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바뀌고 달이 바뀌어도 믿을 수가 없다.

믿어지지 않는다.

해가 바뀌고 강산이 변한다한들 믿을 수 있을까.

일상으로 돌아와 생활을 하지만 대부분 넋놓고 앉아 있는 시간이다.

술을 잘 마시지도 못했고, 좋아하지도 않았는데,

마시고 취하지 않으면 잠들지 못한다.

어설프게 마시면 감상에 젖어 더 괴롭다.

한두번은 가까운 친구나 친척이 함께 하지만,

매일 반복되다보니 그들의 일상을 흐트러 놓을까 조심하게 된다.

같은 아픔을 가진 남편만이 내 좋은 술친구이다.

 

여행은 좋아하지 않았고,

사람을 만나는 것도 싫다.

그나마 좋아했던게 책읽기인데,

그마저도 쉽지 않다.

하지만 독서 말고 뭘 할 수 있겠나.

독서만이 공허한 나의 하루를 채운다.

 

이런 책들을 읽었다.

 

 

 

 열두 발자국
 정재승 지음 / 어크로스 /

 2018년 7월

 

 

끝으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것이 독서, 여행, 사람 만나기입니다. 안 하면 나중에 후회하는, 특히 평생에 거쳐 반드시 해야하는 것들이 바로 독서, 여행, 사람들과의 지적 대화입니다. 다시 말해 끊임없는 세상으로부터 자극을 받으시라는 겁니다. 의미 있는 세상과의 충돌, 이것이 우리의 인생을 바꿉니다. 이 세가지는 자기가 직접 물리적 환경에서 경험할 수 없는 것들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게 해줍니다.

  지적 능력이란 오랜 학습을 통해 다양한 방법을 익히고 이해하는 것만이 아닙니다. 세상에 나가 해결 방법을 알 수 없는 수많은 문제와 맞닥뜨리게 되었을 때 새로운 해법을 떠올리는 능력이 바로 그 사람의 지적 능력입니다. 아무도 답을 가르쳐주지 않는 상황에서 어떻게 나만의 방식으로 더 나은 답에 도달할까요?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 혁신의 실마리를 통해, 그리고 내가 평소 잘 알고 있는 분야의 지식을 십분 활용해서 그 답을 찾아보세요. 창의적인 사람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창의적인 순간이 있을 뿐입니다. 우리 삶 속에서도 그 순간을 종종 만들어내 봅시다.(230쪽)

 

다 아는 내용이라고 생각해서 눈길을 안 주었던 책인데, 이 책 좋다.

일반인도 알기 쉽게 설명이 잘 되어 있다.

 

 

 

 

 대사증후군
 오상우 지음 / 청림Life /

 2012년 2월

 

 

 

 

 [eBook] 대사증후군
 오상우 지음 / 청림Life /

 2012년 10월

 

 

<랜싯>에 실린 흥미로운 임상결과 ㆍㆍㆍㆍㆍㆍ그결과 항산회 비타민의 대표주자 중 하나였던 비타민E는 별 도움이 되지 못했지만, 오메가-3는 심근경색증 환자의 사망률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보고되었다.(79쪽)

오메가-3와 오메가-6 각각보다는 사실 이들 간의 비율이 더 중요하다. 오메가-3에 비해 오메가-6가 상대적으로 과량일 때에 여러 해로운 영향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일반적으로 오메가-6와 오메가-3의 비율이 4:1 이하인 경우가 가장 적절하며, 10:1이상은 안 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따라서 오메가-6가 상대적으로 많은 참기름보다는 오메가-3가 상대적으로 많은 들기름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식용유도 옥수수유보다는 콩기름이 낫다.

하지만 어떤 기름이든 음식에 많이 사용하면, 전반적인 칼로리가 높아져 비만을 유발하고 이상지질혈증을 악하시킬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다. 상대적으로 건강에 이롭다는 것이지 절대적일 수는 없다.(83쪽)

 

지방이 극도로 제한된 음식은 비단 맛이 없을 뿐 아니라 우리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 필수지방산 섭취가 부족해지기 때문에 건강상에 많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또한 사람은 체지방을 몸 안에서 스스로 만들어내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사실도 명심해야 한다. 대사 조절, 체온 유지, 신체 보호 등 지방세포가 하는 다양한 역할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적절한 지방 섭취는 건강에 필수적이다.(85쪽)

 

LDL콜레스테롤의 측정과 함께 다른 심혈관질환의 발생 위험인자를 살펴보는 것 또한 중요하다. 이를 위의 표에 정리해 두었다. 흡연, 고혈압, 낮은 HDL콜레스테롤, 관상동맥질환의 가족력, 연령은 위험인자이고, 높은HDL콜레스테롤은 보호인자다. 여기서 당뇨병이 빠졌는데, 이는 당뇨병 자체를 관상동맥질환이 이미 발생한 것과 같은 심각한 결과로 취급하기 때문이다.(154쪽)

해답은 이미 우리가 3대 거대영양소를 살펴보면서 어느 정도 나왔다. 곧 단백질 섭취를 늘리고, 탄수화물 중에 당지수가 낮은 음식을 선택하고, 지방의 함량을 줄이는 것이다. 여기에 몇 가지를 더 추가한다면, 먼저 섬유소의 섭취를 늘릴 필요가 있다. 음료로 먹기보다는 야채의 형태로 먹는 것이 훨씬 낫다. 일부러 식사 때 야채 섭취를 늘리는 것이 훌륭한 방법이다. 또한 음식에서 수분 함량이 높은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앞에서 설명했듯이, 음식의 에너지 밀도를 낮추기 위해서다. 에너지 밀도가 낮은 음식은 포만감 유발과 체지방의 제거에 도움이 된다.(168쪽)

 

황현산 님의 '사소한 부탁'을 비롯한 몇 권을 들었다 놨다,

하릴없이 넘겨 보기도 한다.

 

철학자 김진영 님의 '아침의 피아노'가 읽고 싶기도 한데,

너무 침잠해버릴까봐 두렵기도 하다.

 

 

 아침의 피아노
 김진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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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8-11-01 12:41   좋아요 0 | URL
무슨 일이 있으신가요?
양철나무꾼님에게 책이 눈에 잘 안들어오는 일이라니요.
여행, 저도 이젠 귀찮아 하는 편이 되어가고 있지만 그래도 가만히 제자리 지키고 있는것보다는 나았어요.

2018-11-01 12: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01 13: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01 14: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CREBBP 2018-11-01 15:28   좋아요 0 | URL
정재승님의 책은 늘 후회가 없더라구요. 강연체임에도 여러가지 몰랐던 사실도 많이 전해주고, 좋았어요.

양철나무꾼 2018-11-01 16:44   좋아요 0 | URL
정재승 님도 그렇고,
황현산 님도 제겐 새로운 발견이었어요.
그동안은 단정한 문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황현산 님은 이 시대 보기 드문 올곧은 지성이시더라구요.
돌아가신 후에 이 분의 글을 깊게 읽게 되어 애잔함이 더하다고나 할까요.

2018-11-01 16: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01 16: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01 17: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01 16: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01 16: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01 17: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01 18: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02 08: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02 09: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02 16: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02 16: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02 21: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03 09: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03 12: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예전의 나는 그러니까 별로인 책을 만나도 별로라고 얘기하지를 못했다.

출판사라는 곳이 책을 향하여 난다긴다 하는 사람들이 모여 책을 만드는 곳이니 사전 검증은 거쳤을테고,

알라딘 서재, 이곳도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니 그들이 추천하는 책은 당연히 좋으리라고 생각했었다.

개인의 취향이라는게 존재할 수 있고,

그 취향은 개별적으로 존중받아야 한다는 것을,

머리로는 이해했지만 받아들이지 못했다고나 할까. 

 

그러다보니 내 취향에 안 맞는 책을 만나도 얘기하지 못했었고,

리뷰나 페이퍼 쓰기를 건너 뛰고 넘어가서 잊혀지다 보니,

나중에 그 책을 또 구입하고,

조금 읽다가는 예전에 구입해 읽었던 별로인 책이었다는걸 깨닫고 난감해 하는 일상의 반복이었다.

 

이젠 그저그런 책을 만나면 별로라고 코멘트를 한다.

내가 내 취향을 존중하기로 한다.

 

 

 문맹
 아고타 크리스토프 지음, 백수린 옮김 /

 한겨레출판 / 2018년 5월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내게 그랬다.

그렇다고 내가 '아고타 크리스토프'를 별로라고 생각하느냐 하면 그런 건 아니다.

이 분의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을 아주 감동적으로 잘 읽었다.

선물받아 읽었었다.

그때 친구는 연필로 밑줄의 그어가며 읽었기 때문이라며,

책을 새로 사서 보내주는 바람에,

내가 느끼는 감동은 배가되었다.

 

하지만, 이 책 문맹에 대해서라면 애기가 다르다.

내용은 차치해 두고,

좀 화가 난다.

책의 크기나 두께도 그렇지만, 책에 본문을 앉힌 방식도 그렇다.

이같은 편집 방식을 취하지 않았으면 책은 얼마든지 더 얇아질 수 있었을 것이다.

이 책은 128쪽, 참고로 불어판은 57쪽이다.

 

그래서인지 내겐 책의 내용도 무미건조하고 가볍게 읽혔다.

이 사람의 출신이나 시대적 배경을 알고 이해하려 든다면 좀 다르게 읽혔을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옮긴이의 말'을 읽다보면, 이런 구절을 만나게 되고,

무미건조하다는 내 평가가 그리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나고 만다.

 

아고타 크리스토프는 여러 인터뷰를 통하여 '문맹'이 그녀의 다른 작품들에 비해 덜 문학적인 작품이라고 말했다. 나는 그녀가 어떤 이유에서 그렇게 말했는지 이해할 수 있지만 그녀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기 어렵다. 일어나는 사건 자체는 사실에 가깝고 그런 의미에서 덜 문학적일 수 있으나 그녀의 문장들, 암시와 공백으로 완성되는 그녀의 단순하고 투명한 문장들은 그 자체만으로 문학적인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별과 상실, 가난과 고독으로 요약될 수 있는 인생의 어떤 시절을 그리고 있지만 크리스토프는 단 한 순간도 과도한 감상주의나 자기 연민으로 기우는 법이 없다. 오히려 그녀는 이 모든 일들을 담담하고 때로는 익살스럽게, 많은 것들을 생략한 채로 우리에게 들려준다.(125쪽)

 

 

 

 

역사의 역사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18년 6월

 

붙들고 있는 또 한권은 유시민의 '역사의 역사'

'알.쓸.신.잡3'를 보면서 유시민 님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그리스를 방문하셔서 무모할 정도로 '소크라테스'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장면이 나오는데,

뭐랄까, 역사를 대하는 겸손함과 더불어,

소크라테스에 대한 순수하고 진실한 추종 같은 것이 느껴져서 나도 모르게 울컥하였다.

 

사실 나는 '역사'를 좀 어려워 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래서 이 책에 등장하는 책들을 가지고는 있지만,

가지고 있고 가끔 한번씩 들춰보고는 있지만,

독서용이 아니라 장식용으로 갖고 있다고 해야 하겠다.

 

아직 초반부를 읽는 중이지만,

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 '헤로도토스의 역사'와 '펠로폰네소스전쟁사'의 아웃라인을 잡겠는 것이,

이젠 재밌게 읽을 수 있겠다.

이 책에서 두 역사서를 비교하면서 사실을 다루는 태도와 방법에 큰 차이가 있다고 하면서, 사실과 상상력이라는 얘길한다.

'헤로도토스의 역사'를 인용하는데, 흥미로웠던 부분을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여자들이 시장에 나가 장사를 하고, 남자들은 집 안에서 베를 짠단다.

짐을 남자들은 머리에 이는데, 여자들은 어깨에 멘단다.

배변은 집 안에서 하고, 식사는 노상에서 한단다.(41~2쪽 갈무리)

앞으로 어떤 내용들이 나올지 벌써부터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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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8-10-01 19:11   좋아요 1 | URL
전 정말 <문맹>을 너무너무 좋아했지만, 양철나무꾼님의 이건 별로야,에도 금방 수긍하게 되어서
나는 누굴까~~ 하고 생각하는 저녁입니다.
저도 <역사의 역사>를 사놓기는 했는데요.
아무렴요, 전 유시민 작가님을 좋아합니다.
본인이 그렇~~~게 자기는 작가라고, 작가라고 하시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직 시작은 못 했습니다. 양철나무꾼님 리뷰를 먼저 읽게 될 것 같다는 느낌 + 느낌

양철나무꾼 2018-10-02 09:37   좋아요 0 | URL
전 책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뭐랄까, 책을 부풀렸다는 느낌때문에 좀 불쾌했어요.
아고타 크리스토프를 아시고 이해하시며,
그렇기 때문에 ‘문맹‘을 너무 너무 좋아히시는 단발머리 님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전 책의 만듦새 때문에 마음이 상해서일까, 내용에 집중하기 힘들었어요~--;

저도 님 따라쟁이일까요?
난 누굴까~~생각해보는 아침입니다.

유시민 작가님은 글도 잘 쓰시지만, 말도 참 잘 하시는 것 같아요.
글로도, 말로도 설명해주시는게 쏙쏙 들어와요.
전 역사 쪽의 책은 지레 겁을 먹는 경향이 있는데,
이 책 덕분에 한걸음 쉽게 다가갈 수 있었어요.
저도 리뷰를 쓸 수 있을지 , 언제 다 읽고 쓸 수 있을지 장담은 할 수 없습니다~--;

날이 제법 쌀쌀해요.
단발머리 님은 이 가을 어떻게 지내고 계십니까?

갱지 2018-10-01 20:20   좋아요 1 | URL
요즘 공감과 존중에 대해 생각해 보는 중인데, 대부분의 상황에서 보통은 두 가지가 얽혀있더군요:-)
양심상 공감을 할 수 없을 땐 그냥 나를 존중하는 것도 괜찮지 않나 싶어요.(전 좀 심해서 탈입니다만:-)

양철나무꾼 2018-10-02 09:47   좋아요 2 | URL
조금 생뚱맞은 얘기인데,
전 넷상에서 슬프거나 화나는 포스팅을 만났을때 ‘좋아요‘를 누를 수밖에 없는 현실에 대해서 잠깐 생각을 해봤어요.
암튼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이럴 수도 없고 저럴 수도 없어서,
내 견해 따윈 없는 결정 장애처럼 굴었었는데,
이젠 나를 존중하는 의미로다가 내 견해를 피력해 보려구요.

근데 또 한편으론 이렇게 내 견해를 내세우다가 ‘꼰대‘소리를 듣는게 아닐지 두렵기도 합니다.
티비를 보니 이경규가 나와서 ‘꼰대‘지수를 평가하는 프로그램도 있던데 말예요~--;

책읽는나무 2018-10-02 07:25   좋아요 2 | URL
단발머리님의 댓글이 눈에 띄어 읽다가 혼자 빵~터졌네요ㅋㅋ
제모습 같다고 단발머리님이 귀엽게 봐지는 아침입니다;
나는 누굴까??
저도 쫌 그런편이라ㅋㅋ
그래서 가끔 나는 나만의 취향이란게 있나?한 번씩 고민해보곤 합니다.
남의 리뷰를 보면 바로 끄덕끄덕~~퍽 공감이 되어서 말이죠.
아~그런건 있어요.
책에 또 하트뿅뿅 하기전에 다른 사람들의 리뷰를 먼저 읽어 버렸다면,그 책을 읽기전에 각을 잡고,읽으면서 이 부분 때문이었나?하면서 그 부분과 느낌을 찾으면서 더 이상 하트 뿅뿅에 빠지지 않으려는 객관성?이 좀 갖춰진달까요?^^

‘역사의 역사‘
아~저도 빨리 읽고 싶은데 살짝 두려워 주저중입니다.
지금은 팟빵의 장강명과 요조가 진행하는 ‘요게 뭐라고‘에서 유시민님의 ‘역사의 역사‘책 소개코너를 다운받아 듣고 있거든요....여러 에피소드를 들려 주는데 여기서도 혼자서 얼마나 빵~터지는지!!!!정말 재밌고 매력적인 작가님이십니다.
‘역사의 역사‘를 집필하게 된 동기는 갑자기 뛰어오른 전셋값을 충당하기 위한 필수적인 창조력이 발생하였다고~~좀 구질구질하네요?하시더군요ㅋㅋㅋ
이런 언사도 겸손?이시겠죠!!^^
거기서도 작가 아니 소설작가라고~~ㅋㅋㅋ

양철나무꾼 2018-10-02 09:58   좋아요 0 | URL
흥~=3
단발머리 님에 대한 애정 표현을 이곳에서 공개적으로 하시다니~(,.)
저도 단발머리 님 좋아하고 귀엽지 말입니다, 헤헤~^^

저는 호, 불호가 명확해서 취향은 명확하지만,
사회생활을 하다보니 좋은 게 좋은거지...두루뭉술해져서 취향표현에 서툴었습니다.
취향을 표현한다고,
내 취향 표현이 뭐 커다란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도 아닐텐데 말예요.

그래서 이젠 ‘저 남자가 내 남자다‘는 박신양의 대사이고,
별로다, 아니다...정도 의사표현은 해볼려고요~^^

‘역사의 역사‘...님도 저랑 찌찌뽕이시군요~!^^
저도 역사서를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는데,
구질구질하신 유시민 님께서 이해하기 쉽게 잘 설명해주고 계십니다.
우리 같이 시작해보자구요~^^

북극곰 2018-10-02 10:18   좋아요 2 | URL
저도 <문맹>은 무척 좋았지만, 너무 얇아서 출판사한테 좀 심통이 나긴 햇어요.
똑같은 기분을 지금 커트 보니것의 <나라없는 사람들>을 읽으며 느끼고 있습니다.
150쪽도 안 되지 뭐예요. 유독 문학*동네 분들이 얇은 책에 양장본으로 내는 경우가 많아서
분해하며 <문맹>까지 다시 찾아봤는데, 다른 출판서더구만요. 흐흐





양철나무꾼 2018-10-02 10:32   좋아요 0 | URL
전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이게 다예요‘때도 그랬습니다.
그 책은 98쪽이더군요, 문학동네 거고, 고종석 님 번역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러니까 이렇게 정리가 되는 분위기 입니다.
책은 좋았지만, 너무 얇아서 심통이 난다는 부류와,
거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서,
책까지 재미없게 느껴진다는 부류.

헐~,‘나라없는 사람들‘도 그렇단 말입니까?
북극곰 님이 읽으신다니 따라쟁이가 되고 싶지만,
심통이 나지 않기 위해서 한번 고려해봐야 겠는걸요~^^

psyche 2018-10-02 12:36   좋아요 1 | URL
제가 요즘 생각하고 있는 거랑 너무 비슷해서! 다른 사람을 존중하면서 또한 내 취향의 호불호는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에 대해 생각중이거든요.

양철나무꾼 2018-10-02 16:43   좋아요 2 | URL
예전에 어떤 책의 리뷰에 별점 하나를 주며 제 소신을 표현한 적이 있어요.
전생을 읽어준다는 왕꽃선녀님 급의 책이었는데,
피 냄새만 맡아도 전생을 읽을 수 있다나 어쨌다나,
열심히 깠는데,
그 사람인지 그 사람 추종자들인 악성 댓글을 달더라구요.

그리고 얼마 후,
제 리뷰는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져 버렸습니다.
비슷한 경험이 몇 번 더 있었고,
알라딘 서재에 항의해 보려다가 부질없어서 그만두었었습니다.

때문에 실은 제 취향이나 소신을 얘기하는 것에 대해 일종의 트라우마 같은 것이 있었습니다.

왜 갑자기 이런 얘기를 psyche님에게 털어놓는지,
님의 댓글이 어느 부분 제 감성을 건드렸나 봅니다.

자신의 취향을 얘기한다는거, 얘기할 수 있다는 거...일정 부분 용기가 필요한 부분일거예요.
그래도 이젠 용기내어 제 취향을 얘기해보려구요.
님도 그러하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댓글 남겨주셔서, 제 감성의 어느 부분을 건드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

2018-10-02 22: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psyche 2018-10-03 09:54   좋아요 2 | URL
리뷰가 사라지다니 그런일이 있을 수 있나요? 알라딘에 항의를 해야할 일인 거 같아요. 맘에 들지 않는 리뷰를 남이 삭제요청하고 그게 받아들여진다는 거잖아요. 와 정말 말도 안되네요!

양철나무꾼 2018-10-05 10:49   좋아요 1 | URL
속삭여주신 분, 감사합니다.
제가 폰으로 댓글을 달다보니, psyche님 댓글에 덧글을 단다는게 그만 따로 떨어져 버렸네요.
여기 비밀 댓글을 달게 되면 님이 읽으실 수 없어서 이렇게 공개댓글을 답니다.
그때 제 리뷰를 읽어주셨다고 말씀하시고, 그 책이 어땠다고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공감은 차치하고라도,
제 리뷰가 어느 순간 사라지는 바람에,
제가 그 책을 읽고 리뷰를 썼다는 실체가 사라져 버리는 것 같아서,
제 자신의 실존(씩이나?)을 의심받는 느낌이었거든요.

전 책을 사서 읽고 리뷰를 썼고,
사서 읽고 쓴 리뷰가 그렇게 사려져버려 못내 아쉽습니다.
다른 한편으론,
저자고 출판사고, 그런 리뷰를 삭제할 정도로 자신이 없고 떳떳하지 못한 거겠죠.

암튼 님이 제 리뷰를 기억해주셔서 너무 감사한거 있죠~^^

양철나무꾼 2018-10-05 10:55   좋아요 1 | URL
저도 처음엔 화가 나기도 하고, 속이 상하기도 했는데요.
얼마나 자신이 없고 떳떳하지 못했으면 리뷰를 양해나 통보도 없이 그렇게 삭제해 버렸을까,
제 편할대로 생각하기로 했어요.
호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참, 위의 님 글에 덧글을 단다는게,
폰으로 쓰다보니 익숙하지 않아서 따로 댓글로 떨어져 버렸습니다.
모쪼록 양해바랍니다~--;

북프리쿠키 2018-10-02 16:57   좋아요 1 | URL
양철나무꾼님의 솔직함이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만듭니다.
상대를 비판하기 전에 나 자신에게 묻는 자세도 양철나무꾼님의 글에서 배웁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양철나무꾼 2018-10-02 17:11   좋아요 1 | URL
어허~ㄹ~--;
제가 그렇게 솔직하거나 나 자신을 돌아보거나 하는것도 아닌데,,,,
말만 그렇게 할 뿐일 수도 있는데,,,,,
이렇게 상찬을 해주시니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님의 칭찬도 받았고 하니,
좋은 기운을 모아 건강한 글을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북프리쿠키 님, 꾸벅~(__)

AgalmA 2018-10-04 17:11   좋아요 1 | URL
취향도 있겠지만 독자의 독서 정도에 따라/ 지적 베이스에 따라 책의 평가가 갈라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잘 모르는 분야와 정보를 쉽게 설명해주면 누군가에겐 별 다섯 개 급이 될 거지만 제반 정보를 대충 아는 사람에겐 식상하고 별로이지 않겠어요ㅎ
제 경우 <역사의 역사>에 높은 점수를 준 건 제가 이미 정보를 갖고 있는 게 많아도 저자가 그 정보들을 세심하게 비교하고 배치하는 능력에 점수를 준 거였어요. 글 써본 사람들은 잘 알지만 이게 젤 어렵죠. 어떻게 쓸 것인가를 정말 잘 아는 유시민^^ 서사 구축이 제일 중요하다는 걸 잘 알아도 그건 잘 못 하시는 거 같지만ㅎㅎ
<문맹> 경우 저도 별로였는데요. 시집보다 얇은 내용물의 책이라는 게 제일 불만이었다는 것이 저도 공통 불만 사항이었고 덧붙이면 기존의 글쓰기 책들과 크게 다른 점이 없다는 거였습니다. 여성의 글쓰기 어려움도 이미 새로울 것도 없고요. 아고타 크리스토프의 특수성이 있긴 하지만 심층을 보여주기엔 얇은 책이 그걸 다 보여주지 못했죠.

양철나무꾼 2018-10-05 11:08   좋아요 1 | URL
반대로 취향이나,
독자의 독서 정도나 지적 베이스에 따라,
책의 이해 정도가 달라지기도 할거예요.
아고타 크리스토프의 ‘문맹‘ 같은 경우도 그의 저변과 그의 성향을 알게 된다면 책의 두께야 어떻든 무한감동을 할 수도 있을테니까 말예요.

저 같은 경우는, 내용에 심취하기전에 책 두께의 소박함에 심드렁해진 경우고요~--;

사실 유시민 님을 완전 좋아하지는 않지만,
요즘 ‘알쓸신잡3‘도 있고, 이 책도 그렇고...배울 점은 겸허히 받아들여야지 하고 있어요~^^

오로라봉 2018-10-07 11:08   좋아요 1 | URL
아고타 좋아하는 사람으로써 내가 호구가 되어주겠다는 생각으로 읽었지만 읽었다기 보다는 봤다 싶은 ... 저 분량에 저 책은 사악했져. 그런 생각 하는 사람 또 있다니 신기해서 한 문장 때문에 500페이지를 읽기도 하니까 ... 이 작가의 개인적인 이야기가 궁금하긴 했었으니까 호구가 되어주자 라고해서 이해해준 책이기도 해요. 누군가에게 가끔 호구가 되어 줄 때도 있잖아요 언젠가 내가 사악할때 누군가 나를 위해 그래 이사람에게는 호구가 한번 되어 줘도 좋아 이런느낌으로 내가 출판사의 비로 호구가 되었더라도 그래 뭐 1%정도는 ㅋㅋ 아고타에게 ㅋㅋ 라고 (라고 말하지만 진짜 ㅋㅋ 이건 나같은 애가 읽지 누가읽냐 ㅋ싶은)

양철나무꾼 2018-11-01 10:40   좋아요 0 | URL
오로라봉 님 댓글이 너무 늦어버렸습니다, 죄송합니다.
기꺼이 호구가 되어줄 정도로 아고타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니 부럽습니다.
저도 누군가를 그렇게 좋아할 수 있을까요?
그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transient-guest 2018-11-16 00:00   좋아요 0 | URL
일단 책의 양을 무리하게 늘렸다는 점에서 ‘문맹‘은 내용과는 별개로 저라도 점수를 낮게 주겠습니다. 출판업도 ‘업‘이니만큼 어쩔 수 없다고는 하지만, 글자크기가 너무 커지고 간격도 넓어져서 어지간한 책은 원전 한 권을 두 권으로 만들어 나오는 것 같습니다. 한국의 책값이 여러 모로 외국에 비해서는 저렴한 편이지만요. 저도 잘 안 보이거나 재미를 못 느끼는 책을 많이 구합니다만, 나중에 읽으면 또 확 다가올 때가 있어 그럭저럭 완전한 실패는 아닌 경우가 더 많습니다. 간혹 아주 별로인 책은 후회를 하고 또 그렇게 페이퍼에 남기기도 합니다만, 이런 저런 개론서나 방법론의 책이 아닌 소설이나 문학, 이름있는 논픽션은 실패할 확률이 낮고 ‘~하는 방법‘ 같은 책은 그 shallow함으로 인해 실패할 확률이 매우 높더라구요.

양철나무꾼 2018-11-16 09:48   좋아요 1 | URL
귀한 댓글 감사 드립니다.

님의 말씀처럼,
책의 내용이야 호, 불호가 있는 것이니 차치하고 책을 저렇게 늘려놓은 것이 문제가 있는 거라고 봐요.
책의 내용이야, 예전에 좋았던 것들이 지금 보면 별로인 것들도 있고,
예전엔 읽을 엄두도 못 냈는데 지금 보면 시도는 해보겠는 것들도 있고 말이죠.

독서 취향이 저와 겹치는 부분이 있어서,
님이 올려주시는 페이퍼를 보면서 다양하고 엄청난 독서에 자극 받곤 합니다.
먼 타국에서 아프지 않도록 건강 잘 챙기셔서, 즐거운 독서생활을 이어나가시길 빕니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 산사 순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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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산사순례'편, 이 책은 유홍준 님의 새 책은 일단 들이고보는 습관 때문에 택했다.

그동안의 '답사기'에서 '산사 순례'편만을 엮어 펴낸 것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기왕 발표한 글들을 다시 엮는다는 것이 한편으론 마음에 걸리셔서 책을 펴내며 '산사의 미학'이란 글을 새로 쓰셨다는데,

우리나라의 산사 7곳이 마침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것을 기념하는 특별판이란다.

7곳은 법주사, 마곡사, 선암사, 대흥사, 봉정사, 부석사, 통도사 라는데,

대충 훑어보니 이 책에 언급된 곳은 4곳이다.

나머지 3곳을 더하여 엮어내는 것이 취지에 부합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잠깐 해봤다.

 

유홍준 님의 답사기는 (낯설고 어려워서) 일본편부터 안 읽었다.

어쩌다 보니 서울편1, 2권도 대기중이다.

산사순례 편은 한 번씩 읽은 거라서 지루하겠다는 건 나의 편견일뿐.

문장력에 탄복하며 새 책을 읽듯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이지누 님을 엄청 좋아하여,

이지누 님의 그것들과 비교하며 읽었다는 건 안 비밀이다, ㅋ~.

 

이 책에 나오는 16곳 중 직접 가본 곳이 반 정도 되는 것 같고,

나머지 반은 책으로만 읽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절을 꼽으라면 순천의 선암사를 꼽겠으며,

여러 번 가봐서 익숙해서 좋은 절은 선운사와 내소사가 있다.

 

책을 읽으면서 말도 잘 하지만, 글도 훌륭하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했다.

개인적인 취향이겠지만, 난 수사가 화려한 미문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 정도의 미문이라면 탄복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동백꽃은 반쯤 져갈 때가 보기 좋다. 떨어진 동백꽃이 검붉게 빛바랜 채 깔려 있는데 밝은 햇살을 받아 반짝거리는 이파리 사이사이로 아직도 붉고 싱싱한 동백꽃송이들이 얼굴을 내밀고 있는 모습은 마치 그림 속에 점점이 붉은 악센트를 가한 한 폭의 영화를 연상케 한다. 그날따라 하늘이 유난히 맑다면 가히 환상적이다.

  그러나 동백꽃이 지는 모습 자체는 차라리 잔인스럽다. 꽃잎이 흩날리며 시들어가는 것이 꽃들의 생리겠건만 동백꽃은 송이째 부러지며 쓰러진다. 마치 비정한 칼끝에 목이 베여나가는 것만 같다.(134쪽)

 

실은 요번 추석때 도솔암에 다녀왔다.

시댁이랑 가까워서 간김에 좋은 기운을 받아오자 하는 취지에서 산책 삼아 다녀오게 되었다.

난 밑에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걸어 올라갔는데,

가는 길에 오가는 차들이 있는 걸로 미루어 도솔암 바로 밑에까지 차로 오를 수도 있나 보다.

 

위의 사진은 요번에 내가 찍은 것이고,

아래 사진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1'편 개정판 62쇄의 사진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사진은 이 사진과 비슷한데 사람이 빠졌고 사진이 컬러이다.

내가 갔을땐, 사진에서 보이는 낭떠러지 같은 곳에 쉼터가 마련되어 있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길은 오르기 쉽게 평탄하게 조성된 듯 하지만,

가는 곳마다 기와불사에, 성미, 성수 판매에 상업색이 짙게 느껴져서 아쉬웠다.

 

중간에 차를 마실 수 있는 쉼터가 무료로 운영되고 있었는데,

그곳을 운영하시는 듯한 스님 한분이 들어오시더니 아들을 향하여,

걸그룹 ㅇㅇ을 아냐고 반말로 묻더니,

맴버 중에 한 명을 지목하며 걔가 여기 광주 출신이란다...

라고 하며 울아들과 걸그룹 맴버를 같이 낮추어 버리는데,

좀 민망하였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편'의 선운사 부분만 대충 비교해 봤는데,

'백파와 추사의 선 논쟁' 중 일부와 '추사의 백파비문'이 삭제 되었다.

마지막 '풍천장어와 선운리 당산제'라는 제목은 그대로인데, 당산제에 관한 내용도 삭제되었다.

이제는 당산제가 사라져서 내용이 삭제된 것이라면 제목도 그에 맞게 바뀌어야 하지 않았을까 아쉬운 대목이다.

 

다른 부분은 어떻게 빠지고 더해졌는지 모르겠지만,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편'의 초판 1쇄 발행일이 1993년이라고 되어 있는걸 보면 25년도 전의 일이다.

요즘 세상에 걸맞게 매만져서 나왔으면 좋았겠다...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고보면, 문화유산을 보존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문화유산은 그대로 남겨둔다고 해도,

주변의 가림막이나 보호대 같은 것을 더 철저하게 보완하는데,

그게 문화유산이랑은 완전 동떨어져 겉도는듯 여겨진다.

'사랑은 가도 옛날은 남는 것'이란 시구를 '세월'로 바꿔본다.

'세월은 가도 문화유산은 남는 것'이 될 수 있도록~!

현대적인 것을 더하여 보존하는 것이 나은건지,

좀 불편하더라도 있는 그대로 내버려두는게 나은건지, 생각해볼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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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28 15: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9-28 15: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실 2018-09-29 11:07   좋아요 2 | URL
동백꽃은 송이째 부러지며 쓰러진다. 마치 비정한 칼끝에 목이 베여나가는 것만 같다....
한창 이쁠때 뚝! 떨어지는 모습 좀 당황스럽긴 해요.

문화유산 보존...참 어려운 문제임에 공감합니다. 우리 맘은 그대로 냅두면 좋으련만....

양철나무꾼 2018-10-01 14:23   좋아요 0 | URL
그동안 꽃이 지는 걸 꽃잎이 흩날리는 것으로만 생각했는데,
동백은 진짜 이쁠때 목이 ‘똑~!‘하고 베듯 떨어져요.
알고는 있었지만 눈여겨 보지않았었는데,
그걸 글로 옮겨내는 것이 글 잘 쓰는 사람의 비결인 것 같아요.
저도 이 책 읽으면서 김훈의 ‘자전거 여행‘ 떠올렸는데,
님 페이퍼에서 보게 되어 반가웠어요~^^

북극곰 2018-10-02 13:51   좋아요 1 | URL
우리집은 남편이 유홍준 책은 나오는대로 사서 열심히 보는 편인데, 저는 잘 안 읽게 돼요.
아무래도 역사를 너무 몰라서인 것이 큰 이유인 것 같기도 하고. ㅠㅠ
이번 연휴에 통도사 댕겨왔답니다. 남해 보리암, 합천 해인사도요.

동백꽃 지는 모습이 (잔인할 지라도) 한번 보고 싶어집니다.

양철나무꾼 2018-10-02 10:39   좋아요 0 | URL
아, 남편 분과 같이 독서를 하신다니 완전 멋지십니다.
저희 남편도 가끔 책을 읽기는 하는데,
독서 취향이 많이 달라서 겹치는 부분을 찾기 힘들 정도입니다~--;

그나저나 통도사에, 보리암에, 해인사까지...완전 좋았겠는걸요.
부럽습니다~^^

북극곰 2018-10-02 13:51   좋아요 1 | URL
남편은 책을 잘 안 읽고요, 특히나 소설은 잘 안 보고요. 근데 유일하게 저 시리즈는 열심히 보더라고요.
무튼, 같은 책을 봐도 좀처럼 읽은 감정, 소감을 나누지 않는 과묵형+이과형+남자사람인지라 재미는 없어요.

뭐 그렇긴 한데, 저는 이렇게 서재에서 보고 만나면 되니깐~~

양철나무꾼 2018-10-02 16:48   좋아요 0 | URL
북극곰 님 남편 분에게 간택 되시다니, 유홍준 님이 복이 많으시네요~^^
 
강원도의 맛
전순예 지음 / 송송책방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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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 내내 언젠가 읽었던 '충청도의 힘'이란 책이 떠올랐다.

'충청도의 힘'이 사투리를 섞어서 충청도 사람들의 삶을 표현해내려했었다면,

이 책도 강원도 사투리와 맛을 빌려 강원도 사람들의 삶을 표현해 내려는건 똑같은데,

다른 점이 있다면 요즘 삶이 아니라,

1945년생인 전순예 님의 추억 속의 음식과 삶이다.

추억 속의 그들은 정겹고 사투리는 찰지고 음식묘사는 맛깔난다.

 

솔직히 글이 빼어나게 잘 썼다던가,

아님 여러가지 기교와 표현 기법을 살려 현실감이 느껴진다던가, 그렇지는 않지만,

이 책은 참 좋다.

읽고 있으면 가슴에 맺혀있던게 '툭~!'하고 풀어지고 그리하여 어느새 순한 마음이 된다.

나의 할머니와 할아버지, 부모님이 사셨을 삶을 책을 통하여 간접 체험하는 맛이 쏠쏠하다.

 

어쩜 요즘 젊은 사람들은 감동하긴 힘들 수도 있고,

'응답하라 1988'을 재밌게 봤던 그 세대라면 흥미로울 수 있겠다.

 

이 책에 나오는 음식들이 낯설지는 않았지만,

요리법은 낯설었다.

요리법이 낯선게 아니라,

그렇게 대가족들, 동네 사람들까지 함께 먹을 요량으로 대량으로 만들어내는 그 품이 낯설었는지도 모르겠다.

동네 살다가 서울로 올라간 할머니도 한번씩 다녀가실때마다 챙기고,

입덧하는 새댁도 챙기고,

남동생 친구들도 챙기고, 하는 품이 넉넉하다.

이건 양반이나 만석꾼 집안에서 챙기는 것과는 좀 다른 느낌이었는데,

산촌이고 계곡도 깊어서 사는게 비슷비슷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나는 한개도 공감할수는 없지만.

울 아빠 또래의 연세인걸로 미루어 아주 오래전의 얘긴 아니고,

이 글을 쓰신 전순예 님의 기억을 되살려 쓰신 것이니

'나는 자연인이다'에 등장하는 삶을 읽는 기분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수미네 반찬'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이 생각났는데,

그 예능 프로그램은 어머니의 손맛을 현대적으로 되살린 것이고,

이 책에 나오는 것처럼 올드하게, 그때의 그 방식대로 재현해 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싶었다.

 

읽으면서 느낀건데,

손맛이랑 살림을 야무지게 하는 것은 대물림인가 보다.

글을 통해서도 야무진 손맛과 살림솜씨가 느껴진다.

 

또 한가지 삶을 오래 산 사람의 지혜를 엿볼 수 있어서 좋았다.

오후가 되니 몸이 뒤틀리고 지루합니다. 할머니는 말없이 꾸준히 뜯습니다. 할머니보고 그만 뜯자고 하니 "세상에 무슨 일을 하든 고비를 잘 넘겨야 된다"고 하십니다. 해가 질 때까지 뜯었더니 어제보다 훨씬 많이 뜯었습니다.(171쪽)

 

이런 문장은 너무 아름다웠다.

서리가 내려 을씨년스런 아침에 나는 무를 뽑아오는 당번이 되었습니다. 아침 일찍 무밭에 가면 머리 부분이 파랗고 둥글둥글하니 통통하게 아주 잘생긴 무들이 팔을 있는 대로 벌리고 반겨줍니다. 어머니는 무를 마구 뽑지 말고 잘 살펴보아서 세번째쯤 큰 것으로 골라 뽑아오라고 하십니다. 크고 좋은 것은 김장할 때 먹어야 하고, 또 좋은 것부터 먹어 치우면 못 산다고 하셔서 무밭을 잘 살펴봅니다. 세 번째 큰 것을 고르는 것도 힘들지만 무를 뽑는 것이 무한테 무척 미안한 생각이 듭니다. 싱싱한 무는 뽑으려 하면 움칠 놀라며 움츠러드는 것 같아서 용기를 내여 뽑습니다. (199쪽)

너무 좋아서 한참을 되새기고 곱씹었다.

나는 농사를 잘 모르지만,

만약에 나였다면 세번째 큰 무가 아니라 제일 큰 무를 뽑을 것 같다.

왜냐하면 큰무를 뽑아 먹으면 김장철까지 나머지 것들이 자란다고 생각할 것 같다.

 

햅쌀 밤밥이 끓으면 벼꽃 향이 납니다. 향긋하고 구수한 밥 냄새는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먹으면 입안에서 살살 녹는 것처럼 마음도 아주 고와지는 것 같습니다.(228쪽)

향긋하고 구수한 밤냄새만 마음을 설레게 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문장도 내 마음을 설레게 한다.

 

읽는 내내 한량처럼 밖으로 떠도는 이땅의 아버지들과,

고생하셨던 어머니, 할머니, 딸 들의 삶이 그려져서 눈물을 찔끔거렸지만,

이 문장을 읽으면서 눈물을 눌러삼켰다.

영감님은 겁이 났습니다. "이놈의 할마시야. 내가 평생 믿고 살았는데 공기나 물보고 고맙다 하는 사람 보았나. 빨리 일어나라. 자식들을 불러 보는 앞에서 연금 통장도 당신에게 줄 테니, 마음대로 아들딸 사주고 싶은 거 다 사주고 가고 싶은데 가고 마음대로 살게 한다"고 약속합니다.(345쪽)

 

며칠전 조카가 베란다에서 키운 수박 사진을 보내줬다.

안에서 키워 그런지 수박은 작고 볼품없어 보였지만,

조카는 직접 키워서인지 행복한 흥분으로 가득차 있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그런 느낌이었다.

힘들고 지난한 삶이었을테지만,

그것을 견디고 살았으며,

그리하여 당신의 꿈인 글쓰기를 나이 60이 되면서 다시 시작할 수 있으셨단다.

이렇게 삶이 묻어나는 글들을 계속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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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나무 2018-09-20 08:57   좋아요 1 | URL
내일이면 추석맞아 곧 고향인 강원도로 가는데요. 어머니가 가자미식해 해놓았다고 하시네요.
고향에서 이 책 읽으면 좋겠다 싶어요. ^^
텃밭에 자라있을 것들도 벌써부터 궁금합니다.

양철나무꾼 2018-09-20 09:23   좋아요 1 | URL
내일 내려가시는요~^^
그동안 아프셔서 본의아니게 다이어트도 하셨으니,
가셔서 어머니표 맛난 음식들 많이 드시고 오세요.^^
이 책은 고향에서 읽으셔도 좋을 것 같고,
겨울날 아랫목에 배깔고 누워 고구마, 구운 떡 같은거랑 동치미 먹으면서 읽어도 완전 좋을것 같습니다.
책에는 텃밭에 나는 것 뿐만 아니라 산촌지역이어서 산에서 구할 수 있는 열매들도 여러가지 언급되고 있는데,
읽다보면 어느덧 침이 고이고 입이 몹시 궁금해집니다.

고향 잘 다녀오세요~^^

목나무 2018-09-20 09:39   좋아요 1 | URL
고맙습니다. 양철나무꾼님..^^
그럼 이번 추석보다는 겨울 설날때 고향 아랫목에서 배깔고 읽어봐야겠어요. ~
이 책이면 부모님의 추억도 소환가능하지 않을까 싶어요.
요런 책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
양철나무꾼님도 추석연휴 잘 보내시구요. 맛난 것 많이 많이 드셔요. ^^

2018-09-20 09: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9-20 09: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18-09-21 21:36   좋아요 2 | URL
양철나무꾼님, 추석인사 드립니다.
오늘부터 추석연휴 시작입니다.
가족과 함께 즐겁고 행복한 추석 명절을 보내세요.
예쁜 보름달도 구경하시고, 편안한 연휴 보내시면 좋겠어요.^^

양철나무꾼 2018-09-22 09:28   좋아요 1 | URL
저는 오늘 오전 근무하고, 그리고 시댁 내려가요.
차로 긴 이동에, 명절 음식 장만에...몸이 힘들 일만 남았지만,
오래간만에 만나 북적댈 생각을 하니 설레이기도 합니다.

님도 메리 베리 해피 추석보내세요~^^

AgalmA 2018-09-22 00:39   좋아요 1 | URL
추석맞이 글로 딱이군요^^
와, 집에서 키운 수박은 처음 봐요. 신기신기. 먹기 아까울 거 같아요.
글 읽으면서 햅쌀 밥맛 느끼며 침이;;;
추석 잘 쇠시고요^^/

양철나무꾼 2018-09-22 09:36   좋아요 1 | URL
쟤가 베란다 화분에서 키운 거라서 저기서 더 자라지 않고 멈추더래요.
골아서 못 먹게 될까봐 저 크기에서 땄는데,
엄청 맛있더래요~^^

전 수박만 보면 님 생각이 난다나 어쨌다나.
추석때도 수박 드시려나?
저 책에 송편 얘기도 나왔던것 같은데,
전 깨와 설탕이 듬뿍 들어간 깨송편 좋아요.^^

AgalmA 2018-09-22 21:52   좋아요 1 | URL
맛있었다니 수박 키워보고 싶네요ㅎㅎ 방울토마토랑 딸기는 키워봤는데 확실히 맛있더라고요.

차례를 안 지내서 수박 같은 과일은 준비를 안합니다. 수박은 딱 한 조각만 먹어도 좋은데 한 통 다 사야해서 잘 안 먹게 돼요. 반 통은 신선도가 떨어지니 꺼려지고.

저도 깨송편 파ㅎ 갑자기 떡 먹고 싶네요.
전 낼 아침 출발~
맛난 거 많이 드시길 바라며 이만 빠빠이~

양철나무꾼 2018-09-28 12:30   좋아요 1 | URL
저도 요번 차례는 완전 간소하게 지냈어요.
심지어 남편과 아들이랑 부침 대신 피자 주문은 어떠냐고 너스레를 떨었으니까요.
차례라는게 말이죠.
마음과 행동이 조화를 이뤄야 하는 것이고,
그 조화라는 것도 가족 모두의 마음이 먼저 편안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희 가족은 될 수 있으면 여행 가듯 놀이하듯 기꺼이 하는걸로 바꿔볼려고 노력 중이랍니다.

수박 같은 과일은 그 자리에서 바로 바로 나눠팔았으면 좋겠어요.
전 올여름 수박을 한번도 못 사먹었어요.
대신 쥬시팍시에서 수박큐브 음료를 엄청 먹었습니다, ㅋ~.

추석 잘 지내시고 일상으로 복귀하셨나요?
이제 일상이 주는 여유로움, 편안함 따위를 만끽해보자구요~^^

AgalmA 2018-10-04 17:15   좋아요 1 | URL
추석 때 내려가니 텔레파시가 통했는지 깨송편을 사 놓으셨더라고요ㅎ 깨송편 제가 다 먹음ㅋㅋㅋ

날이 많이 쌀랑해져서 건강 잘 챙기시길^^/

양철나무꾼 2018-10-05 11:12   좋아요 1 | URL
전 10월2일 근무 마치고 모임이 있어 강화도에 갔었는데,
강화도가 명색이 섬이라서 그랬는지,
얼어죽는 줄 알았어요.

요즘은 덥더라도 옷을 껴입는게 나을것 같아요.
더우면 벗으면 되지만,
얇게 입었는데 추우면 어쩌지 못하잖아요.

님도 환절기 감기 조심하세요.

근데, 오늘 아침부터 날씨가 꾸물꾸물한게 따뜻한 전이랑 술 땡겨요~^^
 

내가 근무하는 동네에 이른바 '약장사'라고 하는 의료기 홍보관과 건강 보조식품 판매상, 포교원이 한꺼번에 들어와서
이곳은 파리를 날리고 앉아 있다.
내가 어찌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
상황을 관망하며 모처럼 주어진 여유를 만끽하여야 겠지만,
현실은 우울해서 책도 안 읽힌다.
(눈이 침침해서라고는 곧 죽어도 하지 않는다.)

 

 똑똑한 사람들이 왜 이상한 것을 믿을까
 사이먼 싱 외 지음, 한상연 옮김 / 윤출판 /
 2015년 8월

책장을 둘러보다가  예전에 사두었던 '똑똑한 사람들이 왜 이상한 것을 믿을까'(부제-대체의학의 진실)이라는 책을 발견하였다.
예전 같으면 이런 책을 만나면 작정하고 달려들었을텐데,
이젠 시큰둥 설렁설렁 읽었다.

설렁설렁 읽은 이유는,
'똑똑한 사람들이 왜 이상한 것을 믿을까'라는 우리말 제목이 맘에 안들어서,
이 제목과 관련하여 무언가 답을 얻을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서 였으나 이런 내용은 전혀 나오지 않는다.
원제는 'Trick or Treatment'인데 우리말로 옮기면 '사기(속임수)일까 치료일까' 정도 되겠다.

내가 설렁설렁 읽은 또 하나의 이유는,
이 책에 언급되는 대체의학이라는 것이 지금 우리나라를 비롯한 중국 정도까지는 주류 의학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인데,
이런것들을 대체의학으로 싸잡아 '질병치료에 효과가 있는가'에 대한 답을 과학적 방법을 써서 공정하게 분석한 결과를 들려준다고 하고 있다.

그런데 이 책에 나온 검증방법이라는 것들이 과연 공정한가?
침을 가지고 거칠게 예를 들어 보자면,
경혈과 경혈 아닌 부위에 놓는 것, 깊이, 진짜 침과 가짜 침을 사용하는 것 따위를 얘기하는데,
경혈만 하더라도 아시혈이다, 신혈이다 해서 계속 혈자리가 나오고 있는 추세이고,
깊이라는 것도 사람마다 부위마다 피부 두께 따위에 차이가 있을 수 있고,
놓는 사람의 침을 장악하는 무게감에 따라서 다르게 영향력을 발휘할뿐더러,
기감이 발달한 사람들은 피부를 살짝 자극하는 것만으로도 침을 놓는것과 동일한 효과를 얻는다.
그런 것들을 고려하지 않고 혈자리인지 아닌지, 깊이 따위 만으로 검사 지표를 삼은 것을 공정하다고 할 수는 없겠다 싶었다.

그런데 또 설렁설렁 읽다보니 이런 부분에서 장님 코끼리 만지기 식으로 얘기하려는 의도와는 빗나가게 해석해 버린다.

WHO는 현대의학에서는 뛰어난 대응력을 발휘하지만, 대체의학 영역에서는 진실보다는 정치적 공정성을 중시하는 것 같다. 달리 말해 침을 비판하는 것은 중국, 고대의 지혜, 동양문화 전반을 비판하는 것으로 비친다고 생각하는 듯하다.(109쪽)

이후의 문장들로 미루어 논의의 여지가 있는데, 설렁설렁 읽어서는 진의를 놓치기 쉬우니까 말이다.

이 책은 또 한가지 내가 간과했던 사실을 명확히 집어준다.

그러나 철학과 실천이 황당무개하다는 것만으로 동종요법을 배척해서는 안 된다. 임상시험은 치료법이 얼마나 기묘한가가 아니라 얼마나 효과가 있는가를 검증 대상으로 삼기 때문이다. 유효성을 판정하기 위해서는 근거중심의학의 믿을 만한 도구이자, 진짜 의학과 가짜 의학을 구별할 힘이 있는 임상시험을 하는 것이 최우선이다.(150쪽)

암튼, 이 책을 읽은 내 입장을 얘기해보자면,
우리말 제목을 잘못 뽑았다...하는 개인적 느낌과 아울러,
지극히 영국 등 유럽중심적 사고로 똘똘 뭉쳤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혈요법과 침을 얘기하면서 본인도 정확히 모르는 얘기를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면서 아유르베다에 대해선 관대해서 이상했었는데,
인도에서 이민한 사람의 아들이다.

동종요법에 대해서 길게 자세히 얘기하는데,
동종요법이 발달하게된 배경부터 재밌게 읽힌다.

카이로프랙틱만 하더라도 위험성에 비해 비싸다고 하는데,
무엇보다 위험하고 무엇보다 비싼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

카이로프랙틱이라고 하면 흔히 척추교정을 생각하기 쉬운데,
척추를 예로 들자면,
수술하는 것보다는 덜 위험할테고,
비용면에서도 수술보다는 훨씬 저렴하다.
뇌졸중, 추골동맥 박리 등 무서운 용어가 등장하는데,
이것 때문인지 카이로프랙틱 단체와 소송도 있었던 것 같으니 나는 그냥 넘어가기로 하자.

이 책에서 얘기하는 대체의학의 종류들을 난 대체의학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굳이 대체의학을 들라면, 저 약장사나 의료기 홍보관, 포교원(폰래 의미를 상실한) 따위를 들 수 있겠다.

이 책을 이렇게 꿀꿀하게 읽고 보니 언젠가 읽었던 이쪽 관련 장르소설이 두 권 생각난다.

 

 세상을 삼킨 책
 볼프람 플라이쉬하우어 지음, 신혜원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4월

 

(2008-7-23)
난 개인적으로 책의 "띠지'를 좋아하지 않는다.
책이나 출판사의 입장에서는 띠로 둘러 액센트를 주는 효과가 있겠지만, 책을 읽는 동안 띠지는 내게 처치곤란이다.
이 책은 그런 내가 '띠지'의 내용을 읽고 혹해서 고른 첫 작품이다.

'장미의 이름'보다 지적이고,'살인의 해석'보다 재미있다.'라고 되어 있는데...
설정 자체나 책의 위상을 높인 점에서는 그렇다고 생각하지만,
개인적인 의견을 얘기하라면,
'장미의 이름'보다 지적이고 재밌는 것은 맞지만,
'살인의 해석'보다 지적이지만 재미는 덜 한 것 같다.

칸트가 등장하고 순수이성비판이 등장해서 이 책이 다소 어렵게 느껴지지만,
18세기 후반의 상황을 알면 내용은 재밌어지기 시작한다.

이 시대는 미신을 믿는 시대였다.
지금도 세상은 목소리 큰사람에 의해 좌우되고,
'누가 뭐라 했다카더라'하는 설에 의해 움직이고 있지만...

이시대 처음으로 의학에 타진법이 도입되었고(1760),
미생물개념(1761),
감자가 독일에 알려지고(1765) 인간의 식량으로 적합한지 의견이 분분하고,
피뢰침이 최초로 설치되고(1769),
산소가 발견되고(1771),
질소가 발견되고(1772),
염소소독 실시되고(1775),
마지막 마녀처형이 벌어지는시대(1782)였다.

이 얘기는,
통치자들이 종교와 결탁하여 뭐든지 '통치자가 신이다', '종교의 힘으로', '신의 이름으로'...
이렇게 순진무구한 사람들을 지배하던 시대였는데...
칸트라는 아저씨가 나타나 '신은 죽었다.'라고 얘기해 버린다는 것이다.

그럼 통치자들은 자기의 위상과 입지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칸트라는 아저씨의 '순수이성비판'이라는 책의 출판을 막기 위해 살인쯤은 서슴치 않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주인공 니콜라이로 말할 것 같으면,
'통치자=신'이어야 하는 이런 미신 같은 시대에 깨어있는 이성을 가지고 있은 덕에,
다시 말해 오지랖이 넓고 궁금한 게 많은 탓에 많은 것들을 이성적으로 섭렵하였고,
그 덕에 새로운 의학설을 주장하다가 따돌림을 당하고 고향에서도 쫒겨난다.
몇 달간의 자숙기간을 거쳐 시골로 좌천당한 니콜라이는 시골 보건의 밑에서 일을 하며 최대한 몸을 사리게 된다.
어느날 밤 그 지역 유지인 백작집에 왕진을 갔다가,
백작의 죽음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기지를 발휘하나 그 바람에 계속되는 살인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이 과정에서 백작의 하인들도 참혹한 죽음을 당하는 데,
그 참혹한 죽음을 목격한 막달레나라는 여자는 니콜라이가 보기에도 신비롭고 아름답다.

이러한 죽음들을 밝혀내는 과정에서 니콜라이는 막달레나를 통하여 여러가지 것들을 알게 된다.
당시 시대 상황은 여러 제후국과 종파로분리되어 끊임없이 전쟁을 하는 중이었고,
자신들의 종교를 지키기 위해 무슨 짓이든 가리지 않고 저지르는 대담하고 몰인정한 여러 비밀단체가 등장한다.

이때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이 책으로 나오게 되는데,
그동안의 '통치자=신'에서 벗어나, 자연의 중심은 인간이라며, 그 도덕적 자유를 주장한다.

막달레나는 정말 종교적인 이유에서,
'이런 생각이 세상 밖으로 나오면 위험해 질 수 있으므로, 그러한 사상은 세상에 나오기 전에 충분히 걸러져야 하며, 생각이 완전하지 못할 때는 침묵해야 한다.'
고 얘기한다.

하지만,제후국의 통치자나 다른 사람들의 입장에선,
이런 위험한 책이 세상에 나오면 자신의 입지가 위협받을 수 있으므로,
책이 번역되어 일파 만파 퍼지는 걸 막아야 하는 것이다.

결국, 오늘날을 사는 우리가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을 아는 것으로 미루어, 막달레나의 종교관은 미신을 따르는 서투른 사람들의 그것이 되어 실패로 끝나고, 그녀는 이런 생각을 실천에 옮겨 오랜 침묵에 들어간다.

'그러나 한가지는 분명해요. 생각은 행동을 통해서 비로소 실현된다는 것이죠. 그 전에 생각은 아무것도 아니예요. 공기보다 못한거죠.'

세상이 한참 흐르고,
손녀와 기차여행을 갔다가 추억 속의 막달레나를 찾게 되는 것으로 끝이 난다.
결말을 보게 되면 눈물나도록 아름답다 못해 서늘하다는 느낌이 들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막달레나의 업보이고,
난 니콜라이가 내내 가엾다.

따라서,이 책을 읽은 깨달음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니콜라이처럼 깨어있는 이성을 갖고 생각대로 행동하고 살면...삶이 한없이 가여워질 수 있다는 거다, ㅋ~.

 

 악은 악으로
 에릭 나타프 지음, 이상해 옮김 /
 현대문학 / 2008년 5월

(2008-9-6)

우리가 흔히 '몸에 안 좋은 술 먹어 없애야지' 또는 '몸에 안 좋은 담배 피워 없애야지'하고 얘기하는데...

이게 동종요법에서 얘기하는 '악은 악으로'의 취지란다.

이 소설은 여기서 한단계 발전해,

자기가 악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제거하기 위한 방법으로 악을 택하는 법과 선을 희생시키는 방법을 대비시켜 보여준다.

여기서 착각하면 안되는 것이...

연쇄살인범이 나오고,

그 살인범이 잔혹한 방법으로 훼손하고,

무언가 메세지를 전달하려는 듯 보이고,

이때 발견된 알약이 '동종요법'에서 쓰는 알약이라는 것이지,

'동종요법'이라는 것이,

범인을 밝혀내기 위한 '법의학'이나 '정신분석학'은 아니며,

사람들의 목숨을 담보로 범인을 치료할 수 있는지 '케이스 스터디'하는 치료의학이어서도 안된다는 것이다.

다시말해, '동종요법'의 내용들이 이 책 전반에 걸쳐 나오고 있고,

그것이 얽히고 섥혀 얘기를 만들어가고는 있지만,

이것은 혼란스럽게 만들기 위한 복선 쯤이고...

이것을 행여라도 '치료형태'나 '의학'의 개념으로 봐선 안된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 책은 소설의 형태를 취하고 있지만,

이게 다 '동종요법'을 널리 알리고 보급시키려는 의도가 아닌가 하는 생각 밖에 안든다.

그렇지 않고서야 <동종요법은 '감춰진 쌍동이 형제의 만남'>이라는 결정적인 단서를,

그것도 '루도비치 블라우'라는 강사의 입을 통하여,

그렇게 빨리 얘기 할 수 있었을까?

함께 얘기를 이끌어가는 '뤼디빈'의 경우도 이미 23쪽에 언급이 있었는데,

54쪽에 처음 만나게 되는 것처럼 표현된다.

한때 동종요법이론에 빠져있었던 적이 있는 나는 이 책을 읽고 잠시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이내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는데...

동종요법이라는 것은 19세기까지의 정통적인 치료(사혈요법 등)보다 덜 해롭기에 그시대에 많은 사람들이 사용한 것이다.

(거칠게 얘기하면 의사보다도 덜 해롭기 때문이란다.-->'똑똑한 사람이 왜 이상한 것을 믿을까')

요즘처럼 21세기를 사는 사람들에게 '혹시 치료될지도 모르니까...'라는 생각으로 사람을 가지고 케이스 스터드를 해볼 수는 없지 않나?

 

ABO식 혈액형으로 사람의 성격을 미루어 짐작하는 것이나 사상의학으로 치료를 하는 것의 확률과 다를바가 없지 않나?

혹,현대의학으로 해결 안되는 '불치나 난치'를 만났을때 일종의 신앙이나 주술의 개념이라면 모를까 말이다.

하지만,'신앙'이나 '주술'에 관한 개념이라는 내 생각과는 달리...'동종요법'계에선 '마인드에 관한 루브릭이 아니다.'라고 얘기한다.

내가 생각했던 동종요법의 장점은, 환자에게 많은 시간을 투자해 환자 개개인에게 맞춤처방을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때문에, 아무리 책 속에서라지만 '실력있는 의사는 환자가 어떤 타입인지 첫 눈에 알아봐요.'라는 말은 섣불리 하면 안될 것이다.

결국 '동종요법'이 '비율'이나 '확률'을 얘기하는 주관적이고 상대적이라는 것이,

'극도로 희석된 악은 선을 낳을 수 있습니다.', '나는 동종요법의 희석과 정반대 개념인 농축을 떠올렸다.'하는 말에서 짐작할 수 있다.

악을 제거하기 위한 방법으로 악을 택하는지, 선을 희생시키는지...이 책의 결말은 해석하기 나름인 것 같다.

절대로 환자가 가진 질병을 나름대로 해석하면 안되겠지만,

동종요법의 취지만은 가상하다.

-환자가 가진 질병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질병을 가진 환자를 치료-에 맞는 환자, 같은 질병이라도 환자 개개인에 맞춰 처방, 치료받을 수 있는 세상은 꿈꿔 본다.











 

웹서핑을 다니다 보니 이런 책이 눈에 띈다.

중년에도 운동을 하지 않는데, 나이 일흔에 운동이라니,

어쩜 주변의 어르신들이 갈곳은 '약장사'라고 하는 의료기 홍보관과 건강 보조식품 판매상, 포교원이 아니라,

이 책 한권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일흔에 운동을 시작했다
 이순국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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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8-09-13 11:56   좋아요 2 | URL
엉터리 치료요법이 운 좋게 병을 고친다면, 그 결과만 가지고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 한 번의 좋은 결과만 부각되니까 사람들은 대체의학의 실패할 확률이나 무수히 실패한 결과를 무시해요. 그래서 사람들은 대체의학에 제대로 한 번 빠지면 거부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양철나무꾼 2018-09-13 12:39   좋아요 1 | URL
원래 사혈요법도 의사들이 시행했었고,
동종요법이란 것도 너무 많이 희석해서 원 내용물을 알 수 없을 정도인데도 유행했던게,
그 시대 의사들의 치료라는 것이 그만큼 위험했기 때문이라네요.
의사들의 치료를 받느니 아무것도 안 하는게 나은데,
아무것도 안할 수 없으니,
동종요법을 택한거라는 얘기,
웃프더라구요.

어찌되었건 확률이라는 것을 너무 제멋대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어요.
이중맹검 부분도 그렇고~.

대체의학의 기준을 어디까지로 잡을건지 좀 신중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AgalmA 2018-09-13 12:21   좋아요 1 | URL
운동을 책으로;;; 아니되옵니다ㅎ; 눈 과로사로 죽지는 않지만ㅋㅜ...저도 요즘 눈이 너무 피로해서 이북 듣기가 더 효자^^;; 약장사들까지 대체의학으로 포함시키시다니 인심이 너무 후하신 거 아녜요ㅎㅎ;

양철나무꾼 2018-09-13 12:46   좋아요 1 | URL
아~, 저런 책이 있는데...
우리는 나이 일흔의 운동법이라고 하면 근력 땨위는 제외시키고 일상 생활 운동이라고 생각하기 쉽잖아요.
저 분은 진짜 나이 일흔부터 운동을 하셨고,
그래서 저런 섬세한 부분을 다 신경쓰셔서 운동을 하시고 운동 처방도 하시고 하는 것 같더라구요.
아직 읽어보기 전이라 장담할 순 없지만요.

눈은 핑계고 마음이 번거로워 책이 안 읽힙니다.
약장사들까지 대체의학에 포함시키다니 좀 많이 과장된 경향도 있지만,
내가 대체의학도 아니고,
약장사들이랑 밥그릇싸움을 한다고 생각하면 더 우울, 많이 우울해지거든요~--;

2018-09-13 12: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8-09-13 12:48   좋아요 1 | URL
눈 때문에 안 읽히기도 하지만,
요즘은 마음이 번거로워 더 안 읽힙니다.
마음이 여유로우면 시집을 감상하면서 읽을 수 있다지만,
마음이 번거롭다보니 책이 눈을 자꾸 비껴갑니다.

시집이 아니라도 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들을 모색해봐야겠어요~^^

북극곰 2018-09-13 13:29   좋아요 1 | URL
그런 사람들이 오면, 한의원에도 영향을 미치기도 하는 군요.
평시에는 여유롭게 책을 읽을만큼 넉넉한 시간이 있음 좋겠다 싶다가도,
막상 그런 시간이 닥치면 또 마음이 여유롭지 못해서 글도 편안하게 들어오지 않더라고요.
이래서, 저래서 뭘 못한다는 저의 핑계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날은 좋으니까... 편안한 날들 보내시길요. ^^

양철나무꾼 2018-09-13 16:25   좋아요 0 | URL
한의원이나 의원 뿐만 아니나 시장통에 있는 상점들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그런 약장사들이 건강보조식품이나 짝통 의료기만 고가로 파는게 아니고,
식품이나 공산품등을 일단 헐값으로 건네서 사람을 끌어들입니다.
휴지 한상자 천원, 게란 한판 천원, 이런 식으로요.
가래떡도 한말씩 뽑아주고 질 좋아보이는 멸치도 한상자에 천원입니다.
이런 것들을 천원에 그냥 받아오는건 아니고,
홍보관이니까 홍보성 강의를 좀 들어줘야 한다지만,
할일 없으신 어르신들 입장에선 웰컴이죠~^^

저야 하나뿐인 아들도 다 키워놓고,
좀 센치해하며 가을을 앓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님 말씀처럼, 날씨가 센치해지는 원인이기도 하지만,
가장 큰 위안이기도 한걸요.
님도 조금쯤 센치하고, 조금은 편안한 날들 보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