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나게와 잉 사이 / 이원규


전라도 구례 땅에는
비나 눈이 와도 꼭 겁나게와 잉 사이로 온다

가령 섬진강변의 마고실이나
용두리의 뒷집 할머니는
날씨가 조금만 추워도, 겁나게 추와불고마잉!
어쩌다 리어카를 살짝만 밀어줘도, 겁나게 욕봤소잉!
강아지가 짖어도, 고놈의 새끼 겁나게 싸납소잉!

조깐 씨알이 백힐 이야글 허씨요
지난 봄 잠시 다툰 일을 얘기하면서도
성님, 그라고봉께 겁나게 세월이 흘렀구마잉!

궂은 일 좋은 일도 겁나게와 잉 사이
여름 모기 잡는 잠자리 떼가 낮게 날아도
겁나게와 잉 사이로 날고
텔레비전 인간극장을 보다가도 금세
새끼들이 짜아내서 우짜까이잉! 눈물 훔치는
너무나 인간적인 과장의 어법

내 인생의 마지막 문장
허공에라도 비문을 쓴다면 꼭 이렇게 쓰고 싶다
그라제, 겁나게 좋았지라잉!

 
내내 기분이 좋다. 
기분이 좋아서 배시시 해시시 웃음을 흘리고 다닌다. 
문장부호 하나 빠졌다고 툴툴 거리는 사람을 만났다.
싫지 않았다, 참 좋았다.
'문장부호'야 말로 '너무나 인간적인 과장의 어법'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Piazzolla의 calambre를 돌려들으면서 통통거리고 다닌다. 

아직 못 읽고 있는 책이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어서...책 구매는 한참 뒤로 미룰 생각이었다.
그냥 좋은 기분을 이어서 웹서핑만 하자는 생각으로 새로 나온 책들을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난 그러니까 필립 K.딕을 그냥 지나쳤다.
라인업은 지금 주문하면 18일에나 받을 수 있다니까, 일단 이것도 패쓰~
이언 M.뱅크스의 신작 <게임의 명수> 앞에서 일단 멈춤, 장바구니에 넣었다 뺐다...
이내 지루해져 <플레바스를 생각하라>를 복기하고 앉았다.















이언 뱅크스는 좀 독특하다.
순문학을 할땐 이언 뱅크스라는 이름을, SF를 할때는 이언 M.뱅크스라는 이름을 사용한다.
그동안 읽은 그의 작품들은 그럭저럭이었지만, 컬쳐 시리즈의 하나인 <플레바스를 생각하라>는 참 좋았었다.
돌이켜보니, 난 <플레바스를 생각하라>를 가지고 이런 리뷰를 썼었다.   
















책을 읽는 내내 스웨이드의 'beautiful ones'를 떠올렸다.
가사만 놓고 봤을 땐 동성애와 마약, 섹스가 등장하는 퇴폐적인 것 같지만,
경쾌하게 내달리는 곡의 분위기가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주듯이,
호르자의 '우주항해=우주전쟁' 역시, 바라보는 입장에선 좋은 놈도 나쁜 놈도 없는 대책없는 에너지 소모로 보이지만,
나름 신념과 목숨을 담보로 하는 의미있고 멋진것이기 때문이다.

아무 생각없이 읽으면, 영화<스타워즈>를 책으로 읽는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선입견을 배제하고 읽으면, 화려한 기차 액션장면이 돋보여서 우주전쟁소설인가 싶기도 하고,
'푸이송'이 등장하는 식인왕국의 섬세한 묘사 등이 생각을 요하게 하여 철학소설인가 싶기도 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느낀 것은,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좋은 편과 나쁜 편''니편과 내편'같은 편가르기는 비교하는 기준이 동일했을 때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컬처'라는 종족은 인간형 종족과 외계종족,인공지능 지성체가 공존하는 거대하고 고도로 발달한 문명집단이다.
인공지능 지성체인 '마인드'와 '드론'은 말할 것도 없고, 인간형 정적들도 유전자 조작에 의해 태어날 때부터 아주 건강하고 지적이다.
이런 완벽에 가까운 '컬처'라는 종족에게 ,선교를 숙명으로 여기는 제국주의적 종족 '이디란'이 자꾸 싸움을 건다.

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더 이상의 발전가능성이나 꿈이 없다는 것은,
그걸 정점으로 퇴보를 하게 된다는 의미이기에 '컬처'나 '이디란'이나 맘에 안들기는 마찬가지이다.

여기에 주인공 '호르자'가 나오는데...
기계에게 지배받는 것이 싫어 '컬처'종족에게 반발하는 것까지는 멋지지만,
'이디란'종족이 '컬처'와 싸우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전후사정을 따지지않고 '이디란'을 편든다.

하지만,책을 주의깊게 읽다보면 눈치채겠지만,
호르자가 속해있는 '체인저'라는 종족은 전쟁병기로 쓰기위해 인공적으로 유전자조작을 통해 만들어진 종족이다.
때문에,호르자는 '컬처'가 싫다고 하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컬처'에게 유대감을 느낀다.

나의 좁은 소견으로는 '체인저'라는 종족이 제일 나쁜 것 같다.
'이디란'은 선교라는 자신들의 명분을 위해서 전쟁을 하고 '컬처'는 전쟁에 대응을 하지만,
'체인저'는 '전쟁병기'를 따로 만들 정도로 전쟁을 일삼기 때문이다.
그걸 짐작할 수 있는 구절들이 호르자를 통해 너무 많이 등장한다.

'...이런 일을 저지른 이들과 전투를 벌이게 된다면,절대 물러서지 않을 작정이었다.심지어는 즐기게 될지도 몰랐다.'
'...경쟁은 삶의 일부이며 진화의 과정인거야.그 극단에서 우리는 자기 자신을 재발견하게 되는거지.'

이 책에서 내가 개인적으로 맘에 들었던 것은...'컬처' 집단의 '자세'라는 드론이었다.
'인간형 종족'과 '외계종족''인공지성체'가 합해진 병종이어서 그렇겠지만...인간보다도 더 인간적인 기계같아 피식 웃음이 나왔다.
이 드론은 '마음 속 깊이에서는 대책없는 낭만파'라고 묘사된다.

'자세는 팔(이름)이 심지어 코웃음을 치거나 박장대소를 할 때도,팔이 무례하게 굴며 비열하게 웃을때도 기록해 두었다.'

'자세는 기계란 지각력이 있다 할지라도 수치심에 죽을 수는 없음을 알고 있었다.'

이 부분은 입장 바꾸어 해석해보면, 인간은 충분히 수치스러워 죽을 수 있다는 '다소 심오한' 깨달음을 준다.
이렇게 우주에서 일어난 일들이지만, 우리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로 바꾸어 대입해도 되겠다 싶은 부분이 여러군데 더 있었는데,각 종족마다 고통에 반응하는 방법이 다양한 것 또한 그중 하나다.
'컬처'나 '체인저'의 경우는  유전자 조작을 통해 반응을 억제해서 단순한 고통도 두려워한다.
'이디란'의 경우는 고통을 가감없이 완벽하게 느끼며, 자랑스러운 경멸감을 가지고 있다.

가장 감동적이었지만, 마음이 아팠던 부분은...
'호르자'와 '얄슨'이 높은 산의 눈속에 서서 한여름의 태양을 바라보는 부분이었다.

여자는 남자의 표정만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고 얘기하는데, 남자는 자기 자신의 표정에조차 책임 못진다고 얘기를 한다.
여자는 현실에 안주하는 데서 행복하다고 얘기하는데, 남자는 꿈을 꾸는 표정일 때 행복해 한다.
눈을 생명체라고 묘사하는 것도 흥미로웠다.
그런 눈을 처음 본 호르자가 손의 온기에 눈의 생명을 잃고 마는 부분에서,
얄슨은 알고 있었지만 말할 기횔 놓쳐 생명을 잃게 되는 것이 참 아슴아슴했다.

'솔직한 대답이었지만, 최선의 대답인지는 자신이 없었다.'
하는 부분은 살면서 나도 고민하게 되는 부분이다.

'컬처는 끝나지 않을 것이기에,누군가가 멈추게 해야 한다고 호르자는 생각했다.'
하는 부분은 내가 '컬처'를 향해 불안해 하던 바로 그 부분이었다.

결국 호르자는 죽게 되고,
이것은 작가가 한 개인이 역사에 별로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장치라는 걸 끝부분을 보고 알게 되었다.
이것과 관련하여 내 생각은 좀 틀린데,
"안되더라도...되어가게 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참 힘들게 읽었는데...그 이유로 '번역'을 얘기하지 않을 수 없겠다.
번역이라는 것은, 번역자가 그 언어를 해석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해석하고 체화하여 번역본을 읽게 될 사람들에게 이해하도록 하는 것까지가 번역자의 몫이다.
작품 속의 언어와 문화를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버거운데, 한자어를 남발하여 한자어를 이해하느라 또 한번 수고를 하여야 한다.
부사어를 나열하면서도 순서가 엉망이다.
이상하여 살펴보니,역자는 중국어와 경제학을 전공한 사람이다.
다시말해, 문학작품을 학문하듯 번역하였다.
역자에게 문학적 감수성을 기대하는 것은 아니지만,최소한 작가가 얘기하는 것을 그대로는 전달해주어야 하는 게 아닐까?
암튼,역자는 계속 문학작품들을 번역해도 좋을지 곰곰히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이 기분을 이어 가기 위하여, 장바구니의 책들을 깔끔하게 주문한다.
책들에 치여 앉거나 누울 자리가 없는 건 그 다음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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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1-05-13 17:25   좋아요 0 | URL
참 쿨하고 유쾌하신 거 같아요. 멋지기 떄문에 왔지에 나오는 이옥같고 저는 동동거리는 김려의 친구? ㅎㅎㅎ
동네 서점에 와서 저도 나름의 자유를 즐기고 있습니다.

sslmo 2011-05-20 11:10   좋아요 0 | URL
이옥이나 김려를 닮고 싶지만...
실은 그렇게 쿨하고 유쾌하진 못해요.
적당히 찌질해요.
하지만, 이젠 그런 저도 저니까 사랑할 수 있어요~^^

루쉰P 2011-05-13 17:25   좋아요 0 | URL
왠지 양철댁님은 서양 SF물을 상당히 좋아하시고 일가견이 있으신 것 같아요. 전 조지 오웰 류의 약간 SF는 좋아하지만 아예 그 쪽에서 쓰여지는 소설을 거의 안 읽는 편이거든요. ^^

책도 품절나면 사고 싶어도 못 사기에 나올 때 보고 싶은 책이라면 사 놓는 것이 좋은 습관이에요. 칭찬드립니다. ^^

sslmo 2011-05-20 11:12   좋아요 0 | URL
네, 장르소설로 통칭되는 그 쪽을 왕 사랑해요.

맞아요, 품절 되 버리면 사고 싶어도 못 사니까요.
구하게 되더라도 엄청 몸값이 부풀어 버려서요.

칭찬에 어깨 으쓱거리고 있어요~^^

차좋아 2011-05-13 18:00   좋아요 0 | URL
저 하동 가요. 7시 버스 타고 구례 지나서 하동이요^^ 하동, 5월의 차 밭을 담고 올게요.ㅎ
겁나게와 잉사이 만큼 기대되요^^

sslmo 2011-05-20 11:13   좋아요 0 | URL
저는 님이 담아오셨을 사진이 겁나게와 잉 사이 만큼 기대돼요~^^

잘잘라 2011-05-13 18:38   좋아요 0 | URL
겁나게 뽐뿌질해불구마요잉!

플레바스를 생각하라, 그나마 번역이 맘에 안든다니께 을매나 다행인지잉??(잘 할 수 있는 사람이 을매나 많은디, 개뿔 자질두 읎구 노력마저 안하는 것들이 자리 차지 하구 앉아 껄덕대는 모양을 볼라치믄, 워매.. 겁나게 뚜껑열려불제잉.)

sslmo 2011-05-20 11:17   좋아요 0 | URL
갑자기 메리포핀스님은 몇 개 사투리를 구사하실까 궁금해졌어요.
전 말이죠, 사투리에 좀 약해요.
요즘 어머니 병간호를 해 드리는 데요.
어머니와 저, 단 둘이만 있을때는 덜 한데...
어머니와 동향이 끼게 되면 못 알아 듣겠어요~ㅠ.ㅠ

cyrus 2011-05-13 20:36   좋아요 0 | URL
최근에 이언 뱅크스의 신작이 나왔군요. 요새 알라딘에 자주 들리지 않아서 그런지 신간에 대한 관심과
반응이 늦어진거 같아요 ^^;; 시험 끝난지 이제 2주 지났는데 2주 뒤에는 학교 축제가 다가오네요.
그래서 그런지 이번달은 저도 기분이 업된거 같고 좋아요 ㅎㅎ

sslmo 2011-05-20 11:20   좋아요 0 | URL
ㅎ,ㅎ,...방가,방가~!
이언 뱅크스를 아는 사람은 별로 못봤어요.
좀 고리타분하고 지루하다는 평을 듣고 있잖아요.
전 다리랑, 대수학자는 그저그랬고...
플레바스는 참 좋았어요.

축제라...좋을때다, 그쵸?
맘껏 즐기세요~^^
그런 얼마 후엔 기말고사가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덧글 마지막 줄이 좀 사악하다~^^

마녀고양이 2011-05-14 01:55   좋아요 0 | URL
음하하, 난 필립.K.딕 보자마자 장바구니로 넣었는데, 세권 몽~~~땅!
담주 내에 사고 말테야 하면서.. ^^

글구 이 책은 계속 만지막대는 중인데, 강력 추천? 어때염?
어째 좀 안 땡기네........?

시를 보니, 여행 가고 시퍼 죽어버리겠어요... ㅠ. 구례라. 노란 꽃이 연상되는군~

sslmo 2011-05-20 11:23   좋아요 0 | URL
이언 뱅크스는 내가 별로로 생각하는 그 번역자가 죄다 번역해서 말이지~
아직 사지 말고 있어봐여, 내가 일독 후 말씀 드리겠습니다~

따라쟁이 2011-05-14 10:21   좋아요 0 | URL
갑자기 외할머니가 생각났어요
"겁나게 폭폭하다" 라고 하시면서 가슴을 통통 치시던 모습..

그나저나 양철나무꾼님. 겁나게 보고싶소잉~

봄에 보나 했었는데, 봄은 지나고 여름이 들이닥치고 있어요

sslmo 2011-05-20 11:25   좋아요 0 | URL
저도 겁나게 폭폭하다...그 말 알아요.
그 말 뜻도 알 수 잇을 것 같구요.

저도 따라쟁이님이 겁나게 보고싶소잉~^^

2011-05-14 21: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20 11: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버벌 2011-05-15 09:55   좋아요 0 | URL
ㅋㅋㅋ 저는 전라도 사람. 겁나게 좋아부네잉~

sslmo 2011-05-20 11:29   좋아요 0 | URL
님이 전라도 사람이라서 그런가...
저희 시댁이 전라도여서 그런가...님의 사투리 구사가 참 생동감 있게 들려요~^^

pjy 2011-05-17 12:18   좋아요 0 | URL
김대중할아버지가 대통령이 되니깐 갑자기 드라마가 너무 잘 들려서 웃겼던 적이 있습니다~ 익숙해서 겁나게 재밌습니다^^

sslmo 2011-05-20 11:31   좋아요 0 | URL
저는 서울 토박이이고, 시댁은 전라도예요.
결혼하고 한동안은(아니, 어떤 면에서는 지금도)대화에 통역자가 필요해요~^^
 

여러분 가운데 자기 얼굴을 모르는 분 있습니까 ?
예상대로, 아무도 없군요. 그럼 다시 질문 하나 하지요.
여러분 중에 혹시 자기 얼굴을 직접 본 사람 있습니까?
역시 아무도 없군요. 그런데 아무도 자기얼굴울 본 적이 없다면서,
어떻게 모두 다 자기 얼굴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이진경의 산문 <철학과 굴뚝 청수부>중에서




다른 사람은 어떨지 모르겠는데, 난 거울을 잘 안본다.
아침 출근길에 고양이 세수를 하고 땅기는 얼굴에 BB크림을 철퍼덕 펼쳐 바른다.
그래서 가끔 차창이나 건물 유리창에 비친 내 얼굴을 보면 낯설다. 
때문에 나를 찾기 위해선 거울을 들여다 볼 것이 아니라,
안도현의 덧붙임 말처럼, 하루8시간 이상 노동을 하고, 사랑을 하고, 밥을 먹고, 먼산을 바라보고, 더러는 책도 펼쳐 읽어야 하리라.

   
   '포근한' 수식어는 양철댁님 같은 젊은 여성에게 어울리지 않죠. ㅋ 넷상에서는 글만 보고 상상하는 것은 자신의 자유라 전 양철댁님의 이미지를 자식을 둔 지적인 절세 미인 젊은 엄마로 잡고 있어요. 그래서 '포근한' 보다는 '뇌색적'이란 수식어로 대체를 하고 싶네요. 맞는 단어인지??  
   


루신P님의 이 댓글을 보다가 슬금슬금 걱정되기 시작했다.
이대로 놔두는 건 중원의 도리(?)가 아닌 듯 하여, 흐릿한 사진 한장 별첨 한다.
부디 지적이니, 절세미인이니, 게다가 뇌색적이니 따위의 수식어는 거둬 주었으면 좋겠다. 

for the peace of all mankind, 우리말로 '제발' 쯤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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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lmo 2011-05-11 22:23   좋아요 0 | URL

하늘바람 2011-05-11 22:46   좋아요 0 | URL
와 제가 바라는 얼굴인데요
야무져 보이면서도 순수해 보이면서 소박해보이기도 하고 불의를 못 참아 보이기도 하고 그래요
저도 거울 잘 안보는데 그러다 가끔 보면 뜨악하고 놀라요
이케 못생겼나 하면서요

sslmo 2011-05-13 17:18   좋아요 0 | URL
전, 제 얼굴에 자신이 없어요.
아니 제 피부에 자신이 없어요.
툭 하면 피부 트러블이 생기고, 다크 서클이 턱까지 내려오고 장난이 아녜요.
전 얼굴 말고 피부에 자신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2011-05-11 22: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13 17: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반딧불이 2011-05-11 23:23   좋아요 0 | URL
이분이 양철댁님이시군요. 제가 상상했던 이미지와는 많이 달라요. 글에서 느끼는 제 느낌을 이젠 믿을 수 없게 되어버렸어욧!

sslmo 2011-05-13 17:22   좋아요 0 | URL
상상했던 이미지와 어떻게 다르실까요?
글에서 느껴지는 전 어떨지 왕 궁금@@해요.

마녀고양이 2011-05-11 23:30   좋아요 0 | URL
흐음,, 그게 왜 맘에 걸렸을까나~
여하간 오랜만에 얼굴 보니 방가방가.

sslmo 2011-05-13 17:26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포근하고 넉넉한 이미지로 가고 싶다는 얘기지~^^
나도 자기 사진 봤어, 머리를 잘랐던데...?
이쁘더라~
어찌나 반가운지 모니터 와락 끌어안고 뽀뽀할 뻔 했어.^^

순오기 2011-05-11 23:44   좋아요 0 | URL
한복 차림에 이어 두번째 알현이네요.^^
얼굴에 맞는 이미지가 따로 있을까 싶지만,
알라디너들이 가진 양철댁의 이미지는 님의 글에서 발견한 이미지일테니 그도 틀리지 않을 듯해요.^^

sslmo 2011-05-20 10:21   좋아요 0 | URL
댓글이 너무 늦었네요, 죄송합니다.
얼굴에 맞는 이미지, 글에서 발견한 이미지가 따로 있을까 싶어 곰곰히 생각을 해 보는데...
그 모두가 저이기도 하고 어느 것도 제가 아니기도 해요~^^

한복 차림.
맞아요, 그땐 보름달 대용이었어요~^^

감은빛 2011-05-12 00:50   좋아요 0 | URL
와우! 예상대로 미인이시군요!

저도 거울을 자주 안보는 편이예요.
가끔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무척 낯설어요.

이 동네의 안녕을 위해 절대 공개않겠다고 하시더니.....
미모를 함부로 공개하면 안녕을 해친다는 뜻이었군요. ^^

sslmo 2011-05-20 10:23   좋아요 0 | URL
아하하, 감사~!!!
인사성 멘트여도 이쁘다는 말은 기분이 좋아요.

이제 우리 동네 마트에서 마주치면 알아보는 건가요?^^

책가방 2011-05-12 01:42   좋아요 0 | URL
헉!! 제가 상상했던 양철댁님과 사뭇 다른.. 뭔가가.....;;;
지적인건 맞는 것 같고, 절세미인은 아니지만 포스는 좀 느껴지고, 뇌색적이란 말은 잘 모르겠고...
암튼 이렇게 만나뵈서 정말 반가워요...^^

'절세미인'이라는 말에서 '가인박명'이라는 말이 생각났고, '가인박명'이라는 말에서 작은아이가 발견한 '명박인가'가 생각났어요.ㅋ 정말 뜬금없이...ㅋㅋ
'가인박명'을 거꾸로 읽으면 '명박인가'가 되거든요..^^

sslmo 2011-05-20 10:25   좋아요 0 | URL
ㅎ,ㅎ,ㅎ...전 책가방님의 통통 튀는 상상력이 참 좋아요.
'명박인가' 저 한참 깔깔거려서 배 아파요~^^

버벌 2011-05-12 02:26   좋아요 0 | URL
옷. 예상했던 모습 그대로에요. ㅎㅎㅎㅎㅎ 사랑에 대해 알게되면 저에게 살짝 귀뜸 해주세요 ^^

sslmo 2011-05-20 10:28   좋아요 0 | URL
어떤 저를 예상하셨을까요?^^
사랑에 대해선...저보다 님이 빠르지 않을까요?^^

hnine 2011-05-12 03:26   좋아요 0 | URL
젊으셨어요 양철댁님...^^

sslmo 2011-05-20 10:29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그 어느 댓글보다 기분 좋습니다.
조 위 비밀 댓글에선 10년을 젊게 봐 주시더군요,ㅋ~.

2011-05-12 07: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20 10: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1-05-12 08:15   좋아요 0 | URL
양철댁님, 제가 예상했던 모습과도 비슷하셔요! 그리고 반가워요. 눈매가 저랑 아주 많이 비슷하신 것 같아요. 훗
:)

sslmo 2011-05-20 10:36   좋아요 0 | URL
저도 때때로 다락방님을 상상하기도 했었어요.
제가 다락방님을 상상할라 치면 안젤리나 졸리가 떠올라서 상상력이 날개를 펼치지 못하긴 하지만 말이죠.

길을 걷다가 눈매가 저랑 비슷한 분을 만나게 되면 '다락방님~!'하고 불러볼려구요~^^

소나무집 2011-05-12 11:10   좋아요 0 | URL
글보다 훨씬 부드러운 인상이세요.
그리고 예쁘세요.^^

sslmo 2011-05-20 10:37   좋아요 0 | URL
헤,헤...고맙습니다~^^

쉽싸리 2011-05-12 11:40   좋아요 0 | URL
추천합니다. 제가 아홉 번 째 네요.

떠나진 말아주세요. 알라딘은 충분히 평화롭습니다. ㅎㅎ

sslmo 2011-05-20 10:38   좋아요 0 | URL
추천 감사합니다.
ㅎ,ㅎ...근데 추천의 의미가 모호합니다여~^^

pjy 2011-05-12 11:56   좋아요 0 | URL
인증샷을 보니 요즘 차도녀만 한다는 짧은머리에 이쁜+젊은 엄마 맞고요~~~ '포근한'보다는 '뇌색?적'인데요~
49대51 ㅋㅋㅋㅋㅋㅋㅋ

sslmo 2011-05-20 10:41   좋아요 0 | URL
ㅎ,ㅎ...제가 2%차이 정도는 극복할 수 있습니다여.

남편이 짧은 머리를 싫어 하는데...기분이 꿀꿀하여 싹뚝 잘라버린거예요.
지금은 좀 짧은 듯 하여 보브 컷 정도로 길러야지 하고 있어요~^^

마노아 2011-05-12 13:58   좋아요 0 | URL
제가 느끼는 양철댁님의 이미지와 닮아 있는 걸요. 소신 있고 따뜻한 느낌 말이지요.^^

sslmo 2011-05-20 10:42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제가 원했던 게...따뜻함, 포근함 뭐 그런 거였어요~^^

글샘 2011-05-12 15:04   좋아요 0 | URL
조 뒤 포스터에 적혀 있네요...
인류의 행복을 위하여!!!

술집에서 찍는 뇌쇄적 셀카라...
쫌만 웃으셨더라면 뇌쇄적인... 될 뻔했군요. ㅎㅎ 반가워요~

sslmo 2011-05-20 10:46   좋아요 0 | URL
술집 셀카...어떻게 눈치채셨어요?
맨 정신으론 못할 일을 감행한 거죠.

다음번엔 좀 더 웃는 뇌쇄적인 사진을 함 올려보죠.
아니다, 포근하고 넉넉한 웃음을 흩뿌리는 사진을로다가요~

루쉰P 2011-05-13 09:58   좋아요 0 | URL
하하하 제가 그렇게 괴롭혔다니 너무 죄송한데요. 게다가 사진 올려주신 것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제가 그렇게 압박을 심하게 하다니 하하하. 아침부터 한참을 웃었어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사진이 뇌색적이시네요.

제가 생각하는 양철댁님의 포근하지 않은 뇌색적 젊은 어머니의 이미지는 겉모습이 아닌 마음이에요. ^^ 글로써 사람을 볼 때는 그 글 밑바탕에 있는 마음으로 전 판단하거든요. 특히나 넷 상에서는 더 그렇죠.

근데 더 대단한 건 위에 있는 댓글들이 모두 양철댁님이 미인이라고 입을 모아 칭송하시니 '절대 미인'이라는 제 지적은 80%는 맞춘 것이 아닐까요?


sslmo 2011-05-20 10:55   좋아요 0 | URL
옛날에 호호할머닌가, 호호 아줌만가 하는 그런 만화가 있었어요.
그 만화를 보면서 저도 그렇게 나이 들고 싶다 생각했었던 것 같아요.

포근함이나 놰쇄적이거나 한게...저의 의도대로 어찌할 수 없는 건가 싶기도 하지만...
사람은 나이 40이 되면 자기나이에 책임을 져야 한다 했던 말이 떠오르기도 해서 말이죠.

저, 이쁘다는 말은 좋아해요.
절대미인이라는 말이 좀 부담스러웠던 게지요~^^

머큐리 2011-05-13 16:10   좋아요 0 | URL
내 사촌동생과 너무 흡사해서 놀랐던 '사진'이 사라졌다.. ^^;

sslmo 2011-05-20 11:02   좋아요 0 | URL
저 누구랑 닮았다는 얘기, 참 많이 들어서요.
그 사촌동생...분명 한 미모 할거예요,ㅋ.ㅋ.ㅋ~.

차좋아 2011-05-13 18:05   좋아요 0 | URL
사진 다시 보고 싶어서 찾아밨더니 없네요 ^^
또 보고 싶어요^^ㅎㅎ

sslmo 2011-05-20 11:03   좋아요 0 | URL
추석 때쯤...보름달이 안 뜨면 보름달 대용으로다가 한번 올려보죠~^^

cyrus 2011-05-13 20:37   좋아요 0 | URL
앗!! 한발 늦었네요, 양철댁님의 실제 모습을 봤어야했는데,, ^^;;
위의 댓글 반응이 상당히 열광적인데요. ㅎㅎ

sslmo 2011-05-20 11:05   좋아요 0 | URL
앗!!cyrus님이다.
전 님의 이 곳 등장에 더 열광하고 있어요.
한창이겠네요, 축제 재밌어요?^^

비로그인 2011-05-14 02:49   좋아요 0 | URL
음, 저만 못 본 건 아니로군요 ㅎㅎ 할 수 없네요. 전 그냥 상상 속의 양철댁 님으로 만족해야겠습니다^^

sslmo 2011-05-20 11:06   좋아요 0 | URL
상상 하시는 그 모습이 훨씬 나을거예요~
제가 장담할 수 있습니다~!!!

아이리시스 2011-05-17 01:17   좋아요 0 | URL
저도요. 에잇. 아까워. 양철댁님 오랜만!
으흐흐, 저도 간만에 책구입 욕심이 불끈! 그러나 그냥 참아요. 참는 자에게 복이 오니까. 히히히히히.

sslmo 2011-05-20 11:07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아이리시스님 오랫만이예요~^^
어째 바쁜 일들은 좀 나아지셨어요?
바쁠 때일수록 건강 유의하시구요~^^
 

















다른 세상은 가능하다는 논리야 그렇다손 쳐도,
세상을 바꾸려는 사람들이 갖춰야 할 것으로  들먹이는 게 수사학이라니...
왠지 슬퍼지다 못해 눈물이 나려하지만...

이 책은 읽게 된 것도 다른 사람이 들고 있는게 좀 멋있어 보여서였고,
(언젠가 '책 읽는 남자는 섹쉬하다~'이런 페이퍼를 써서 뭇 알라디너의 원성을 들었었지, 아마~.)
이 책을 읽은 후의 소감을 이렇게 끄적이고 있는 것도...
어느 분의 서재에서 '돈 카밀로와 패포네'의 페이퍼를 보고 하종강의 추천사 속 한 구절이 떠올라서이다.

읽기는 읽었지만, 이 책은 그러니까 나의 취향이 아니었다.
변화를 모색하는 사람이 갖춰야 할 덕목으로 행동이나 사고의 변화도 아닌 '수사'라니 말이다.
수사라고 하면 일단 말장난이 생각난다.

이 부분을 그냥 접고 들어가게 되면 맞닥들이는 것이,
이 책의 겨냥 대상인 '활동가'와 '조직가'에게 '수사학'이 필요하다는 것인데...
행동이나 실천보다 '수사'가 필요하다는 것이...
아니, 행동이나 실천만큼 수사가 필요하다는 것이...
머리로는 이해할 수 있다지만 마음으론 받아들이기 버거운 것이었다.
 
왜냐하면 촛불집회 때의 그 연대와 소통은 화려한 수사가 아닌 참여로 빛을 발을 발했었고...
요즘 회자되고 있는 쥐그림도 잘 그린 그림이어서가 아니라 그곳에 그려지는 행위를 통해서 소통을 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이 얘기하고자 하는 바를 한줄로 줄이자면 "우리의 말이 우리의 무기입니다."라는 데,
나는 우리의 무기는 말이 아니라 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다 읽고난 느낌은 그런대로 괜찮았았는데...
이런 변신을 말 뿐인 또는 행동 뿐인 것으로 떼어내지 않고 '언행일치'의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말이다. 

물론 나는 하종강님에게 홀릭하는 경향이 있어서...그의 추천사를 읽는 것만으로도 배시시 거렸고,
이 책의 윤곽을 잡는 것도 그의 추천사를 통하여 했다.

하종강님의 추천사 속에서 만나게 되는 김진숙은 황홀했고,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하나 사서 크레인 위로 올려 보냈다. 그가 트위터에 남긴 수많은 문장 중의 하나다.
"이누무 건 약도 빨리 떨어지구 충전시키기 바쁘이. 근데 갈아 낄 때마다 참 거석한 게 할딱 베낄 수밖에 없는 건지. 야도 굴욕감 만만찮을 텐데......'(6쪽)

돈 까밀로와 뻬뽀네를 언급하며 인용한 트위터의 짧은 글도 무한감동이었다.

'말하고 논쟁할 때 문법이나 단어의 잘못을 가지고 적을 공격하는 것은 가장 비열한 짓이다.'심하게 뜨끔했다.(8쪽)

하지만, 뭐니 뭐니해도 하종강님 추천사 중의 백미는 이 문단이다.

<다른 세상은 가능하다>에 주목하는 이유는 대중이 활동가들의 언행과 글을 통해 운동 전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기 때문이다. 활동가들은 각종 매체에서 자신들이 사용하는 다양한 표현들을 통해 운동의 실체와 진정성을 대중에게 올바로 전달해야 할 책임이 있다. 활동가들에게는 자신이 바른 말을 했다는 만족감보다 그 말이 사람들에게 미치는 올바른 영향이 더욱 중요하지만 때로 우리는 그것을 너무 쉽게 잊는다.(7쪽)

나처럼 '수사학'이 거부감이 드는 사람들이라면...하종강님으로 윤곽을 잡은 후, 살을 입히면 되겠다.
결국 이책에서 얘기하는 다른 세상은 가능하게 하는 건, 수사가 아니라 소통이고,
소통의 방법으로 글 잘 쓰는 법, 말 잘 하는 법, 몸 잘 쓰는 법이라는 세 가지 뼈대를 제시하고 거기에 급진주의자에게 알맞은 새로운 살을 입혔다.

그가 말하는 수사가 소통으로 바뀌는 논리는 이렇다.

*수사를 바꾸면, 소통이 바뀐다.
*소통을 바꾸면, 경험이 바뀐다.
*경험을 바꾸면, 사람들의 성향이 바뀐다.
*성향을 바꾸면, 사회에 심대한 변화의 조건이 생긴다.(24쪽) 

활동가가 수사를 통해서 세상을 바꾸는 것에 대해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활동가는 전통적으로 자신의 물질적 조건에 관심을 두며, 자신과 타인의 구체적인 삶의 상황을 개선하려 노력한다. 따라서 세계를 바꾸는 것은 삶의 조건을 바꾸는 것이다. 이것은 틀림없이 중요하나, 놓치는 것이 너무나 많다. 활동가가 바꾸려 하는 이 세상에는, 물질적 조건 이상의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조건들은 게획의 일부분일 따름이다. 세상에는 물질적 조건에 대한 사람들의 경험도 존재한다. 그 경험에는 언어, 지각, 이야기, 담론, 이데올로기, 심리, 사회 관계, 세계관이 영향을 끼친다. 따라서 물질적 조건을 생각하는 동시에, 그것을 둘러싼 비물질적 수사를 생각해야 한다. 물론 활동가는 언제나 수사를 어느 정도 고려한다.그들은 시위와 직접행동의 형태 및 계획을 놓고 끊임없이 논쟁한다. 그러나 그런 것을 논의해 봤자 물리적 활동과 실질적 조건에 그다지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이것은 잘못된 것이자 나약한 짓이다. 수사를 얕잡아보면, 공공영역 전체와 소통하는 것도 막히고, 거기서 정치적 결과를 내는 것도 어렵다. 물질적인 것과 비물질적인 것 양쪽을 동등하게 생각하는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여기서 내 생각을 가능한 한 명쾌히 제시하겠다. 나는 물질적 사항을 내치거나 무시하라고 하는 게 아니다. 먹을 것, 입을 것, 안전하게 살 만한 집이 필요하고, 양질의 건강관리를 받는 것도 필요하고, 믿음직한 교통, 지속 가능한 환경에 있는 것도 필요하다. 현대의 불평등을 은페하고 생산하는 독재정권, 군부체제, 자본주의 하부구조, 거대한 관료체제와 싸우고 이겨내는 것도 필요하다. 이러한 물질적 사항은 사람들의 살아 숨 쉬는 몸의 욕구, 필요와도 연결되어 있다. 그러나 세상을 올바르게 만들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생각, 이해, 지각을 바꿔야 한다. 이것은 비물질적 문제다.(39~40쪽)

 저자는 실제 활동가들이 수사를 탐탁지 않게 생각하고 있는 것도 알고, 지금 사회가 수사를 혐오하고 있는 것도 알고 있다.
'열가지 신화 벗기기'는 그런 점에서 흥미로웠는데...
촘스키를 예로 들어, 그가 급진주의에 기여했던 것은 탁월한 분석 덕분이지, 능통한 연설 때문이 아니다.아무리 촘스키라도 조금이라도 연습하고 손질하면 더 좋아질 것은 분명하다(75쪽)고 얘기한다.

그가 얘기하는 수사의 적절한 예는 피델 카스트로였다.

연설자와 청중은 그곳에서 하나가 되는 계기를 느낀다. 몸말, 눈맞춤, 억양, 말 빠르기, 손직, 끄덕임, 잠깐 멈춤, 침묵은 물론 헛기침과 안달하는 손놀림까지 게기를 창출한다.(95쪽)

다시말해, 이 책은 수사라는 비물질적 노동을 어떻게 읽어내고 번역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소통에 관해서 얘기하고 있다.
취지는 가상하나, 나를 움직이지는 못했다. 
 

그리고 나는 오늘, adele의 chasing pavements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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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11-05-11 11:17   좋아요 0 | URL
운동가는 수사를 바꿔야 한다는 뼈아픈 말에 저는 깊이 공감합니다.
이제 주먹쥐고 앞장서면,
귀가 있는 사람은 알아 들어라~ 산 자여 따르라~ 하는 시대가 아니거든요.

촛불 집회는 모인 사람도 사람이지만,
거기서 물대포에 '온수! 온수!'하는 수사를 구사할 수 있었던 여유가 하나의 큰 의미로 남지 않나 합니다.
조선일보 물매운동을 '숙제'라는 수사법으로 희화화했구요.

결국 노무현을 죽이고 4대강을 죽이는 무시무시한 막장 정권이지만,
(저것은 사자다~하는 무시무시한 명명을 주의한다면, 로마의 개 정도는 때려잡을 수 있는 것처럼)
강유원 선생은 그래서 이명박 정권을 파시즘 정권으로 이름붙이면 안 된다더라구요.(우석훈이 파시즘 운운하는데)
그냥 날라리 사기군 정권이라고 부르는 수사법을 구사해야 한다는 뭐, 그런...

반가운 맘에 두서업이 글만 기네요. ^^
비가 시원스레 내립니다. 답답한 마음은 어차피 그것도 내 몫인가 하고 반야심경을 몇 번 쓴답니다. ^^

sslmo 2011-05-11 12:20   좋아요 0 | URL
두서 없이 기시지 않았고,
제 길기만 한 페이퍼를 일목요연하게 매듭지어 주셨는걸요.

저는 페이퍼를 쓰는 내내 '수사'라니 하고 궁시렁 거렸었거든요.
샘이 공감하신다니, 저도 되집어 보죠~^^

루쉰P 2011-05-11 15:00   좋아요 0 | URL
말이 수사로 되는 지점은 양철댁님의 지적처럼 몸으로 움직이지 못하기 때문이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요. 무엇을 하든 인간은 수 많은 말을 만들어 내지만 그것이 진정으로 누구를 생각하는 말인지, 그리고 정말 어떤 행동을 이끌기 위해서 준비된 말인지 보다 상대방을 자신의 논리로 이끌기 위해 탐욕적인 마음에 말이 수사로 되는 경향이 많은 듯 해요. 생명을 건 말, 그것이 몸을 움직이게 끔 하지 않을까란 생각도 해요. 글 역시 글을 위한 글은 결국 읽는 이에게 아무런 감동도 주지 못하고 끝나기 마련인 것 처럼요. ^^

노무사 시험을 공부한다고 흉내를 내고 있는 요즘, 하종강님도 그 쪽 분야의 책이 많으셔서 관심을 두고 있는 작가인데 양철댁님도 좋아하신다고 하니...뭐랄까? 이 평행이론은 무엇일까요? ㅋㅋㅋ

그리고 이달의 당선작에 당선되셨더라구요. 완전 축하드려요. 축하! 축하!

sslmo 2011-05-13 17:02   좋아요 0 | URL
노무사 공부를 하고 계셨군요.

제겐 하종강의 문장들이 생명을 건 말, 그래서 몸을 움직이게 하는 글들로 읽혀요.
참 좋아해요.
하지만, 공공장소에서 읽는 건 금물이예요, 저도 모르게 눈물이 주루룩이예요~ㅠ.ㅠ

하늘바람 2011-05-11 12:39   좋아요 0 | URL
아~
그냥 감탄만 하고 ~
있어요

sslmo 2011-05-13 17:02   좋아요 0 | URL
*^^*

섬사이 2011-05-11 13:01   좋아요 0 | URL
아~
저도 그냥 감탄했어요.
수사는 문학 작품 안에서만이 아니라 우리의 소통을 바꾸기도 하는군요.
<내 파란 세이버>라는 책을 검색해 보았어요.
정말 <불량한 자전거 여행>과 표지가 아주 비슷하던데요.
특히 3권과 7권이요.
하종강 님의 책도 검색해보러 가야겠어요. ^^

sslmo 2011-05-13 17:04   좋아요 0 | URL
ㅎ,ㅎ,ㅎ...
하종강 님의 글들은 좀 감성적이예요.
김규항 님의 글들은 군더더기 없고 똑 떨어지고요.

김규항의 문장론을 새기고 본받으려 하지만,
어떨 땐 감정이 넘치는 하종강님의 글들이 땡길 때도 있어요~^^

감은빛 2011-05-11 13:30   좋아요 0 | URL
제 경험을 바탕으로 활동가들에게 '수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생각은 합니다만,
'수사'가 세상을 바꾸지는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세상을 만들어내는 힘은 결국 '실천'이겠지요.
어떤 의미에서 '수사'만 있고, '실천'은 없는 이들이 말로만 '진보'를 부르짖는 요즘,
이 책은 그런 '가짜 진보'를 양산해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드는 걸요.

'말'이 아닌 '몸'의 힘을 굳게 믿고 계신 양철님이 더욱 반갑게 느껴지는 글입니다. ^^

징검다리 연휴 잘 보내셨나요?

sslmo 2011-05-13 17:07   좋아요 0 | URL
가장 이상적인 건 언행일치겠죠.
하지만 골고루 갖추기는 힘들죠.
그렇다면 다소 투박하더라도 꾸밈이 없는 쪽을 택하겠다는 게 제입장입니다.

님도 연휴 잘 보내셨어요?
이제 6월을 기다려야죠~^^

마녀고양이 2011-05-11 16:19   좋아요 0 | URL
수사학이란 단어를 찾으러 다녀왔습니다.
난 정반대의 책을 요즘 읽고 있어요. '선을 위한 힘' 이라고 행동에 대한 책이죠. ^^
나두 수사란게 워낙 싫어서 말이죠......... 자기랑 똑같은 느낌, 찌찌뽕~

근데 말야, 페이퍼 제목이 은근히 섹쉬하당?

sslmo 2011-05-13 17:09   좋아요 0 | URL
선을 위한 힘...검색 들어가 줘야지.

미술치료 수업은 어때요?
힘들지 않고?
오늘은 햇살이 너무 좋더라~^^

책가방 2011-05-12 02:16   좋아요 0 | URL
너무 어려워요.ㅠ.ㅠ
세상엔 배워야 할 게 너무 많은데... 우리 큰딸은 중3임에도 불구하고 낮잠자다 학원에 지각하고..ㅜ.ㅜ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내 딸도 알았으면...
내가 모르고 있는 것까지 내 딸이 알게되었으면...^^

sslmo 2011-05-13 17:15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아래 두줄 저도 공감해요.
근데 그 전에 전 딸이 하나 있었으면 좋겠어요~^^
 

나이 드니까 봄이 좋다는 건, 그러니까 토지의 한구절이었던 듯 싶다.


 "나이 드니께 봄이 좋구마. 젊은 시절에는 가을이 좋았제. 안 묵어도 배가 부른 것 같은 들판을 바라보고 있이믄 여름 내내 땀 흘린 보람도 있었고 거둬들일 적에는 곡식알 하나하나가 금싸래기맨치로 천년 만년 살 것 겉고......이자는 봄이 좋구마. 물이 오른 나무를 쳐다보고 있이믄 산다는 기이 멋인지 알 것도 같고."
밭둑에 앉아 담배를 피우며 하던 어떤 촌로의 말이었다.
"봄이 좋기야 하겠으나 보릿고개를 생각하면 봄이 길다, 생각은 안 하시는지요."
소지감이 말했을 때 노인은 의미를 모를 웃음을 띠었다.
"옛날에 자식 하나를 두고 상처한 남정네가 자식 하나 딸린 과부를 만내서 살게 되었는데, 과부의 심성이 본래 고운지라 남편의 자식을 제 자식맨치로 조금도 차별이 없이 귀키 키우는 기라. 그런데 이상한 것은 데리고 온 자식은 실하게 저절로 크는 것 겉은데 남정네 자식은 예비고 벵치레만 하고 해서 남정네는 이모저모로 살펴보는데 아무리 보아도 여자가 잘못하는 일은 없어. 해서 남정네는 밤에 잠을 안 자고 이 생각 저 생각을 하는데 아이랑 여자가 한창 깊이 잠들었을 직에 이상한 일이 생긴 기라. 여자로부터 실안개가 나더니 그기이 남정네 자식을 넘어서 제 자식 쪽으로 쏠리더라 그런 얘긴데 그런께 그기이 천륜이라는 기지."
"네에."
"흉년 뒤의 보릿고개는 참말로 기차제. 씨종자까지 털어묵는 그 지경이믄. 허나 사람이 밥만 묵고 사는 기이 아니라. 땅에서 실안개를 마시고 허허헛헛, 늙으믄 봄이 좋은 기라. 사방에 실안개가 서리어 나무마다 물이 오르고 찔레나무를 보아. 땅에서 생명수를 뽑아 올리니라고, 저 빨간 줄기를 보라고."



비가 내린다.
뒷 베란다에 나가 앉아서 오래 오래 내리는 빗소리를 들었다.
뒷산 나무에 물오르는 소리를 듣고, 새록새록 새순 돋아나는 소리를 들었다.
내리는 빗소리를 듣고,
나무에 물오르는 소리를 듣고,
새순 돋아나는 소리를 들었는데...
산다는 기이 멋인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그러고 보니, 난 이 모든 소리를 아우르는 바람 소리를 듣고 있었나 보다.

   
       겨  울  밤 

                 - 황 인 숙 -

나는 네 방에 음악을 불어넣는
늦봄의 바람이고 싶었다
그런데 수은 얼음 알갱이의 눈보라로
네 방을 질척질척 얼리고 있다
 
정신을 차리고 보면
나도 내가 춥다 

영영 끝날 것 같지 않은 황폐함
피로, 암울, 막막, 사납게
추위가 삶을 얼려 비트는 황폐함
그러면서도 질기게도
죽을 것 같지 않은 황폐함

모르는 별로 너 혼자
추방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네 영혼을 뒤쫓는 것이
수은 얼음 알갱이의 눈보라라면? 

아, 나는 네 영혼에 음악을 불어넣는
늦봄의 포근한 바람이고 싶었다 

사실 나는 죽었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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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1-05-10 15:55   좋아요 0 | URL
거실 창으로 보이는 야트막한 산은 안개로 덮여 있어요. 빗물 떨어지는 소리 들리는 이런 휴일 오후도 나쁘지 않네요..


sslmo 2011-05-11 11:27   좋아요 0 | URL
긴 휴가를 어떻게 보냈는지 모르겠어요.
어제 하루 집에서 차분하게 보냈어요~^^

님, 이사 이제 자리를 잡으셨나요?
전 집안 정리가 도통 되지 않고 이리저리 쌓이기만 해서, 요즘 이사를 가고 싶어요~ㅠ.ㅠ

루쉰P 2011-05-10 16:23   좋아요 0 | URL
아파트는 하루종일 비와 안개에 싸여 있네요 ^^ 저 역시 봄이 좋은 걸 보니 나이를 먹은게 확실하죠. ㅋ 글을 읽다보니 이소라의 바람소리가 떠 올라요. 요즘 이 노래에 필 꽃혀서 열심히 듣고 있거든요. ㅋ 근데 겨울밤이란 시가 좀 슬프네요. 자신이 그대에게 희망하는 존재가 되지 못하고 피해를 끼치는 존재가 되니 말이에요. 그래도 양철댁님은 제게 늦봄 바람 같은 분이에요. ^^

sslmo 2011-05-11 11:32   좋아요 0 | URL
집에서는 북한산이 보이거든요.
먼산 자락에 걸린 안개와 구름을 보는 것도 제법 운치있었는데...
이곳은 눈 앞에 낮은 건물만 몇개 보여요.

찌찌뽕이요, 저도 어제 이 무렵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도 끼고 앉았었어요.
늦은 봄 바람으로 끝내지 마시고, '포근한'이란 수식어를 넣어주시면 더 없는 호사일텐데...ㅋ~.
비가 그치는 것 같아요~^^

루쉰P 2011-05-11 11:52   좋아요 0 | URL
'포근한' 수식어는 양철댁님 같은 젊은 여성에게 어울리지 않죠. ㅋ 넷상에서는 글만 보고 상상하는 것은 자신의 자유라 전 양철댁님의 이미지를 자식을 둔 지적인 절세 미인 젊은 엄마로 잡고 있어요. 그래서 '포근한' 보다는 '뇌색적'이란 수식어로 대체를 하고 싶네요. 맞는 단어인지??

sslmo 2011-05-11 12:24   좋아요 0 | URL
푸하하하~
큰 웃음 주셨어요.
제가 뇌색전은 자주 들어봤는데, 뇌색적이란 말은 또 처음이예요.
암튼 뇌색전 만큼이나 치명적으로 들렸어요~^^

암튼 루신P님 무한상상하시라고 제가 이 동네에 얼굴 들이밀 일은 없겠네요~^^

2011-05-10 17: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11 11: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10 18: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11 11: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느린산책 2011-05-10 19:22   좋아요 0 | URL
지금 배캠 들으며 한껏 분위기 잡고 있어요.
봄 개편을 맞아 김여진이 나와 소개한 곡이 참 좋네요..
ㅋ 아무래도 맥주 사러 나갔다 와야 할 거 같아용

sslmo 2011-05-11 11:51   좋아요 0 | URL
어제 저녁 먹느라 배캠 못 들었어요.
결혼후에 더 좋아지는 여자 연예인이 몇명있어요.
김여진도 그렇구요, 정혜영도 그렇구요.
또 먹는 프로에 나오는 잘 먹는 여자 연예인도 있는데 이름이 생각 안나네~ㅠ.ㅠ

알케 2011-05-10 19:47   좋아요 0 | URL
봄비가 가을비같아서 스산한 석탄일 막걸리 한 잔 합니다 인생이 쓸수록 술맛은 달다지요 ㅎ 저는 아직 어려서(!) 가을이 좋습니다 ㅋ

sslmo 2011-05-11 11:52   좋아요 0 | URL
전 동동주 마셨는데 달짝지근하니 넘 맛났어요~
제 인생도 쓴건가요?@@

전 여름이 좋아요~!

무해한모리군 2011-05-11 09:15   좋아요 0 | URL
새벽 조용한 출근길에 우산에 토닥토닥 부딪히는 빗소리를 들으며 참좋다 참좋다 하며 출근했답니다.
봄비는 참 다네요.

sslmo 2011-05-11 11:58   좋아요 0 | URL
봄술이 달면 인생이 쓴거래요.
봄비가 단건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건가요?^^

올 처음 샌들을 꺼내 신고...웅덩이의 물을 톡톡 차면서 출근했어요~^^

하늘바람 2011-05-11 10:28   좋아요 0 | URL
오늘도 비가 오네요.
마음같아서선 님이 주신 가방 매고 우산쓰고 쏘다니다 혼자 창넓은 카페로 가서 커피한잔 마시고 오고 픈데 참 그게 안되니 ㅠㅠ
오늘은 좀 덜 외로우셨으면 합니다

sslmo 2011-05-11 12:03   좋아요 0 | URL
참 이상하죠, 곁에 사람이 있어도 외롭다는 생각이 들때가 있어요.
그러고 보면 외롭다는 건 거리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관계와 소통에 관한 문제인가 봅니다.

태은이랑 안과는 다녀오셨을까요?

하늘바람 2011-05-11 12:42   좋아요 0 | URL
네 5월 초에 다녀왔고요
근시 난시 다 있대요
0.2,0.25인데 아직 안경은 안써도 된다요 학교다니면 쓰라하겠지만 그게 아니니 그냥 있으래요 할수 있는건 없고 그저 지켜 보라네요

sslmo 2011-05-13 16:47   좋아요 0 | URL
그랬군요~
눈 운동 열심히 하고, 눈에 좋다는 음식 먹고 그러면 좋아지지는 않아도 더하지는 않더라구요.

잘잘라 2011-05-11 10:34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저는.. 나이가 든 거, 맞네요.
흠... 봄이 좋아요. 점점 더 좋아져요.
어쩌면 좋아요.

sslmo 2011-05-11 12:04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저는...나이를 종 잡을 수가 없어요~ㅠ.ㅠ
전 봄도 가을도 힘들어요.

여름은 좋아요.
전 또 어쩌면 좋아요?

글샘 2011-05-11 11:41   좋아요 0 | URL
안 그래도 저도 요즘 황인숙이 읽고 싶어 집디다.
나~가 들어 가는 모양인지...

sslmo 2011-05-11 12:07   좋아요 0 | URL
이 시 읽어 드릴게요.
시인의 마음이 제 마음이어서 통통 거리며 읽어 드릴 수 있을 듯~^^

나의 침울한 소중한 이여/황인숙

나의 침울한 소중한 이여
비가 온다
네게 말할 게 생겨서 기뻐
비가 온다구!
나는 빗방을이 되었어요
난 날개 달린 빗방을이 되었어요
나는 신나게 날아가
유리창을 열어둬!
네 이마에 부딪힐거야
네 눈썹에 부딪힐거야
비가 온다구!
비가 온다구!
나의 소중한 이여
나의 침울한 소중한 이여.

글샘 2011-05-11 12:52   좋아요 0 | URL
ㅎㅎ 황인숙을 안 읽어도 되겠군요.
고맙습니다.
비님이 되어서 제게 통통 튀어 와 주셔서요.
비가 온다구! 제게 말씀을 해 주셔서요.
소중한만 접수하고 침울한은 반송입이다. ^^
아, 반송하면 누군가 다시 받아야 하니, 폐기처분 하겠습니다. ^^

sslmo 2011-05-13 16:51   좋아요 0 | URL
긁어다 붙인 게 아니고, 제가 직접 한 단어 한문장 읽듯이 또박또박 적었어요.
그랬더니 빼먹은 것도 있고, 빗방을이 되기도 했네요~


pjy 2011-05-11 11:45   좋아요 0 | URL
봄도 좋고, 가을도 좋은,, 저는 욕심쟁이입니다^^

sslmo 2011-05-11 12:11   좋아요 0 | URL
사시사철이 있는 우리나라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인 것 같아요.
계절을 골라가며 좋아할 수 있는 것도...

전 봄이랑 가을은 힘들지만,
둘 중 하나를 택하라면...봄이요.
사랑하고 싶은 계절이잖아요~^^
 
아름다운 거짓말 모중석 스릴러 클럽 14
리사 엉거 지음, 이영아 옮김 / 비채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소위, 작업의 고수라는 지인(知人)과 화창한 봄날을 이러고 앉아 시간을 죽이는 이유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었다.
그는 나의 '사람을 선택하는기준'이 너무 까다롭기 때문이라고 하였고, 나는 '홀로 고고함'을 들며 스스로 위로하고 있었다.

지인; 얼굴도 왠만큼 생겨줘야 하잖아.
        느끼하면 안되고...
나; 고개만 끄덕끄덕
지인; 어느 정도 얘기가 통할 정도의 지적 능력도 갖추어야 하고...
나; 그럼 나도 어느 정도의 지적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얘긴데...
     내가 지적 능력이 '어느정도'에 이르지 못했으니...패스
나; 서로 끌리기만 하면...책에서 보면 one night stand 같은 것도 있고 하니...
     앞의 두개는 무시될 수 있지 않을까?
지인; one night stand 그거, 다음날 되면 기분이 더럽다.

이 책은 작가 '리사 엉거'의 섬세함이랄까, 세상을 또는 사람을 보는 방식이 참 맘에 들어 시작하게 되었지만,
작품의 설정을 처음에는 이해할 수 없었다.
작업의 고수도 나름 사람을 선택하는 기준이 있는데...
작가는 나와 동갑으로 동시대를 살고 있는데, 사는 곳이 틀리다는 이유만으로...
사람을 잘 생겼다거나 성적 매력이 있다는 것만으로 선택한다는 설정이 말이다.

그러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는데,
작가 자신의 가치관이 그렇지 않더라도 '무릇 글은 재밌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작가라면,
내용이 복잡하게 얽힌 머리를 쓰게하는 지적스릴러보단 쉽고 재밌게 가자고 생각할 수도 있는 노릇이니까 말이다.

덕분에 나도 그동안 읽은 '살인의 역사'나 '윈터 앤 나이트'랑 비슷한 분위기여서...
처음 읽기 시작하였을 때부터 끝을 예측할 수 있었으나, 작가의 필력에 빠져 끝까지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솔직히, 글의 시작에서 끝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는 측면에서 '스릴러'적인 요소는 많이 감소한다고 할 수 있지만,
얘기를 버무려서 포장해 내는 솜씨가 그런 부분을 메우기에 부족함이 없다.
잠시 이 소설의 장르를 '스릴러'가 아닌 '로맨스'물로 분류하여야 하는 게 아닌가 싶었지만,
클라이맥스가 되는 갈등이 스릴러적인 요소가 강하다.

내가 사람을 선택하는 기준에 대해 정황하게 얘기한 이유는, 이책을 읽으면서 다소 엉뚱한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거짓말이란 선의의,긍정적인 거짓'말'이니까, 말을 하지 않으면 거짓말을 할 필요도 없는 거다.
말이 아니어도, 진실을 상대에게 전달할 수 있는 많은 것들...
예를 들어, 마음, 눈빛, 손짓, 미소 같은 것들...우리가 교감이라고 부르는 것들이 있지 않은가?
이런 것들이야말로, 거짓말을 하지 않아도...
'명제'가 참(true)이냐 거짓(false)이냐를 전달 할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하니...제목만을 갖고도 복잡한 생각을 하게 된다.

작가도 여주인공 '리들리 존스'가 얼굴이나 성적 매력만을 가지고 남자를 선택한게 다소 마음에 걸렸는지 개연성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우리는 그리 많은 얘기를 하지 않았다.둘 사이의 침묵은 편안했다.'

'...말따윈 값싸고 구차해 보였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떻게 만나자 마자 교감하며 '이심전심'이 될 수 있었을까?
'보는 사람이 없는 줄 알고 혼자 있는 모습을 보면 많은 것을 알 수 있죠. 난 그를 봤어요. 그 슬픔을 봤다고요.'

'그는 내 입술에 자기입술을 포개고 오래도록 부드럽게 입을 맞추어, 내속을 밝게 비춰주었다.'

이렇게 섬세하게, 상대방의 마음 깊숙히를 읽어내는 것은...첫눈에 반하여 이루어질 수 없는 게 아닐까?
'우리는 살아있고, 건강했으며, 서로에게 속해있었다. 그의 말처럼, 그것마저 못 누리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하는 부분들로 미루어,언젠가 이 둘이 진정한 의미에서 교감을 느끼게 될거라는 걸 짐작할 수는 있지만 말이다.

'누군가를 진정으로 알기 시작하면, 그의 육체적 특징 따윈 사라지기 시작한다. 그의 기운 안에 머물고, 그의 살 냄새를 알기 시작한다. 껍데기가 아닌 그 사람의 본질만 보인다. 그래서 아름다움과는 사랑에 빠질 수 없다. 그것을 갈망하고, 그것에 혹해 소유하고 싶어진다. 눈과 몸으로 사랑할 순 있어도 마음으로 사랑할 수는 없다. 그래서 어떤 사람의 내적 자아와 진정으로 연결되면, 모든 육체적 결점은 사라지고 무의미해진다.'

이렇게 잘 아는 사람이 첫눈에 반한 상대와 교감을 이야기한다는 게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었다.
이 부분이 아쉬운 부분이기도 한데, '카르마'랑 관련하여,

'...나는 균형을, 카르마를 믿기 때문이다. 모든 선에는 악이 있고, 모든 정의에는 부정이 있기 마련이다.'
라고 얘기한다.
모든 것을 '카르마'로 돌리다니, 참 아이러니컬 하다 싶다.
왜냐하면, 내가 아는 카르마란 균형이 아니라, 잉과응보이기 때문이다.
선과 악, 정의와 부정이 동전의 양면처럼 공존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나 공간적 순차에 따라 원인에 따른 결과로 나타난다고 믿기 때문이다.

만약...균형이라면, 그래서 공존하는 거라면, 선악이나 도덕적 잣대는 필요없이 마음내키는 대로 살면되는 거고,
그러면, 어느시대나 장소를 막론하고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카드 읽어주는 사람 따윈 필요없는 것이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난 카드를 읽어주기만 하는거야.사람들은 자기를 이끌어주고 자기 문제를 들어주고 다 잘 될 거라고 말해줄 사람이 필요하거든...'
암튼, 다시 한번 느끼게 되는 것은,
사람은 누구나 자기만의 일들로 심각하고 외로운 존재라는 것이다.
그리하여 눈과 몸을 맞추기만 하면 외로움이 해소될 줄 알지만,
외로움은 실상 마음에 관한 문제라서 쉽진 않지만, 마음을 맞추고 나서야 해결될 수 있다.
이것이...이 봄, 내가 혼자 고고한 척 할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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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11-05-04 01:01   좋아요 0 | URL
고고한... 외로울 고, 높을 고, 찰 한,
그런 시집이 있잖아요. ㅎㅎ

외로워 마세요. 봄이든, 밤이든, 외로움은 쉽게 해소되는 건 아니랍니다.
이렇게 쓰는 것만으로도, 외로움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란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
그저, 고고한 사람이랄까. ㅎㅎㅎ

sslmo 2011-05-04 01:22   좋아요 0 | URL
안 주무세요?
저희 아들은 내일 체육대회라고, 응원음악 만든다고 좀 전 까지 룰루랄라 거렸어요.

외롭고, 높은 것 까지는 감수하겠는데...차갑기까지요?
전 좀 넉넉하고 따뜻해졌으면 좋겠다니까요.

2011-05-04 02: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10 15: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04 08: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sslmo 2011-05-10 15:37   좋아요 0 | URL
원 나잇 스텐드를 언급한 사람은 주인공 여자가 아니고, 나였어.
결국 난 피상적 관계 및 대인 관계 회피를 위한 자기 방어 기전이 작용하고 있다는 거네~ㅠ.ㅠ
분석만 말고...처방도 좀~

자기의 살이 쪘다는 말이 아직은 투덜거림으로 들리지만서도...

마녀고양이 2011-05-10 16:05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sslmo 2011-05-11 11:15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감기 따위는 떨쳐버리셨삼?

책가방 2011-05-04 13:59   좋아요 0 | URL
외로움은... 내가 외로울거라고 아무도 눈치채지 못할 때 더 외롭지 않을까 싶어요.
누군가 내가 외로울 걸 미리 알고 말을 건네주면 더이상 외롭지 않을 듯...

외로움이 마음에 관한 문제라는데는 전적으로 동감입니다..^^

sslmo 2011-05-10 15:41   좋아요 0 | URL
미리 알고 다가가 손 내미는 거...쉽지 않지요.
전 이 외로움에 대해서 이중적이예요.
맨날 외로워, 외로워 하면서도 먼저 다가가 손 내미는 거, 잘 못해요~ㅠ.ㅠ

반딧불이 2011-05-04 14:01   좋아요 0 | URL
마음을 맞추고나면 정말 외롭지 않을까..기대하는 것도 지쳐서 그냥 외로움을 사랑해버리고 싶어지는데요.

sslmo 2011-05-10 15:45   좋아요 0 | URL
님의 짧은 댓글을 한참 생각했어요.
전 한때 남편이랑 눈빛만으로 통하는 그런 사이란 걸 뿌듯해 하고,
말 안해도 미루어 짐작하고 행동했었어요.
그런데 미루어 짐작하는게...상대방을 온전히 이해하는 건 아니더라구요.

이제는 많은 대화를 나눌려고 노력하고,
대화가 안 되면 혼자서 재잘대지요, 때로는 혼자서 궁시렁거리구요~^^

애쉬 2011-05-04 22:10   좋아요 0 | URL
양철댁님 찌찌뽕이예요~~
저도 얼마전에 이 책 읽었거든요. 와` 신기하다~ 출간된지 꽤 된 책인데.
저도 즐거운 독서이긴 했는데요, 저도 주인공들의 감정선을 따라가는 게 약간...
아, 그런가? 싶다가도, 그렇게 싶게?? 하는 부분들이 있더라구요.

sslmo 2011-05-10 15:48   좋아요 0 | URL
이 책 그러니까 두번 읽었어요.
머리가 나쁘면 몸이 고생한다고,
읽은 거 조차 까먹고 있다가 누가 선물해 주길래 다시 읽고 느낌을 남겼었어요.
좋았지만, 두번 읽을만한 책은 아니었는데 말이죠~^^

2011-05-05 08: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10 15: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머큐리 2011-05-05 20:08   좋아요 0 | URL
양철댁의 별 다섯은 항상 구매충동 + 읽기충동을 일으킨단 말이죠...^^

sslmo 2011-05-10 15:57   좋아요 0 | URL
이 책, 두 권 가지고 있어요.
주소 알려주시면 한권 나눠 드릴 의향 있어요~^^

2011-05-06 00: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10 16: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06 12: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10 16: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루쉰P 2011-05-06 21:03   좋아요 0 | URL
카르마에 대한 부분은 양철댁님의 지적이 맞아요. 카르마는 숙업으로 번역되는데 그 뜻은 익혀진 행동으로 한다고 하더라구요. 작가들은 더 치밀하게 단어를 파헤쳤으면 좋겠어요. 전 이런 사소한 부분에 은근히 울컥해서 작가의 수준을 평가하는 오만함을 보입니다 ㅋ

sslmo 2011-05-10 16:15   좋아요 0 | URL
카르마 라는 단어가 등장하는 걸로 미루어 짐작하셨겠지만, 이 책도 그러니까 그런 류의 책입니다.
이런 류의 번역이 힘든 것은...
작가가 용어를 제대로 알고 썼는지가 하나이고,
그걸 역자가 적절하게 번역했는지가 또 하나입니다.
작가가 카르마라고 썼더라도 전후 문맥으로 치면 다른 용어로 대치되는 게 더 나을 듯 하죠.
내공은 작가에게만 해당되는 말이 아니고, 역자에게도 통용되는 말입니다.

사소한 부분에 은근히 울컥하는 것까지 우리 닮았는걸요~^^

루쉰P 2011-05-10 16:19   좋아요 0 | URL
역시 치밀하신 양철댁님 지적에 혼자 끄덕이고 있는 중이에요 ^^ 댓글 남기시는 시간을 보니까 저랑 같은 시간에 접속하신 듯 해요. 사소한 것도 닮았는데 접속시간까지 닮다니..^^ 왠지 전생에 알던 분 같은 카르마의 인연이 느껴지네요.(카르마란 단어의 사용법 문맥에 맞나요 날까로운 지적 부탁드립니다)

sslmo 2011-05-11 11:22   좋아요 0 | URL
넷상에서지만...같은 시간에 접속해 있다는 것은, 소통인 듯 느껴져 묘하게 설레이죠~^^

그리고 카르마란 단어의 사용법(^^)은 저도 잘 몰라요.
전생이나 인연이나 카르마나 이런 쪽으론 저보다는 님이 한수 위이시면서,ㅋ~.

루쉰P 2011-05-11 11:49   좋아요 0 | URL
ㅋㅋㅋ 양철댁님보다 한 수 위라고 하시니 완전 민망함! 인연의 본래 뜻은 만물은 그리고 모든 생명체는 연결돼 있고, 너가 있으므로 내가 있다라는 것이 그 핵심이라고 알고 있어요. 양철댁님이 있으므로 루쉰p가 있다는 그런 뜻??

같은 시간에 접속되면 은근히 추적하면서 댓글 달게 되죠. ㅋㅋㅋ 전 그런데 좀 열광하는 스타일이에요.

sslmo 2011-05-11 12:33   좋아요 0 | URL
왕의 남자가 생각나는걸요~^^

너 거기 있고 나 여기 있다 해서 다른게 뭐가 있겠는가?
나 여기 있고 너 거기 있느냐?
나 여기 있고 너 거기 있지?
거기가 어디고 여기가 어딘가...
몸뚱아리가 어디 있든지 간에 마음이 중요하지.