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의 시선집중을 들으면서 아침을 먹었다.
오늘의 주 관심사는 스티븐 잡스가 남긴 명언 중 'stay hungry, stay foolish'가 될 뻔 했다.
전 아무개라는 여자가 나왔고, 그 여자가 모처럼 이치에 맞는 얘기를 했는데도 하나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난,
"아우, 밥맛이야~"
했고, 아들은 바로 받아서
"stay hungry"
라고 대답했다.
아들이 말한 필을 살려 해석해 보자면,
"그럼, 배 고픈채로 살아~"
정도가 될 것 같다. 

스티븐 잡스가 스탠포드대학에서 강의한 'stay hungry, stay foolish'는 '늘 갈망하라, 늘 우직하라'정도 일텐데 말이다. 

그리고 얼마 안 있어, 미니 인터뷰가 있었는데...
공고 학생들이 쓴 시집 <내일도 담임은 울 삘(feel)이다>의 편저자 중 한명인 김상희 선생님이셨다.
손석희는 시의적절하게 몇번째 학교냐고 물었고, 김선생님은 첫번째 학교이고 3년째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선생님의 시낭송이 이어졌다.
선생님이 처음 B.M.과 함께 낭송한 시는 '울보 담임'이다.
선생님의 목소리는 젖어있는 듯 들렸고, 귀 기울여 듣던 난 어김없이 따라 울었다.
속으로 스물 일곱 여선생님이 'stay foolish' 하기를 살짝 바랐다. 

담임은 울보다.
우리가 쪼금만 잘못해도 운다.
다른 선생님 시간에 떠들어도 운다.
대들다가 울면 우리만 불리해진다.
내일도 담임은 울 삘이다.
  (김동진의 울보 담임


짐을 쌌다
겉옷 한 벌 속옷 한 벌
새벽 두 시 집을 나갔다
해 뜰 때가지 돌아다녔다
아는 형이랑 부산에 갔다
찜질방에서 시간을 때우다가
피시방에서 시간을 때우다가
노래방에서 가서 또 시간을 때웠다
가출도 반복된 일상
학교처럼 지겨워졌다

자, 이제 돈도 떨어졌다
집으로 돌아가는 게 최후의 수단이다
 (김부찬의 '가출')

어떤 미사여구를 모아 모아서 쓰여진 시보다도 내게 더 큰 감동을 주었다.
듣기 싫은 목소리를 듣느라 떨어진 밥맛이었는데, 나중엔 감동으로 우느라 stay hungry한채로 보낸 아침이 되고 말았다.
 

어떤 미사여구를 모아 모아서 쓰여진 글보다 더 큰 감동이라고 해서 생각난 책은 <658, 우연히>이다.

너무 괜찮은 책을 만나면 저자의 약력을 꼼꼼히 살피는 버릇이 있다.
당근 저자의 전작을 두루 섭렵하기 위해서 임은 말할 나위도 없다.
이 <658, 우연히>는 읽으면서 점점 저자가 맘에 든 케이스라고 할 수 있는데...
책에서 주인공 거니가 마흔 일곱 살로 등장하길래 그 정도로 짐작했었는데,
1942년생이다. 우리 나이로 일흔 살이다.
광고계의 큰 손으로 군림하다가, 볼혹이 넘은 나이에 '진짜 글'이 쓰고 싶다는 열망에 휩싸이고...
그래서 광고계를 과감히 떠나 글을 쓰기 시작했다는데 그게 <658, 우연히>이다.
이 책이 2010년에 쓰여진 처녀작이고, 그 후로 한권 더 쓰여졌나 보다.
아, 감질난다.
부디 병들거나 아프지 마라. 
'주제 사라마구'처럼 홀라당 반해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별세, 이러면 너무 허무해지니까 말이다.  

이 책이 매력적인 이유는 여러가지를 들 수 있겠지만,
일반적인 속성과 상반되는 캐릭터 묘사를 하는데, 그게 겉돌지 않고 묘하게 들어맞는다는 느낌이 드는거다. 
예를 들면 이런 거다.
거니의 직업은 훌륭한 전직 경찰이었다.
그는 여전히 쉰 개의 팔굽혀펴기와 쉰 개의 턱걸이, 쉰 개의 윗몸일으키기를 할 수 있다고 하는데,
다른 한편으론 행동을 하기보다는 행동을 생각하면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고 되어있다.
참고로 빈스플린이나 프레더릭 포사이스,존 카첸바크의 작품에 등장하는 이런 사람들은 적어도 '곱하기 10'정도를 우습게 하는 사람들이다.
그렇다면, 이 작가가 실제로 이런 것들을 안해 보고 책상에 앉아서 작품을 썼거나,
빈스플린이나 프레더릭 포사이스, 존 카첸바크의 작품에 등장하는 사람들이 철인이라는 얘긴데...
난 전자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니의 캐릭터와 잘 들어맞는다.

"날씨가 기가 막히네! 이런 날 1분이라도 집 안에 있는 건 죄악이야!"
거니 자신도 그 말에 동의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적어도 심미적인 관점에서는 전적으로 동의했다. 그러나 거니 자신도 어쩔 수 없는 것이 있었다. 그의 타고난 성향은 다양한 방식으로 그를 집안으로 유인했다. 결과적으로 그는 혼자만의 생각에 파묻혔고, 행동을 하기보다는 행동을 생각하면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고, 세상 속에서보다는 그 자신의 생각 속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런 성향은 직업적으로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고 오히려 그 덕분에 그토록 뛰어날 수 있었다.(54쪽) 


이 책이 매력적이었던 또 한가지 이유는, 잃어버리기 쉬운 것들의 소중함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눈에 보이지 않는...잃어버리기 쉬운 것들은 마흔 일곱의 나이라고 생각했을땐, 지나치게 관조적이었는데...
작가의 나이를 알게되니, 노작가의 혜안이 주는 감동이 된다.

형사의 아내로 살면서 매들린이 감수해야 했던 모든 것들을 보상하고 싶었다. 언제나 일에 치여 뒷전이었던 그녀의 삶을 보상하고 싶었다. 그녀는 숲과 산과 초원과 탁 트인 들판을 사랑했고 거니는 그녀에게 새로운 환경, 새로운 삶을 선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자신은 어디서든 적응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일종의 오만이었다. 아니면 자기기만이었다. 이러한 대범한 결단을 통해 그간의 죄책감을 떨쳐버리고 싶었던 것일 수도 있었다. 한심한 생각이었다. 사실 그는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하지 못했다. 그가 순진하게 믿었던 것처럼 유연한 사람도 아니었다. 그 자신에게 맞는 새로운 일을 찾으려고 아무리 애써도 결국에는 언제나 가장 잘할 수 있는 일, 어쩌면 너무도 잘할 수 있는 일,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잘할 수 있는 일로 본능적으로 돌아와버리곤 했다. 자연을 즐기려고 그토록 노력했건만. 빌어먹을 새들만 해도 그렇다. 거니는 새들을 관찰했다.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새들을 관찰하면서 분류하는 작업이 일종의 잠복근무가 되어버렸다. 그는 새들의 움직임, 습관, 먹이를 먹는 모습, 날아다닐 때의 특징을 기록했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그것이 하나님의 피조물에 대해 새로 움튼 사랑처럼 보였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그것은 사랑이 아닌 분석이었고 탐사였다.
 또한 암호의 해독이었다.(65~66쪽)

 

매들린은 데이브가 한번 잠이 들면 아침까지 눈을 뜨지 않는 것이 전혀 놀랍지 않다고 했다. 그의 방식으로 사는 것이 참으로 힘든 일이란 생각이 든다고. 그는 도무지 맘 편히 쉴 줄을 모르는 사람이라고. 좋은 남자이고 착한 사람이지만 인간으로서의 죄책감이 너무 심하다고 했다. 그래서 자신의 실수와 불완전함 때문에 고통을 겪는다고. 눈부신 직업적 성공조차도 몇 가지 사소한 실수로 그의 마음속에서 빛을 잃는다고. 항상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고 항상 무자비할 정도로 문제를 파헤친다고. 한 가지가 끝나면 또 한 가지를 파헤친다고. 마치 언덕 위로 바위를 굴려 올리는 시시포스처럼. 그는 인생을 맞추어야 할 퍼즐로 바라보는 것 같다고. 그러나 인생의 모든 것이 퍼즐일 수는 없다고. 마침내 매들린은 상담 치료사가 아닌 그를 쳐다보면서 말했다. 다른 방식으로 포용해야 하는 것들이 있는 거라고. 이 세상은 퍼즐이 아닌 신비로 보아야 한다고. 해독하는 대신 그저 사랑해야 하는 게 있다고.(130~131쪽)

 

...매들린이 그가 달라지기를 원했다는 것, 어쩌면 정말 달라질 거라고 믿었던 것만큼은 분명했다. 그러나 어떻게 하면 달라질 수 있을까. 아무리 그녀를 아낀다 해도, 아무리 그녀와 함께 있고 싶다고 해도, 아무리 그녀가 행복해지기를 원한다 해도 어떻게 그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이 될 수 있을까. 그의 이성은 특성 분야에서만 기가 막히게 잘 움직였고 그는 삶에서 가장 큰 만족감들을 그러한 지적인 능력을 활용하는 데서 얻었다. 그는 놀라울 정도로 논리적인 두뇌와 모순을 짚어내는 특출한 안테나를 지녔다. 그러한 재능 덕분에 뛰어난 형사가 될 수 있었다. 또한 그 재능은 일종의 완충 장치를 제공했고 덕분에 두려움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할 수 있었다.(211쪽) 

 

...거니는 매들린이 자신의 육체는 물론 영혼까지도 꿰뚫어보는 것만 같았다. 기분이 묘했다. 영혼이라는 말은 그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개념도, 그가 자주 사용하는 말도 아니었다. 그는 바위에 그녀와 나란히 앉아서 언덕들과 계곡이 펼쳐진 눈앞의 풍경을 바라보았지만 사실은 아무것도 보고 있지 않았다. 그녀가 그의 팔짱을 끼었다. 
 거니가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가 본 것을 어떻게 말로 표현해야 할지. 마치 눈 덮인 풍경 전체가 그녀의 얼굴에 반사되고 그녀의 얼굴의 광채가 눈 덮인 풍경에 반사되는 것 같았다.
 얼마나 오랜 시간이 흘렀을까. 잠시 후 그들은 집으로 향했다.
"무슨 생각 하고 있었어?"
돌아오는 길에 그가 물었다.
"아무 생각 안 했어. 생각하는 건 방해되거든." 

 

...도시에서 월넛 크로싱으로 이사할 때 매들린은 몇 시간 동안 작별인사를 했다. 이웃들뿐 아니라 그들이 살았던 집과 그들이 남겨두고 가는 것들, 심지어는 화초들에게까지. 그 모든 것이 거니의 신경에 거슬렸다. 거니는 지나치게 감상적이라고 매들린을 비난하면서 생명이 없는 것들에게 말을 하는 것은 시간 낭비이고, 무의미한 일이며, 그래 봐야 떠나기가 더 힘들어질 뿐이라고 했다. 그러나 사실은 그 이상이었다. 매들린의 행동은 그의 마음속에 건드려지고 싶지 않은 어떤 것을 건드렸다. 그런데 매들린이 다시 그것을 건드리고 있었다. 그 무엇과도 이별하려 하지 않는, 이별을 감당하지 못하는 그의 마음을.
 "당신의 시야에서 사라지는 것들은 사실 사라진 것이 아니야. 당신은 절대 그것들을 놓아주지 않으니까. 떠나보내려면 그것들을 보아야 하잖아. 대니를 떠나보내려면 대니의 삶을 보아야 하잖아. 하지만 당신은 그걸 원치 않아. 당신이 원하는 건......도대체 뭐야? 죽는 건가?"(485~486쪽)  

 

매들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의 얼굴에서 그는 보았다. 보았고 깨달았고 또 느꼈다. 매들린의 감정이 어떤 경로로 그에게 닿았는지 그 자신도 알 수 없었다. 그것은 포용과 사랑의 혼합물이었다. 포용, 사랑, 그리고 다시 한번 그가 살아서 돌아왔다는 사실에 대한 깊은 안도감이었다.
태연하면서도 그의 가슴을 울리는 목소리로 매들린이 아침식사를 하겠느냐고 물었다.(583쪽)

'stay hungry, stay foolish'를 이 작가에게도 통용시키고 싶은데...
그러기에 이 노작가는 광고계에서 이미 눈부신 성공을 거두어 '큰손'으로 군림했었고,
원하던 '진짜 글'로도 이미 전세계의 주목을 한몸에 받고 있다.
부디 병들거나 아프지 마라,,,하고 염원할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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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P 2011-10-07 19:05   좋아요 0 | URL
항상 양철나무꾼님과는 통하고 있음을 느낍니다. ㅋ 저도 그 시집 샀거든요. 내일 배달이 옵니다. 본래 시를 잘 읽지 않으나 공고생들이 쓴 시들이 너무나도 마음을 울려 안 살 수가 없더군요. 지금은 운전하다가 잠시 쉬면서 스마트폰으로 댓글을 남깁니다. 잘 지내시죠? 집에 가서 컴퓨터로 무지하게 긴 댓글 남길거에요. ㅋㅋ

잘잘라 2011-10-07 20:13   좋아요 0 | URL
페이퍼 읽으며 저녁 먹어요. 쫄면 먹어요. 이 집에선 처음인데 맛이 꽤 좋아요. 가끔 먹으러 와야겠어요. 열 번 먹으면 열 한 번 째는 공짜라네요. ^^ 오천원인데 그러지 말고 그냥 사천오백원 하면 좋겠구만~ 싶어요. 그래도 오랜만에 맛있는 쫄면이라 또 오긴 올거예요. 제가 열 번 오기 전에 망하지나 말았으면 좋겠네요. 우직하게 맛도 유지하면서요.

하늘바람 2011-10-08 09:30   좋아요 0 | URL
토욜아침 님 페이퍼 읽어요
그냥 요즘은 긴긴 댓글은 잘 못달고 마음으로 갈망하고 감동하네요.
가을인데
이렇게 가네요
시간이 님

BRINY 2011-10-08 09:46   좋아요 0 | URL
저도 그 시집 살까해요. 27살에 첫 부임지에서 3년째면, 25살에 공고에서 첫 교직을 시작했겠네요.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게다가 학생들 앞에서 눈물 보이면 안된다고 정신교육 시키려드는 낡은 교사들도 있었겠죠...

노이에자이트 2011-10-08 15:42   좋아요 0 | URL
스티브 잡스를 스티븐 잡스로 알고 계신 분이 많군요.

꿈꾸는섬 2011-10-10 16:24   좋아요 0 | URL
658, 우연히...궁금해지네요.^^

2011-10-14 15: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저녁의 슬하 창비시선 330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1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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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빗소리에 놀라 잠이 깼다.
그리고 이 시집을 읽었다. 

얼마전 친구가 '사람을 쬐고 싶어서'라고 하며 시 한편을 보내주었었다.
처음 나간 모임에서,
처음으로 맥주에 소주를 말아서 석잔을 마시고 난 다음 날 아침,
비몽사몽간에 읽으면서 처음 보는 시인인데 좋아 바로 주문을 했었는데...
나중에 맑은 정신에 돌이켜보니 이 시인의 시들을 본적이 있었다. 

유독 육체와 가족 속의 아버지에 관한 시가 많았었는데,
눈물 글썽글썽한 눈으로 육체와 가족을 바라본 것마냥,
왜곡되고 굴절되어 표현되는게 거북하게 느껴져 한쪽으로 접어놨었던 시인이었다.
그런데 요번 시집 <저녁의 슬하>에서는 눈물을 그쳤는지...시에서 느껴지던 왜곡과 굴절이 사라졌다.  

 사람을 쬐다 

 사람이란 그렇다
 사람은 사람을 쬐어야지만 산다
 독거가 어려운 것은 바로 이 때문, 사람이 사람을 쬘 수 없기 때문 
 그래서 오랫동안 사람을 쬐지 않으면 그 사람의 손등에 검버섯이핀다 얼굴에 저승꽃이 핀다
 인기척 없는 독거
 노인의 집
 군데군데 습기가 차고 곰팡이가 피었다
 씨멘트 마당 갈라진 틈새에 핀 이끼를 노인은 지팡이 끝으로 아무렇게나 긁어보다가 만다
 냄새가 난다, 삭아
 허름한 대문간에
 눈가가 짓물러진 할머니 한 사람 지팡이 내려놓고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 바라보고 있다 깊고 먼 눈빛으로 사람을 쬐고 있다

사람을 쬐어야 산다고 하면서도, 온기라곤 찾아볼 수 없는 것이 무미건조하기 이를 데가 없다.
보도 블록 사이 민들레로라도 살기를 꿈꾸었지, 갈라진 시멘트 마당 이끼로는 아닐텐데...
부질없다 하지 않고 아무렇게나 긁어보는 수고를 한다. 

사람이 두렵다.
타인이 두렵기도 하지만,
내 자신이 그토록 차갑고 모질 수 있다는 사실이 두렵다.
 
어젠 또 다른 친구 하나가 나 때문에 속상해서 다른 이를 붙잡고 울었다고 한다.
그 친구는 내가 '정이 너무 깊고 헤퍼서 그렇다'고 했다.
속상해 하는 친구를 보금고 편히 울 수 있도록 어깨를 빌려주지도 못하는 나를 한참 잘못 판단한거다.
나는 타인이 두렵기도 하지만,
내 자신이 차갑고 모질 수 있음을 들키고 싶지 않아 벽을 쌓거나 속으로 파들어 갈 뿐이다.

다만 먼 눈빛으로 사람을 쬐고 싶을 뿐,
그조차 들킬까 해를 등지고 서 내 그림자가 만들어낸 어둠 속에 나를 가둔다. 

시인은 눈물을 닦고 시 속으로 걸어 들어 간다.
자신의 직접 경험이니 이번 시집은 넘치지 않는다.
사람의 체온이, 온기가 차갑고 모진 칼날이 될 수도 있지만...
그 또한 받아들여야 하는 날도 있다고 눙친다.

옆구리 

옆구리가 전부다
물고기는
비늘 뒤덮인 옆구리로 살고 비늘 뒤덮인 옆구리로 죽는다
봐, 죽어서도 저렇게 제 옆구리를 먹인다
맞아, 아내 몰래 가끔 만나던 그 여자랑
생선구이집에 가서 노릇노릇 옆구리 익힌 거 뜯어먹으며 생각했었지
연애란 네 옆구리 파먹는 거
산다는 건 지금 누가 네 옆구리 쿡쿡 찌르는 거
어두운 밤길 가다가
예고도 없이
무언가가 쑥 들어오면
어떡하지? 그러면 그것도 옆구리로 받아야지
그래 그것도 괜찮겠어 번쩍번쩍
빛나는 칼을 맞고 쓰러져
물고기처럼 둥글고 슬픈 눈으로 너를 쳐다보는 것도
119 구급차에 누워 내 삶의 옆구리로 피가 펑펑 빠져나가는 걸 느껴보는 것도

가장 좋았던 시는 '발톱 깎는 사람의 자세'였다.
그렁그렁하던 눈물을 닦았을 뿐만 아니라, 무장해제하고 쓴 유일한 시가 아닐까 싶다.
다른 시들은...

발톱 깎는 사람의 자세 

발톱 깎는 사람의 자세는
둥글다네

나는 그 발톱 깎는 사람의 자세를 좋아한다네

사람이 사람을 앉히고 발톱을 깎아준다면
정이 안 들 수가 없지
옳지 옳아 어느 나라에선
발톱을 내밀면 결혼을 허락하는 거라더군
그 사람이 죽으면 주머니 속에 발톱을 넣어 간직한다더군

평생 누구에게 발톱을
내밀어보지못한 사람은 불행한 사람

단 한번도 발톱을 깎아주지 못한 사람은 불행한 사람

발톱을 예쁘게 깎아주는 사람은
목덜미가 가늘고
이마가 예쁘고 속눈썹이 길다더군 비가 오는 날이면
팔베개도 해주고 지짐도 부쳐주고 칼국수도 밀어준다더군
그러니 결혼을 안할 수가 있겠어
그러니 싸움을 할 수가 있겠어

발톰깎는 사람의 자세는
고양이에 가깝고
공에 가깝고
뭉쳐놓은 것에 가깝다네 그는 가장 작고 온순하다네

나는 그 발톱 깎는 사람의 자세를 좋아한다네

그의 다른 시들은,
칼날을 자기 자신에게 들이댄 채로 썼나 보다.
그래서 그는 전작들에서 쉽게 시 속으로 걸어 들어 가지 못하고 그렁그렁한 눈물을 매달고 있었나 보다.
칼날을 자기 자신에게 들이대고 시 속으로 걸어 들어 갔다는 얘기는...자해하듯 썼다는 얘기니까 말이다.
 

제대로 감정이입한 시가 있다.
시에선 문장부호가 잘 쓰이지 않는걸로 알고 있는데, 슬프다 뒤에 온점(.)까지 '쾅'하고 찍어 넣는다.
나는 피 흘리며 읽고 또 읽는다.

 새는 왜 우는지?

 물고기를 잡아 배를 따보면 알 수 있다 부레가 있고 쓸개가 있고 창자가 있다는 거, 그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대가리를 뒤져도 생각을 찾을 수가 없다 뇌를 찾을 수가 없다 

 슬프다.  

 다음번엔 새 대가리를 쪼개 찾아봐야지 울음이 어디 있는지 찾아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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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1-09-29 10:46   좋아요 0 | URL
양철나무꾼님 토닥토닥 ... 어떤 일로든 상처 입지 마시기 바래요.
발톱 깎는 사람의 자세, 참 좋은 시네요.
낮고 고요히 깔린 오늘 아침 가을비도 촉촉히.. 이 시 마음에 담아갑니다.

2011-09-29 11: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북극곰 2011-09-29 11:10   좋아요 0 | URL
저도 나무꾼님 토닥토닥이에요. 차갑고 모질어야 할 순간도 있지 않을까요? 그런 일로는 상처입지 않으시길 바래요. 저도 오늘 회사 가장 친한 친구가 사직서에 도장받은 날이라, 맘이 아주 울적해요.

루쉰P 2011-09-30 10:44   좋아요 0 | URL
사람에게 판단 받고 누군가 나 때문에 상처를 받았다는 소리를 들으면 내가 과연 그런 인간인가? 혹은 내가 그런 행동을 했는가? 여러가지 생각으로 머리가 복잡해 지더라구요. 제 경우에는요. ^^ 그러고 내 안으로 깊이 파고 들어가 상처를 헤집고 헤집을 수록 아무래도 더 모르겠더라구요. 누군가에게 내가 상처를 준 적이 있는가? 난 내 할 말을 했을 뿐인데 하고 말이죠. 그러다 계속 혼자 어둠 속으로 가라 앉는 모습을 보며 인생이란 어렵구나, 사람과 말을 하는 것은 어렵구나, 사람과 관계를 만드는 것은 어렵구나 그런 생각과 생각 속에서 머리가 파도가 칩니다.
어렵고 복잡하고 우울해 질 때도 있는 삶은 당연하고 즐겁고 신이 나는 삶은 그렇게 자주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정하고 사는 제 삶이 이럴 때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죠. 암튼 양철나무꾼님 너무 안으로 파고 들지 마세요. 그건 교주나 하는 자세랍니다. ^^

알케 2011-09-30 12:57   좋아요 0 | URL
moderate distance...나도 안 넘을테니 너도 넘지마라가 제 처세의 원칙인데 나이드니 좀 외롭긴해도

거추장스럽지 않아서 좋아요 ('따'의 자위같지만 ^^;;)

불에 가까이 가면 화상만 입을 뿐. 적절한 거리에서 쬐어야 따뜻하죠.

기운내셔요

꿈꾸는섬 2011-09-30 15:42   좋아요 0 | URL
나무꾼언니의 감정과 상관없이 '사람을 쬐다'라는 말이 너무 좋아 시를 적어두었어요.
사람을 쬐다, 아까 아이들 마중나가 햇볕을 한참 쬐고 있었거든요. 따스한 햇살이 너무 좋아 쬐고 또 쬐고 그랬지요. 사람도 햇살같은 사람이면 좋겠단 생각을 했어요. 쬐고 또 쬘 수 있게요.

같은하늘 2011-10-01 17:33   좋아요 0 | URL
<사람을 쬐다> 좋네요.
요즘 여기저기 속상한 일들이 많아요.
필요없는 것들을 모아놓는 망각의 공간이 머리속에 있으면 좋으련만
잊으려 하는 것들은 더욱 선명하게 기억나기도 하지요.
기운내시고 토닥토닥~~~

2011-10-04 20: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1-10-05 00:30   좋아요 0 | URL
아~ 어제 이 시집 가방에 넣어갔는데, 가을여자를 먼저 읽느라 못 열었어요.
오늘 펼치면 양철나무꾼님 마음에도 공감할 거 같고,
'정이 너무 깊고 헤퍼서 그렇다'는 친구의 말에는 공감되는데요.^^
가을은 특별히 외로움을 더 많이 타도 좋을 계절이지요~~~~~~~
 

시집 한 권을 샀다.
시가 마음에 들어,
시인이 내가 좋아하는 시인이라서 시집을 사기도 하지만,
시가 어려워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데도 꾸역꾸역 시집을 사 읽은 건,
순전히 해설을 내가 애정하는 신형철 님이 하셔서 이다.
 

 

 

 

 


언제나 너무 많은 비들
이수명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1년 9월 

해설의 일부분 만을 옮겨보면 이렇다. 

특별히 긴장하지 않으면 삶은 대체로 자신이 가장 편안하다 여기는 쪽을 향해 흘러간다. 아닌 것처럼 보이는 사례들도 실은 그렇다. 어떤 이가 불행의 늪에서 빠져나올 생각이 없어 보일 때, 그는 삶을 바꾸려드는 순간 더 큰 불행이 올 것을 예감하기 때문에 거기에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러니 누구도 그를 비난할 수는 없을 것이다.) 또 어떤 이가 고난의 길을 자청하고 있을 때, 그는 그 고난을 피하면 겪게 될 마음의 고통이 더 크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거기에 있는 것이 아닌가. (이 마음의 자질이 존경받을 만하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하물며 그렇지도 않으면서 우리는 이렇게 태만하고 진부한 '편안함의 세계'를 떠나지 못한다. 그러나 때로 이런 의문과 마주치는 것마저 피하기는 어렵다. 나는 왜 내가 아는 세상만을 살고 있나? 나는 왜 내가 아는 나로만 살아가는가? 그럴 때 어렵고 신기한 시를 읽는 일은 특별한 일이다. 우리는 좋은 사람도 많이 만났고 두꺼운 책도 열심히 읽었다. 그러나 어렵고 신기한 시를 읽을 때면 그런 것들은 문득 소용이 없어지고 우리는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되어 처음 보는 세상에 다시 태어난다. 왜냐하면 시란 "내가 최초가 되어 최초의 사물을 바라보는 것" (이수명, '횡단', 문예중앙, 2011, p. 74)이니까.

한동안 알라딘 서재에 들어오기가 힘들었다. 
온라인 관계의 허망함에 대해서는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요번엔 내 존재 자체에 정체성을 갖게 됐다고나 할까?

언젠가 텔레비젼 드라마 '아내의 유혹'에서 보니까 얼굴에 점 하나를 찍으니까 구은재가 민소희로 바뀌고 하던데...
그와 비슷한 일이 내 주변에서 일어났다.
게다가 난 그녀를 오프라인에서 본 적도 있는지라...친하다고 생각했고(누구 맘대로?...내 맘대로~!)
그녀가 이 곳 서재를 폐쇄하고, 그걸로도 모자라서 탈퇴를 하고 하는 과정에서, 
(그렇다, 바쁘다는 핑계로 전화는 못하고...) 주기적으로 안부 문자는 넣었었고,
어떤 때는 답장을 받고, 어떤 때는 답장을 받지 못했었다. 

문제는 요번 추석 무렵에 발생했다.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난 안부문자를 넣었고, 답 문자도 받았다.
비밀 댓글로 그녀가 서재를 다시 개설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트랙백해보니,
서재 개설일이 반년도 전이고,
다른 사람들은 나보다도 먼저 이 사실을 알고 왕래도 하고 있었나 보다. 

그녀가 이제서야 내게 서재 주소를 알려준게 서운한 것도 잠시...
다른 사람들은 쿨하게 이해하는 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내 자신을 돌이키게 되었고,
내 자신의 정체성, 내지는 존재론적 회의로까지 이어졌다.

요즘 울 아들은 아침마다 풍경 사진을 찍어 어디 대형 포털에 올리는 모양이다.
밥상머리의 화제는 파워 블로거 얘기였고,
자연 내가 이곳 알라딘에 꾸리는 서재 얘기가 나왔고, 시큰둥한 이유를 설명하였다. 

가만히 듣고 있던 울 아들 曰,
"엄마, 받아들이기 쉽지 않겠지만...
 내가 보기에 엄마 당한 거 같아." 

난 쿨하게 인정하기로 하였다.
"좋아, 좋다구...근데, 그럼 앞으로 어떻게 하면 되지?"
"간단하게 생각하자구, 세가지 경우의 수가 있지.
 첫째, 엄마가 스스로를 따 시켜 그 사람에게서 분리시켜 내는거야.
 독고 다이, 혼자 노는거지... 
 둘째, 엄마가 주위 사람들이랑 편먹고 그 사람을 따시키는 거야.
 근데, 고결하신 엄마 성격 상 그건 안할거고...
 셋째, 그냥 흐지부지 자폭하는거지, 뭐~."

결국 내 삶은 신형철을 빌리지 않고서라도...대체로 내 자신이 가장 편안하다 여기는 쪽을 향해 흘러 가려나 보다.
 
시가 어렵다보니...자연 외우는 건, 짧은 시 몇 수 이다.

 의인화

 순식간에 얼굴은 이루어지기에 지상에 거처를 가지지 않는다. 몇 개의 면이 서로 닿았는가. 너는 관심을 보이지 않고 사랑한다. 입술이 없이 말이 흘러나오는 밤이어서 밤 대신 목소리를 저지를 것이다. 나무에 녹는 나뭇잎이 적절하다. 나뭇잎을 덧붙이기 위해 나무의 무관심이 적절하다. 미리 잠드는 버릇이 이렇게 환하다. 머리맡이 가늘게 찢어진다. 어쩌면 이런 문턱, 다른 표시에 베일 것이다. 너라는 표시에 연루될 것이다. 내가 베어 물었을 때 너는 썪으려 한다. 단 한 차례의 생애에서 우리가 의인화되는 순간이다.

 어느 날 

 날이 차갑다. 날이 또렷하다. 날에서 상한 냄새가 난다. 리듬이 끝났다. 너는 볕을 쬐려 한다. 볕을 조금만 더 쬐려 한다. 둥근 등받이 의자에 너를 걸쳐놓는다. 날이 차갑다. 두개의 날이 섞이지 않는다. 두 개의 날이 어떤 날이었는지 알 수가 없다. 어느 날 너는 날을 침범한 것이다. 날과 날의 영역을 범한 것이다. 다시 날이 차갑다. 너는 볕을 쬐려 한다. 울퉁불퉁한 볕을 향해 몸을 기울인다.

 
얼마전 시어머니가 돌아가셨을때 아들의 카카오톡 테마는  '종갓집 장손은 괴롭다'였다.
제법 비장한 표정까지 지어가며, 
엄마가 아빠의 조건이 아닌 사랑에 눈이 멀어 결혼했듯이 자기에게 눈이 멀어 결혼해 줄 여자가 있을까 하길래...
난 쿨하게
"걱정마라, 지금도 국제 결혼이 대세이지만...
 너 결혼할 때쯤이면 또 아니, 외계인이랑 결혼하게 될지?
 거 뭐냐, 메트릭스 봐라, 바퀴벌레처럼 생긴 외계인 나오잖아. 
 바퀴벌레는 종속번식이 최대의 사명이니...너처럼 종갓집 장손이 각광 받게 될지도 모르지..."
하고 너스레를 떨었지만,
속으론 유산이나 유전처럼 보이거나 증명할 수는 없지만 이렇게 부모에게서 자식에게로 물려지는 것들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종갓집 맏며느리'라는 자리는 내가 피할 수도 있는 자리였지만, '종갓집 장손'이라는 자리는 내 자식으로 태어난 이상 피할 수 없는 자리이다.
 

 

 

그레이트 하우스
니콜 크라우스 지음, 김현우 옮김 /
민음사 / 2011년 7월

 

 


<그레이트 하우스>를 읽었다.
저자는  무형의 물려주고 물려받음의 관계를 유형의 '책상'을 가지고 얘기하려고 하고 있다.
어떤 이는 열쇠 구멍을, 어떤 이는 바닥의 타일을, 어떤 이는 닳아빠진 문지방을...따위를 물려주고 물려받고를 모두어 보면 '유대인의 영혼'이라는 '그레이트 하우스'에 이를 수 있다고도 얘기하고 있다.

유대인의 영혼이나 그레이트 하우스라고 했을땐 근사하지만,
물려주고 물려받는 것을 선택할 수 있다면 어느 누구도 열쇠구멍이나 바닥의 타일, 닳아빠진 문지방 따위는 선택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자신의 아버지에게 물려받아 자신의 것이 되어 버렸지만, 요즘 시대를 살아가는 아들에겐 구시대적 풍습이고 버겁고 때론 아프기만 한 타이틀인 '종갓집 장손'이라는 타이틀처럼 말이다. 

암튼, 유대인이나 그레이트하우스에 대해서 알면 내용이 풍부해지고 깊어지긴 하겠지만...몰라도 인간관계에서 내가 남과의 경계를 만들기 위해 쌓아올린 벽과 파들어간 깊이를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나름의 매력을 갖고 충분히 재미있게 읽힌다. 

이 소설엔 그 책상을 매개로 관습이나 타성에 상처입은 영혼들이 등장하는 데, 그들은 어디에서 어떤 형태로도 치유받지 못함은 물론, 문을 닫아걸고 벽을 쌓는다.

저를 깊이 움직인 음악들을 들을 때 늘 그렇듯이, 그 곡도 다른 사람과 있을 땐 듣지 않았어요. 제가 특히 아끼는 책은 빌려 주지 않는 것과 같은 이유죠. 말하려니 부끄럽기도 하네요. 어떤 본질적인 결핍이나 제 본성 속에 숨은 이기심을 드러내는 행동이라는 것도 알고 있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진 본능과는 반대된다는 것도 알고 있어요. 무언가를 열렬히 좋아하게 되면, 그 열정을 나누고 싶어 하고, 다른 사람 속에 같은 열정을 불러일으키고 싶어 하는 그런 본능 말이에요. 그런 타인들의 열과 성이 없었다면 저 역시 제가 아끼는 책이나 음악들을 모르고 지냈을 거라는 사실도 알아요, ...하지만 저는, 다른 사람이 끼어들 때마다 즐거움이 커지는 게 아니라 줄어드는 기분이 들었고, 저와 작품 사이의 친밀함에 금이 가고, 사생활이 침범되는 것 같았어요. 최악의 경우는, 제가 이제 막 떨리는 심정으로 읽기를 마친 어떤 책을 다른 사람이 아무렇게나 후루룩 살피는 경우였죠.(49~50쪽)

이 소설이 슬픈 것은 서로 엇갈리고 어긋나면서도 맞춰가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는것이다. 

그냥 그렇게 그렇게 끝났다면 그저 그런 작품이 됐을텐데...
요아브와 이자벨이 표현해 내는 희망이 있어 좋아졌다.
얘기를 할때 쳐다보고 눈을 맞춰주는 것, 적당한 추임새를 넣어주는 것,
관계에 있어서 그거면 충분한거 아닐까?
벽이 아무리 높다거나, 속이 아무리 깊다해도 말이다.

누군가 처음으로 나를, 자신이 바라는 모습이나 내가 보이기를 바라는 모습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봐 주고 있다는 느낌이 정말 황홀했다.(183쪽) 
그는 모든 이야기를, 아주 작은 세부까지 기억했고 내가 그냥 핵심만이 아니라, 모든 것을, 하나도 빼먹지 않고 다 들려주기를 원했다.(184쪽) 

그러고 보면...마음은 잃어버린 게 아니라, 내 안에 가두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관계는 벽을 허물었을 때 지속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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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26 18: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26 19: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26 19: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26 19: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1-09-26 23:09   좋아요 0 | URL
안그래도 오늘 궁금해서 아까 여기 들렀었지요 ^^

2011-09-26 19: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11-09-26 19:59   좋아요 0 | URL
이런. 반가운 마음에 들렸는데. 마냥 반가운 마음만 보이긴 좀 그렇습니다.
벽이 낮아지고 마음의 틈이 좀 채워지셨음 하는 바람입니다 !

2011-09-26 21: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라로 2011-09-26 23:12   좋아요 0 | URL
궁금했더랬는데,,,그랬군요...그래도 반가와요~. 많이.^^

2011-09-26 23: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1-09-27 00:58   좋아요 0 | URL
그냥 물이 흐르는대로 바람이 부는대로~~~~~~~~ 살아요,우리!!

2011-09-27 08: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oren 2011-09-27 10:36   좋아요 0 | URL
양철나무꾼님의 글을 쭈욱 읽어보니 '사람이 원하지 않는 것은 사람을 괴롭힐 수가 없다'는 어느 철학자의 말이 생각납니다. 순오기님의 댓글처럼 우리 모두 '흐르는 강물처럼' 그렇게 살았으면 좋겠다 싶어요.
* * *
누구나 자기 자신을 가장 사랑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 의견보다는 다른 사람의 의견에 더 많은 가치를 두는 것을 나는 언제나 의아스럽게 생각한다. ······ 우리는 자기 스스로 생각하는 일보다 자기에 대하여 다른 사람이 생각하리라고 추측되는 것을 더욱 존중한다.(M.아우렐리우스,『명상록』中에서)

blanca 2011-09-27 11:03   좋아요 0 | URL
아, 그런 일이 있었군요. 저는 요새 사람이 아무리 늙어도 성숙해도 인간 관계에 통달할 수는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사실 소통이라는 게 가능은 할까, 그런 의문이 들기도 하고요. 언어의 한계일까요, 이기심의 한계일까요. 양철나무꾼님에게 따라니 어울리지 않습니다.^^ 다시 툭툭 털고 일어나실 거죠. 저는 벽을 허무는 게 너무 어렵네요.

2011-09-27 15: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27 17: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sslmo 2011-09-27 21:20   좋아요 0 | URL
내가 뭐 그리 예의에 어긋나고 배려없고 비겁한 일을 했는지 묻고 싶군요?
내가 님의 블로그를 공개했습니까, 아님 트랙백을 걸었습니까?

그때 서재 폐쇄의 이유도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었던 걸로 알고 있는데...왜 갑자기 그때 일로 변질되어 다시 거론되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고,
맘적으로 생긴 거리감은 어쩔 수 없었다 하면서...따시킬 의도는 없었다는 말을 곧이곧대로 믿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얼마전 서재뉴스레터 관련 제 글을 읽고서야 저와 소통할 결심을 하셨다고 하셨는데, 그럴 필요 없을 것 같군요.

제가 '스스로를 따' 시켜 '님에게서 분리'시켜 내는 그 방법을 택했음을 저와, 님과, 둘 모두를 같이 아는 분들께 상기시켜 드리는 겁니다.


2011-09-27 22: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28 07: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잘잘라 2011-09-28 11:10   좋아요 0 | URL
어어? 양철나무꾼님 화난 모습 처음 봐요.

저는 평소에 하도 잘 삐지고 울그락 불그락 하는지라 제가 화낸다고 누가 뭐 크게 심각하게 생각하지도 않지만, 양철나무꾼님이 화내시니까 아무 상관 없는 저까지 괜히 쫄아요. ㅠㅠ

님을 화나게하신 그 분이 누구신지 궁금한건 어쩔 수 없는데, 이런 땐 그냥 못본척 넘어가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도 들긴하는데,, 저는 양철나무꾼님의 글을 즐겨 읽는 한사람인지라, 이런 일로 님의 글이 뜸해지시면 곤란하기때문에, 누군지도 모르는 그 분이 괜히 미워지네요.

창문 활짝 열고 환기 좀 시켜야겠어요.
신선한 가을 바람 쑤아아-

hnine 2011-09-28 18:33   좋아요 0 | URL
에구...양철나무꾼님 토닥토닥...

lo초우ve 2011-09-29 08:05   좋아요 0 | URL
순리대로 산다는것이 가끔 힘들때도 있지만..
그래도...
순리대로 사는것이 제일 낳다는 생각 들어요 ^^

2011-09-29 12: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02 23: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개인의 프라이버시와 회사의 영업 이익이 충돌한다면…

제가 얘기하고 싶었던 건,
서재의 글들을 모아서, 서재 뉴스레터를 발행해서, 알라딘 상품들을 간접 광고하는 걸 얘기하는게 아니라,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의 주제를 잡아,
그중 신변잡기적으로 쓰여진 글을 헤드라인으로 올렸다는 거거든요.
다른 B, C, D 글들과 엮여서 'A인지 모르겠다'는 글이 'A이다'로 돌변해 버렸고, 
그 와중에 알라딘은 대표하거나 지지하는 여론이 아니라고 발뺌을 해버리면,
그 여론의 폭풍은 'A인지 모르겠다'라는 글을 쓴 사람이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 되죠. 

그래서 여러분들이 말씀하신 즐찾공개 체크 여부 랑은 좀 다른 얘기 같습니다.
알라딘 서재에 글이 노출되기를 꺼린다는게 아니라,
다른 글들과 엮여서 본인이 얘기하려던 것과 좀 왜곡된 글이 되어 버린 것을 경계하고 두려워 했을거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A인지 모르겠다'는 글을 A라고 읽어낸 분들의 독해력도 의심해 봐야하는 거지만 말이죠~) 

그래서 제가 생각해낸 방법은,
화제의 서재글에 등재되고, 서재 뉴스 레터에 등재되고 하는 것들이...
알라딘의 상품을 하나 이상 링크 시켰을때에 한해서니까,
화제의 서재글이나, 서재 뉴스 레터에 등재되는 게 우려되는 페이퍼에 대해선 알라딘 상품 링크를 안 시키면 어떨까 싶습니다.

알라딘에서 적극적으로 대책을 마련해 준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그렇지 않으니 소극적인 대책이라고 머리를 쥐어짜 봤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떠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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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09-08 15:00   좋아요 0 | URL
아니요, 서재 뉴스 레터에 등재되는 글은 알라딘 상품이 없어도 등재되도록 되어 있어요.
그래서 제가 분개한거죠, 책이나 상품과 관련도 없는 개인적인 글을 넣는다는 부분에서 더욱.

하지만 요점을 잘 집어주셨어요. 제가 두가지 부분을 우려하는데
첫째는 실제 서재 활동이 없이 등재만 된 다수의 사람에게 개인사가 노출되어 악용될 수 있다는 점,
두번째는 양철나무꾼님이 말씀하신대로 제 의도와 다르게 알라딘의 주제 선정으로 인해 페이퍼가 활용되어 주제 논쟁의 중심점에 서서 비난 및 호응의 총알받이가 되거나 잘못 된 경우 법적 공방에 이를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두번째는 현재 대형 포털 사이트의 글 배치 관련 사용권에서 논란 중인 이슈 사항이기도 하고 실제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현재 알라딘 서재 뉴스 레터야 초기 상태이니 괜찮겠다 싶지만, 우려 사항을 집고 넘어가야 한다는게 제 생각이었습니다.

이것을 제 개인적인 문제로 받아들이시는 분이 많은데, 저는 글쓰는 알라디너 모두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알라딘 측에서 사용권을 포기하라는게 아니라, 글쓴이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만 해달라는 겁니다.
앞으로 또 어떤 서비스가 생길지 알 수 없으니까요..

sslmo 2011-09-08 15:25   좋아요 0 | URL
헐~
무슨 착오라도 있었던 게 아닐까요?ㅠ.ㅠ
이달의 당선작이나 하는 규정에도 보면 알라딘 상품이 하나 이상 들어간 페이퍼라고 되어 있어서 말이죠.

알라딘 상품의 간접광고도 아니면, 알라딘 서재 뉴스레터의 기능은 무엇이란 말입니까?
지금 현재론 이 정도로 걸러내는 게 제일 근접할 것 같은데~ㅠ.ㅠ


마녀고양이 2011-09-08 15:29   좋아요 0 | URL
당선작은 그런데,
<서재 뉴스 레터>는 한주동안 서재에서 추천수와 댓글 많은 글을 중심으로 하기 때문에
알라딘 상품이랑 상관이 없어요. 제 헤드라인 글에는 상품이 하나도 없었고,
그 전전주랑 한달 전 헤드라인으로 들어간 여행기에도 알라딘 상품이 하나도 들어있지 않아요.

나두 몰라........ 서재 뉴스 레터 기능은 아마 서재 활성화가 목적 아닐까 싶은데.
생긴지 한두달 밖에 안 된 서비스인 듯... ㅠㅠ

만일 진짜 추천수와 댓글만으로 <서재 뉴스 레터> 헤드라인을 구성한다면
금주는 <서재 뉴스 레터> 관련 논쟁 글로 도배를 해야 할 듯.

sslmo 2011-09-08 15:37   좋아요 0 | URL
그렇다면, 알라딘 서재 뉴스 레터의 취지 및 기능을 물어보고...
알라딘에서 적극적으로 대책을 세워주지 않으면,
서재 뉴스 레터에 노출 되고 싶지 않으면 우리가 비껴가는 소극적 방법을 택해야 할 듯~

마녀고양이 2011-09-08 15:44   좋아요 0 | URL
그 소극적 방법이란게
일단 글 작성할 때 '즐겨찾기 서재 브리핑만 선택하기' 옵션 선택인데 이놈이 <뉴스 레터> 선정까지 막는 것인지는 아직 확인된 바 없고, 두번째는 추천 안 받기, 세번째는 글 안 쓰거나 비공개 설정하기가 있어.

머.... 나처럼 극단적으로 서재 폐쇄를 들고 나오는 것은 아주 나쁜 방법의 일례이고 말이지.
(이 욱하는 성질머리 좀 고쳐야 하는데.. 반성 중)

sslmo 2011-09-08 15:47   좋아요 0 | URL
일단 알라딘 서재 뉴스 레터의 취지 및 기능을 물어보자구.
어디다가 물어보면 되는 거야?

내가 말한 소극적인 방법이란 서재 뉴스 레터의 치지 및 기능에서 살짝 비껴가는 걸 말한 거야.
세번째 같은 극단적인 방법을 피하기 위해 의견을 모으는 중이야~^^

마녀고양이 2011-09-08 16:05   좋아요 0 | URL
나의 계정에 뉴스레터/sms 설정에 보면
알라딘 서재 뉴스 레터에 'n'(아마도 새로 생겼다는 표시인듯)가 있고 설명란에
'월간 서재 브리핑을 한눈에 볼 수 있으며, 화제의 서재글, 이달의 당선작, 주요 저자 행사/문화행사 등 1개월간의 서재의 다양한 소식을 전합니다.' 이라고 씌여있어.

글구 내 서재지기 문의에 대한 답변에 보면
'저희 서재 뉴스레터는 매주 토요일에 발행이 되는데, 한 주간 알라딘서재마을에서 많이 다루어진 페이퍼와 리뷰를 중심으로 서재 소식을 전하고 있습니다' 라고 했네.

더 자세한 문의야 서재지기에게 해야겠지... ㅠㅠ, 우리 둘이 만담하는거 같애. 이그.
방금 내가 문의했어... <서재 뉴스 레터>에 실리지 않는 방법을.

아이리시스 2011-09-08 16:12   좋아요 0 | URL
만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 웃으려는데 웃겨요. 하하하. 아하하하하.

숲노래 2011-09-08 17:26   좋아요 0 | URL
알라딘에서 아무리 '사용권'을 밝히고, 알라딘 가입 알림글에 이러한 사항을 밝혔다 하더라도 '저작권'이란 사용권과 알림 사항에 낱낱이 적었더라도 살기 마련이에요. 그러나, 알라딘서재 같은 데에 글을 쓰는 평범한 개인이 법정 소송까지 가면서 '저작권'을 침해하면서 '사용권'을 함부로 휘두르지 말라고 다투기에는, 돈과 시간과 품이 너무 많이 들어요.

더욱이, 마녀고양이 님 페이퍼에 '개인사'와 '식구들 사진'이 실린 글을 '저작권자' 허락을 받지 않고 싣는 일은, 버젓이 '인권과 사생활 침해'가 되기에, 이러한 대목까지 '사용권'을 알라딘에서 마음대로 휘두를 수 없어요.

적어도, 알라딘에서 서재 뉴스레터를 만들어 알라딘 고객한테 보내려 한다면, 서재 뉴스레터에 실릴 글을 쓴 '글 저작자'한테 미리 전화나 편지를 보내서 알리는 장치라도 있어야 해요. 이런 것조차 없이 알라딘 매출과 홍보에만 눈이 먼 채 이렇게 팔짱을 낀다면, 일반 매출과 홍보에는 도움이 될는지 모르나, 앞으로는 알라딘이 얼마나 멋없고 얼빠진 곳인가를 스스로 밝히는 셈만 되리라 생각해요.

(이 댓글을 다는 동안 맥거핀 님이 댓글을 먼저 달아 주셨네요!)

yamoo 2011-09-08 20:28   좋아요 0 | URL
어떻냐구요? 그야, 양철님의 사려깊은 의견에 적극 동감을 표시하죠!

이, 문제로 더 얘기하는 건 입아픈 일이고....걍, 추천한방으루다가 동의를 대신합니당~^^

비로그인 2011-09-09 12:55   좋아요 0 | URL
이궁... 이번 일로 이래저래 혼란스럽네요. 양철나무꾼님이 저번에 쓰신 '친구에게'라는 글 보고 괜히 마음이 찡해졌는데, 앞으로는 누구도 이런 식으로 상처 받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알라딘 상품을 등록 안 해도 메인에 글이 올라오는 경우도 있더라구요. 위의 댓글에 벌써 말씀하셨으려나요? (댓글이 길어서 아직 안 읽었네요 ㅎㅎ) 따로 메인에 공개함, 서재 레터에 공개함 여부를 설정할 수 있게 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그게 좋은 방법인지는 모르겠네요.

2011-09-10 18: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11 15: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의 색깔이 틀리네.
어제까지는 바람이 살갗에 소름을 돋게 하지만, 그래도 어루만져 주는 느낌이 들었다면...
오늘 부는 바람은 쌀쌀해서 추워.
이 모두를 이 곳 알라딘 서재에 자기가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면 억지일까? 

이쁘고 의사표현 분명하고 똑똑한 자기야,
자기가 어떤 선택을 했건 최선의 선택이었음을 믿지만,
나 또한 쿨하게 자기를 보내줄 수는 없어. 

내가 쿨하게 자기를 보내주기엔 내 자신에게 너무 많은 것들이 미련으로 남아있고 그래서 미안해.
자기 혼자 모진 바람을 다 맞도록 내버려 둔게 아닌가,
내가 입었던 바람막이 자켓을 벗어줄 수는 없었을까,
놀러가서...또 월욜이라서...바쁘다는 핑계 대지말고 댓글이라도 따뜻하게 남겨주지 못했을까, 
그런 생각들로 좀 혼란스럽기도 해. 

실은 난 자기의 입장도 충분히 공감이 가지만,
알라딘이 이익기업이라는 걸 누구보다도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고,
기업에 이익을 발생시키도록 하는 게 기업의 목표이자 생리라는 것도 알고 있었어. 

하지만, 이번 일은 좀 아쉽고 씁쓸해.
서재의 글들을 모아서, 서재뉴스레터를 발행해서, 책을 간접 광고하는 걸 두고 얘기하는 게 아냐.
문제가 된 '서재뉴스레터'의 글들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이슈가 될 수 있는 사안이었고,
그걸 한쪽으로 치우친 글들만을 묶어서 헤드라인에 올렸다는 거야.

그렇게 되어버리면, 알라딘 서재 뉴스 레터를 받아보는 사람들은...
그걸 알라딘 서재의 기본 방침 내지는, 알라딘 서재에 글을 쓴 사람의 견해 정도로 생각하는 건 당연지사인데...
알라딘이 대표하거나 지지하는 여론이 아니라고 해버리면, 그 여파는 고스란히 자기가 맞아야 하는거잖아.

   
  저희로서도 정치적으로 민감한 소재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한다고 유의하면서 뉴스레터를 꾸렸습니다만 오해의 소지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희가 전하고자 한 것은 '이번주에 곽노현 사건으로 인해 이러이러한 페이퍼로 올라왔다'는 것을 평소에 서재를 이용하셨으나 최근에는 서재를 방문하지 못하셔서 못 보셨던 분들께 메일로 소식을 전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뉴스레터 편집적인 문제로 맨 위에,크게 면적을 차지하는 글이 서재/알라딘 사이트의 여론을 대표하거나 알라딘이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 대해서 오해를 하실지에 대해서 미쳐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았다고 생각해.
알라딘이 앞으로 어떻게 대처할지를 지켜보기도 해야 하고,
알라딘 서재가 서재인들의 것이라면,
서재인들이 마음을 모아 바꾸려는 노력도 해야 하잖아. 

하나씩 하나씩 차근 차근...
난 자기에게 그런 힘이 있다고 믿어.
그리고 자기를 아끼는 많은 사람들이 옆에서 도와줄거고...
나도 물론 옆에서 도울거야.
나에게 자기를 옆에서 응원하고 도울 수 있는 시간을 한번만 줘. 

알라딘과는 이해관계를 나누고, 나랑은 마음을 나누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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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친구의 친구에게...
    from 글샘의 샘터 2011-09-07 12:14 
    신경 날카롭던 일로마음이 상하셨군요.날선 면도날 위도 스리슬쩍 넘어가는 달팽이처럼,우리 마음에도 미끈끈적한 로션이 필요한 날이 있는 법이죠.지난 번엔 '오은'의 시로 웃겨드렸으니,오늘은 정철연의 만화로 웃겨드리겠습니다.더 보고 싶어 지셨죠?http://intelpc.shopping.naver.com/catoon/list.do은근 중독성 있습니다.사람 맘이 좁아지면 '입추의 여지가 없다'고 하잖아요.'설 립, 송곳 추'... 한자는 음... 찾아 보셈(귀
 
 
sslmo 2011-09-07 11:42   좋아요 0 | URL

쉽싸리 2011-09-07 14:24   좋아요 0 | URL
두분다 홧팅!! 헤헤...

비로그인 2011-09-07 14:41   좋아요 0 | URL
제 몫의 위로와 응원도 전해주세요...

2011-09-07 23: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1-09-08 00:58   좋아요 0 | URL
두 분의 우정, 참으로 보기 좋아요. 마고님에 대한 각별하고 진심어린 편지, 잘 읽었습니다. ^^

yamoo 2011-09-08 01:01   좋아요 0 | URL
저두 양철님의 글에 마음을 담아서!

머큐리 2011-09-08 18:14   좋아요 0 | URL
이러니 양철님이 좋아지는게지요...^^ ㅎㅎ

꿈꾸는섬 2011-09-08 23:49   좋아요 0 | URL
저도 함께 할게요.^^

마녀고양이 2011-09-09 10:07   좋아요 0 | URL
양철나무꾼님,,,,
요즘 너무 바쁜데 내 호소 들어주고 적극적으로 지지해주고 함께 해결해주려고 나서주고
너무 감사하고 있어, 내 평생의 우정으로 보답할게,
우린 아~ 하고 이야기해도 어~를 잘못 말했군 하고 (가끔) 이해해주는 독특한 사이잖아.

오늘 서재지기님의 내 문의에 댓글 달아준거 보고,
끝까지 함께 해결해주려고 노력하는구나 하고 다시 한번 고마왔어. 눈물 터지더라.
나 피곤한 만큼 자기두 많이 피곤하지... 우리 좀 쉬구, (즐겁고도 지랄맞은 추석 잘 지내고) 얼굴 보자.


2011-09-09 21:10   좋아요 0 | URL
두 분, 그런 사이셨군요. 아~하고 얘기해도 어~를 잘못 말했군 하고 이해해주는 (독특한) 사이.
두 분의 우정이 너무 보기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