보조하면서 나 자신의 예술 세계를 가꿔가는 꿈을 꾸게 되었다.(27쪽)

 

그녀는 이렇게 어렸을때부터 나름대로의 에고를 갖고, 나름대로의 예술 세계를 꾸준히 가꿔 나간다.

그러니 그녀의 명성이 어느날 자고 일어나보니, 하루 아침에 모든게 바뀌어 있는 그런 류는 아니었던 셈이다.

나름 예술적 자질도 가졌었고, 본인이 노력도 했고, 그랬기에 오늘날의 그녀가 있을 수 있는 것이다.

 

ㆍㆍㆍㆍㆍㆍ, 한 사람이 꼭 다른 사람을 지켜줄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선 진지했다. 말하자면 로버트가 마약을 해서 상태가 좋지 않다면 니는 반드시 맑은 정신을 유지해 로버트를 지켜줘야 했다. 내가 저조하면 로버트는 정상이어야 하고, 한명이 아프면 다른 한명은 건강해야 했다. 같은 날 둘 다 동시에 상태가 나빠지지 않도록 조심했다.(72쪽)

 

그의 탐닉에 나도 동참하고 싶었다. 그는 피코트를 입고 파일럿의 실크 스카프를 걸쳤다. 내게 제2차 세계 대전이란 원자폭탄과 『안네의 일기』의 이미지밖에 없었기 때문에 선뜻 동조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그가 나의 세계로 거리낌 없이 들어와준 것처럼 나도 그래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 생각과 동시에 그가 왜 이렇게 갑자기 변하게 됐는지 궁금하고 혼란스러웠고 조금은 화도 났다. 온 아파트 벽돌과 침실 천장을 모조리 마일라 필름으로 덮어버렸을 때 나는 정말 신경을 완전히 끊어버리고 싶었다. 나보다는 그 자신만을 위한 행동으로 느껴졌다.ㆍㆍㆍㆍㆍㆍ뭔가 화가 나거나 마음이 맞지 않을 때에 내가 입을 닫아버리는 편이긴 했지만, 지금 그 모습은 전혀 그답지가 않았다. 나는 더 이상 그가 어떤 기분인지 알 수가 없었다.(98~99쪽)

나 또한 나와 취향이 비슷한 친구를 만나서,

그(또는 그녀)가 나의 세계로 거리낌 없이 들어와 준것에 대해 감사한다.

하지만 난 거기까지이다.

내 변덕이 널을 뛰어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는 것이 짬뽕공 같다고 하여,

내 기본적인 성격이나 취향 또한 그렇게 하루 아침에 바뀔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마찬가지로, 내가 좋아하는 그(또는 그녀)의 성격이나 취향도 그렇게 하루 아침에 갑자기 바뀌진 않을 거라고 믿고 싶다.

그리고 난 그(또는 그녀)의 성격이나 취향만큼이나, 그의 인격과 개성도 존중한다.

내가 그(또는 그녀)를 친구로 생각하고 내 안에 들인것은 그(또는 그녀)가 그(또는 그녀)이기 때문이지,

그(또는 그녀)가 나와 닮았기 때문은 아니다.

나와 닮은 사람은 이 세상에 나 하나로 족하다.

그(또는 그녀)를 좋아하는 것이고, 그(또는 그녀)의 있는 그대로를 사랑하는 것이다.

만약 저 구절에서처럼,

갑작스런 친구의 변화에 선뜻 동조하기 어렵다면,

깨끗이 두손 들고 쿨하게 포기하면 그만이다.

그렇지 않다면,

그렇지 못한다면,

나와 닮은 그를 좋아했던게 아니라...

나에게 맞춰주고,

그리하여 내 맘대로 쥐락펴락 할 수 있어서 좋아했다는 얘기밖에 되질 않는다.

 

우울하고 저조한 시기를 지나고 있을 때 나는 예술을 창조하는 목적이 무엇일까 고민에 빠졌더랬다. 누구를 위한 걸까? 신을 모방하는 것에 불과한 일일까? 아니면 우리 자신과 소통하는 행위일까? 그래서 궁극적으로 추구하려는 바는 무엇일까?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나 뉴욕현대미술관, 루브르 박물관 같은 에술의 위대한 감옥 안에 우리의 작품을 가두는 행위인 걸까?

진정성을 갈구했지만 내 안의 모순을 인정해야만 했다. 왜 작품 활동을 하는 걸까? 자아실현, 아니면 그저 자신을 위로하기 위해서? 본래의 의도나 의미보다 내 태도가 더 과장되어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시를 쓰거나 그림을 그리려고 앉으면, 베트남 전쟁같이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바깥세상에 내가 지금 하고 있는 노력이 어떤 의미도, 도움도 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치적인 운동에 가담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내가 추구하는 바가 세상에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사실 자체가 또 다른 형태로 관료주의에 영합하는 일이 아닐까 싶은 불안에 휩싸여, 가능하면 세상 돌아가는 데에도 깨어 잇고 정의로운 운동에도 참석하려고 노력하였다.

로버트는 이런 자기성찰적인 물음에 대해서 조금도 이해하려고 들지 않았다. 그는 단 한순간도 자신의 예술적 욕구에 대해서 의심을 품지 않았다. ㆍㆍㆍㆍㆍㆍ신념과 수행이 완벽한 조화를 이뤄 걸작이 태어나고 영적인 안정에서 구원을 얻을 수 있다는 거다.

피카소는 사랑하는 바스크 지역이 폭격당하자 껍질 속에 숨어 있지만은 않았다. 『게르니카』라는 대작을 통해 스페인 내전의 참상과 민간인에게 가해진 고통을 만천하() 폭로했다.(90~91쪽)

좀 길지만, 이 부분을 옮긴데는 이런 이유가 있다.

우리가 예술을 하는 목적은 무엇일까?

예술은 '미'의 추구가 목적이다.

어떤 이는 말 그대로 아름다움을 미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어떤 이는 진정성을 아름다움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어떤 사람은 아름다움에 신념과 행동이 더해져야 진정한 아름다움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가만히 보면 패티 스미스는 평생을 두고 로버트 메이플소스를 사랑했지만,

그래서 쌍둥이 소리를 들을 정도로 닮게 행동했었지만,

서로에게 자극을 주고 영감을 주는 사이이기도 했지만,

미를 대하는 신념과 행동까지도 일치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그를 그녀 안에 들이되

그가 아무런 경계나 거리낌없이 움씬할 수 있도록 최대한 넓은 멍석을 깔아준다.

경계를 만들지 않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일 것 같고,

어쩔 수 없이 경계를 만들게 된다면 성긴 그물로 만들어 바람 따윈 걸리지 않게 하는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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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ke me now baby here as I am
Pull me close, try and understand
Desire is hunger is the fire I breathe
Love is a banquet on which we feed

Come on now try and understand
The way I feel when I'm in your hands
Take my hand come undercover
They can't hurt you now,
Can't hurt you now, can't hurt you now
Because the night belongs to lovers
Because the night belongs to lust
Because the night belongs to lovers
Because the night belongs to us

Have I doubt when I'm alone
Love is a ring, the telephone
Love is an angel disguised as lust
Here in our bed until the morning comes
Come on now try and understand
The way I feel under your command
Take my hand as the sun descends
They can't touch you now,
Can't touch you now, can't touch you now
Because the night belongs to lovers ...

With love we sleep
With doubt the vicious circle
Turn and burns
Without you I cannot live
Forgive, the yearning burning
I believe it's time, too real to feel
So touch me now, touch me now, touch me now
Because the night belongs to lovers ...

Because tonight there are two lovers
If we believe in the night we trust
Because tonight there are two lover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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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18 10:5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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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21 21:3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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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24 00:4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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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27 17:2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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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17 18:5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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